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다빈

윤다빈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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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입사해 사회부 사건팀과 정치부 정당팀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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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6~2024-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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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조지아주에 첫 한국계 시장… 존 박 당선

    미국 조지아주에서 첫 한국계 시장이 탄생했다. 5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브룩헤이븐시 시장 결선 투표에서 한국계 존 박(박현종·49·사진) 전 시의원이 3564표(58.6%)를 얻어 2520표(41.4%)를 득표한 로런 키퍼 후보에게 승리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한국어로 “너무 기뻐서 말을 못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영어로 “이민 1세대로서 조지아주 최초의 아시아계, 한국계 시장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박 당선인은 2세 때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갔다. 에머리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고이주에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딴 뒤 IBM에 입사했다. 이후 방위산업체 노스롭그루먼으로 옮겨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의 계약 업무 등을 맡았다. 2014년 보궐선거로 브룩헤이븐 시의원이 된 이후 9년간 3선을 했다. 2017년 6월 시 공원에 미국에서 세 번째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브룩헤이븐은 인구 구성이 백인 59%, 히스패닉 및 라틴계 21%, 흑인 12%, 아시아계 8%로 아시아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지아주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SK온과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한국 기업과도 친숙한 곳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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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조지아주에 첫 한국계 시장… 존 박 시의원 당선

    미국 조지아주에서 첫 한국계 시장이 탄생했다. 5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브룩헤이븐시 시장 결선 투표에서 한국계 존 박(한국명 박현종) 전 시의원이 3564표(58.6%)를 얻어 2520표(41.4%)를 득표한 로렌 키퍼 후보에개 승리했다.박 당선인은 이날 한국어로 “너무 기뻐서 말을 못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영어로 “이민 1세대로서 조지아주 최초의 아시아계, 한국계 시장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한국에서 태어난 박 당선인은 2세 때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갔다. 에모리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고이주에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딴 뒤 IBM에 입사했다. 이후 방위산업체 노스롭그루먼으로 옮겨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의 계약 업무 등을 맡았다.2014년 보궐선거로 처음 브룩헤이븐 시의원이 된 이후 9년간 3선을 했다. 2017년 6월 시 공원에 미국에서 세 번째로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브룩헤이븐은 인구 구성이 백인 59%, 히스패닉 및 라틴계 21%, 흑인 12%, 아시아계 8%로 아시아계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조지아주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SK온과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등 한국 기업과도 친숙한 곳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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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 “AI 인재 3배로”… 국민 360명당 1명꼴 육성

    싱가포르의 초등학교 교사 에드먼드 리 씨는 수학 수업 시간에 정부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학생들은 각자 제공된 노트북을 통해 ‘AI 기반 적응형 학습 시스템’으로 불리는 프로그램에 접속한다. 학습이 시작되면 문제가 제시된다. 이 질문에 정답을 입력하면 어려운 문제가 이어지고, 틀리면 좀 더 쉬운 문제가 주어진다. 리 씨는 이렇게 AI가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수업 난이도를 조정한다. 그는 “과거엔 학생들이 잘 따라오는지 일일이 직접 확인해야 했는데 이젠 짧은 시간에 학생 간 격차를 파악하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더 효율적으로 가르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는 싱가포르가 올 6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수학 수업에 AI 머신러닝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을 전면 도입하면서 생긴 변화다. 2019년 AI 활용 확대를 위한 ‘국가 AI 전략(NAIS)’을 내놓을 때 구상했던 일이다. 싱가포르는 4일 ‘AI 허브’를 노리며 인재 양성 및 유치에 초점을 맞춘 5개년 계획 ‘NAIS 2.0’을 발표했다. AI 경쟁력이 곧 인재 확보에 달렸다고 본 것이다. ● “인구 363명 중 1명꼴 AI 전문가로”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은 2019년부터 추진한 싱가포르의 AI 인재 양성 정책 중 하나다.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AI를 활용해 공부하는 데 익숙해지면 초중고교 과정을 거치며 AI 관련 진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AI 인재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9년 NAIS 추진의 결과로 AI 연구개발(R&D)팀 150개가 설립됐고, AI 스타트업 900개가 탄생했다고 이날 성과도 자랑했다. 싱가포르는 이번 NAIS 2.0에서 AI 전문가 확보 경쟁에 주안점을 뒀다. 목표로 국내 인재 양성 및 해외 유치를 통해 향후 5년간 AI 전문가 수를 현행 4370명에서 1만5000명으로 늘리겠다고 제시했다. 싱가포르 인구(545만 명)를 고려하면 363명 중 1명꼴이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이날 NAIS 2.0 발표 자리에서 “데이터, 머신러닝 과학자 및 엔지니어 인재풀을 확보하겠다”며 “이들이 AI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AI 전문가 영입을 위해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전담팀도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달 20일 한국경제인협회가 AI 전문 연구기관 엘리먼트의 ‘2020 글로벌 AI 인재보고’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AI 전문가 수는 4370명으로 조사 대상 30개국 중 15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22위(2551명)에 그쳤다. 인구수 대비로 환산하면 싱가포르의 AI 전문가는 한국보다 16배가량 많다. 여기에 기껏 키운 고급 AI 인재마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AI 인재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인도 UAE 등도 ‘인재 선점’ 경쟁 AI 인재 선점을 위한 각국 정부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영국은 2021년 ‘국가 AI 전략’ 10년 로드맵을 발표하며 AI 선두 기업을 적극 유치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향후 3년간 영국에 25억 파운드(약 4조1500억 원)를 투자해 AI 인력 100만 명 이상을 훈련시키기로 했다. 오픈AI도 첫 해외 지사를 6월 영국 수도 런던에 열었다. 영국은 AI 전공자를 대상으로 1억1800만 파운드(약 2000억 원) 규모의 장학금도 신설했다. ‘중동의 AI 허브’ 지위를 노리는 아랍에미리트(UAE)는 2017년부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 2019년 국립 AI 대학원(MBZUAI)을 설립했다. 인도 역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AI 전문 인재를 많이 보유한 강국이다. 인도 소프트웨어산업협회(NASSCOM)는 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AI 관련 인력이 내년 말에는 1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추산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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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하원, ‘허위경력-공금유용’ 산토스 의원 제명

    미국 하원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과정에서 학력과 경력을 속인 것은 물론이고 선거자금을 유용한 공화당 조지 산토스 의원(35·뉴욕·사진)을 제명했다. 그는 올 5월과 11월에도 제명 위기에 처했지만 야당 공화당의 비호로 간신히 의원직을 지켰다. 그러나 비리 의혹이 속속 터져나오면서 공화당조차 등을 돌렸다. 1789년 미 의회 출범 후 여섯 번째 제명이다. 이날 하원은 본회의 투표를 통해 산토스 전 의원의 제명안을 찬성 311표, 반대 114표로 가결했다. 산토스 의원이 속한 공화당에서도 의원 221명 가운데 약 100명이 찬성하며 가결에 필요한 재적 의원 434명의 3분의 2(290명 이상) 규정을 충족시켰다. 집권 민주당 의원은 대부분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토스 의원은 표결 전날 동료 의원들에게 “당신들도 나처럼 퇴출될 수 있으니 선례는 남기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 그럼에도 가결이 선언되자 “의회는 지옥에나 가라”는 혼잣말을 남기고 본회의장을 떠났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브라질계 이민자 2세이자 성소수자라고 밝힌 그는 유세 과정에서 뉴욕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한 후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에서 일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자신이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라고 주장해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직후 NYT 등의 추적 보도로 그의 학력과 경력은 물론이고 내세웠던 성 정체성도 거짓임이 드러났다. 올 5월에는 사기, 돈세탁, 공금 절도 등 23개에 달하는 혐의로 체포됐다 보석으로 풀려났다. 특히 지난달 16일 그가 선거자금으로 명품 옷을 사고, 은행 빚을 갚았으며 보톡스 시술까지 받았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당내 여론까지 급격히 악화됐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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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의 장막’ 걷고 소련과 ‘데탕트’… 美 초강대국 만든 외교 달인

    강대국 간 긴장 완화를 통해 ‘냉전의 열전화’를 막았던 미국 외교의 ‘살아 있는 전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0세. 헨리 키신저 협회는 이날 “키신저 전 장관이 코네티컷주(州)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핑퐁외교를 통해 ‘죽(竹)의 장막’으로 가려져 있던 중국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소련과는 ‘데탕트(détente·긴장 완화)’를 조성하는 등 국제질서를 바꾸고 미국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반열에 올린 외교의 거목이다. 일각에선 지나친 강대국 중심 외교로 약소국의 비극에 눈을 감았다는 비판도 있다.● 두 정부에 걸쳐 안보보좌관-국무장관15세 때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키신저 전 장관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다. 1923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유대인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나치의 탄압이 심해지자 1938년 가족과 함께 미 뉴욕으로 이주했다. 당시 영어를 한마디도 못 했지만 공장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학습해 이주 2년 만에 뉴욕시립대(CUNY)에 진학했다. 회계사가 되려던 그의 꿈을 바꿔놓은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다. 독일 정보 수집 임무를 맡은 그는 연합군 점령지에서 나치 대원들을 색출하는 데 공을 세워 청동무공훈장을 받았다. 키신저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은 “박해받던 유대인이 20대 초반 나치에 대한 생살여탈권을 휘두르며 키신저는 권력지향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세계관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키신저는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하면서 본격적인 외교무대에 섰다. 이후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1977년까지 국무장관을 지내며 약 8년에 걸쳐 세계 질서를 혁명적으로 바꿨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69년 냉전시대의 라이벌인 소련과 핵군축 협상을 시작했다. 쿠바 미사일 사태를 거치며 짙어진 핵 공포 속에 추진된 미소 데탕트는 1972년 미소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타결로 이어졌다. 1971년에는 두 차례 중국 방문을 통해 이듬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간 첫 미중 정상회담을 끌어냈다. 한반도 문제에도 깊이 관여했다. 1975년 9월 유엔 총회에서 그는 “북한 및 북한의 동맹국이 대(對)한국 관계 개선 조치를 취하면 한미도 상응 조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 자신이 주도적으로 기획한 미중, 미소 데탕트의 흐름 속에 주변 강대국을 움직여 한반도 냉전 구조를 깨려는 제안을 한 셈이다. 그가 탈냉전을 추구한 것은 ‘강대국 간 힘의 균형을 통한 불완전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는 현실주의적 소신 때문이었다. 정치학자 로버트 캐플런은 키신저를 가리켜 “미국이 펼치고 싶은 게 아닌, 펼쳐야만 하는 외교정책을 펼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강대국 중심’ 외교에 대한 논란도 키신저 전 장관은 1973년 미군 철수와 남북 베트남 정전협정 체결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해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4차 중동전쟁이 벌어지자 중동 각국을 활발하게 오가며 중재 활동을 벌여 휴전을 이끌어냈다. 외교적 중재를 위해 여러 국가들을 번갈아 방문하는 ‘셔틀외교’라는 말도 이때 만들어졌다.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러 정권에 걸쳐 대통령 외교자문으로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9·11테러 대응 자문을 맡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쟁을 지지했으며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땐 크림반도의 러시아 할양을 통한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강대국 중심 외교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키신저 전 장관은 남북 베트남 정전협정을 위해 민간인 50만 명의 사망으로 이어진 캄보디아 폭격을 승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중 데탕트를 위해 중국의 지원을 받은 파키스탄의 방글라데시 학살을 묵인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2017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 정권 붕괴와 주한미군 철수를 맞바꾸는 ‘빅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최근 하버드대에서 열린 대담에서 “상황은 언제든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내가 남길 유산(legacy)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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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美투자 韓기업 찾아… IRA 없앤다는 트럼프에 맞불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콜로라도주에 한국 CS윈드가 짓는 세계 최대 풍력발전기 공장을 방문해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성과 홍보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바이드노믹스의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야당 공화당 강경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달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풍력발전기 타워 제조업체인 CS윈드의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공장을 방문해 “나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미국 제조) 공약 덕분에 청정에너지 기업들이 콜로라도에 투자를 시작했다”면서 “CS윈드는 모든 풍력타워를 해외에서 만들었으나 미국에서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 내 한국 기업을 찾은 것은 지난해 11월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있는 SK실트론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모두 바이드노믹스의 성과를 강조하는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에 동행한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에게도 “CS윈드와 같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성공 사례가 최근 한미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줘 매우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좋은 친구”라며 “노래를 잘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방한해 노래 한 곡 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 때 백악관 만찬에서 돈 매클레인의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을 자제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열세 흐름 속에서 공화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푸에블로에 지역구를 뒀지만 IRA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로런 보버트 하원의원을 두고 “극단적 마가(MAGA·강성 트럼프 지지자) 리더 중 한 명”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서는 “최상위층을 위한 감세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올해 만 81세로 ‘고령 리스크’를 안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말실수를 했다. 그는 연설 과정에서 김성권 CS윈드 회장을 가리키며 “난 당신의 지도자 ‘미스터 문’과 친구”라고 했다. 한국 대통령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착각한 것이다. 또 미국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난 히말라야에서 덩샤오핑에게 ‘미국인에게 맞서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1997년 사망한 과거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과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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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냉전 주역’ 키신저 전 美국무 별세…‘죽의 장막’ 열고 ‘데탕트’ 이끌어

    강대국 간 긴장 완화를 통해 ‘냉전의 열전화’를 막았던 미국 외교의 ‘살아 있는 전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29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0세. 헨리 키신저 협회는 이날 “키신저 전 장관이 코네티컷주(州)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핑퐁외교를 통해 ‘죽(竹)의 장막’으로 가려져 있던 중국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소련과는 ‘데탕트(detente·긴장완화)’를 조성하는 등 국제질서를 바꾸고 미국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반열에 올린 외교의 거목이다. 일각에선 지나친 강대국 중심 외교로 약소국의 비극에 눈을 감았다는 비판도 있다. CNN은 “키신저는 미국 외교를 지배한 인물인 동시에 가장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두 정부에 걸쳐 안보보좌관-국무장관 15세 때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키신저 전 장관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으로 꼽힌다. 1923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유대인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나치의 탄압이 심해지자 1938년 가족과 함께 미 뉴욕으로 이주했다. 당시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지만 공장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학습해 이주 2년 만에 뉴욕시립대(CUNY)에 입학했다.회계사가 되려던 그의 꿈을 바꿔놓은 것은 2차 세계대전이었다. 독일 정보수집 임무를 맡은 그는 연합군 점령지에서 나치 대원들을 색출하는 데 공을 세워 청동무공훈장을 받았다. 키신저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잭슨은 “박해받는 유대인이었다가 20대 초반 (나치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휘두르며 키신저는 권력지향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세계관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키신저는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하면서 본격적인 국제 외교무대에 섰다. 이후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선 1977년까지 국무장관을 지내며 약 8년에 걸쳐 세계질서를 혁명적으로 바꿨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69년 냉전시대의 라이벌인 소련과 핵군축 협상을 시작했다. 쿠바 미사일 사태를 거치며 짙어진 핵 공포 속에 추진된 미소 데탕트는 1972년 미소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타결로 이어졌다. 1971년에는 두 차례 중국 방문을 통해 이듬해 닉슨 미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끌어냈다.한반도 문제에도 깊이 관여했다. 1975년 9월 유엔 총회에서 그는 “북한 및 북한의 동맹국이 대(對)한국 관계 개선 조치를 취한면 한미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 자신이 주도적으로 기획한 미중, 미소 데탕트의 흐름 속에 미국, 소련, 중국 등 강대국을 움직여 한반도 냉전 구조를 깨려는 제안을 한 셈이다. 그가 탈냉전을 추구한 것은 강대국 간 힘의 균형을 통한 불완전한 평화가 전쟁보다 낫다는 현실주의적 소신 때문이었다. 정치학자 로버트 캐플린은 키신저 전 장관을 가리켜 “미국이 펼치고 싶은 것이 아닌, 펼쳐야만 하는 외교정책을 펼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강대국 중심’ 외교에 대한 논란도키신저 전 장관은 1973년 미군 철수와 남북 베트남 정전협정 체결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해 이집트와 이스라엘 간 4차 중동전쟁이 벌어지자 중동 각국을 활발하게 오가며 중재 활동을 벌여 휴전을 이끌어냈다. 외교적 중재를 위해 여러 국가들을 번갈아 방문하는 ‘셔틀외교’라는 말도 이때 만들어졌다.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러 정권에 걸쳐 대통령 외교자문으로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9·11테러 대응 자문을 맡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으며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땐 크림반도의 러시아 할양을 통한 서방과 러시아의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하지만 강대국 중심 외교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키신저 전 장관은 남북 베트남 정전협정을 위해 민간인 50만 명의 사망으로 이어진 캄보디아 폭격을 승인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중 데탕트를 위해 중국의 지원을 받은 파키스탄의 방글라데시 학살을 묵인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또 2017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 정권 붕괴와 주한미군 철수를 맞바꾸는 ‘빅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키신저 전 장관은 최근 하버드대에서 가진 대담에서 “상황은 언제든 쉽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나는 내가 남길 유산(legacy)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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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한국기업 美공장 찾아 바이드노믹스 성과 홍보…“미스터 문과 친구” 말실수도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콜로라도주에 한국 CS윈드가 짓는 세계 최대 풍력발전기 공장을 방문해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Bidenomics)’ 성과 홍보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바이드노믹스의 핵심 정책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야당 공화당 강경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풍력발전기 타워 제조업체인 CS윈드의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공장를 방문해 “나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미국 제조) 공약 덕분에 청정에너지 기업들이 콜로라도에 투자를 시작했다”면서 “CS윈드는 모든 풍력타워를 해외에서 만들었으나 미국에서도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 내 한국 기업을 찾은 것은 지난해 11월 미시간주 베이시티에 있는 SK실트론 공장에 이어 두 번째로, 모두 바이드노믹스의 성과를 강조하는 캠페인의 일환이었다.바이든 대통령은 현장에 동행한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에게도 “CS윈드와 같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성공 사례가 최근 한미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줘 매우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좋은 친구”라며 “노래를 잘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방한해 노래 한 곡 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올해 4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 때 백악관 만찬에서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간 상대적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을 자제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열세 흐름 속에서 공화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푸에블로에 지역구를 뒀지만 IRA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로벤 보버트 하원의원을 두고 “극단적 마가(MAGA·강성 트럼프 지지자) 리더 중 한 명”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향해서는 “최상위층을 위한 감세에 전념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올해 만 81세로 ‘고령 리스크’를 안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말실수를 했다. 그는 연설 과정에서 김성권 CS윈드 회장을 가리키며 “난 당신의 지도자 ‘미스터 문’과 친구”라고 했다. 한국 대통령을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 착각한 것이다. 또 미국의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난 히말라야에서 덩샤오핑에게 ‘미국인에 맞서 베팅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1997년 사망한 과거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과 헷갈린 것으로 보인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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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널 고립’ 印 인부 41명 16일만에 밖으로

    28일 밤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의 한 터널 공사장. 직경 약 90cm의 좁은 철제관에서 노란색 안전모를 쓴 남성이 얼굴을 드러내자 구조대원과 가족들은 “바라트 마타 키 자이(Bharat Mata ki Jai·어머니 인도 만세)!”라며 환호했다. 고속도로 터널 공사 작업 중 천장이 붕괴해 고립됐던 인부들이 16일 만에 바깥으로 나온 순간이었다. 이 남성을 시작으로 터널에 갇혀 있던 인부 41명 전원이 1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2일 산사태로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실키아라 터널 공사장의 입구 쪽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터널 입구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은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이들의 생존 여부가 확인된 것 또한 사고 9일이 지난 21일이었다. 당시 구조대는 입구 주변 다른 곳에 구멍을 내 60m 두께의 잔해 더미를 뚫고 의료용 내시경 카메라를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다행히 인부 전원이 생존해 있었다. 구조대는 이 경로로 파이프를 관통시켜 인부들이 고립된 지점까지 닿게 한 뒤 산소, 물, 음식, 약품 등을 공급했다. 12명의 의사가 터널 밖에서 대기하며 인부들의 상태를 살폈다. 인부들은 배고픔과 폐쇄 공포 속에서도 틈틈이 산책과 요가를 하면서 안정을 취했다. 구조대의 다음 작전은 직경 약 90cm의 철제관을 60m 두께의 잔해 속으로 밀어넣는 것이었다. 이 관을 통해 인부들을 바깥으로 나오게 하자는 계획이었다. 대형 드릴을 동원했지만 잔해 속 금속과 돌 때문에 드릴이 자꾸 고장이 났다. 인부들이 있는 곳을 10m가량 남긴 상태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27일부터는 광부 6명이 3명씩 한 조를 이뤄 교대로 철제관으로 들어가 핸드 드릴과 손으로 쥐구멍을 파듯 잔해를 제거했다. 28일 오후 철제관이 인부들에게 닿았다. 한 구조대원은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대원들이 우리를 발견했을 때 매우 기뻐했다. 나를 껴안은 대원도 있었다”고 했다. 41명의 인부들은 나오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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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차남 “하원 청문회 출석해 공개 증언”…대선 앞두고 ‘정면 돌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53)이 자신의 각종 의혹과 관련해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 청문회에서 공개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려온 헌터 바이든이 아버지의 재선 도전을 앞두고 ‘정면 돌파’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잠잠했던 헌터 관련 의혹이 다시금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헌터는 변호인 아베 로웰을 통해 다음달 13일 하원 감독위원회 청문회 출석 의사를 의회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하원 감독위는 이달 초 헌터의 우크라이나 기업 유착 의혹 등을 문제 삼아 헌터, 바이든 대통령의 동생 제임스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헌터 측은 소환에 응하면서도 비공개 증언 요구를 거부하면서 “당신들의 일방적이고 막혀 있는 절차에 따르는 대신 공개적인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할 것”이라고 했다. 헌터가 ‘공개 증언’에 나선 것은 공화당이 청문회를 통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선택적 증언 유출’과 일방적인 성명 발표에 나서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고전하고 있는 아버지 바이든의 재선 가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자신에 관한 의혹을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공화당이 집중적으로 공세를 펴고 있는 ‘우크라이나 기업 유착 의혹’은 바이든이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재임 시절,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와 중국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 BHR파트너를 통해 헌터가 현직 부통령인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해 거액을 벌어들였는지가 쟁점이다. 2020년 대선 당시 헌터가 도난당한 노트북에서 우크라이나 기업과의 금전 거래 기록이 담긴 여러 이메일이 발견된 바 있다.헌터는 올해 9월엔 마약 중독 사실을 숨기고 불법으로 총기를 구매·소유한 혐의로 기소됐고, 탈세 및 매춘 혐의도 받고 있다. NYT는 “그의 행위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추가적인 관심의 초점이 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노력에 정치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조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뒤처지는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그는 29일 미국 내 한국 기업 공장을 방문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성과 홍보에 나선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미국에 있는 한국 기업 공장을 찾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하는 CS윈드는 글로벌 풍력 타워 점유율 1위인 한국 기업이다. 이번 공장 방문에는 조현동 주미 한국대사도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또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의 전쟁 과정에서 친(親) 이스라엘 행보를 보이면서 민주당 전통 지지층인 무슬림계의 강한 반발에 직면한 것과 관련해 비공개로 소수의 무슬림 인사들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28일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비공개회의로 소수의 저명한 무슬림계 미국인들을 만났다고 회의 참가자 4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이 보건당국이 집계한 사망자 수가 부풀려졌다는 의문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모욕적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애초 30분으로 예정됐던 비공개회의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수사에 실수가 있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며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좀 더 인간적으로 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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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출 순간 “만세!”…터널 17일 갇혔던 인도 노동자 41명 극적 구조

    28일 밤 인도 북부 히말라야산맥의 한 터널 공사장. 직경 약 90㎝의 좁은 철제관에서 노란색 안전모를 쓴 남성이 얼굴을 드러내자 구조대원과 가족들은 “바랏 마타키 자이(어머니 인도 만세)!”라며 환호했다. 고속도로 터널 공사 작업 중 천장이 붕괴해 고립됐던 인부들이 17일 만에 바깥으로 나온 순간이었다. 이 남성을 시작으로 터널에 갇혀 있던 인부 41명 전원은 1시간 만에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AP통신 등에 따르면 12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실키야랴 터널 공사장이 산사태로 터널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터널 입구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들은 꼼짝없이 갇혀버렸다. 이들의 생존 여부가 확인된 것은 사고 10일 만이었다. 21일 구조대는 입구 주변 다른 곳에 구멍을 내 60m 두께의 잔해 더미를 뚫고 의료용 내시경 카메라를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다행히 인부 전원이 생존해 있었다. 구조대는 이 경로로 파이프를 관통시켜 인부들이 고립된 지점까지 닿게 한 뒤 산소와 물, 음식, 약품 등을 공급했다. 12명의 의사가 터널 밖에서 대기하며 인부들의 상태를 살폈다.구조대의 다음 작전은 직경 약 90㎝의 철제관을 60m 두께의 잔해 속으로 밀어넣는 것이었다. 인부들이 이 관에 몸을 집어넣어 바깥으로 나오게 하자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대형 드릴을 동원했지만 잔해 속 금속과 돌 때문에 드릴이 여러 차례 고장이 났다. 인부들이 있는 곳을 몇 미터 남긴 상태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24일부터는 구조대원 20여 명이 직접 달라붙어 손으로 잔해를 파면서 구멍을 만들었고 28일 오후 철제관이 인부들에게 도착했다. 구조대는 바퀴가 달린 들것에 인부들을 한 명씩 실어 밖으로 날랐다.한 구조대원은 인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갇힌 구조대원들은 터널에서 우리를 발견했을 때 매우 기뻐했다. 어떤 사람들은 내게 달려와 나를 껴안았다”고 말했다. 41명의 인부들은 나오는 즉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구조 작업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들의 용기와 결단력이 우리의 노동자 형제들에게 새 생명을 줬다”고 밝혔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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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는 투석기로 위성 날리나” 韓 “안보리 조롱”…유엔서 설전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의 궤변을 두고 남북한 유엔대사가 이례적인 설전을 벌였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소집된 안보리 긴급 회의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두둔하면서 또 다시 빈손으로 끝났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비확산 문제를 주제로 공식 회의를 열고 21일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공식 논의했다. 북한은 안보리 회의에 6년 만에 대사를 파견해 발언에 나섰다. 김 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현재 5000개 이상의 위성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데 왜 북한의 인공위성만 문제를 삼느냐”고 반발했다. 위성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지적에도 “전적으로 거부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을 금지한 데 대해서도 김 대사는 “그럼 미국은 위성을 쏠 때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투석기로 위성을 날리느냐”고 반발했다.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에서 불법으로 핵 개발을 하면서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1·2차 핵실험 직후 안보리 결의 1718호(2006년)와 1874호(2009년)를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 사용 자체를 금지했음에도 사실상 이를 부정하고 나선 것.이에 이해 당사국 입장으로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안보리 결의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탄도미사일 기술 발전에 기여하는 어떤 발사도 금지한다”며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차원을 넘어 거의 조롱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반발했다.이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 대사 간 설전도 벌어졌다. 김 북한대사는 최근 부산항에 입항한 미 해군 제1 항모강습단 소속 칼빈슨호와 한미·한미일 연합훈련 실시 계획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미국의 위협이 없었다면 북한도 정찰위성이 아닌 통신 위성 등 민간용 위성부터 발사했을 것”이라고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은 미국의 위협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핵무기 위협 때문에 북한은 방어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미국 린다 토머스-그린필스 대사는 “북한의 위성 발사가 미국의 양자(한미) 및 3자(한미일) 군사 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본질적으로 방어적일 뿐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강력하게 거부한다”며 “미국의 훈련은 일상적이고 방어적이며 사전에 발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이날 안보리에서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주권 국가의 권리라는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대북 규탄 성명 발표나 결의안 채택 등 구체적인 성과 없이 2시간만에 회의가 종료됐다.겅솽 유엔 주재 중국 부대사는 “어떤 국가도 자국의 안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자위권을 희생시킬 수 없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도록 기존 유엔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북한의 위성 발사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고, 미국의 한반도 주변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유엔 안보리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에 대해 총 11건에 걸쳐서 제재나 성명을 의결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대립 구도 속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2018년 이후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위성 발사에 대해 한 건도 대응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안보리 무용론’까지 일고 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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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엑스포, 부산 지지”

    일본 정부가 26일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회담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엑스포 유치전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명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28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투표에서 결정된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상은 이날 오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면서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9월 인도 뉴델리 개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부산에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전했다고 한다. 엑스포 개최지 후보로는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가 경쟁하고 있다. 당초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원유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중동과의 관계를 고려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지지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제3자 변제’ 해법을 밝히는 등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해온 점을 감안해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한중일 3국 외교장관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과 의제를 확정하기 위한 장관회의를 부산에서 열었으나 정상회의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한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뒤 4년간 중단된 상태다.부산=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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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무아이타이 시범… 한국-태국 문화 한자리에

    한국과 태국의 수교 65주년을 기념해 양국 문화를 소개하는 ‘K-소프트파워 페스티벌’이 태국 수도 방콕에서 25, 26일(현지 시간) 이틀간 열렸다. 행사의 주제는 ‘나는 태국과 한국을 사랑합니다(I Love Thailand, I Love Korea)’이다. 주태국 한국문화원과 한태교류센터(KTCC)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25일에는 한국 측 대규모 전통 공연팀이 판굿, 태평무, 기놀이, 부채춤 등의 공연을 차례로 선보였다. 또 한국의 청소년 태권도팀도 공연했다. 한국의 공연팀은 ‘아리랑’, K팝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등의 노래에 맞춘 안무도 선보였다. 태국에서는 궁중 무용의 일종인 ‘반딧파타나신’ 전문 전통 공연팀이 공연했다. 한류의 뜨거운 인기를 반영하듯 올해로 12년째 진행되고 있는 태국의 K팝 커버 댄스 대회에서 입상한 팀도 공연했다. 26일에도 두 나라의 전통 무술 및 무용 관련 공연이 열렸다. 특히 태권도와 무아이타이 시범 등은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 외에 비보이, 브레이크 댄스 등의 공연도 열렸다. 이날 한국 공연팀, 한국문화원 관계자 등은 방콕 인근의 유명 휴양지 파타야의 아동보호시설을 찾아 불고기, 닭강정 등 한식을 대접했다. LG전자, 코웨이 등은 이 시설에 자사 제품을 기증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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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엑스포, 부산 지지”…사우디 지지 기류서 바꾼 이유는?

    일본 정부가 26일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회담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엑스포 유치전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명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건 처음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28일(현지 시간)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투표에서 결정된다.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상은 이날 오전 박진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면서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9월 인도 뉴델리 개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부산에 투표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고 한다. 엑스포 개최지 후보로는 부산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가 경쟁하고 있다.당초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원유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중동과의 관계를 고려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지지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전향적인 ‘제3자 변제’ 해법을 밝히는 등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해온 점을 감안해 일본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한중일 3국 외교장관은 이날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과 의제를 확정하기 위한 장관회의를 부산에서 열었으나 정상회의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하기로 한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뒤 4년간 중단된 상태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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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트먼 해임 이사진은 ‘효과적 이타주의’ 그룹… 오픈AI 안전성 비판 논문 쓰고 “문 닫아야”

    인공지능(AI) 개발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의 해임을 주도했던 이사진들은 실리콘밸리 이상주의 운동인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EA)’ 그룹에 속해 있다. 21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올트먼을 내쫓으려다가 역풍 끝에 5일 만에 사퇴하게 된 오픈AI 전 이사 일리야 수츠키버, 타샤 매콜리, 헬렌 토너 등 3명 모두가 EA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효과적 이타주의’는 인류의 위험을 막고, 공익을 우선시한다는 유사 철학 운동이다. 전통적인 부자들이 자선사업에 큰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EA는 가장 효율적으로 인류를 도울 수 있는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모색한다. 2014년 시작된 EA 모임의 일원들은 ‘AI가 언젠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 토너 이사가 이번 쿠데타를 벌이기 몇 주 전 오픈AI의 안전성을 비판하는 논문을 쓰면서 경영진에게 “오픈AI가 망하는 게 우리의 사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이에 격분한 올트먼은 토너 이사가 일하는 미 조지타운대로 직접 찾아가 격분했고, 이게 이번 해임 사태로 이어졌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EA 추종자들은 캘리포니아 버클리 그룹홈에서 함께 거주하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철학적 논쟁을 벌인다. 휴식 시간에는 주로 체스를 한다고 한다. 2017년 모임 일원끼리 결혼을 하면서 하객에게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의 저서를 읽고 오도록 권유한 일화도 있다. 하버마스는 도덕적 합의를 이룬 영역에만 첨단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창업자 중에는 EA 모임 출신이 많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인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스카이프 창업자인 얀 탈린도 EA 모임 소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EA에 대해 “내 철학과 거의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FTX 창업자에서 사기 범죄자로 전락한 샘 뱅크먼프리드도 몰락 전 EA 모임에서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 AI의 경쟁사인 앤트로픽을 세운 다리오 아모데이 CEO도 EA 모임 소속이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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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배지 지킨 김남국, 미국에서 정치했다면?[윤다빈의 세계 속 K정치]

    “(나 자신이) 아메리칸드림의 완전한 구현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아메리칸드림을 지키기 위해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미국 공화당 조지 산토스(35) 하원의원은 지난해 11월 뉴욕주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이같은 출마의 변을 밝혔습니다. 그가 살아온 과정은 마치 드라마 주인공 같았습니다. 브라질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조부모가 홀로코스트 피해자고, 어머니는 9·11테러 생존자라고 밝혔습니다. 자신은 동성애자라고 공개했습니다. 그는 굴하지 않고 노력해 자신의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나갔습니다. 뉴욕 명문 공립대인 버룩 칼리지를 졸업하고 뉴욕대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했습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 등 월가의 대형은행에서 일하면서 부를 쌓았습니다. 그 돈으로 13개의 부동산을 샀고, 동물 구호 자선단체를 설립해 2500마리가 넘는 개와 고양이를 구하는 등 사회 공헌에도 힘썼습니다. 그의 말처럼 자기 삶이 ‘아메리칸드림’ 그 자체였습니다.그는 젊은 나이, 굴곡진 인생,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뉴욕주(뉴욕 3구)에서 공화당 소속으로 수십 년 만에 당선됐습니다. 그는 일약 정계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학력·경력 모두 가짜… 국회 조사서 실체 드러나그러나 영광은 얼마 가지 않았습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그의 학력과 경력이 대부분 거짓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버룩 칼리지에서는 그의 졸업 기록을 찾을 수 없었고, 씨티은행과 골드만삭스에도 그가 일했다는 자료는 없었습니다. 그가 설립했다던 동물 구호 단체도 실체가 없는 곳이었습니다. 오히려 남의 아픈 반려견을 내세워 모금한 뒤 돈을 가로챈 사실만 드러났습니다. 동성애자라더니 한 여성과 수년간 결혼생활을 하다가 이혼한 것도 밝혀졌습니다. 진보 성향이 강한 뉴욕 유권자를 겨냥해 선거용으로 경력을 지어낸 것이었습니다. 언론 추적 보도 과정에서 그가 19살 때 브라질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결국 산토스 의원은 자기 학력과 회사 이력이 허위이며, 13곳의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고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많은 이들이 이력서를 과장하거나 조금 왜곡한다”며 의원직을 사퇴할 뜻이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분노한 뉴욕 주민들이 나섰습니다. 주민들은 그간 밝혀진 허위 경력 이외에도 산토스의 선거자금 유용 정황에 대해 하원 윤리위원회에 제보했습니다. 공화당 의원들도 그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공화당 마이클 게스트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하원 윤리위는 올해 2월 조사소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약 10명의 변호사로 구성된 조사소위는 그의 불법 선거운동, 이해충돌 의혹, 정치자금법 위반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10개월여에 걸친 조사 끝에 16일(현지 시간) 56페이지 분량의 보고서가 발간됐습니다. 그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산토스 의원은 선거 과정에서 모금한 정치자금으로 에르메스와 페라가모 같은 명품 옷을 사 입었습니다. 보톡스 시술 등 피부관리를 받고, 포르노 사이트 연회비를 결제한 것도 밝혀졌습니다. 가족 휴가 때 초호화 호텔에 머물며 정치자금으로 숙식비를 냈습니다. 남는 돈은 자신이 설립한 컨설팅 회사 계좌로 이체해 신용카드 대금을 결제하고 은행 빚을 갚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게스트 윤리위원장은 보고서 발간 다음 날인 17일 “산토스 의원은 미국 하원의원으로 활동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밝혀진 증거는 처벌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다”고 제명안을 발의했습니다. 공화당 지도부도 동조하고 나섰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조사소위 보고서 내용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산토스 의원이 공직에 부적합하다”고 밝혔습니다. 제명 결의안이 본회의에 넘어가자 산토스 의원은 다급해졌습니다. 올해 5월에 사기와 돈세탁, 공금 절도 등 23개에 달하는 혐의로 체포됐을 때도 재선 도전 의사를 굽히지 않았던 산토스 의원은 돌연 “내 가족을 언론 공격에서 보호하겠다”며 차기 선거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의원들의 동정심을 유발해 제명을 피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의회 내 여론은 좋지 않습니다. 17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공화당 하원의원 약 60명이 제명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그 숫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의원직 제명에는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합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진다고 가정했을 때 공화당 의원 20명만 더 동조하면 제명안은 가결됩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23일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고 하원 본회의에서 의원직 제명안에 대한 투표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선거 사기꾼’ 산토스 의원의 정치생명은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있으나 마나 한 K 윤리특위 K국회에서도 부적절한 언행을 한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에 회부해 조사합니다. 참여연대의 ‘열려라 국회’ 자료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34명이 윤리위에 회부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3건)·윤호중(2건)·김의겸(2건) 의원,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2건)을 비롯해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2건)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특히 김남국 의원의 경우 올해 5월 언론 보도를 통해 60억 원가량의 코인 보유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국회 회의 중 코인 거래 정황이 나오는 등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습니다. 김 의원은 “진실게임을 하자”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의혹이 커지자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조사에 나섰습니다. 자문위는 올해 7월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원회 도중 최소 200회 이상 코인 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이 2021년 말 보유했던 가상화폐 거래소 잔액은 한때 약 99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선거 홍보 영상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등학교 2학년 때 산 안경을 20년 동안 쓰고, 부친의 차를 물려받아 24만 ㎞를 타고, 매일 라면을 먹고, 3만7000원짜리 구멍 난 운동화를 신고, 돈이 없어 호텔 대신 모텔에서 잔다던 젊은 의원이 실제로는 국회 상임위 때도 상습 코인 거래를 하며 부를 축적한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자문위는 김 의원 ‘제명’을 권고했습니다. 이에 윤리특위에서도 자문위의 권고를 고려해 김 의원에게 중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윤리특위의 징계를 논의하는 당일 김 의원은 돌연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합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동정론이 퍼지며 징계 논의는 보류됐습니다. 그리고 8일 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3대 3 동수를 이루고 있는 윤리특위 소위원회는 가결 3표, 부결 3표로 김 의원 제명안을 부결시켰습니다.● 제헌국회부터 지금까지 징계 가결 6건뿐김 의원 징계가 무산되면서 21대 국회 윤리특위는 지금까지 ‘무(無)징계’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닥터카 탑승 논란, 장경태 의원의 ‘김건희 여사 빈곤 포르노’ 언급을 비롯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의 ‘제주 4·3사건은 북한 김일성 일가 지시’ 망언, 동료 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비유한 조수진 의원의 발언도 징계 없이 지나갔습니다. 징계 대상징계 사유징계 내용이문원 의원(1948년)한미협정 국회 결의 위반 성명 발표본회의 발언 7일 정지김정식 권태욱 의원(1953년)법안 처리 과정서 국회 내 수표 전달30일 출석정지박재홍 의원(1953년)폭행, 협박, 공무집행방해 등30일 출석정지김영삼 의원(1979년)외신 인터뷰서 박정희 정권 비판제명강용석 의원(2011년)아나운서 성희롱 발언30일 출석정지김기현 의원(2022년)검수완박법 표결 시 위원장석 점거30일 출석정지1991년 국회법에 따라 설립된 윤리특위는 접수된 징계안 상당수가 부결 또는 철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제헌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접수된 의원 징계안 392건 중 가결된 건 6건(1.5%)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윤리위가 충분한 역할을 못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산토스 의원 사례에서 보듯 의원들의 명백한 비위 혐의에 대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끈질긴 조사 끝에 상세한 보고서를 내놨고, 이를 의원들이 징계 결정에 반영해 의회가 자정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의정활동 평가가 낮은 현역 의원에게 다음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겠다며, ‘현역 의원 엄격 평가’를 혁신의 척도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은 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했던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보다 더 엄격한 컷오프 규정을 적용하겠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총선기획단도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에 속한 이들에 대한 공천 감점을 기존 20%에서 30%로 강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막말, 성범죄, 역사 왜곡 등으로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된 의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불이익 없이 넘어가면서 또 다른 평가 기준을 만들어 공천에 불이익을 준다는 게 합당한 것일까요. 의원들의 잘못된 활동에 대해 무시로 일관했던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평가한다는 것은 결국 당 지도부의 미운 놈 찍어내기로 흐를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합니다.총선이 다가오고 의원들의 지역구 활동이 이어지면서 21대 국회 윤리특위는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코인 게이트’ 하나 단죄하지 못한 21대 국회가 훗날 역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한국 정치의 수준은 왜 나아지지 않는가?’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를 각각 두 번씩 취재하며 가진 의문에 대해 해외 정치와 비교하면서 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으로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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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트먼, MS 손잡고 오픈AI CEO 복귀… 상업 AI 속도낼듯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이 오픈AI 이사회에 의해 축출된 지 닷새 만인 21일(현지 시간) 오픈AI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복귀했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과 상업화 진전에 무게를 뒀던 올트먼은 ‘안전한 AI’를 추구하는 이사진에 의해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이 같은 쿠데타는 투자자들과 임직원들의 강한 반발 속에 ‘5일 천하’로 끝나고, 올트먼과 그를 영입하는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완승을 거뒀다. 공동창업자 겸 수석과학자 일리야 수츠키버를 비롯해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이사회 멤버 4명 중 3명이 이사진에서 사퇴했다. 올트먼 CEO 중심으로 새 이사진이 꾸려지는 가운데 올트먼의 복귀를 이끈 MS와 오픈AI의 협력 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은 이번 사태에 대해 “AI를 안전하게 개발한다는 사명을 옹호하는 비영리법인 이사회와 ‘기술혁명의 얼굴’로 인식되는 사람(올트먼) 중 누가 AI 업계 주류가 된 오픈AI를 이끌 것인가의 문제가 판가름이 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트먼 축출 쿠데타’ 이사진 교체오픈AI는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트먼이 오픈AI CEO로 복귀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올트먼의 해임에 항의하며 그와 함께 회사를 떠난 공동창업자 그레그 브로크먼도 복귀할 계획이다. 복직이 결정된 후 올트먼은 X에 “나는 오픈AI를 사랑하고, 최근 며칠간 내가 한 모든 행동은 회사는 물론 우리가 추구하는 사명을 함께 유지하기 위해서였다”며 “새로운 이사회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지원 속에 오픈AI로 돌아가 MS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올트먼 축출에 나섰던 오픈AI 기존 이사진 4인방 중 애덤 디앤절로 쿼라 CEO 1명을 제외하고 수츠키버 수석과학자 등 3명은 사임했다. 디앤절로 CEO는 이사회를 대표해 올트먼 복귀 협상을 이끌었다. 투자자들과 90% 넘는 임직원들의 강한 압박으로 올트먼의 복귀는 가닥이 잡혔으나 신규 이사진 구성 문제로 복귀 발표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새 이사회는 브렛 테일러 전 세일즈포스 공동 CEO가 의장을 맡는다. 빌 클린턴 미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합류했다. 디앤절로 CEO를 포함해 세 이사진은 최대 6명을 더해 이사회를 구성할 방침이다. WSJ에 따르면 새 이사회와 올트먼 측은 이사회의 올트먼 해임 결정에 대해 조사하기로 합의했다. 비영리법인 이사회가 투자자의 접근을 차단한 채 의사결정을 해온 지배구조도 전면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주주 MS 영향력 커질 듯 올트먼의 복귀로 일단락된 이번 사태를 두고 AI의 잠재적 위협에도 상업화에 속도를 내려는 ‘개발론자’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트먼은 지난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개발론자인가’라는 질문에 “AI는 엄청나게 유익한 기술이며,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큰 보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과 상업화 진전에 대한 신념을 드러낸 것이다. NYT에 따르면 올트먼과 기존 이사진 사이 이를 둘러싼 갈등은 1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특히 올트먼은 해임 몇 주 전 ‘AI 신중론자’인 이사진 헬렌 토너 미 조지타운대 보안 및 신흥기술센터 전략이사의 논문이 “오픈AI의 접근 방식을 비판했다”면서 질책했다고 한다. 이어 토너 등이 올트먼의 해임안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나 임직원들의 이해는 올트먼에게 가까웠다. 올트먼은 복귀 뒤 ‘AI 아이폰’ 개발, 애플 앱스토어와 유사한 ‘GPT 스토어’ 출시 등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CNN은 “AI 보급 속도를 높이고 상업화하고자 하는 올트먼의 비전이 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MS 또한 미래 AI 판도에서 구글 등 경쟁 업체들보다 우위에 서게 됐다. 오픈AI 지분 49%를 소유하고도 이사회 의석이 없었던 MS는 올트먼을 적극 지지했다. MS는 새 이사회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나델라 MS CEO는 X에 “오픈AI와 MS가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차세대 AI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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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 합류한 올트먼, ‘AI 아이폰-반도체’ 개발 적극 나설 듯

    오픈AI 최고경영자(CEO)에서 해임된 샘 올트먼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해 인공지능(AI)용 소비자 기기 개발, AI용 반도체 스타트업 설립 등 오픈AI에서 추진했던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올트먼에게 새로 꾸려질 최첨단 AI 팀 운영의 전권을 부여해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MS 주도로 AI 산업판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트먼은 MS에서 최첨단 AI 팀을 이끌면서 오픈AI에서 진행했던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올트먼은 해임 직전까지 아이폰·아이팟 등을 만든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인 조너선 아이브와 손잡고 이른바 ‘AI 아이폰’ 개발 협의를 벌여왔다. 이미 소프트뱅크에서 10억 달러(약 1조3500억 원)를 투자받아 하드웨어 기기로도 손을 뻗고 있던 상태였다. 애플의 앱스토어와 유사한 ‘GPT 스토어’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AI용 반도체 개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올트먼은 오픈AI에서 엔비디아나 TSMC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AI 칩을 생산하는 반도체 스타트업 설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정보기술(IT) 전문지 ‘더 버지’는 “MS가 자체 AI 칩을 개발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올트먼이 합류했다”며 “MS가 AI 칩 개발에 보다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델라 CEO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올트먼의 관심사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오픈AI에서 그랬듯 MS에서 마음껏 시간을 보내면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MS의 올트먼 영입을 두고 “이번 사태의 초기 승리는 MS에 돌아갔다”며 “올트먼과 그를 따르는 수많은 기술 인재를 영입해 한 번에 오픈AI의 지식재산과 기술 인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우주, 소셜미디어, 신경기술 등 다방면에 관심을 보이면서 주주들에게 투자 리스크를 떠안겼듯 MS도 올트먼이 벌이는 사업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MS는 20년 이상 자체 AI 연구에 매진해 왔다”며 “오픈AI의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경우 기존의 AI 연구자들과 충돌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오픈AI 이사회가 올트먼을 해임한 사유였던 AI 기술 개발 속도를 두고도 우려가 제기된다. 나델라 CEO는 “MS는 비영리법인에서 출발한 오픈AI의 뿌리를 존중하며 AI가 안전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출시돼야 한다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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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트먼, 오픈AI 투자자인 MS 전격 합류

    ‘챗GPT의 아버지’로 불렸지만 오픈AI 이사회에 의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해임된 샘 올트먼이 오픈AI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전격 합류했다. 20일(현지 시간)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올트먼과 그와 함께 회사를 떠난 공동 창업자 그레그 브로크먼이 MS로 합류했다고 공지했다. 나델라 CEO는 “이들은 새 첨단 인공지능(AI) 연구팀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올트먼도 자신의 X에 나델라 CEO의 게시글을 공유하면서 “미션은 계속된다”고 했다. 오픈AI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는 MS는 올트먼 영입으로 생성 AI 기술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트먼은 이전부터 추진해 온 AI용 반도체 스타트업 설립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올트먼의 MS 합류는 오픈AI 이사회와의 복귀 협상이 실패로 돌아간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결정됐다. 올트먼은 전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픈AI 본사를 찾아 복귀를 두고 협상을 벌였다. 그는 오픈AI에 복귀하는 조건으로 기존 이사진의 해임을 포함해 지배구조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해임 사태는 AI 개발 속도를 내려는 ‘부머(boomer·개발론자)’ 대 안전성을 중시하는 ‘두머(doomer·파멸론자)’ 간 전쟁의 단면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 일리야 수츠키버 수석과학자가 ‘올트먼이 AI의 위험성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며 또 다른 이사들과 손잡고 퇴출을 주도했다고 보도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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