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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백화점 들어서면 짜증나요언제 집에 가나 궁리만 해요사냥감 보는 즉시 잡아서자리 뜨던 수렵시대 유산,아직도 그 버릇 못버렸네요여성지칠 때까지 물건 둘러봐요한두시간 지나도 결정 못해요함께 몰려다니고 수다떨고…열매 따던 채집시대 습성,아직 그 유전자 남아있대요백화점 매장 앞에서 한 남성이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서성댄다. 십중팔구 매장 안에는 그의 부인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매장을 훑고 다닌 지 한두 시간이 지났건만 살 물건을 결정하려면 아직 멀었다. 남성은 투덜댄다. ‘나 같으면 벌써 물건 사고 집에 갔겠다.’ 여성은 생각한다. ‘그거 하나 참을성 있게 못 기다리나.’ 미국 미시간대 진화심리학자 대니얼 크루거 교수팀은 이 같은 남녀의 쇼핑 행태 차이가 남성은 사냥, 여성은 채집을 맡았던 원시시대의 습성이 지금까지 유전자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사려 했던 것만 구입해 바로 나오는 남성의 쇼핑 행태는 원시시대에 사냥감을 발견해서 죽인 뒤 바로 어깨에 짊어지고 돌아오는 사냥 행태와 유사하다. 반면 사려는 물건의 색깔, 스타일을 꼼꼼히 따지고 끊임없이 점원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물건을 고르는 여성의 쇼핑 행태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가장 잘 익고 때깔 고운 열매를 찾으려 덤불을 뒤지던 원시시대 채집 행태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미 ABC방송은 크루거 교수팀이 실험을 통해 이 주장을 입증해냈다고 9일 보도했다. 크루거 교수팀의 연구는 심리학전문지 ‘사회·진화·문화 심리학 저널’ 12월호에 ‘쇼핑 행태에서 드러나는 성별 차이에 숨어있는 진화된 식량 징발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크루거 교수팀은 남녀 대학생 467명에게 여러 상황을 설명하는 명제를 제시하고 자신에게 해당하는 것을 고르도록 했다. 그랬더니 성별에 따라 사냥꾼과 채집자의 성향으로 크게 구분됐다. 남학생은 대부분 ‘낯선 대형 쇼핑몰에 가면 필요한 것을 최대한 빨리 구입하려고 한다’(사냥꾼 습성)는 명제를 고른 반면 여학생은 대개 ‘다양한 색과 스타일의 물건을 살펴본 뒤 가장 원하는 물건을 골라낼 수 있다’(채집자 습성)는 명제를 택했다. 물론 오늘날 쇼핑몰을 사냥터로 여기지 않는 남성이나 쇼핑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여성들도 있지만 실험 결과는 남녀의 쇼핑 행태가 사냥과 채집의 습성을 반영할 것이라는 예상과 대략 들어맞았다는 것이다. 크루거 교수는 “이 실험 결과가 ‘왜 저런 식으로까지 해야 하나’라며 여성의 쇼핑 행태에 진저리를 치는 남성이 조금이라도 여성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유엔기후회의)에서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 이산화탄소 감축 부담을 더 안기는 ‘코펜하겐 합의서’ 초안이 공개되자 한목소리로 반발했던 개도국들이 하루 만에 균열을 드러냈다. 발단은 국가 전체가 물에 잠길 위험에 처한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였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개도국 모임인 G77에 속한 투발루(인구 1만2500여 명)는 9일(현지 시간) 교토의정서보다 더 강력한 구속력을 가진 협정 제정을 요구하면서 선진국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같은 ‘앞서가는 개도국’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토의정서는 선진 37개국에만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피지 같은 ‘작은 섬나라 연합(AOSIS)’ 소속 10여 개국과 세네갈,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의 일부 빈국이 이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 주장이 관철되면 자국 경제 발전에 지장을 줄 것을 우려한 중국, 인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15개국은 “기존 교토의정서로도 충분하다”며 투발루의 주장을 일축했다. 투발루 대표는 이에 항의하는 표시로 회의장을 떠났다. 외신은 “이번 일로 기후변화회의에서 선진국을 상대로 단결력을 과시하던 G77이 산산조각 날 수도 있다”며 “특히 개도국이 기후변화 및 온실가스 감축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금을 제공하라며 선진국을 압박하는 중국의 전략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개도국 진영의 분열을 더 부추기듯 이날 미국 대표단은 “중국은 미국에서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어떠한 재정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토드 스턴 미 기후변화 특사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은 자체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부자”라며 “미국의 공적 기금은 중국 대신 이 돈이 더 필요한 개도국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스턴 특사의 이날 성명은 온실가스 감축 약속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며 중국과 인도를 압박하는 거대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비용 보전 및 기후변화 대처에 필요한 기금을 선진국이 개도국에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개도국 그룹의 사실상 리더 역할을 해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비스마르크(14)는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쓰레기 야적장에서 혼자 산다. 이곳이 그의 집이자 일터다. 아크라 사람들은 이곳을 기독교 구약성경 속 저주받은 도시를 빗대 소돔이라 부른다. 부도덕과 퇴폐 때문이 아니다. 이곳에서 컴퓨터와 전자제품 폐기물을 태울 때 나오는 중금속과 유독성 화학물질 탓에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는 뜻이다. 야적장 사이를 흐르는 개천은 오염돼 ‘검은 강’으로 변한 지 오래다. 이곳에서 처리되는 전자폐기물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대부분 밀반입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5일 서방이 비용을 핑계 대며 몰래 버린 전자폐기물에 신음하는 가나의 소년들을 다뤘다. 비스마르크는 4년 전 가나 중부 빈촌에서 홀로 상경했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 어디론가 떠났고 어머니는 5년 전 교통사고로 숨졌다. 갈 곳이 없던 그는 고철을 수집해 먹고살 수 있다는 아크라의 야적장 소식을 듣고 무작정 올라왔다. 매일 야적장 쓰레기 더미와 소각장 주위를 뒤져 알루미늄 부스러기나 구리전선 모터 등을 모아 하루에 1유로(약 1700원)를 번다. 이 돈으로는 겨우 입에 풀칠할 쌀을 사면 끝이다. 운이 좋아 고철을 더 모으면 닭고기 한 조각을 더 사먹을 수 있다. 밤에는 컴퓨터 포장용 박스 옆에서 새우잠을 잔다. 비스마르크와 같은 처지의 10대 초반 아이들이 수백 명에 이른다. 그중 형편이 나은 아이들은 두서너씩 짝을 지어 몸을 겨우 눕힐 크기의 판잣집에 세들어 산다. 문제는 이들의 건강. 국제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가 최근 조사한 결과 이곳의 납 카드뮴 등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과 비소 다이옥신 비페닐 등 유독성 화학물질이 허용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시나브로 독극물 중독에 빠져드는 것이다. 비스마르크를 비롯한 많은 아이가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심한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인권운동가인 미케 아나네 씨는 “25세 생일을 맞기도 전에 숨질 아이도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선진국이 폐컴퓨터 등 유해한 전자폐기물을 후진국에 보내 처리하지 않도록 하는 ‘바젤협약’이 존재하지만 비용이라는 현실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 일례로 폐컴퓨터에서 모니터를 분리 처리하는 데 독일에서는 3.5유로(약 6000원)가 들지만, 가나로 밀반출하는 데는 1.5유로(약 2600원)면 된다. 슈피겔은 한 해 평균 5000만 t의 전자폐기물이 이런 식으로 가나를 비롯한 후진국에 뿌려지고 있다고 전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맞벌이 부부의 육아 공백을 해결한다며 지난해 전국적으로 시작한 아이돌보미서비스를 본보 기자가 직접 체험했다. 꼼꼼히 흠을 찾아봤지만 ‘선배 엄마’의 육아 조언에 감격하고 말았다. 그러나 비용을 계산해보니 ‘그림의 떡’이다. 정부는 “육아는 기본적으로 사설이 맡아야 한다”고 하는데….[관련기사] ■ 디폴트 위기 빠진 그리스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고 재정적자도 악화일로인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자 ‘제2의 두바이 사태’를 우려하는 유로존 국가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방만한 공공 부문 지출과 엄청난 재정적자 여파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분석하고 있다.[관련기사] ■ 암투병 이해인 수녀를 만나다 “전에는 종이에 시를 썼다면 지금은 삶 자체에 시를 쓰는 느낌으로 삽니다.” 지난해 여름 느닷없이 암 투병과 절필 소식이 전해졌던 이해인 수녀. 한 수녀원에서 요양 중인 그를 만났다. 많이 아플 때는 기도조차 하기 힘들었지만 아프고 나서 오히려 감사할 일이 많아졌다고 그는 말했다.[관련기사] ■ 스포츠 황당 오심의 세계 심판은 신이 아니다.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오심도 경기의 일부분으로 여긴다. 하지만 누가 봐도 뻔한 상황에서 엉뚱한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심판의 잘못된 결정으로 승패가 뒤바뀐다면 승자와 패자 모두 씁쓸할 수밖에 없다. 오심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장치도 잇따라 도입되고 있다. 황당한 오심의 세계를 들여다본다.[관련기사] ■ 내년 펀드투자 이렇게 하라새해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투자자들은 2010년 펀드투자를 어떻게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 증권사들의 내년 증시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은 방향을 잡기가 힘든 상황이다. 국내 펀드전문가 10명에게서 내년도 펀드투자 조언을 들어봤다.[관련기사]}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자 유로존 국가(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16개 국가)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방만한 공공부문 지출과 엄청난 재정적자가 그리스를 위기에 빠뜨린 주요인이라고 3일 보도했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가 공공부문 지출과 재정적자 감축 노력에 성의를 보이지 않아 다른 유럽 국가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중 국가부채 비율 가장 높아 그리스의 국가부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다. 올해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112.6%로 추정됐다. 내년에는 124.9%, 2011년에는 135.4%로 EU 국가 중 가장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EU는 국가부채 비율로 GDP 대비 60%를 권장하고 있다. 올해 재정적자는 GDP의 12.7%로 예상됐다. 이는 EU의 권장치보다 4배나 많다. 그리스 정부는 내년 재정적자를 GDP의 9.1%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또 그리스 정부채와 독일 정부채 사이의 스프레드는 크게 벌어졌다. 이는 그리스 정부채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스 정부는 2001년 유로존에 가입한 이래 EU의 권장치를 지키는 데 주력하지 않고 공공부문 지출을 계속 늘려 왔다. 공공부문 개혁을 내세웠지만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오히려 공무원은 5만 명이 늘었다. 공공부문 임금도 계속 증가했다. 내년에도 5∼7%의 인상이 예정돼 있다. 국가경제 규모에 비해 과다한 연금체제도 골칫거리다. 그리스 정부는 13개나 되는 국가연금을 3개로 줄이고, 여성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개혁안을 마련해 공공노조와 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노조 측이 총파업을 불사하고 있어 공염불에 그칠 우려가 높다.○ 전 정권에 책임 돌리는 집권 사회당 올해 10월 집권한 사회당 정부가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제시한 대책도 지출 감축보다는 부유층의 탈세를 집중 조사해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측은 이런 내용이 반영된 내년도 그리스 예산을 수정할 것을 권유했지만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우리는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다”며 완곡하게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청년 실업으로 인한 폭동 사태를 겪은 뒤 올해 선거공약으로 소득 보전 및 복지예산 확충을 내세워 당선된 현 정부가 이를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재정적자 급증은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그리스의 주축 산업인 관광산업과 해운업이 위축된 데 기인하며 상당 부분 전임 정부의 잘못된 정책 탓이라는 주장이다. FT는 나머지 유로존 국가들이 그리스에 대한 금융 지원보다는 금융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금융 지원이 오히려 그리스의 모럴 해저드를 부추긴다는 견해가 팽배해 있다는 것. 벨기에 브뤼셀의 싱크탱크인 유럽정치연구센터 다니엘 그로스 연구원은 “그리스와 나머지 유로존 국가는 ‘치킨게임’을 하듯 감정적으로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라스무센리포트가 2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다. 올해 1월 취임할 당시 65%였던 지지율은 10월 50%아래로 떨어진 뒤 회복을 못하고 있다. 드높았던 그의 인기가 이처럼 잦아드는 이유는 뭘까. 뭘 잘못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해 미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던 진보적 주간지 뉴요커가 최근호에서 그 이유를 분석했다.첫째, 지난해 대선에서 인터넷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했던 30세 이하 젊은 지지층의 이탈이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8년 재임 기간에 청춘을 보내며 부시 전 대통령을 혐오했던 그들에게 중요한 건 오바마라는 인간 그 자체였다. 따라서 오바마를 당선시키는 것이 최대 목표였던 그들로서는 집권 이후 부침을 거듭하는 오바마 정권에는 계속 지지를 보내기 어렵다는 것. 뉴요커는 "인터넷 정치 모델의 취약함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둘째, 오바마에게 품었던 지지자의 기대와 희망이 너무나 크고 비현실적이었다는 점이다. 선거 유세 때는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이상(理想)을 제시했던 오바마 대통령도 집권 후에는 현실적으로 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으로서 이런 당연한 변모는 경제위기로 어려웠던 시기에 그에게 가졌던 지지자의 희망과 열정의 거품을 터뜨렸다. 셋째, 다양한 이념을 가진 지지층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 이슈가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층은 좌에서 우까지 이념의 스펙트럼이 다채로웠다. 그러다 보니 어떤 정책 결정도 반드시 어떤 지지층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좌파 지지층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지속과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지연에 실망했다. 중도 지지층은 재정 및 경상수지 적자가 최우선 과제였다. 우파 지지층은 은행과 자동차회사에 대한 구제금융에 분노했다. 넷째, 우파가 다시 힘을 회복했다. 우파는 어떤 정책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마냥 '오바마에 대한 반대'만을 부르짖고 있으면서도 엄청난 정치적 힘을 보이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먹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중과의 소통에 뛰어난 능력을 보였던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가서는 홀로 심사숙고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점이다. 선거유세에서 그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훌륭한 선동가이자 웅변가였다. 하지만 지난 11개월을 돌아보건대 그는 소수의 이너서클과 집중적으로 숙의하는 것을 더 즐기는 것 같다. 몇 차례의 뛰어난 연설을 제외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더 이상 대중에게 그가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지 설명하기를 회피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3월 새 전략을 짜겠다고 연설한 뒤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 백악관에서 고위 참모들과 비공식 논의를 한 뒤 1일 병력 증파를 천명했다. 그동안 국민에게 어떠한 설명이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은 없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신발에는 신발?’ 지난해 12월 이라크를 방문했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기자회견 도중 신발을 벗어 던져 유명해진 이라크의 방송기자 문타다르 알 자이디 씨가 거꾸로 ‘신발 공격’의 대상이 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1일 프랑스 파리 외신기자센터에서 자신이 주관하고 있는 ‘이라크의 미 점령 희생자’ 캠페인 홍보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신발이 날아온 것. 자이디 씨는 1년 전 부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신발을 피할 때처럼 고개를 왼쪽으로 숙여 피했다. 신발은 자이디 씨 뒤 가림벽을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신발을 던진 남성은 ‘하야트’라는 이름의 망명한 이라크 언론인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이 남성은 자이디 씨를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면서 “여기 너를 위한 또 다른 신발이 있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의 이라크전쟁을 옹호하며 “(자이디 씨가) 이라크 독재자를 옹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한쪽 신발만 신은 채 웃음을 머금고 사람들에 끌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가던 그에게 자이디 씨 동생 마이탄 씨가 신발을 던졌다. 자이디 씨는 소동이 진정된 뒤 “그 사람(이라크 언론인)이 내 기술을 훔쳐갔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나는 이 방법(신발 던지는 것)을 점령자에게 사용했지 동포에게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 회견 도중 신발을 던진 것은) 언론인답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기자들이 지적하자 “내 행동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똑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멕시코에서 진실을 말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진실을 아는 것은 더 위험하다.”멕시코 중북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치와와 주 누에보카사스그란데스 시의 라디오 뉴스쇼 진행자 페르난도 디아스 산타나 씨는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 12월호에서 이렇게 털어놨다. 멕시코 주요 마약조직인 후아레스 카르텔의 세력권인 치와와 주에서 언론은 ‘객관적 사실’ 이외에는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객관적’이라고는 하지만 실상은 경찰과 시의 발표만을 보도하는 데 그친다. 같은 주 후아레스 시에서는 지난해 11월 이 조직과 주 검찰이 연루된 범죄를 기사화한 언론인 아르만도 로드리게스 씨가 살해됐다. 산타나 씨는 “마약조직을 너무 깊게 파고 들어가지만 않으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다”고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3년이 됐지만 끝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군 4만5000명과 경찰 5000여 명을 투입했지만 3년간 1만6000명의 희생자를 냈을 뿐이다. 애틀랜틱은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 이래 최악의 살육”이라고 전했다. 칼데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일부 지역은 안정을 되찾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다”며 후아레스 시를 지목했다. 이외에 마약을 미국으로 옮기는 주요 통로인 멕시코 북부 국경지대의 일부 마을은 사실상 마약조직이 ‘통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달 찾은 멕시코 동북부 타마울리파스 주 국경도시 레이노사는 마약조직 세타스의 ‘소(小)왕국’이었다. 주요 마약조직 걸프 카르텔의 용병부대로 출발해 하나의 조직으로 성장한 세타스는 전직 군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됐다. 중무장한 조직원만 4000명. 멕시코 정부는 타마울리파스 주가 평화와 안정을 되찾았다고 밝혔지만 실제 주민에게는 ‘물정 모르는 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레이노사 인권단체의 레베카 로드리게스 씨는 “세타스는 테러와 공포로 사람들의 모든 일상을 조용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들에게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경찰서장 두 명은 올해 처참하게 살해됐다. 범인은 오리무중이다. 마약 거래로 한 해 수십억 달러를 벌면서 노점상으로부터 자릿세 명목으로 매출 100페소(약 9000원)당 10센트(약 110원)를 뜯어내고 있다. 세타스의 ‘두건을 쓰고 큰 낫을 든 해골’ 표지는 거리를 다니는 차나 건물 벽에서 쉽게 볼 수 있다.국경지대 마을의 더 큰 문제는 마약조직을 소탕하러 온 정부군마저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마약조직 소탕을 빌미로 한 정부군의 납치, 고문, 불법연행, 살인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 마약조직은 ‘반(反)정부군’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정부군이 마약조직 간 다툼에서 어느 한 조직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식별할 능력을 잃은 주민은 그저 ‘눈 감고, 귀 닫고, 입 막고’ 있을 뿐이다. 유엔과 세계은행에서 법경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에드가르도 부스카글리아 교수(법학)는 최근 보고서에서 “마약조직이 정부, 법원, 경찰에까지 침투해 있는 멕시코는 전체 31개 주 가운데 17개 주가 사실상 ‘마약공화국’”이라며 “멕시코는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로 전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약조직이 정부군과 대등하게 맞서는 멕시코 상황은 ‘국가만이 합법적인 폭력을 독점적으로 갖는다’는 국가의 근본 토대를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0일(현지 시간) 서태평양 미국령 사이판 마르피 지역 ‘만세절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이 중국계 남성으로 확인됐다. 사이판 경찰은 총탄을 난사한 무장괴한이 중국계 리중런 씨(42)라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경찰은 리 씨가 4명을 살해한 카나 타플라의 사격장 종업원으로 일했으며 “사업협상이 잘 안 됐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리 씨의 돈 문제와 개인적 좌절감이 이번 사건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했다. 리 씨는 사이판 다른 지역에서 사격장을 열려던 계획이 무산되자 종종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으로 부상한 한국인 관광객 6명 중 4명은 21일 귀국했고 2명은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등 부위에 총탄을 맞아 척추와 장기 일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은 박모 씨(39)는 이날 괌 당국이 직접 제공한 환자 전용 소형비행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박 씨는 22일 정밀검사와 척추 및 대장에 박힌 총탄 파편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박 씨의 아내는 “지금은 뭐라고 이야기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경과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에 앞서 김모 씨(38)와 김 씨의 아들(8)과 딸(5) 등 이번 사건으로 경미한 부상을 입은 3명도 21일 오후 7시경 사이판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편을 통해 입국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16, 17세기 가톨릭의 믿음에 반해 지동설을 옹호하다 박해를 받았던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의 손가락 2개와 치아 1개가 사라진 지 100여년 만에 발견됐다고 이탈리아 피렌체의 과학사박물관이 최근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되돌아온 갈릴레오의 신체 일부는 1737년 그의 유골을 피렌체 산타크로체 성당으로 옮길 때 추종자들이 떼어 낸 것이라고 한다. 당시 교회 당국이 그의 유골을 신성한 곳에 둘 수 있도록 허락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들이 떼어낸 손가락 3개, 척추뼈 1개, 치아 1개 중 손가락 1개만이 곧 본래 유해와 같이 묻혔고, 척추뼈는 갈릴레오가 수년간 가르쳤던 파두아대에서 보관했다. 유해와 분리된 갈릴레오의 엄지와 중지 등 손가락 2개, 치아 1개는 한 이탈리아 후작이 유리병 안에 넣은 뒤 나무상자에 보관해 왔다고 한다. 이 나무상자는 역시 나무로 만든 갈릴레오 흉상을 뚜껑으로 삼았다. 이후 대대로 이 후작 가문에 내려오다 언제인지 확실치 않지만 내용물이 무엇인지 몰랐던 한 후손이 내다 팔았다는 것. 이후 학자들은 갈릴레오의 두 손가락과 치아 1개가 영영 사라진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최근 한 개인 수집가가 경매에서 이 상자를 발견했다고 한다. 내용물이 신체 일부라는 데 호기심이 생겨 구입했다는 이 수집가는 이것이 갈릴레오의 유해 중 일부라고는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과학사박물관 및 피렌체의 문화 관련 관료들에게 자문했다. 과학사박물관 파올로 갈루치 관장은 각종 사료와 상자를 보관했던 가문의 문서를 토대로 갈릴레오의 신체 일부라는 결론을 내렸다. 과학사박물관 측은 내년 봄 되돌아온 천재 과학자의 두 손가락과 치아 1개를 전시할 예정이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주미 英대사 엉뚱한 화두 던져 주미국 영국대사 나이절 샤인월드 경(56·사진)은 지난해 10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구설수에 휩싸였었다. 그가 편지에서 당시 미국 대선후보였던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에 대해 “(사람도) 진부하고 (내놓는) 정책도 오락가락한다”고 혹평했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에는 ‘왜 할리우드 영화 속 뱀파이어(흡혈귀)는 다 영국인일까’라는 다소 엉뚱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17일 자신의 블로그에 “할리우드 영화나 드라마의 뱀파이어 역은 죄다 영국 배우”라고 주장했다. 영화 ‘트와일라잇’의 고교생 뱀파이어 로버트 패틴슨, TV드라마 ‘트루 블러드’의 여염집 흡혈귀 스티븐 모이어, 영화 ‘언더월드’의 흡혈귀 여전사 케이트 베킨세일이 모두 영국인이라는 것.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도 1970년대 영화 ‘드라큘라’의 크리스토퍼 리, 영화 ‘드라큘라’(1992년)의 게리 올드먼 또한 영국인이라는 것이다. 샤인월드 경은 “(이는) 우연이라기보다 불가해하다(cryptic)”면서 “영국의 (찌푸리고 음산한) 기후 덕에 생겨난 창백하고 풀죽은 안색이 드라큘라로 딱 맞기 때문일까, 아니면 무미건조한 영국식 유머가 영국인을 그 역에 적합하게 만들었을까”라며 나름의 해답을 찾았다. 그는 “미국에 끼친 영국의 예술적 영향력을 인정하게 돼 어쨌든 행복하다”며 “미국에서 영국의 배우와 대중문화가 인기를 얻음으로써 양국의 문화적 유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외교관답게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주미(駐美) 영국대사인 나이젤 샤인월드 경(56·사진)은 지난해 10월 고든 브라운 총리에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구설수에 휩싸였다. 당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진부하고 정책도 오락가락 한다"고 혹평한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국 언론으로부터 '지적으로 너무 잰다(intellectually overbearing)'는 평도 들었던 그가 17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왜 헐리우드 영화 속 뱀파이어는 모두 영국배우일까'라는 화두를 던졌다. 샤인월드 경은 "헐리우드 영화 속 가장 훌륭한 악당은 모두 영국인이라는 철칙이 있는 것 같다"며 "특히나 뱀파이어(흡혈귀) 역할은 죄다 영국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주 개봉하는 영화 '트와일라잇 속편'의 고교생 뱀파이어 역할을 한 로버트 패틴슨, 미 HBO TV드라마 '트루 블러드'의 여염집 흡혈귀 역을 맡은 스티븐 모이어, 영화 '언더월드' 시리즈에서 뱀파이어 여전사로 나온 케이트 베킨세일이 모두 영국인이라는 것. 최근의 경향만도 아니다.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드라큘라' 시리즈의 드라큘라 백작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 영화 '드라큘라'(1992년)에 드라큘라 백작 역을 맡은 게리 올드먼 역시 영국인이다. 샤인월드 경은 '뱀파이어 = 영국인 배우'라는 등식이 성립된 까닭에 대해 "우연이라기보다는 불가해하다(cryptic)고 말하고 싶다"면서 "영국의 기후가 드라큘라 역을 하기에 딱 맞는 창백하고 풀죽은 안색을 만들어내기 때문일까, 아니면 시치미 뚝 떼는 식의 영국 유머가 뱀파이어의 대중성(kitsch)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일까"라고 나름의 해답을 찾았다. "솔직히 영국식 영어 악센트에 천부적으로 위협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어찌됐든 미국인의 삶에 끼친 영국의 예술적 영향을 인정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영국배우가 성공하고 영국 TV프로그램과 예술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음으로써 양국의 문화적 유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외교관다운 발언을 덧붙였다. 32년간 외교관으로 잔뼈가 굵은 샤인월드 경은 4년 간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외교수석을 지냈고, 2006년에는 이란에 억류됐던 영국 수병 15명이 풀려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中인권운동가 펑정후 씨 中입국 불허에 日서 농성 1977년 이란의 팔레비 정권에 항거하다 추방당했던 이란인 메흐란 카리미 나세리 씨(67)는 1988년부터 18년간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 제1터미널에서 살았다. 그의 이야기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2004년)의 모티브가 됐다. 최근 일본 나리타(成田) 국제공항에도 나세리 씨와 비슷한 처지의 중국인이 있다. 20년 전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참여했던 인권운동가 펑정후(憑正虎·55·사진) 씨는 4일부터 나리타공항 터미널에서 숙식을 하고 있다. 일본 중국연구소의 외국인 특수연구원 신분으로 일본에서 계속 머물 수 있는 특수비자를 갖고 있는 펑 씨는 3일 전일본항공(ANA)편으로 상하이(上海) 푸둥(浦東)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상하이 당국은 그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다. ANA 측은 펑 씨를 억지로 태우고 일본으로 돌아왔다.하지만 그는 일본으로의 재입국을 거부했다. 그는 17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엄연히 중국인인 나를 조국은 쫓아내고 사실상 납치돼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 것은 나도, 중국도 수치”라고 말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펑 씨는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공안당국의 탄압을 피해 1990년대 초 일본으로 건너갔다. 1999년 상하이로 돌아온 펑 씨는 컨설팅 회사를 차렸지만 2001년 이해할 수 없는 혐의로 체포돼 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2004년 풀려났다. 올해 4월 일본인과 결혼한 여동생을 만나러 상하이를 떠나 잠시 일본에 온 그는 이번을 포함해 8번이나 상하이로 가려 했지만 실패했다.펑 씨는 나리타공항의 보안구역에서 앞면에는 ‘납치(kidnapped)’, 뒷면에는 ‘불의(injustice)’라는 글귀가 쓰인 흰색 티셔츠를 입은 채 ‘농성’ 중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대학생과의 대화 언론 외면포털, 게재 1시간 뒤 삭제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6일 대학생들과의 대화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언론통제로 대중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의 자유’ ‘인터넷 검열 반대’ 등을 언급했지만 이 메시지는 중국 대중에게 거의 전달되지 못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 전했다. 두 신문에 따르면 관영 중국중앙(CC)TV는 16일 오후 7시 메인뉴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고 상하이 시장을 만났다는 것만 1분도 안 되게 보도했다. 이날 대학생들과의 ‘타운홀 미팅’은 상하이 지역방송 상하이TV에서만 생중계했다. 예정대로라면 함께 중계했어야 할 상하이TV 웹사이트 인터넷 생중계는 엉뚱하게도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대체했다. 상하이 밖 일부 중국인들은 타운홀 미팅 소식을 듣고 미 백악관 웹사이트에 접속해 실시간 인터넷 중계를 시청하려고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소리와 영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인터넷 검열 반대’를 언급한 대목도 대부분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및 뉴스 사이트에서 삭제됐다. 이날 그는 ‘중국 정부가 트위터 등 일부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온라인 질문에 “나는 인터넷의 개방적 사용을 항상 지지했다”고 답했다.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해 시나닷컴 등 주요 포털은 이를 즉각 머리기사로 올렸지만 1시간 뒤 기사가 사라졌다. 인류 보편적 가치를 역설한 발언도 제한받기는 마찬가지였다. 홍콩의 피닉스TV는 이날 타운홀 미팅을 중계하다가 오바마 대통령이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 접근의 자유, 그리고 정치 참여 등은 미국만의 권리가 아니다”라고 말하기 직전 다른 뉴스를 내보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관료들이 몇 주 동안 타운홀 미팅을 더 많은 중국인이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압박을 가했지만 중국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고 지적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침'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응은 '침묵'이었다. 16일 중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상하이 대학생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의 자유", "인터넷 검열 반대"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주장은 중국 대중에 거의 전달되지 못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전했다. 두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 가진 대화 내용은 중국 관영방송인 CCTV의 오후 7시 메인뉴스 시간에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상하이 소규모 방송사가 타운홀 미팅을 생방송으로 중계했지만, 이 방송사의 실시간 인터넷 생중계는 엉뚱하게도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 일부 중국인은 미 백악관 웹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소리와 영상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CCTV 7시 뉴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訪中) 뉴스를 톱기사가 아니라 일곱 번째 뉴스로 보도하면서 대학생과의 대화 내용은 한 줄도 소개하지 않았다. 보도 시간도 채 1분을 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정부가 트위터 등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개방적인 인터넷 사용을 언제나 지지해왔다"고 대답하자 관영 신화통신을 비롯해 시나닷컴 등 일부 인터넷 사이트는 즉각 톱뉴스로 게재했다. 그러나 1시간 뒤 시나닷컴에서 이 기사는 사라졌다. 신화통신 사이트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넷 검열 같은 민감한 문제가 아닌 보편적인 가치를 역설한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 역시 중국 대중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홍콩을 근거지로 삼아 중국 본토에 방송을 하는 피닉스TV는 이날 타운홀미팅을 시작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 연설을 생중계했다. 그러나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오바마 대통령이 "어느 국가도 다른 국가에 정치체제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미국이 가진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 접근의 자유, 그리고 정치 참여 등은 보편적 권리"라고 말하기 직전 다른 뉴스를 내보냈다. FT는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이들의 발언이 실시간으로 중국 대중에 전달됐던 사실을 지적하면서 아이러니컬하다고 전했다. 부시와 클린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및 티베트 종교 억압을 비판한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극히 이런 문제를 언급하기를 꺼려했음에도 '대접'은 판이하게 달랐기 때문이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이란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 씨(67)는 1988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 샤를드골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살았다. 1977년 이란의 샤 정권에 항거하다 추방당한 그는 프랑스 이곳저곳을 떠돌다 1988년 영국으로 가려고 드골공항에 왔지만 여권을 분실했다. 무작정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영국 이민국은 그를 드골공항으로 되돌려 보냈다. 갈 곳이 없어진 그의 공항 생활은 그때부터였다. 그의 이야기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2004년)'의 모티브가 됐다. 2009년 11월 4일 일본 나리타(成田)국제공항에 나세리 씨와 같은 처지의 중국인이 나타났다. 20년 전 6월 중국 톈안먼 사태에 참여했던 인권운동가 펭젱후(Feng Zhenghu·55) 씨는 4일부터 나리타공항 터미널에서 먹고 자고 있다. 나세리 씨가 어쩔 수 없이 공항에 발이 묶였다면, 펭 씨는 스스로 공항을 택했다는 점이 다르다. 펭 씨는 3일 전일본항공(ANA)편으로 상하이 푸둥(浦東)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상하이 경찰당국은 그의 입국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를 태우지 않으면 푸동공항을 이륙할 수 없다는 경찰당국의 경고에 ANA측은 뿌리치는 펭 씨를 억지로 비행기에 태우고 일본으로 되돌아 왔다. 펭 씨는 나리타공항을 빠져나가기를 거부했다. 그는 17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납치돼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 것은 나로서도, 중국으로서도 수치다"라며 "내가 일본에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중국 정부의 '탄압'과 ANA의 '눈치 보기'에 대한 공항 1인 시위를 시작한 셈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펭 씨는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공안당국의 탄압을 피해 1990년대 초 일본으로 이민을 떠났다. 1999년 상하이로 되돌아온 펭 씨는 컨설팅 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2001년 상하이 공안당국에 '불법 사업' 혐의로 체포돼 3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2004년 풀려났다. 이후 펭 씨는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가 인정하는 저명한 인권운동가가 됐다. 올해 4월 일본인과 결혼한 여동생을 방문하러 상하이를 떠나 일본에 온 펭 씨는 이번을 포함해 8번이나 상하이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매번 뜻을 이루지 못했다. 네 번은 상하이 당국이 입국을 거부했고, 네 번은 일본 항공사가 그의 탑승을 거부했다. 펭 씨는 나리타공항의 도착 게이트와 입국심사대 사이 보안구역에서 앞면에는 '납치(kidnapped)', 뒷면에는 '불의(不義·injustice)'라고 스스로 쓴 흰색 티셔츠를 입고 '농성'을 하고 있다. 셔츠에는 '조국에서 쫓겨난 시민', '베이징은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글귀도 적어 넣었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식당이나 상점을 이용할 수도 없어 수돗물과 여행객이 건네주는 주전부리로 초반 열흘을 버텼다. 13일에야 비로서 그를 지원하는 홍콩 시민단체 회원이 컵라면과 비스킷 등 일주일치 식량과 전기주전자를 갖다 줬다. 언제까지 공항에 머물지 펭 씨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ANA가 나를 다시 상하이로 데려다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일본 땅을 밟지 않겠다"고 말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블로그에 매춘 이야기 띄워 드라마로도 제작 화제논문 준비하며 돈 아쉬워 나서“익명으로 살기 지루했다” 고백2003년 10월부터 영국에서는 ‘벨 드 주르(Belle de Jour·낮의 여인): 런던 창녀의 일기’라는 온라인 블로그가 큰 화제였다. 자신을 런던의 고급 창녀라고 밝힌 ‘벨 드 주르’라는 인물이 14개월 동안 만난 남성과의 성관계 등을 솔직하고 재미있으면서도 뛰어난 문장력으로 묘사한 것. 유명세를 타고 2005년에는 블로그 내용을 묶어 책이 나왔고, 2007년에는 TV드라마 ‘런던 창녀의 비밀일기’로까지 제작됐다. 이후 벨 드 주르가 누구인지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그 정체는 6년간 영국 문화계의 비밀로 남아 있었다.그런 벨 드 주르가 15일 유력 일간지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실체를 드러냈다. 주인공은 자그맣지만 아름다운 몸매를 지닌 금발의 34세 여성 브룩 매그넌티 씨(사진)였다. 그는 셰필드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브리스틀에 있는 성(聖)마이클스병원의 아동건강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창녀 커밍아웃’을 한 까닭은 일부 언론에서 자신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었던 데다 “익명으로 살기가 지루했기 때문”이다. 입이 가벼운 전 남자친구가 언제 비밀을 폭로할지 모른다는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매그넌티 씨는 창녀 일을 한 것에 대해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던 시절이었는데 집세도 못 낼 지경이었다”며 “바로 일을 시작하고, 현금을 빨리 손에 쥐면서 논문 쓸 시간도 낼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바버렐라 에이전시’라는 매매춘 회사를 통해 1회 두 시간의 ‘만남’에 300파운드(약 58만 원)를 받는 창녀로 변신했다. 이 중 수수료를 뗀 200파운드(약 38만 원)가 그의 몫. 일주일에 ‘손님’은 두서너 명. 14개월 동안 상대한 남성은 수백 명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그가 벨 드 주르라는 사실을 안 사람은 연구소 동료를 비롯해 6명뿐. 그의 출판계약을 대행했던 에이전트도, 부모도 몰랐다고 한다. 창녀 생활에 후회는 없지만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고 밝힌 그는 동거 중인 남자친구와 아이를 낳고 싶다고 말했다. 장차 태어날 아이에게는 솔직하게 모든 사실을 이야기해 주겠다고 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2003년 영국의 인터넷에 '낮의 여인: 런던 창녀의 일기(Belle de Jour: Diary of London Call Girl)'이라는 제목의 블로그가 나타났다. 블로그의 저자는 '벨 드 주르'(낮의 여인·루이 브뉘엘의 1967년 영화 '세브린느'의 원제로 낮에는 의사 부인이지만 밤에는 고급 창녀의 이중생활을 하는 여성 이야기)라는 가명을 쓰면서 자신을 런던의 고급 창녀로 소개했다. 블로그는 벨 드 주르가 14개월 간 만난 남성, 그와 나눈 성관계 등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묘사해 큰 인기를 끌었다. 글 솜씨도 만만치 않아서, 그해 일간지 가디언으로부터 가장 문장력이 뛰어난 블로그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의 오라이언 출판사는 2005년 이 블로그의 내용을 정리한 책 '벨 드 주르: 런던 창녀의 친밀한 모험(Belle de Jour: The Intimate Adventure of a London Call Girl)'을 펴냈다. 2007년에는 ITV2방송에서 블로그와 회고록을 토대로 한 드라마 '런던 창녀의 일기'까지 나왔다. 이 드라마는 성에 대한 유머러스한 접근이라는 점에서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와 비교되기도 했다. 6년간 영국의 언론, 출판, 방송계에서는 벨 드 주르의 정체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진짜 창녀가 맞을까. 내용은 허구일까, 사실일까. 성적 판타지에 심취한 남성은 아닐까. 칙릿(chick-lit) 소설가 이사벨 울프가 벨 드 주르라는 주장도 나왔다. '문학탐정'을 자처한 어떤 교수는 일간지 더 타임스에 "저자는 맨체스터 출신의 사라 챔피언"이라고 장담했다. 그 벨 드 주르가 실체를 드러냈다. 그는 남성도, 소설가도 아닌, 그러나 창녀 생활을 한 34세 브룩 매그난티(Brooke Magnanti)였다. 셰필드대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딴 그는 현재 브리스톨 아동건강연구소의 연구원이다. 그는 자신의 책과 블로그를 가장 신랄하게 비평했던 더 타임스의 기자에게 신원을 털어놨다. "익명으로 지내기가 너무 지루해졌다"는 게 '커밍아웃'의 이유였다. 물론 입방정이 심한 전 남자친구가 언제 비밀을 폭로할지 모른다는 점도 고려했다. 더 타임스가 만난 매그난티는 자그맣고 귀여운, 그러나 환상적인 몸매를 가진 여성이었다. 한쪽 다리에는 전갈 문신이, 한 팔에는 벌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매그난티 씨는 2003년 셰필드대에서 의학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논문을 준비 중이었다. 그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런던으로 왔지만 박사학위가 없는 그에게 알맞은 일자리는 많지 않았다. 논문을 마무리하고 구술시험 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그였지만 집세를 낼 돈마저 떨어졌다. 결국 그가 택한 것은 매매춘이었다.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고, 훈련이나 투자가 필요하지도 않으면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고 또 시간이 남는 일을 찾다보니 그것 밖에 남는 게 없었어요." 그는 인터넷에서 런던의 한 매매춘 회사를 알게 됐고 그곳을 통해 2004년까지 14개월간 창녀로 일했다. 한 회, 두 시간의 만남에 300파운드(약 58만원)를 받았다. 이중 수수료를 뗀 200파운드(약 46만원)가 그의 몫이었다. 일주일에 '손님'은 두서너 명꼴. 14개월간 상대한 손님은? "글쎄요. 수십 명에서 수백 명 사이에요." 자신의 정체를 밝힐 때까지 그가 벨 드 주르라는 사실을 알았던 사람은 연구소 동료 등 6명뿐이었다. 자신의 출판계약을 대행하는 에이전트도 일주일 전에야 비로소 알았다. 그동안은 가명으로 계약했고, 차명계좌로 인세를 받았다. 부모도 모르고 있었다. 현재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고 있는 매그난티 씨는 아이를 낳고 싶다며 장차 태어날 아이에게는 솔직하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겠다고 했다. 그리고 비록 정체가 드러났지만 블로그도 당분간 지속할 생각이라고 밝혔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올해 3월 북한과 중국 국경에서 탈북자 관련 취재를 하다 북한에 억류된 뒤 141일 만에 풀려난 미국 커런트TV의 한국계 프로듀서 유나 리 씨(사진)가 미국 주류출판사와 북한 억류 회고록 출간 계약을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13일 전했다. 미 크라운출판그룹의 브로드웨이 북스 출판사는 12일 리 씨와의 회고록 계약을 발표하는 성명에서 “책의 가제는 ‘이제 더 커진 세상(The World Is Bigger Now: A Memoir of Faith, Family and Freedom)’이며 수감생활 및 심문 과정, 취재원을 보호하고 취재 목적을 밝히지 않기 위한 그녀의 노력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리 씨와 함께 억류됐던 중국계 기자 로라 링 씨도 자신의 언니와 함께 독자적으로 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이그 법률 고문 사임최근 두달새 3명 그만둬‘오바마 인사’ 구설수 올라미국 백악관이 인사(人事)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백악관은 1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법률고문 그레그 크레이그(사진)의 사임을 발표했다.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래 백악관 최고위급 관료가 그만둔 것이다. 백악관 고위 인사의 퇴진은 지난 두 달 새 벌써 세 번째다. 10일에는 보수 성향의 TV 방송인 폭스뉴스를 “공화당의 선전대”라며 공개 비난했던 애니타 던 공보국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고, 9월에는 백악관 녹색 일자리 담당 차르였던 밴 존스가 폭스뉴스의 집요한 공격 끝에 사퇴했다. 2004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9·11테러를 사전 인지했다는 주장에 동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게 치명타였다. 크레이그 고문의 사퇴는 본인과 백악관이 사퇴 사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더 논란이다. 크레이그 본인과 백악관은 공식 부인했지만,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 유력 언론은 “그가 쿠바의 관타나모 기지 폐쇄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사실상 밀려났다는 것이다. 크레이그 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직후 발표한 “관타나모 기지를 1년 안에 폐쇄하겠다”는 대통령령(Executive Order)의 초안을 작성했다. 그러나 의회의 반대 등 관타나모 기지 폐쇄에 따르는 복잡한 정치적 변수를 충분히 예상하지 못해 ‘1년 내 폐쇄’라는 대통령의 약속을 사실상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그의 지인들은 ‘그가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반발도 거셌다. 크레이그 고문과 오랜 친구인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관타나모 기지 폐쇄가 진척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책임을 한 사람에게 묻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13일 밝혔다. 국제관계 전문 격월간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도 14일 “만약 책임을 져야 한다면 전임 부시 행정부가 져야 한다”며 백악관의 사임 결정을 비판했다. 미 ABC방송은 “크레이그 고문의 사퇴설이 8월부터 돌았지만 그때마다 백악관은 부인했다”며 투명하지 못한 인사 처리 과정을 문제 삼았다. 크레이그 고문의 후임 인사 역시 논란을 부르고 있다. 백악관은 후임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2008년 대선 캠프 법률담당이자, 핵심 이너서클에 속하는 로버트 바우어 변호사를 임명했다. 그러나 정치 전문 인터넷매체인 폴리티코는 “선거법 전문가이자 당파성이 강한 그가 민감한 헌법 및 국가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다뤄야 하는 대통령 법률고문으로 적임자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가 ‘보수언론과의 전쟁’의 첨병으로 나섰던 애니타 던 백악관 공보국장의 남편인 점도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워싱턴 파워 커플의 반쪽이 백악관을 나가자마자 다른 반쪽이 들어왔다”고 꼬집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