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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을 위한 정책협의체 첫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15일 밝혔다. 민주당 계열 정부의 전직 통일부 장관들도 공개적으로 협의체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협의체 출범을 계기로 대북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자주파와 동맹파 간 샅바싸움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이번에 외교부가 진행하는 미측과의 협의는 ‘조인트 팩트시트’의 후속 협의에 대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 간 외교현안 협의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통일부는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대화, 교류협력 등 대북정책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필요시 통일부가 별도로 미측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미 간 대북정책 협의 주체는 통일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16일 협의체 첫 회의에는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과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양국 수석대표로 참석할 전망이다. 임동원·정세현·이재정·조명균·김연철·이인영 전 장관도 이날 ‘제2의 한미 워킹그룹에 반대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전문성 없고 남북관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외교부에 대북정책을 맡길 수 없다”라며 “외교부 주도의 한미 워킹그룹 가동 계획을 중단하고, 통일부가 중심이 돼 남북관계 재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주파 인사들은 남북 간 협력과 대북 제재 등을 논의하기 위해 2018년 출범한 한미 워킹그룹이 도리어 남북 협력의 장애물이 됐다고 보고 있다. 앞서 자주파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구성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0일 통일부 기자간담회에서 “장관급과 차관급을 같은 상임위원으로 만든 것은 행정법 체계상 아주 예외적인 것이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출신이 다수인 차관급 인사들이 함께 NSC에 참여하는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6일 미국을 방문해 안보 분야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 조치 협의에 나선다. 위 실장은 미국 방문 기간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대북정책 등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게 많으니 우리가 한미 공조 협의를 피해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미국이 독자 행동을 하지 않도록 좋은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 실장은 또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의와 관련해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 등 불확실성을 감안해 대폭 개정부터 소폭 개정까지 모두 염두에 두고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제주4·3사건 진압 책임자 논란이 일었던 고 박진경 대령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보수 진영 일각의 재평가 움직임 속에 국가보훈부가 지난달 박 대령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한 데 대해 시민사회를 비롯해 여권이 반발하는 등 진영 갈등으로 비화되자 이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진보 진영의 손을 들어준 것. 국민의힘에선 “지지층 요구에 따라 역사적 판단을 흔드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령, 생전 행적 논란… 진보 진영 손들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국가유공자 등록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이 대통령이 전날 취소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가보훈부 서울보훈지청은 올해 10월 박 대령의 유족이 4·3사건 당시 무공수훈을 근거로 제출한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승인해 지난달 4일 유공자증서를 전달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가 유공자 지정 취소를 요구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권오을 보훈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박 대령은 올해 9월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 2’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반대한 남로당 무장세력과 싸우다가 암살당한 ‘자유의 투사’로 묘사된 바 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무공수훈자라는 이유로 심의 의결도 거치지 않고 국가유공자가 된다는 점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대령은 1948년 5월 6일 제9연대장에 임명된 뒤 제주도로 가 6월 18일 부하에게 암살될 때까지 한 달 남짓 제주4·3사건 진압 작전을 지휘했다.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박 대령의 참모였던 임부택 대위는 박 대령이 “조선민족 전체를 위해서는 30만 도민을 희생시켜도 좋다. 양민 여부를 막론하고 도피하는 자에 대해 3회 정지명령에 불응하는 자는 총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진술했다.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익단체와 경비대가 제주에 파견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며 “당시 민간인에 대한 대량 체포는 과도했다는 것이 학계의 연구”라고 했다. 반면 당시 소대장이었던 고 채명신 중장은 생전 진술에서 박 대령이 “폭도들의 토벌보다는 입산한 주민들의 하산에 중점을 뒀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박 대령의 양손자인 박철균 예비역 육군 준장은 동아일보에 “내 할아버지가 부임 후 부대 정비를 하기에도 빠듯했던 기간에 학살을 주도했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은 “국민주권정부가 역사 정의를 향한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며 환영한 반면에 국민의힘은 “역사적 판단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마음대로 뒤집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보훈부 “유공자 등록 면밀 검토해 조치” 보훈부는 논란이 이어지자 15일 “무공훈장 재검토 등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 및 관련 법령과 절차 등을 면밀히 검토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보훈부 내부에선 박 대령의 유공자 등록 취소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행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범죄 사실로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이상 유공자 등록을 취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대령은 생전 범죄 사실이 확인된 바 없고, 사망 후 훈장이 수여된 만큼 훈장 수여 후엔 범죄 사실이 있을 수 없기에 훈장을 취소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 또 국가유공자 등록의 근거인 무공훈장을 취소하려면 훈장이 수여될 당시 공적이 허위라는 점이 확인돼야 하지만 6·25전쟁 중 무공훈장이 수여된 박 대령은 공적의 진위를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당시 공적 기록을 관리하는 국방부 역시 박 대령이 어떤 공적으로 훈장을 받은 것인지 구체적인 기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4·3특별법 개정이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결과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 박 대령의 무공수훈을 취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제주 4·3 사건 진압 책임자 논란이 일었던 고 박진경 대령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 취소를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시민단체와 제주 지역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여권 내에서도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이 대통령이 직접 수습에 나선 것.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가유공자 등록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이 대통령이 전날 취소 검토를 지시했다”고 했다. 국가보훈부 서울보훈지청은 올해 10월 박 대령의 유족이 4·3 당시 무공수훈을 근거로 제출한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승인해 지난 달 4일 유공자증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박 대령이 4·3 진압 과정에서 강경 명령을 내렸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11일 제주를 찾아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다만 서훈 취소에 대해서는 “절차적 검토를 다 했지만 현 제도로는 취소가 어렵다. 입법적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 “4·3 강경 진압 책임자를 국가유공자로 재등록한 것은 역사 왜곡이자 도민 모욕”이라며 권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여권 내 반발도 커졌다.이 대통령의 이날 지시로 국가보훈부는 박 대령에 대한 무공훈장 서훈 취소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권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제주 4·3 희생자는 국가 폭력의 희생자이며, 당시 진압에 동원됐던 군인과 경찰은 혼란한 시대의 피해자”라며 “이념과 진영의 첨예한 현장에서 사실대로 판단하고 후속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으로 생중계로 진행된 부처 업무보고에서 주요 부처는 물론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질문 세례를 쏟아낸 것을 두고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사실상 1인 국정감사’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야당은 “권력 과시 정치 쇼”, “전(前) 정권 인사에 대한 공개적 망신 주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업무보고 과정에서 위서(僞書)로 평가되는 환단고기(桓檀古記)를 ‘문헌’으로 언급한 것을 두고 역사 인식 논란이 확산된 것은 물론 국민의힘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외화 밀반출 검색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질책에 공개 반박에 나서는 등 곳곳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李 이틀 업무보고 동안 10만 자 쏟아내 11, 12일 이틀간 진행된 업무보고를 14일 분석한 결과, 이 대통령은 10시간가량 이어진 업무보고에서 40%가량을 직접 발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장의 업무보고와 답변 시간을 제외하면 배석한 김민석 국무총리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 시간은 거의 없이 이 대통령이 홀로 질문을 던지거나 의견을 개진한 셈이다. 이틀간의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이 한 발언을 글자 수로 환산하면 총 10만2152자에 달한다.주로 이 대통령이 보고 내용에 대해 질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업무보고 과정에선 논란성 발언들도 생중계로 여과 없이 전달됐다. 이 대통령은 12일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빠(환단고기 신봉자) 논쟁’을 거론하면서 “고대 역사 논쟁인데 그런 건 (연구) 안 하냐”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또 환단고기를 ‘문헌’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환단고기는 고조선 이전 상고(上古) 시대의 한민족 역사를 다룬 책으로 고대엔 한민족이 시베리아나 중앙아시아 등까지 지배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하지만 주류 학계에선 기록상 내용이 모순되고, 제대로 된 원본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근대 이후 날조된 위서(僞書)’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고대사학회는 2017년 책 ‘우리 시대의 한국고대사1’에서 환단고기에 대해 “민족주의가 과도하게 반영된 유사 역사학”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14일 “이 대통령 말대로라면 ‘(지구가 구체가 아니라는) 지구평평설’ ‘(인류가 달에 가지 않았다는) 달착륙 음모론’ 같은 것들도 논란이 있으니 국가 기관이 의미 있게 다뤄줘야 하는 것이 된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이 환단고기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역사에 대한 다양한 문제 인식이 있을 수 있는데, 책임 있는 사람들은 분명한 역사관 아래에서 역할을 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野 인사 겨냥 표적 질의 논란도 일부 기관장을 강하게 질책하는 장면이 실시간 공개된 것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야당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에게 질책이 집중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2일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으로 내년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 그러냐”고 물었지만 이 사장이 즉답을 하지 못하자 “다른 데 가서 노시냐”,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사장은 업무보고가 끝난 뒤엔 발언권을 신청해 책에 끼워 현금을 밀반출하는 사례에 대해 “현재의 기술로는 발견이 좀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14일에는 페이스북에 “대통령님께서 해법으로 제시하신 100% 수화물 개장 검색을 하면 공항이 마비될 것”이라는 글을 올려 반박했다. 다만 관세청에 따르면 책갈피에 외화를 넣더라도 지나치게 책이 부푸는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공항공사 보안검색대나 세관의 엑스레이 검색에서 적발이 가능하다. 100달러 지폐 100장 이상의 외환을 반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관세청의 설명이다. 11일에는 국민의힘 4선 출신인 홍문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에게 “공사가 나서서 해외에 새로운 수출 품목을 확대한 게 있냐”고 질문했다. 홍 사장이 ‘라면’을 사례로 거론하자 “라면이 대표적인 예다? 라면은 기업들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내용을 떠나 귀에 남은 것은 대통령의 말투와 태도였다. 조롱, 면박, 비아냥”이라고 했다. 이에 김남준 대변인은 “야당이 그렇게 바라보니까 그런 문제 제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질의응답 과정이었다”고 반박했다. 다만 대통령실 일각에서도 업무보고 과정에서 야권 출신 기관장들에 대한 질책이 부각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체 업무보고 중) 혼나는 (야권) 기관장들이 강조되는 측면이 있어 아쉽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기업들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면서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 잘못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진 쿠팡에 대한 처벌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부처 업무보고에서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뭐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피해자가 3400만 명이 넘는데 일일이 소송을 안 하면 (피해 보상을) 안 해주는 것 아니냐”면서 “소송하면 소송비가 더 들게 생겼는데 집단소송도 도입해야 할 것 같다. 입법에 속도를 내달라”고 집단소송제 도입을 재차 강조했다. 집단소송은 대표 당사자가 전체 피해자를 대표해서 소송을 수행하면 모든 피해자에게 자동으로 판결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대하고 반복적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을 높이기 위해 관련 시행령을 즉시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현행법상 징벌적 과징금 산정은 전체 매출의 3%, 시행령은 직전 3개년 매출 평균의 3%로 돼 있다. 다만 법을 개정하려면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일단 시행령부터 3년 매출 중 최고 연도를 기준으로 과징금을 높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 사태를 계기로 징벌적 과징금을 적용해 과징금 상한선을 매출액의 3%에서 10%로 높이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업무보고에서도 “(경제적 불법 행위에는) 그에 합당한 경제적 부담을 지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李 “정보유출 과징금 3%, ‘3년중 최고 매출 기준’ 부과해야”[대통령 업무보고] 쿠팡 엄벌 의지 재차 강조“위반하고도 ‘어쩔건데’하는 느낌피해자 3400만명 일일이 소송하나”대통령실 “대통령이 칼 빼든 것”이재명 대통령은 12일 개인정보 유출 사고 시 해당 기업의 전체 매출액 대비 3%까지 과징금을 매기는 기준과 관련해 “시행령을 고치자. 직전 3년 평균이 아닌 3년 중 최고 매출액을 기준으로 3%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며 “지금은 위반하고도 ‘뭐 어쩔 건데’ 이런 태도를 취하는 느낌”이라고도 했다. 전날 업무보고에서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 규정을 어기지 않았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엄벌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경제 제재가 약해 위반을 쉽게 생각”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이날 세종시에서 열린 개보위 업무보고에서 “반복적이고 중대한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매출액의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현재 국회에는 과징금을 최대 10%로 늘리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 41조 원을 기준으로 최대 4조1000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다만, 법 시행 전인 쿠팡 사건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반복되는 중대 위반 행위에 대한 현재 특례 규정이 있느냐”고 물었다. 송 위원장이 “법에는 전체 매출의 3%로 하게 돼 있지만 시행령은 직전 3개년 매출 평균의 3%를 부과할 수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법에서 시행령으로) 갈수록 약해진다”며 3년 중 최고 매출액의 3%로 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제재가 약해서 위반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며 “기업들이 위반하지 않기 위한 노력과 비용을 충분히 들여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집단소송제 도입이 꼭 필요하다. 입법에 속도를 내달라”며 “지금 3400만 명가량이 피해자인데 일일이 소송하지 않으면 (피해 보상을) 안 해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에선 “이 대통령이 칼을 빼 든 것”이란 말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칼을 빼 들었으면 제대로 조치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쿠팡은 자신을 대체할 플랫폼이 없어 이대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일벌백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생중계 질책으로 공직 기강 잡기 이 대통령은 이날 우체국금융개발원의 업무보고를 받던 중 “‘서민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 지원이 우체국 금융의 목적’이라고 적힌 부분이 눈에 띈다”며 “우리 사회에서 금융 부문이 가장 자유주의적이고, 배제적이고, 약육강식적이라 서민들이 배제되고 기회를 잃는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포용금융, 배제되는 사람 없이 서민 취약계층도 (금융을)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태도는 정말 중요하다”며 “말로만 하지 말고 진짜로 좀 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6시간 정도 업무보고를 받으며 일부 기관장을 생중계로 질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겐 “역사 교육과 관련해선 ‘환빠’ 논쟁이 있지요”라고 물었다. 환단고기는 정통 역사서로 인정받지 못했다. 박 이사장이 “잘 모르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 연구하는 사람들 보고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잖나”며 “동북아역사재단은 특별히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고대 역사 연구를 안 하느냐”고 질책했다. 이어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박 이사장에게 “언제부터 이사장하고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이 한자 교육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이 대통령 성함에 쓰이는 한자 ‘있을 재(在)’ ‘밝을 명(明)’도 잘 모른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래서 ‘죄명’이라고 쓰는 사람이 있지 않느냐”고 답해 다들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기업들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면서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제재를 당해 잘못하면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 들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벌어진 쿠팡에 대한 처벌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부처 업무보고에서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되는 거 아니냐.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뭐 어쩔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피해자가 3400만명이 넘는데 일일이 소송을 안 하면 (피해보상을) 안 해주는 것 아니냐”면서 “소송하면 소송비가 더 들게 생겼는데 집단소송도 도입해야 할 것 같다. 입법에 속도를 내달라”고 집단소송제 도입을 재차 강조했다. 집단소송은 대표 당사자가 전체 피해자를 대표해 소송을 수행하면 모든 피해자에게 자동으로 판결 효력이 미치도록 하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이날 중대하고 반복적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을 높이기 위해 관련 시행령을 즉시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현행법상 징벌적 과징금 산정은 전체 매출의 3%, 시행령은 직전 3개년 매출 평균의 3%로 돼 있다. 다만 법을 개정하려면 국회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일단 시행령부터 3년 매출 중 최고년도를 기준으로 과징금을 높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쿠팡 사태를 계기로 징벌적 과징금을 적용해 과징금 상한선을 매출액의 3%에서 10%로 높이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업무보고에서도 “(경제적 불법 행위에는) 그에 합당한 경제적 부담을 지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현직 장관이 사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통일교 후원 의혹이 여권 전반으로도 확산되는 가운데 야당은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라”며 공세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이 대통령은 전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이날 새벽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장관직을 내려놓고 (의혹에)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면서 “허위사실 때문에 정부가 흔들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사의를 밝혔다. 다만 전 장관은 “불법적 금품 수수 얘기는 명백하게 아주 강하게 사실무근”이라며 “불법적인 어떤 금품 수수도 단연코 없었다”고 했다. 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2018∼2019년 전 장관에게 현금 3000만∼4000만 원이 든 쇼핑백과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장관은 전날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사의를 미리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 장관은 본인의 의사가 강했다”며 “그간 전례를 봐도 수사 대상이 된 장관 중에 버틴 사람은 없었다. 사의를 표명한 사람은 빨리 그만두게 할 것”이라고 했다. 통일교 연루 의혹이 제기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 전 본부장과의 한 차례 만남은 인정했지만 금품 수수 의혹은 부인했다. 정 장관은 ‘2021년 9월 윤 씨를 처음 만났지만 그 뒤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정치를 시작해서 단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다. (금품 수수는) 낭설”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윤 전 본부장을 만나기 전인 2021년 5월 통일교가 설립한 비정부기구인 천주평화연합(UPF) 호남·제주지구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고, 통일부 장관에 취임한 뒤인 올해 8월에도 통일교가 주관한 통일행사에 축사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여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을 ‘통일교 게이트’로 규정하며 특검을 요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피하지 말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전 장관의 사의 수용을 두고는 “꼬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민주당이 의혹을 털어내고 싶다면 특검을 받으라”고 했다. 한편 통일교는 이날 입장문을 내 “(윤 전 본부장) 개인의 독단적 일탈이었지만 그러한 일탈을 사전에 감지하고 차단하지 못한 것은 분명 조직의 관리 책임”이라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엄정 수사” 다음날 새벽 전재수 사의 표명… 李, 당일 바로 수용[통일교 파문]田 “장관 내려놓고 당당히 응할 것”… 李, 사의 10시간 만에 면직안 재가대통령실 “통일교 의혹 정면 돌파… 연루된 인사 사의땐 반려 안할것”野 “통일교 게이트 與향해 활짝 열려”통일교의 정치인 후원 의혹이 여권으로 확산된 가운데 금품 수수 의혹을 받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전격 사퇴하면서 정치권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현직 장관이 낙마한 것은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전 장관의 사의를 즉각 수용하면서 정부 고위직 인사들의 통일교 연루 의혹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여권에서 “이 대통령이 친명(친이재명) 핵심 인사들은 연루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통일교 특검’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통일교 의혹’에 李 정부 첫 현직 장관 낙마전 장관은 이날 유엔 해양총회 유치를 위한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전 6시 40분경 귀국길에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수부가 흔들려서는 안 되고, 이재명 정부에도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며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의 처신”이라고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전날 오후 이 대통령에게 사의 표명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대통령실은 약 4시간 30분 뒤인 오전 11시 8분경 입장문을 통해 “전 장관의 사의를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오후 5시경 “이 대통령은 전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추가 입장문을 내놨다. 전 장관의 사의 표명 후 면직안 재가까지 10시간여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이다.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올해 8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조사 당시 자필 자술서를 통해 전 장관이 2018년 9월경 경기 가평에 있는 천정궁에 방문해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만나 인사하면서 현금 3000만∼4000만 원이 든 쇼핑백과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을 받았다고 진술했다.반면 전 장관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명백하게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며 “몇몇 가지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허위사실 명예훼손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정면 돌파” vs 野 “꼬리 자르기”대통령실은 여권 인사들의 통일교 연루 의혹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엄정히 수사한다고 밝히지 않았나”라며 “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이 사의를 표명하면 대통령이 반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다만 정치권에선 통일교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등 정부 고위직 인사들과 접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전 장관의 사의를 즉각 수용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여권에선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 소위 ‘성남-경기 라인’이 통일교 연루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게 ‘강공 드라이브’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 전 실장의 경우 이 대통령과 정치 인생을 함께한 사람인데 신뢰가 크지 않겠냐”며 “측근 그룹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머뭇거릴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지 않을 경우 정쟁이 커지고 정권 차원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며 “이를 막고자 신속한 수사를 주문한 것”이라고 했다.금품 수수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한 전 장관이 사퇴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통일교 게이트가 여권을 향해 활짝 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전 장관 사의와 이 대통령의 수용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며 “전 장관으로 모든 의혹을 덮으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대통령실은 야권을 비롯해 민주당 일부에서도 거론되고 있는 ‘통일교 연루 의혹 특검’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권 차원에서도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서 빨리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며 “(특검을 두고) 당과 조율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현직 장관이 사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제기됐던 통일교 연루 의혹이 여권 전반으로도 확산되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라”고 공세에 돌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대통령은 전 장관의 사의를 수용할 예정”이라며 “사의는 절차에 따라 처리된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일교 연루 의혹이 제기된 고위직 인사들에 대해 대통령이 거취 관련 가이드라인을 주지는 않았다”라면서도 “이 대통령이 ‘여야 가리지 않고 엄정 수사한다’고 밝힌 만큼 관련된 분들은 거기에 맞춰서 합당한 처신을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장관직을 내려놓고 (의혹에)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허위사실 때문에 정부가 흔들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사의를 밝혔다. 다만 전 장관은 “불법적 금품수수 얘기는 명백하게 아주 강하게 사실무근”이라며 “불법적인 어떤 금품 수수도 단연코 없었다”고 했다. 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2018∼2019년 전 장관에게 현금 3000만~4000만 원이 든 쇼핑백과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통일교 연루 의혹이 제기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 씨와의 한 차례 만남은 인정했지만 금품 수수 의혹은 부인했다. 정 장관은 “2021년 윤 씨를 처음 만났지만 그 뒤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만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정치를 시작해서 단 한 번도 불미스러운 일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다 (금품 수수는) 낭설”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여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을 ‘통일교 게이트’로 규정하며 특검 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피하지 말고 특검을 수용하라”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민주당이 의혹을 털어내고 싶다면 이 사안에서 자유로운 정당이 추천하는 특검을 받으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정부가 10일 반도체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과 더불어 규제 완화를 약속한 것은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이 ‘국가 대항전’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대기업의 천문학적 투자를 이끌기 위해 금산분리 등 규제를 완화하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도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정부 주도 반도체 공장을 짓는 등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지원에 나선다. AI ‘두뇌’ 칩 중에서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히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정부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발표한 반도체 산업 전략에는 한국이 취약했던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규모를 향후 10배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먼저 통신이나 자동차용 칩과 같은 ‘미들테크’(첨단과 범용의 중간 단계) 반도체의 국산화에 2032년까지 약 3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 국내 팹리스 산업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창출한다. 이어 팹리스 기업이 설계를 하면 제품을 직접 만들어낼 공장을 국가 주도로 지을 계획이다. 이른바 국가 1호 ‘상생 팹’(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구축이다. 민관 합동(민간 52%, 공공 48% 검토)으로 4조5000억 원을 투입해 12인치 40나노급 공정의 미들테크 반도체 전용 파운드리를 지어 국내 팹리스만을 위한 생산 물량이 배정될 전망이다. 최소 주문 물량이나 비용 부담 기준도 대폭 완화해 반도체를 설계해도 주문 물량이 적어 국내 파운드리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한다.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뛰어들 수 있도록 반도체 저변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장을 위해 집중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큰 고목이 자라면 주변 관목들이 다 사라지는 것처럼 주변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정부는 또 HBM 이후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칩으로 온디바이스 AI 두뇌인 NPU 개발·상용화에 2030년까지 1조2676억 원을 투입한다.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AI 칩인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달리 NPU는 추론에 강하고 전력 소모가 적어 온디바이스 AI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디바이스 AI란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에서 직접 실행되는 AI다. 한국은 스마트폰, 노트북, 자동차, 가전 등 기기를 직접 제조하는 만큼 기기 자체에서 돌아가는 온디바이스 AI 개발에 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신규 첨단산업 특화단지는 비수도권에 한해 새로 지정하고, ‘광주-부산-경북 구미’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축에도 나선다. 정부는 기업들의 비수도권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지방에 한해 노동시간 규제 완화 등 유인책을 검토 중이다. 전력 생산지의 요금을 낮춰 주는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지역에서 소비한다) 원칙’도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송전거리 비례요금제, 소위 지산지소의 원칙에 따라서 전력 생산지의 요금을 낮게 한다는 건 피할 수 없는 정부의 방침”이라며 “(지역 간) 전기요금이 (앞으로) 역전될 수 있다. 생산비에 반영이 안 될 수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신경망처리장치(NPU)인공지능(AI) 연산과 추론에 최적화된 전용 반도체. 엔비디아가 강자인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전력 소모량이 적어 ‘온 디바이스 AI’(기기 내에서 이뤄지는 AI)에 적합한 AI칩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NPU를 개발해 왔다.}

정부가 2047년까지 700조 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키운다. 이를 위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완화를 비롯한 규제 완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전쟁에 대해 “죽기 아니면 살기 상황이 됐다”며 한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약속했다. 10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K반도체 비전과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AI 시대에 급증하는 수요를 적기 대응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생산량이 필요하다. 이미 기업들이 70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정부도 반도체 특별법에 의한 각종 인허가 의제, 신속 처리 규제를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메모리 ‘초격차’를 이어가도록 대규모 투자를 지원한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도 대규모 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금산분리’ 완화를 재차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금산 분리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며 거의 준비가 됐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업무보고에서 SK하이닉스와 같은 ‘손자회사’에 대한 출자 규제를 완화하는 금산분리 정부 안을 발표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 책임자들에게 “기업이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를 해 줬으면 좋겠다”며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그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 달라”고 했다.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광주-부산-경북 구미 등 ‘남부 반도체 벨트’에 대해 기업들의 투자를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 장관도 “비수도권 클러스터 내에서 연구직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며 지방 투자에 한해 주52시간 등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털린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쿠팡이 부담해야 할 피해 배상 금액이 최소 9800억 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올해 4월 2324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에 부과된 과징금 1348억 원이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쿠팡을 직접 언급하며 강제조사권을 통한 ‘과태료 현실화’를 주문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전 국무회의에서 ‘경제 제재를 통한 처벌을 현실화하기 위해 강제조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법제처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과태료 처벌 현실화를 강조하면서 ‘형법을 통한 것보다 과태료 같은 것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또 “쿠팡 같은 경우도 형법보다 과태료 조치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예시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국보다 제재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발생 시 1인당 배상액을 20달러(약 3만 원)에서 많게는 1000달러(약 150만 원)까지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 ‘옵트아웃’ 방식의 집단소송을 통해 피해자가 자동으로 소송에 참여하게 된다. 김익태 CIL 외국법자문 법률사무소 미국 변호사는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집단소송감”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대부분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쿠팡이 지불해야 할 배상액은 최소 6억7000만 달러(약 9800억 원)에서 최대 337억 달러(약 49조 원)에 이르게 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쿠팡 상대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나왔다.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인 로펌 SJKP는 8일(현지 시간) 맨해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 연방법원에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한국에서의 소송이 소비자 피해 배상에 집중한다면 미국에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 실패와 공시의무 위반을 다루는 소송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과 별개로 독자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입, 비밀누설 등 혐의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정부, 쿠팡 강제조사 칼 빼들어… 與는 ‘매출 10%’ 과징금 추진[쿠팡 美법인에 집단소송]대통령실 “李 결과물 도출 의지 강력”… 與, 과징금 상한 매출 3%→10% 강화美 집단소송, 피해 가능성 전원 대상… 과징금도 행위 중대성 따라 ‘무한대’이재명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과 이에 따른 피해 가능성을 직접 언급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강제 조사를 통한 과태료 부과 필요성을 지적했다.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수사는 강제수사권이 있지만 조사는 강제조사권이 발휘되기 힘들고 자의적인 조사권인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과태료 부과가 어려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강제조사권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주병기 공정위원장에게도 강제조사 권한이 있는지, 공정위 조사가 현실성이 있는 방안인지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이 대통령은 경제적 불법 행위를 근절하려면 형법에 따른 처벌보다 거액의 과태료가 효과적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날 발언은 그 선결 조건으로 공정위 등 정부기관에 피조사자의 동의 없이도 강제로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쿠팡의 행태에 대해 칼을 빼든 만큼 반드시 결과물을 내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며 “구체적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했다.● 최대 과징금 매출액의 10%로 추진더불어민주당은 법 개정에 나섰다. 이날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반복적이고 고의적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시 기업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쿠팡의 경우 지난해 매출 41조 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약 4조1000억 원까지 과징금을 책정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법이 개정되더라도 시행 이후 발생한 사건부터 적용하게 돼 이번 쿠팡 사건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해킹으로 인한 손해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쿠팡의 면책조항이 무효라는 주장도 나왔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이용약관에 이런 조항을 추가했다. 이에 대해 9일 국회 입법조사처는 “약관규제법에 위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사업자가 법률상 부담해야 할 책임을 약관으로 배제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의미다.● 미국은 과징금 상한선 없어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징금 상한선이 없는 미국의 제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와 보안업계 등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처럼 ‘관련 매출의 3%’ 상한선이 없다. 위반 건수와 고의성, 재발 여부, 은폐 시도 등 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무한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2016년 메타(옛 페이스북)는 8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집단소송 합의금으로 7억2500만 달러(약 1조673억 원)를 냈다. 여기에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50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의 벌금까지 부과받았다. 유럽연합(EU)도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에 따라 보안 사고 발생 시 연매출의 최대 4%까지 과징금을 매길 수 있다. 메타는 유럽 사용자 정보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규정 위반이 적발돼 2023년 과징금으로 12억 유로(약 2조560억 원)를 부과받았다.미국에서는 정부의 제재 외에도 집단소송이 적극 작동하고 있다. 집단소송은 피해 가능성이 있는 소비자 전원이 자동으로 소송 대상에 포함돼 기업이 감당해야 할 배상 규모가 커진다.미국 내 과거 판례를 살펴보면 2017년 신용평가사 에퀴팩스는 1억47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자 고객들에게 합의금으로 7억 달러(약 1조304억 원)를, 2021년 통신사 T모바일은 7600만 명에게 합의금 3억5000만 달러(약 5132억7500만 원)를 지불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손해배상 집단소송 제도가 작동하지 않는 국가는 한국과 튀르키예뿐이다.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기업 책임이 낮게 책정되다 보니 ‘사고가 나도 과징금 내고 끝내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대규모 플랫폼 기업의 반복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구조적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대통령실은 9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특별법)과 관련해 일부 위헌 논란의 소지를 제거한 후 올해 안에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다만 법왜곡죄 신설법을 두고는 “당장 급한 사안은 아니다”라며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가 내란특별법의 본회의 처리 시점을 늦춘 것과 관련해 “위헌성 시비가 있을 만한 내용에 대한 수정안이 만들어지면 바로 본회의에 수정안을 올려서 올해 안에 통과할 것”이라고 했다.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이날 유튜브에서 “내란전담재판부를 하되 2심부터 하는 게 더 지혜롭지 않냐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윤석열 피고인의 재판이 지연되거나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대원칙이고, 그 부분에서 당과 조율이 끝났다”고 했다. 이어 “(당이) 막 밀어붙이면 대통령은 ‘당이 요즘 자꾸 왜 이래요’ 하신다”며 “개혁을 하되 방법을 지혜롭게 하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미 진행 중인 1심을 내란전담재판부에 맡기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는 만큼 2심부터 전담재판부를 도입하고, 법무부 장관의 재판부 추천권을 제외하는 방안을 당과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한 방송에서 법원 개혁 문제에 대해 “윤석열 씨(전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되면서 당당히 걸어나오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아, 법이 만인 앞에 평등했던 건 아니었구나’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대통령실은 법왜곡죄 신설법을 두고는 “우리는 내란재판부가 더 급하다”며 “법왜곡죄야 급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도 “법관대표회의에서 지적한 논란을 잘 반영하고 의견을 수렴해서 법안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속도 조절 방침을 시사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특별감찰관 임명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국회의 추천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빨리 추천해 달라고 국회에 조를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반년 동안 대통령실은 국회에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라는 멋진 말을 반복했고 민주당은 시간을 끌면서 계속 뭉개는 역할극으로 국민을 기만해 왔다”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종교단체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지탄받을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금품 후원 의혹이 제기된 통일교를 겨냥해 종교단체 해산 필요성을 직접 거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조원철 법제처장에게 “정치 개입하고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을 하는 종교단체 해산 방안을 검토했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정교분리 원칙을 어기고 종교재단이 조직적, 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면서 해산 방안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조 처장은 이에 “헌법 문제라기보단 민법 38조의 적용 문제로 종교단체가 조직적으로 굉장히 심한 정도의 위법 행위를 지속했을 때 해산이 가능하다”면서 “(위반) 실태가 그에 부합하는지가 확인돼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민법 38조는 법인이 목적 이외 사업을 하거나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할 때 주무 관청이 법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종교단체 해산 뒤) 재산은 정부에 귀속되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조 처장은 “해당 정관에 정해진 대로 하고 (정관이) 없으면 국가에 귀속하도록 돼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통일교가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인사들에게도 후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통일교가 해산되어야 한다면, 민주당도 해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은 ‘우리 돈 준 거 불면 죽인다’는 공개 협박”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선 “입법 과정에서 갈등과 부딪힘이 있더라도 국민의 뜻에 따라 필요한 일은 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최근 위헌 논란이 제기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통일교 정치개입’ 파문]李 “정치개입-불법자금 이상한 짓”… 법제처장 “심각한 위법행위땐 가능”대통령실 “종교계 전반 향한 메시지”… 일각 “극우 대변 개신교 타깃 될수도”한동훈 “통일교 게이트, 입틀막 협박”“결론이 무엇인가. 해산 가능한가, 안 한가부터 말하라.”이재명 대통령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조원철 법제처장에게 “정치 개입하고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 하는 종교단체 해산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는데, 해봤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일주일새 국무회의에서만 두 차례 정치권과 유착 의혹을 받는 통일교를 겨냥한 종교단체 해산 방안을 물은 것.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선 “정교분리 원칙이 정말 중요한데 이를 어기고 종교재단이 조직적, 체계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사례가 있다”며 종교재단 해산 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개인이 범죄를 저지르면 제재를 하듯 법인이나 재단도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지탄받을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는 원칙을 확고히 밝혔다”고 말했다.● “지탄받는 반사회적 행위 하면 해산시켜야”이날 국무회의는 생중계됐다. 조 처장은 이 대통령의 질문에 “결론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밝히기 어렵다)”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재차 “다른 이야기는 나중에 하더라도 결론부터 말하라”고 하자 조 처장은 “(종교단체 해산은) 헌법 문제라기보다는 민법 38조의 적용 문제”라며 “종교단체가 조직적으로 굉장히 심한 정도의 위법행위를 지속했을 때 해산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민법 38조에 따르면 주무관청은 법인이 목적 이외의 사업을 하거나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하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민법상 사단법인, 재단법인에 해산 사유가 있고 (이를) 법원이 최종 판단하지만 해산 권한은 주무관청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해산되면) 재산은 정부에 귀속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개인도 범죄를 저지르고 반사회적 행위를 하면 제재가 있는데 재단, 사단법인도 지탄받는 반사회적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처장이 “그 정도에 이르렀는지를 봐야 한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그것은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며 “(해산 명령 판단은) 주무관청이 한다”고 강조했다.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일본에선 종교 재단 해산 명령을 했다”며 일본 법원이 3월 고액 헌금 피해 등을 이유로 일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에 해산을 명령한 점을 근거로 해산 검토를 지시했다. 다만 강 대변인은 이날 “종교단체를 특정했다거나, 특정한 종교단체에 대해 지시한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종교계 전반을 향한 메시지 성격도대통령실에선 9일 “통일교를 포함한 종교계 전반을 향한 메시지 성격도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극우 세력이 개신교를 통해 세력을 확장하는 부분도 문제가 있다면 해산이 검토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12·3 불법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 등 일부 개신교 인사들이 극우 정치세력을 대변해 ‘윤(윤석열 전 대통령) 어게인’을 주장하며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것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신천지 관련 시설에 대한 신속한 강제조사에 착수하는 등 종교단체와의 충돌을 불사했던 경험이 바탕이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여권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통일교와 더불어민주당 정치인 연루 의혹을 선제적으로 털어내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국민의힘은 ‘종교 입틀막’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에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자 ‘더 말하면 씨를 말리겠다’고 공개적으로 겁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통일교 게이트는 이미 열렸다”며 “이재명 (대통령)이나 민주당 쪽에 준 돈을 통일교 측이 내일 재판에서 말하면 해산시켜 버리겠다는 저질 공개 협박”이라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털린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쿠팡이 부담해야 할 피해 배상 금액이 최소 9800억 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에서는 올해 4월 2324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에 부과된 과징금 1348억 원이 역대 최대 규모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이날 이 대통령은 쿠팡을 직접 언급하며 ‘강제조사권’을 통한 ‘과태료 현실화’를 주문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전 국무회의에서 ‘경제 제재를 통한 처벌을 현실화하기 위해 강제조사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법제처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과태료 처벌 현실화를 강조하면서 ‘형법을 통한 것보다 과태료 같은 것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또 “쿠팡 같은 경우도 형법보다 과태료 조치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예시를 들었다”고 덧붙였다.한국보다 제재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경우 개인정보 유출 발생 시 1인당 배상액을 20달러(약 3만 원)에서 많게는 1000달러(약 150만 원)까지 인정하고 있다. 여기에 ‘옵트아웃’ 방식의 집단소송을 통해 피해자가 자동으로 소송에 참여하게 된다. 김익태 CIL 외국법자문 법률사무소 미국 변호사는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면 집단소송감”이라며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대부분 소송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쿠팡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에서 승소한다면 쿠팡이 지불해야 할 배상액은 최소 6억7000만 달러(약 9800억 원)에서 최대 337억 달러(약 49조 원)에 이르게 된다.실제로 미국에서는 쿠팡 상대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나왔다.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인 로펌 SJKP는 8일(현지 시간) 맨해튼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 연방법원에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한국에서의 소송이 소비자 피해 배상에 집중한다면 미국에서는 상장사의 지배구조 실패와 공시의무 위반을 다루는 소송이 될 것”이라며 “한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과 별개로 독자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입, 비밀누설 등 혐의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정원오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정원오 서울 성동 구청장의 구정 만족도가 92.9%에 달한다는 여론조사를 함께 게재했다. 대통령이 직접 특정 구청장을 지목해 공개적으로 칭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선 정 구청장이 이달 중순 서울시장 출마를 예고한 가운데 이른바 ‘명심(明心)’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야당에선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 개입 신호탄”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고, 지방선거 공천권을 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측과 민주당 내 다른 서울시장 후보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李 “정원오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정 구청장에 대한 메시지는 이 대통령이 참모들과 논의 없이 직접 작성해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정 구청장을 직접 지목해 칭찬한 것. 정 구청장은 즉각 SNS에 “원조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로부터 이런 칭찬을 받다니 감개무량할 따름”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이날 한 유튜브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언제 결정할 것이냐는 질문에 “12월 중순”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시장, 군수, 구청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정 구청장을 자신과 나란히 헤드테이블에 앉히면서부터 대통령실과 민주당 안팎에선 이 대통령이 ‘정원오 띄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시 이 대통령은 “이 자리 계신 분 중에서 대통령 하실 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정 구청장을 향한 의중을 드러낸 데는 자신이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친 행정가 출신인 만큼 지방자치단체 출신의 행정가에 대한 선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정 구청장의 개인적 인연은 거의 없다”며 “기본적으로 기초자치단체장 출신을 좋아하는 데다 정 구청장이 구정 성과도 좋았다는 점에서 호감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내년 지선 구도를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지역 집값 상승 등으로 인해 표심이 보수화되면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맞대결에서 열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에게 힘을 실어 판을 키우려는 취지라는 것. 여권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는 내란 청산 등 정치 이슈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라며 “오 시장의 서울시정에 대한 평가를 선거 핵심 의제로 만들기 위해선 젊은 행정가형 후보로 맞붙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선 김민석 국무총리나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 차출설이 제기됐지만 대통령 측근 인사가 나설 경우 ‘정권 심판’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김 총리는 ‘1인 1표제’ 당헌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정 대표의 대항마로 차기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 野 “관권선거 비판”… 與 일각 ‘당무 개입’ 우려도 야권에서는 “대통령이 관권선거에 나선 것”이라고 반발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오 시장 견제에) 김 총리를 내세웠다가 안 되니깐 대통령이 직접 선수까지 내밀면서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냐”며 “당과 공직을 향해 어떻게든 ‘오 시장을 이겨라’라는 메시지를 냈다. 개탄스럽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도 이날 SNS에 “특정 인물을 노골적으로 띄우는 선거 개입 신호탄”이라며 “사실상 여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한 명심 오더이자 대통령발 사전 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불쾌한 기류가 감지됐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은 정 대표가 갖고 있는데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자칫 ‘당무 개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 당내 서울시장 후보들도 공개 발언을 삼가고 있지만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너무 일찍 명심을 드러내면 출마를 준비 중인 다른 주자들이 김이 확 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Fabless·설계)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5일 반도체 설계 전문 인재 1400명을 양성하는 ‘ARM 스쿨’을 한국에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설계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기회를 잡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한국의 결정적 약점이 에너지”라고 지적하는 등 향후 인공지능(AI) 산업 수요를 감당할 에너지 수급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년간 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육성 산업통상부는 이날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사와 ‘한국 반도체·AI 산업 강화’를 위한 MOU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MOU에 따라 설치되는 가칭 ‘ARM 스쿨’에선 내년부터 2030년까지 1400명의 반도체 설계 인력이 양성될 계획이다. MOU에는 기술 교류 및 생태계 강화, 대학 간 연계 강화, 연구개발(R&D) 협력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정부는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ARM은 전 세계 스마트폰의 95% 이상에 사용되는 저전력 고효율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제공하며 모바일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칩 설계의 기본 틀인 ‘설계 도면’을 만들어서 삼성, 애플 같은 회사에 사용료를 받는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ARM 지분의 약 90%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을 새롭게 지정해 이를 ARM 스쿨로 운영할 방침이다. 현재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성균관대, 경북대, 포항공대, 한양대 등 6곳이 운영 중이다. 김 실장은 “12월 안에 반도체 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인데, 그때 남부 반도체 벨트에 대한 설명도 나올 것”이라며 “(남부 반도체 벨트라는) 큰 흐름 내에서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특성화 대학원에) 적합한 후보로 제안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글로벌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AI 산업 관련 거물과 잇따라 만났다. 이번 손 회장 접견 역시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대통령과 손 회장이 거론한 항목들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장기적 발전에 꼭 필요한 핵심 과제”라며 환영했다. 맞춤형 반도체 중심으로 산업 흐름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설계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韓 데이터센터 작아… 결정적 약점은 에너지” 김 실장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한국이 가진 AI 국가로서의 잠재력, 비전에 비해서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은 너무 작다”며 “한국도 일본처럼 지리적, 구조적으로 에너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손 회장은 미국 등에서 추진 중인 기가와트(GW)급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반도체와 제조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AI 산업 수요를 감당할 전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에너지 확보’를 강조했다. 실제로 엔비디아가 약속한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활용하는 데 필요한 전력량은 2.7∼4.4TWh(테라와트시)로 추산되는데 이는 인구 20만 명인 신도시 두 곳이 1년간 쓰는 전력량과 비슷한 정도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몇 년 뒤에는 전력 부족으로 데이터센터가 들어오지 않고 국내 반도체 기업의 투자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외에 안정적인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민아 기자 omg@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5일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대해 부당한 권한 행사 및 부적절한 언행을 이유로 전격 직권면직 조치했다. 강 차관은 농식품부 기조실장 시절 후배 고위공무원의 ‘갑질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차관 임명 후 상관인 송미령 장관 등에 대한 언행 문제도 면직 조치의 이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농식품부 차관이 부당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부적절한 처신을 하는 등 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감찰 조사 후 직권면직 조치했다”고 밝혔다. 직권면직이란 공무원의 징계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인사권자의 직권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말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강 차관은 농식품부 기조실장 시절 국무조정실로부터 감찰을 받은 후배 공무원의 비위를 무마하기 위해 농식품부 감사실 등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차관 임명 후 부적절한 언행도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공식 석상에서 상관인 송 장관에 대해 도를 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농식품부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강 차관에 대한 직권면직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임명된 정부 차관급 공무원이 감찰을 거쳐 직권면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강 차관의 직권 남용 의혹은 차관 임명 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체계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미리 걸러냈어야 할 사유”라며 “또다시 검증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5일 반도체 설계 전문 인재 1400명을 양성하는 ‘ARM 스쿨’을 한국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ARM은 세계 최대 ‘칩리스(Chipless)’ 반도체 기업이다. 인공지능(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에 나서는 것이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이날 이 대통령의 손 회장 접견 후 브리핑에서 “산업통상부와 ARM은 한국 반도체와 AI 산업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접견에는 르네 하스 ARM 대표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인공지능 인재 양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인간의 두뇌보다 1만 배 더 뛰어난 초인공지능(ASI)이 다음번에 임박한 기술”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을 때는 브로드밴드를 강조했고, 문재인 대통령에겐 AI를 강조했다. 이번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ASI”라고 말했다. ARM은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와 삼성·엔비디아·퀄컴 등의 주요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둔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로 모바일용 반도체 설계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ARM 스쿨에선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팹리스 설계 인력 14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ARM 스쿨의 후보지로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우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ARM 스쿨이 최고 수준의 AI 및 반도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AI 전문 인력 현황과 수급 불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근무 중인 한국인 AI 인력은 2010년 약 4000명에서 지난해에는 1만1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의 AI 인력 중 해외 근무 비중은 약 16%로 다른 분야 대비 6%포인트가량 높았다. 지난해 AI 인력에 대한 한국의 임금 프리미엄은 약 6%로 미국(25%) 대비 4분의 1 수준이었다. 또 캐나다(18%), 영국·프랑스·호주(이상 15%)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았다. 임금 프리미엄은 AI 기술을 보유한 인력이 그렇지 않은 근로자와 비교해 더 받아 가는 급여 비율을 뜻한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5일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에 대해 부당한 권한 행사 및 부적절한 언행을 이유로 전격 직권면직 조치했다. 강 차관은 농식품부 기조실장 시절 후배 고위공무원의 ‘갑질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차관 임명 후 상관인 송미령 장관 등에 대한 언행 문제도 면직 조치의 이유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농식품부 차관이 부당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부적절한 처신을 하는 등 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감찰 조사 후 직권면직 조치했다”고 밝혔다. 직권면직이란 공무원의 징계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인사권자의 직권으로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것을 말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강 차관은 농림부 기조실장 시절 국무조정실로부터 감찰을 받은 후배 공무원의 비위를 무마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감사실 등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여기에 차관 임명 후 부적절한 언행도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공식석상에서 상관인 송 장관에 대해 도를 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농림부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강 차관에 대한 직권면직 조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임명된 정부 차관급 공무원이 감찰을 거쳐 직권면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강 차관의 직권 남용 의혹은 차관 임명 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체계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미리 걸러냈어야 할 사유”라며 “또 다시 검증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내년 1월 초 개최로 조율되던 한중일 정상회의가 중국 반대로 무산된 가운데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 1월 방일과 방중을 각각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전부터 일본과 중국 양자 방문을 추진해 왔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한일 및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자 관계 틀을 마련한 만큼 본격적인 한일 협력 심화와 한중 관계 복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 정부 소식통은 “연내 방중 검토가 이뤄졌지만 준비 시간 등을 고려해 편리한 빠른 시기를 중국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일본도 1월을 목표로 양국 간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다른 소식통은 “당초 이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려고 했던 만큼 중국보단 일본과의 양자 방문 협의가 진전된 상태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일본은 한국과 중국에 내년 1월 둘째 주 초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 집권 2년차 첫 양자 방문이 중국 일본 중 한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양국 중 어디를 먼저 방문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대통령실은 일단 방중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앞서 이 대통령이 APEC 계기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에게 그의 고향인 나라현을 언급한 만큼 지방도시 방문 조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양자 방문 추진이 대만 등 양안 문제로 촉발된 중일 갈등을 한국이 중재하는 성격도 있다는 해석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중국과 일본, 각각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것”이라며 “현재는 그 일에 집중해야 한다. 중일 갈등 중재 등 역할론은 배부른 소리”라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