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경

정미경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373

추천

안녕하세요. 정미경 기자입니다.

mickey@donga.com

취재분야

2025-11-23~2025-12-23
국제정치71%
칼럼23%
산업3%
미국/북미3%
  • 美경찰, 승객 긴급전화내용 공개 “20분이 지났는데… 구조대가 안 보여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 사고가 난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기 탑승객과 목격자들이 미국 경찰에 긴급 전화를 걸어 구조대 출동이 너무 늦다며 직접 구조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는 11일 사고 직후 승객들이 911 긴급 전화를 걸어 애타게 구조를 요청하는 목소리를 녹음한 자료 일부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공항 구급차가 빨리 출동하지 않았다는 목소리가 들어 있다. 한 여성 승객은 “우린 땅바닥에 그대로 있다. 20분이 지났는지, 30분이 지났는지 모르겠다”며 “머리를 심하게 다쳐 활주로에 누워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울부짖었다. 한 목격자도 “공항에서 충돌 사고가 났는데 소방차 출동이 너무 늦다. 아직 소방차가 안 보인다”며 다급하게 말했다. 데버러 허스먼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충돌 사고 2분 만에 의료 구조대가 도착했고, 이로부터 1분 후에 소방차가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공항 당국 관계자들은 “당시 사고기가 폭발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구급차들이 기체에 가깝게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강한 불빛 때문에 잠시 눈이 안 보이는 상태였다”는 사고기 조종사들의 진술이 공개되면서 미국에서 항공기를 겨냥해 쏘아지는 레이저 포인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허스먼 위원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이 불빛이 레이저 포인트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에서 레이저와 관련된 항공 사고가 2010년 2826건에서 2011년 3591건으로 늘었을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샌프란시스코=이은택 기자 mickey@donga.com}

    • 2013-07-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항공청, 부조종사 자격 ‘비행경력 250→1500시간’ 강화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 착륙사고로 미국에서 항공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미 연방항공청(FAA)은 미국 내 여객기와 화물기의 부조종사 자격 요건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FAA는 지금까지는 250시간의 비행시간을 요구하는 민간조종사 자격증만 있으면 부조종사가 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1500시간 이상 비행해야 얻을 수 있는 ‘항공기 조종사 ATP(Airline Transport Pilot)’ 자격증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조종하는 항공기에 요구되는 추가 훈련과 테스트를 이수해 ‘한정 자격(airline type rating)’을 취득하는 것도 부조종사의 의무 요건으로 지정했다. 이번 요건 강화는 아시아나항공 사고와는 무관한 것이지만 이번 사고에서 부조종사 역할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中, 북핵공조 강화… 해킹-인권은 대립각

    ‘북한 핵은 협조, 사이버해킹과 인권은 팽팽.’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10, 11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의 제5차 전략경제대화(S&ED)에서 양국은 북핵에 공조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4차 S&ED는 지난해 5월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의 미국 대사관 피신 문제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다. 올해 대화에서는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한 비핵화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했지만 사이버 해킹과 인권 문제에서는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10일 개막 인사에서 북핵 문제를 거론하며 “미국과 중국 그 어느 누구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미국과 중국의 안보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북핵 위협을 막는 것이 양국 관계의 최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왕양(汪洋) 부총리와 양제츠(楊潔지) 외교 담당 국무위원은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동아시아 안보를 위해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간 최대 현안인 사이버 해킹을 비롯해 중국 인권 및 경제개혁, 영토분쟁 등 다른 문제에서는 팽팽한 대결을 벌였다. 바이든 부통령은 “미국 기업들이 지금 맞닥뜨리고 있는 노골적 ‘사이버 절도(cyber theft)’는 도를 넘어선 것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주제넘은 얘기인지는 몰라도 중국이 국제 인권 규범을 준수해야만 더 강하고 안정된 나라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중국의 인권 침해를 비판했다. 중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벌이는 영토 분쟁에 대해서는 “항해의 자유가 보장돼야 우리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며 “이는 중국이 영토분쟁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중국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왕 부총리는 “대화는 중요하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국익을 저해하는 견해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런 대화는 한마디로 말해 수용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양 국무위원도 “중국은 미국과 인권 문제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만 상호 존중과 평등의 분위기가 마련된 가운데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첫날 대화에서 양국은 자동차와 공장 화력발전소 등에서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기 위한 5가지 조치에 합의했다고 미 국무부는 밝혔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3%를 차지하는 양국은 올 10월까지 실행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 효율 향상, 온실가스 정보 관리, 신재생 에너지 사용을 위한 전력망도 추진하기로 했다. 왕 부총리는 이날 “양국이 수교 전엔 서로 만나지도 않은 채 우리는 미국을 제국주의라고 험담하고, 미국은 우리를 공산당 폭도(共匪·공비)라고 비난했다”며 “이런 방식으로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대화가 대항보다 낫고, 말다툼이 전쟁보다 좋다”고 덧붙였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인사말 도중에 “아내가 많이 호전되고 있다. 걱정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며 울먹거렸다. 케리 장관의 아내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 여사는 7일 매사추세츠 자택에서 발작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워싱턴=정미경·베이징=고기정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7-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승무원 영웅 뒤로 美 구조대 영웅이 찾아왔다

    ‘그들도 영웅이었다.’ 아시아나항공 충돌 사고에서 승객들의 인명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던 데는 승무원들의 침착하고도 헌신적인 노력 외에도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미국 구조대원들의 물불을 가리지 않는 구조 활동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구조대원들은 8일(현지 시간) 샌프란시스코 공항 당국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당시 위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CNN,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미 언론은 7일 승무원들의 헌신적인 인명 구조 노력에 이어 8일에는 구조대원들의 영웅담을 상세히 소개했다. 공항 경찰 소속의 짐 커닝햄 경관은 보호장구와 마스크도 없이 불타는 비행기에 두 차례나 뛰어 들어가 승객들을 구해냈다. 22년 베테랑 경찰인 그는 승객 터미널을 순찰하던 중 무선 라디오로 출동 명령을 접했다. 경찰서에 들러 보호장구를 갖춰 입는 시간도 아까워 현장으로 직행했다. 도중에 앰뷸런스를 발견하고 “나를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내 함께 출동했다. 커닝햄 경관은 처음에는 탈출한 승객들이 짐을 가지러 다시 비행기 쪽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는 임무를 맡았다. 또 비행기로 달려가 승객의 안전벨트를 절단할 수 있도록 승무원들에게 칼을 던져줬다. 안전벨트가 풀리지 않아 구조를 못하고 있는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칼’ 한 자루는 구원의 생명수나 다름없었다. 연료가 콸콸 쏟아지는 비행기 안에서 분초를 다투며 인명을 구해내는 소방관들의 일손이 부족하자 커닝햄 경관은 직접 꼬리 쪽을 통해 기내에 진입했다. 보호장구도 없이 기내에 들어온 그를 보고 소방관들은 혀를 내둘렀다. 뒤쪽으로 들어간 그는 짐과 좌석 사이에 끼여 있던 승객 5명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소방관들과 함께 구해냈다. 그가 빠져나오자 비행기는 완전히 검은 연기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는 불길을 뚫고 다시 한 번 비행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기내에 아무도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마스크도 없이 유독가스를 많이 들이마신 커닝햄 경관은 호흡 곤란으로 나중에 부상 승객들에 섞여 15분간 산소마스크 처치를 받았다. 그는 아내와의 전화 통화에서 “보호장구도 없이 불타는 비행기에 들어가다니 제정신이냐”는 불같은 질책을 받았다. 그는 “당신이 기내에 있었다면 누군가 빨리 구해주기를 바라지 않겠느냐”고 답해 더이상의 추궁을 면했다고 말했다. 공항 소방대 소속인 크리시 에먼스 경위(여)는 ‘비행기 충돌’이라는 무선 연락을 받자 큰 사고임을 직감했다. 응급차 운전사에게 “한 명이라도 더 구할 수 있도록 빨리 달려라”라고 부탁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비행기 바깥에서 호스로 불길을 잡던 그는 불길이 계속 번지자 동료 한 명과 함께 내부에 들어갔다. 무거운 호스를 메고 미끄러운 비상 슬라이드를 기어 올라갔다. 기내에서 뒤쪽으로 승객이 있는지 확인하며 가는 동안 선반에서 짐이 떨어져 머리에 부딪혔지만 아픈 줄도 몰랐다. 부상 승객들을 발견한 그는 가장 앞장서서 짐을 옆으로 던져가며 탈출로를 확보해 승객들을 밖으로 실어 날랐다. 구조대원들의 헌신적 노력에 칭찬이 쏟아졌지만 정작 이들은 기자회견장에서 “제때 현장에 도착해 인명을 구할 수 있어 다행일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사고 현장을 지휘했던 게타노 캘터기론 경위는 “구조 작업에 몸을 던졌던 대원들이 다음날 아침 모두 정시 출근한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감명을 받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7-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정부 “美, 아시아나 사고 성급한 브리핑 자제를”

    아시아나항공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를 조사 중인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9일(한국 시간) 사고기의 시간대별 속도 등을 공개하며 “조종사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미국 언론이 NTSB 발표를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 너무 성급하게 몰고 가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조사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표하지 말고, 브리핑 시점을 한국 정부와 조율해 달라”고 요청했다.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이날 샌프란시스코 홀리데이인호텔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조종사들이 어떻게 사고기를 조종했고, 어떻게 훈련받았고, 어떤 비행 경험을 지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NTSB가 공개한 블랙박스 기록에 따르면 사고기는 충돌 82초 전 고도 488m 상공에서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수동 조종으로 전환한 뒤 속도가 크게 떨어졌다. 충돌 8초 전 고도 38m 지점에서 112노트(시속 207km)까지 내려가자 한 조종사가 “속도를 높이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충돌 3초 전엔 103노트(시속 191km)까지 떨어졌다. 이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접근할 때 권장하는 속도인 137노트(시속 254km)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허스먼 위원장은 “항공기 사고는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다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USA투데이,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NTSB의 발표를 근거로 조종사의 과실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다. 허스먼 위원장은 사고 직후 CNN 등과 인터뷰를 하며 “샌프란시스코 공항 활주로의 고장 난 글라이드 슬로프(착륙유도장치)는 사고의 원인이 아니다”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블랙박스 조사만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는데 이번처럼 NTSB가 즉각적으로 언론에 상세히 알리는 것은 이례적이어서 당혹스럽다”며 “NTSB 측에 이런 식의 브리핑과 언론 인터뷰를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측에 한국과 시간대를 맞춰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사고조사단 관계자는 “중국을 포함해 3, 4개국이 조사에 참여하겠다고 NTSB에 요청했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세종=박재명·홍수용 기자 mickey@donga.com}

    • 2013-07-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활주로에 꼬리 충돌뒤 튀어올랐다 쾅… 화염 뚫고 필사 탈출

    사고 발생 12시간가량이 지난 6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7일 오후 3시) 샌프란시스코 공항. 몇 대의 서치라이트가 활주로 한 곳을 비추는 가운데 빨간 등을 켠 비상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공항 국내선 환승구의 ‘게이트 45B’ 너머로 부서진 기체를 탐색하고 주변 잔해를 청소 수색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작업은 자정이 넘어서까지 계속됐다. 분주하게 청소를 하던 한 공항 직원은 “사고 때문에 하루 종일 모두 힘들었다”고 말했다.7일 0시가 지난 시간, 공항 탑승장 곳곳에서는 이번 사고로 각지에서 뒤늦게 도착한 비행기들이 마음 급한 승객들을 토해냈다. 승객 수십 명은 공항에서 밤을 지새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50대 초반의 한 중국계 미국인은 “부모님을 뵙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왔다가 사고 비행기의 화재 진압 장면을 봤다”며 “검은 연기가 공항 상공을 뒤덮었다”고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공항에서는 7일 오전 2시경까지 고무 타는 냄새가 진동해 전날 사고 비행기 화재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7일 새벽 이번 여객기 사고의 부상자 중 가장 많은 53명이 이송된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 응급센터 앞에는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 기자들이 밤을 새우며 취재 활동을 벌였다. 응급센터 입구에는 2명의 경찰이 지켜 1층 대기실까지만 출입이 가능했다. 입구를 지키던 경찰은 “대부분의 부상자들은 응급 처치를 받은 후 입원이 필요할 경우 위층 병실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는 어린이 1명을 비롯해 6명의 위독한 환자가 입원해 있다.사고 여객기 탑승객들은 사고 항공기가 활주로 시작 지점에서 꼬리 부분이 충돌한 후 610m 정도를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동체를 바닥에 끌며 미끄러지다 활주로 왼쪽으로 이탈한 뒤 멈췄다고 사고 당시의 아찔했던 순간을 전했다. 충돌 지점에서 착륙 지점까지 활주로 곳곳에는 사고기 파편으로 보이는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탑승객들은 “사고기가 정상적인 상태로 착륙을 시도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샌프란시스코∼인천 왕복 비행기에 173회 탑승했다는 라유진 씨는 “착륙 직전 비행기 고도가 너무 낮았다”며 “활주로 충돌 후 비행기가 튕겨 올랐다가 다시 바닥을 친 후 방향을 잃고 앞쪽으로 미끄러지다 옆으로 이탈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정지 1, 2분 후 조종사가 비상상황이니 대피하라는 방송을 했다”며 “충돌 10∼15분 후 화염이 기내에 밀려들어 왔다”고 전했다. 아내, 생후 15개월 아들, 장인 장모와 함께 사고기에 올랐던 이장형 씨(32)는 “비행기가 충돌 후 멈추는 순간까지 기내에서는 경고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며 “오히려 ‘안전하게 착륙했으니 모두 자리에 착석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창문을 통해 바깥쪽에서 불길이 보였고 연기가 안쪽으로 스며들어 탈출했다”며 “무사한 탑승객 조사가 모두 끝날 때까지 5시간 동안 공항의 냄새나는 비좁은 공간에서 대기해야 했다”고 덧붙였다.활주로에 있던 다른 항공기에서 사고 현장을 목격한 크리스티나 스탭척 씨는 “바퀴가 미끄러지면서 흔들렸다”며 “동체가 돌면서 동체 여기저기서 파편들이 계속 떨어져 나왔다”고 밝혔다.사망자 2명은 비행기 내부가 아닌 외부 잔해 사이에서 발견됐다. 조앤 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서장은 “시신이 비행기에서 튕겨 나온 것인지 나중에 누가 바깥쪽으로 옮겨 놓은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사고 후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대부분의 승객은 비상 슬라이드를 이용해 사고기에서 빠져나왔다. 일부 승객은 비상 슬라이드가 작동하지 않자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승객들이 모두 여객기를 빠져나와 한숨을 돌리는 순간 비행기 내부에서는 화염이 솟았다. 활주로 충돌에 의한 충격으로 연료에 불이 붙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존 핸스먼 매사추세츠공대 항공학과 교수는 “항공사들은 위급 상황 때 승객들을 90초 안에 탈출시키도록 훈련을 받는다”며 “이번 사고에서 ‘90초’ 규칙이 잘 지켜진 것 같다”고 말했다.샌프란시스코=신석호·워싱턴=정미경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상원, 이민개혁 법안 가결

    1100만여 명에 달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에게 시민권 획득의 기회를 주는 이민개혁 법안이 27일 상원 전체 회의에서 찬성 68표, 반대 32표로 가결 처리됐다. 상원을 통과한 이민개혁 법안은 불법 체류자가 정부에 등록하고 소정의 벌금을 내면 일정 기간 후 합법 체류의 길을 열어 주도록 했다. 다만 멕시코 국경 감시는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朴대통령 방중]美 “北, IAEA사찰 허용해야 대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다시 허용하는 등 비핵화를 향한 조처를 해야 북핵 6자회담 등의 대화나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줌월트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은 27일 하원 외교위원회가 개최한 ‘한미동맹의 향후 과제’ 청문회에서 “미국은 남북 관계의 개선을 지지하며 이것이 전제되지 않고는 북-미 관계도 개선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태도를 바꿔 6자회담 당사국에 손을 뻗고 있지만 한반도 비핵화라는 핵심 현안을 놓고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확고한 조치가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취해야 할 조치로 핵 프로그램에 대한 IAEA의 사찰 복원을 예로 들며 “이런 조치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있다는 확신을 상당히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줌월트 차관보 대행은 “미국은 북한을 핵무장 국가로 인정할 수도 없으며 단순히 도발을 멈추거나 대화 테이블로 돌아온다고 해서 보상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전략은 핵도 보유하고 국제사회와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병진 정책’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북한 정권에 확신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줌월트 대행은 “북한 인권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주요 동맹국과 인권 개선을 위해 북한을 압박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미국은 중국과 북한 이슈에 대해 광범위하게 협의해 왔다”며 “박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이도록 설득하고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고 직접 얘기하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바마 “시진핑-푸틴에게 스노든 송환요청 안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7일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 활동을 폭로하고 도피한 에드워드 스노든의 송환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세네갈을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에게 요청하지 않은 것은 그래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며 “이런 일은 사법 당국자들 사이에 일상적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러시아와 광범위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갑자기 스노든 송환을 위해 이들 국가와 거래할 생각은 없다”며 “29세 해커가 타고 있는 여객기가 미국 영공을 지나더라도 공군기를 보내 강제로 착륙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에콰도르에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스노든의 망명을 허용하는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양국 관계가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날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스노든이 에콰도르에 입국할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우리가 아직 검토하지 않은 문제”라며 한발 뒤로 물러섰다. 스노든이 아직 에콰도르에 정식 입국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망명 요청에 대해 검토 절차를 밟을 수 없다는 것이다. 코레아 대통령은 “러시아 주재 에콰도르 대사가 스노든을 모스크바 공항 환승구역에서 한 번 만났을 뿐”이라며 “이후 접촉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페르난도 알바라도 에콰도르 소통장관이 “미국이 1991년부터 제공해온 관세 혜택을 일방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며 강력 반발한 것과는 다른 기조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독안의 스노든?… 美, 신병처리 놓고 러와 줄다리기

    미국 백악관은 정보 당국의 기밀 정보 수집을 폭로하고 러시아 공항 환승구역에서 에콰도르 망명을 시도 중인 에드워드 스노든의 신병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 당국과 논의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와 미국은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 이후 사법 공조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리카르도 파티뇨 에콰도르 외교장관은 이날 “스노든의 망명 허용을 검토하는 데 하루가 걸릴 수도 있고 2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콰도르의 망명 허용 판단 기준에 대해 밝히기를 거부하면서 “에콰도르 정부는 미국과의 교역 관계에 가져올 악영향 등 모든 위험 요소를 감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미의 또 다른 반미(反美) 국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스노든이 베네수엘라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다면 거의 확실하게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노든은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 환승구역에서 사흘째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가 최근 그의 여권을 말소해 버리면서 그는 러시아로 입국하거나 제3국으로 이동할 항공권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노든이 환승구역에 있다고 확인한 뒤 전 세계 언론이 모여 공항을 샅샅이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다”고 공항 르포 기사를 통해 전했다. 중국 국방부 양위쥔(楊宇軍) 대변인은 27일 월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해당 국가(미국)의 진면목과 위선적 언행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양 대변인은 “정보 기술 우세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나라를 터무니없이 비난하는 이중 기준은 인터넷 공간의 평화와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공세를 취했다. 한편 미국에서 스노든을 애국자로 보는 여론이 남아 있지만 지지도는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공개된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2%가 스노든을 애국자라고 답해 배신자라는 응답 비율(25%)보다 높았다. 일주일 전의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애국자라는 의견은 4%포인트 줄어든 반면 배신자라는 답변은 2, 3%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스노든이 과거 인터넷 채팅 중에 쓴 글을 인용해 “그가 국가 기밀 유출자를 총살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다가 중앙정보국(CIA) 직원으로 일하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의 개인 감시 프로그램을 계속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생각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풍계리 핵실험장서 새 터널파기 작업”

    북한이 1∼3차 핵실험을 강행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터널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는 25일 “최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의 서쪽 입구에서 새 터널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이 작업이 4월 말에 시작됐으며 이후 몇 개월간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1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터널 작업을 위해 파낸 흙들이 쌓여 있는 것이 관측됐다”고 설명했다. 38노스는 터널 작업의 목적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서쪽 입구의 터널 추가 건설 △기존 터널 보수 공사 △3차 핵실험으로 발생한 잔해 정리 등 3가지의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단순한 터널 공사일 경우 큰 문제가 없지만 3차 핵실험과 관련한 작업이라면 방사능 오염에 따른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38노스는 “그러나 이 터널 작업이 조만간 새로운 핵실험을 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장기적 차원에서 추가 핵실험에 대비한 신규 건설이나 보강 작업일 수 있다”고 밝혔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대법 “동성간 결혼도 법으로 보호해야”

    미국 연방대법원이 26일 결혼을 ‘이성(異性) 간 결합’으로 규정한 연방 결혼보호법(DOMA)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동성 결혼 커플에 대해 이성 결혼 부부와 달리 세금, 보건, 주택 관련 혜택을 주지 않는 연방법 조항은 개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CNN 방송은 “연방대법원이 처음으로 ‘결혼은 오로지 남성과 여성 간의 결합’이라고 정의한 연방 결혼보호법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동성 간 결혼도 이성 간 결혼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혜택을 받도록 보호돼야 한다’는 의견이 5 대 4로 우세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12개 주와 컬럼비아 특별구만이 동성 결혼을 인정하고 있으며 30여 개 주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사망한 동성 배우자가 남긴 유산 때문에 36만3000달러(약 4억1800만 원)의 세금을 물게 된 뉴욕 시민 이디스 윈저 씨(83·여)가 낸 소송이 계기가 됐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25일 인종 차별이 심한 지역에서 흑인의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의 핵심 조항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이날 앨라배마 주 셸비 카운티 당국이 제기한 위헌 소송에서 선거법을 개정할 때 연방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 주의 선정 기준을 정한 투표권법 4조가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금까지 선거법 개정 때 연방정부의 승인을 받던 15개 주 정부가 자체적인 권한으로 선거법을 개정할 수 있게 됐다. 1965년 제정된 투표권법의 제4조는 유권자 해독률, 투표 등록률 등에서 일정 기준에 해당하는 주는 선거법을 개정할 때 연방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주 정부가 마음대로 흑인 투표권을 침해하는 법률을 만들지 못하도록 한 것. 이에 따라 텍사스,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 9개 주의 전 지역과 캘리포니아, 뉴욕, 미시간 등 6개 주의 일부 지역 등 총 15개 주는 지난 48년 동안 선거법을 개정할 때마다 연방정부의 규제를 받아왔다.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등 시민단체들은 이번 판결로 연방정부의 규제를 받던 주들이 소수인종을 차별하는 선거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판결에 실망했다”며 “모든 미국 국민이 동등한 투표권을 가질 수 있도록 의회가 관련 법안을 새로 만드는 데 조속히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손택균 기자 mickey@donga.com}

    • 2013-06-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외신 다이제스트]美 ‘이민법 개혁 관건’ 국경강화 법안 상원 통과

    미국 이민법 개혁의 중요 걸림돌로 꼽혀온 멕시코와의 국경강화 법안이 24일 상원을 통과했다. 법안은 경비요원을 2만 명 늘려 총 4만 명으로 증원해 철조망 560km 설치, 무인정찰기와 레이더 배치 등이 포함됐다. 그동안 공화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국경 강화 문제가 해결돼 27, 28일로 예정된 상원의 이민법안 통과도 청신호가 켜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독립기념일(7월 4일) 휴회 전 상원이 이민법안을 통과시킨 후 7월 하원 통과, 9월 상하원 절충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 2013-06-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외신 다이제스트]美연방대법원, 소수 인종 우대 재심리 결정

    미국 연방 대법원은 24일 텍사스대가 입학 허가에서 소수 인종을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 정책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뉴올리언스 제5항소법원의 판결을 재심리하라고 항소법원으로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찬성 7명, 반대 1명의 판단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2008년 애비게일 피셔라는 여학생은 텍사스대의 소수인종 우대 정책 때문에 자신이 역차별을 당해 입학을 거부당했다고 소송을 냈다. 1심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은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 2013-06-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엔, 北기관 4곳-개인 8명 추가제재 추진

    유엔은 24일 핵실험과 관련한 유엔 제재 결의를 위반해 추가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북한의 기관과 개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유엔 산하 북한 제재위원회 소속 전문가단이 위원회에 제출한 추가 제재 명단에는 북한의 기관 4곳, 개인 8명, 외국인 3명이 포함됐다. 4개 기관은 북한이 새로 만든 내각 부서인 원자력공업성을 비롯해 조선노동당 기계공업부, 국가우주개발국, 혜성무역회사다. 개인 8명은 새로 임명될 원자력공업성의 최고책임자, 주규창 노동당 기계공업부장, 전병호 박도춘 홍승무 등 기계공업부 간부, 국가과학원의 이응원, 제2자연과학원의 최춘식, 혜성무역의 오학철이다. 북한의 재래식 무기 등과 관련된 외국인은 카자흐스탄인인 알렉산드르 빅토로비치 지코프, 우크라이나인인 유리 루노프, 이고르 카레브 포포프이다. 이들에 대한 제재가 확정되면 유엔 제재 결의 위반 등과 관련해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기관은 23곳, 개인은 외국인을 포함해 23명으로 늘어난다. 유엔 북한제재위는 이르면 7월부터 추가 제재 확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추가 제재는 위원회 15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이 북한 제재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추가 제재에도 같은 태도를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엔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추가 제재 명단의 공개에 동의한 만큼 추가 제재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과 북한과 중국 간의 전통적인 관계를 감안할 때 추가 제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예측이 맞서고 있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다음 달 북한의 기관과 개인을 추가로 제재할지를 제재위에서 협의할 것으로 안다”며 “전문가단이 권고한 내용이 그대로 채택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스노든, 에콰도르에 망명 신청

    홍콩에 은신하며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폭로한 뒤 러시아로 피신한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이 남미의 반미(反美) 국가 에콰도르에 망명을 신청했다. 에콰도르는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이어 스노든의 망명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나타내 미국과 각을 세웠다. 미국은 스노든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전방위 외교전에 나섰다. 리카르도 파티뇨 에콰도르 외교장관은 2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노든이 망명을 신청했으며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나라는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지만 우리는 원칙을 따른다. 우리는 인권을 존중한다”고 말해 망명을 허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에콰도르 일간지 오이는 러시아 주재 대사가 스노든과 면담했으며 대사관 주치의가 스노든을 검진했다고 전했다. 23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한 스노든은 하룻밤을 공항 ‘환승 구역’에서 보냈다. 스노든은 24일 오후 2시 5분 출발하는 쿠바 수도 아바나행 러시아 여객기 ‘아에로플로트 150’ 에어버스 330의 ‘17A’ 좌석을 예약했지만 탑승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같은 비행기 좌석까지 예약하며 자신을 추적하고 있는 기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일부러 쿠바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스노든이 다른 비행기 편으로 러시아를 떠났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도했으나 목적지는 밝히지 않았다. NYT는 러시아 당국이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나 자체 조사 등을 위해 그를 억류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스노든이 대표적 반미 국가인 쿠바를 거쳐 에콰도르로 향한다면 미국 당국의 스노든 검거 노력은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스노든의 도피 과정에는 위키리크스 측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위키리크스 법률 자문을 돕고 있는 영국인 세라 해리슨 씨는 스노든이 홍콩에서 러시아로 갈 때 동행한 데 이어 아바나행 비행기에도 스노든과 같이 탑승 예약을 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어산지는 NYT와의 통화에서 “스노든이 에콰도르로의 피신 여행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미국과 중국·러시아 간의 외교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인도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24일 뉴델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와 중국 정부가) 스노든이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허락했다면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면서 “(이것이 사실이라면) 틀림없이 (중국·러시아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최근 2년 동안 7명의 범죄인을 러시아에 인도했다”며 “러시아도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스노든의 신병을 인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도 “중범죄 혐의로 기소된 인물의 국가 간 이동을 더 진행시켜서는 안 되며 미국으로 되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10일부터 홍콩 정부를 상대로 스노든 추방 협상을 벌였으며 22일 스노든을 간첩, 절도, 정부재산 무단 개조 등의 혐의로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지방법원에 기소했다. NSA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 정부가 스노든을 미국으로 돌려보내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처벌받도록 가능한 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척 슈머 상원의원(민주·뉴욕)과 일리애나 로스레티넌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 등은 스노든을 받아들인 러시아를 강력한 어조로 비난했다. 홍콩은 중국에 책임을 돌렸다. 홍콩 민주당의 앨버트 호춘얀(何俊仁) 의원은 이날 현지 언론에 ‘자칭 정부를 대표하는 인사’가 스노든에게 홍콩을 떠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변호사이기도 한 그는 스노든을 대리해 홍콩 정부와 협상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출국 종용이 있었다고 전했다. 호 의원은 “홍콩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어떤 결정권이나 발언권도 없었다”며 “이 인사가 베이징(北京)을 대표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스노든 문제를 홍콩에 떠밀며 미국 비난에 활용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홍콩 정부의 스노든 출국 허용 결정과 관련해 “홍콩특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워싱턴=신석호·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yle@donga.com ▼ 에콰도르는… 어산지 망명 허용한 남미의 反美 3대축 ▼에드워드 스노든의 최종 정착지로 유력한 에콰도르는 볼리비아, 베네수엘라와 더불어 남미에서 반미(反美) 3대 축으로 꼽힌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보다 명성은 떨어지지만 그동안 반미 정책과 발언을 자주 내놓아 미국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그는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고 미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에콰도르 군기지 사용을 요청했을 때 거부했을 정도로 선명한 반미 노선을 택하고 있다. 차베스 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악마에 비유했을 때 코레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부시는) 악마보다 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코레아 대통령이 지난해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이어 스노든에게도 망명을 허용할 경우 반미 지도자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레아 대통령은 올 2월 대선에서 3선에 성공했다. 과거에는 주로 쿠바가 망명지로 각광받았다. 흑인 무장단체 일원이었던 조앤 체시마드,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내부 기밀을 폭로한 필립 에지 등이 미국을 탈출해 쿠바를 망명지로 택했다. 그러나 최근 쿠바가 시장 개방에 나서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면서 에콰도르가 반미 인사의 피신처로 급부상하고 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새 FBI국장에 공화당원 코미 지명… 오바마, 야당 달래기 탕평인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2일 신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제임스 코미 전 법무부 부장관(52)을 지명했다. 코미 지명자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2003∼2005년 법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코미 전 부장관 지명은 능력 있는 공화당 인사를 중용하겠다는 오바마 2기 행정부의 탕평 원칙이 적용된 첫 번째 케이스다. 코미 전 부장관이 FBI 국장에 기용되면 공화당과의 갈등 수위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청렴한 원칙주의자’라는 평을 듣고 있는 코미 전 부장관의 지명은 최근 미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비밀 수집, AP통신 기자 통신기록 조사, 보스턴 테러 미숙 대응 등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FBI의 내부 쇄신과 위기 수습을 위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코미 지명자는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로버트 뮬러 현 FBI 국장의 뒤를 잇게 된다. 2001년 9·11테러 직전 취임해 12년간 FBI를 이끌어온 뮬러 국장은 9월 임기를 마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미 전 부장관을 지명하는 자리에서 “워싱턴에서 흔치 않은 인물”이라며 “정치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의 지명 소식에 에릭 홀더 법무장관, 다이앤 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등도 지지 의사를 표했다. 코미 지명자는 2004년 병석에 누운 존 애슈크로프트 당시 법무장관을 대행하면서 백악관 보좌진의 ‘불법감청(도청) 연장’ 압력을 막아낸 일로 유명하다. 그는 당시 앨버토 곤잘러스 백악관 법률보좌관과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이 9·11테러 이후 만들어진 도청 관련법의 연장 승인을 받아내려고 장관이 입원한 병원에 들이닥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 서명을 막았다. 이후 부시 당시 대통령은 법무부의 우려를 고려해 도청 계획을 수정했다. 이를 계기로 코미 전 부장관은 원칙을 중시한다는 평을 받으며 반대파인 민주당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부시 행정부에서 테러범에 대한 물고문을 법적으로 허용해 논란이 됐다. 앞으로 코미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물고문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미 지명자는 시카고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버지니아 주 검찰을 거쳐 뉴욕 주 남부지검장을 지내며 테러와 조직범죄, 마약과의 전쟁을 총괄했다. 그의 조부는 뉴욕 순찰 경관 출신이다. 법무부 부장관에서 물러난 후에는 록히드마틴과 헤지펀드 회사 브리지워터에서 법률 담당 업무를 맡아왔다. 가장 최근에는 HSBC 이사로 재직했다.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특파원 칼럼/정미경]김정은은 왜 ‘마이웨이’에 박수 쳤을까

    두 명의 미국인이 북한의 한 식당 입구에서 티격태격 농담을 주고받고 있다. 한 명은 할렘 글로브트로터스 소속 농구선수이고 다른 한 명은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이다. 이들 앞에는 뱀술이 놓여 있다. 술이 담겨 있는 병에는 진짜 뱀 두 마리가 들어 있다. 영화 감독이 “힘나게 하는 데 최고이니 한 잔 마시라”고 권하자 농구선수는 “징그러워 못 마시겠다”고 고개를 젓는다. 둘 다 뱀술을 보고 신기해하는 표정이다. 올해 2월 미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과 묘기농구단 할렘 글로브트로터스 농구선수들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을 만나고 농구교실을 열었다. 함께 방문한 다큐멘터리 제작팀은 이들의 방북 활동과 북한의 생활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바이스(VICE)’라는 제목의 그 다큐멘터리가 4개월여 만인 14일 HBO 케이블 채널을 통해 미 전역에 방송됐다. ‘바이스’는 원래 세계 곳곳의 위험 지역을 취재해 방송하는 시리즈물이다. 온라인용으로 제작됐는데 올해부터 HBO 케이블 채널로 방송되고 있다. HBO는 올해 예정된 12회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회에 북한편을 방영했다. 지난달 말 기자들을 상대로 북한편 특별 시사회까지 열었다. 당초 ‘바이스’ 북한편에는 북한에 호의적인 내용이 많이 담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제작팀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의 정식 초청을 받고 방문해 김정은까지 만나는 행운을 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30분간 방영된 프로그램 곳곳에는 북한에 대한 비판과 ‘북한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나라’라는 답답함이 여기저기 배어 있었다. 북한 측 인솔자는 제작팀이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당신들이 싫다”는 까칠한 발언과 함께 언제 카메라를 켜고 꺼야 할지 일일이 지시했다고 라이언 더피 감독은 밝혔다. 또 제작팀은 북한 측 지시를 어기면 감옥에 갈 수 있다는 식의 경고를 들었다고 한다.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로드먼 일행이 북한 학교를 방문했을 때였다. 학생들은 모두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지만 마우스만 이러 저리 움직일 뿐 ‘진짜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또 이들이 찾아간 수족관과 서양식 슈퍼마켓에서는 북한 주민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같은 시설은 외국인에게 보이기 위한 ‘설정된(staged)’ 모습이었다고 제작팀은 전했다. 로드먼이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가 나오는 시간은 합쳐 봐야 5분도 되지 않는다. 로드먼은 별도의 다큐멘터리용 인터뷰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제작팀에 따르면 로드먼은 방북 이후 자신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자 자신이 나오는 분량을 줄여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농구 관람 후 김정은이 로드먼 일행을 위해 마련한 만찬에 카메라의 접근은 허용되지 않았다. 제작팀이 밝힌 뒷얘기에 따르면 로드먼이 이 자리에서 프랭크 시내트라의 명곡 ‘마이웨이(My Way)’를 부르자 김정은은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또 미니스커트 차림의 북한 여성들로 구성된 록밴드는 미국 영화 ‘로키’의 주제가를 연주하며 흥을 돋웠다. 다큐는 “길거리에는 ‘미국을 쳐부수자’는 구호가 가득한 나라에서 정작 최고 지도자는 미국 음악에 즐겁게 박수 치고 미국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레이션으로 끝을 맺는다. 미국에서 오후 11시에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이 다큐멘터리를 본 기자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과연 김정은이 ‘내 방식대로 살아왔다. 후회는 없다’는 내용의 ‘마이웨이’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했다. 혹시 핵무기 개발로 가는 길이 옳다는 자아도취에 빠지지는 않았을지….정미경 워싱턴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스노든, 러 거쳐 베네수엘라 간다”

    미국의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중앙정보국(CI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이 23일 홍콩을 출발한 뒤 러시아를 경유해 베네수엘라로 향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이 이날 일제히 전했다. 홍콩 당국도 성명을 통해 “스노든은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 자발적으로 제3국으로 떠났으며 미국 정부에 출국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이날 오전 10시 55분 아에로플로트 항공편으로 홍콩을 떠나 오후 5시 5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과 인테르팍스통신은 이날 스노든의 측근과 항공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스노든은 23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몇 시간 내로 쿠바 아바나행 비행기로 갈아탈 예정이며 최종 목적지는 베네수엘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테르팍스는 “스노든은 중간에 체포되지 않고 안전하게 베네수엘라로 가기 위해 (모스크바와 쿠바를 경유하는) 복잡한 비행 노선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찰스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노든의 모스크바 경유를 승인했다”고 비난했다. 스노든이 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인 베네수엘라를 최종 기착지로 정할 경우 그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가 폭로를 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스노든이 위키리크스의 전문적인 법률기술과 경험을 살려 자신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부탁함에 따라 외교관들과 위키리크스의 법률고문들이 그와 동행해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스노든이 은신처인 홍콩을 떠남으로써 세계를 뒤흔든 미 정보기관의 개인정보 수집 사건은 또 다른 전기를 맞게 됐다. 스노든 송환 문제를 놓고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던 홍콩과 중국은 일단 짐을 덜게 됐다. 하지만 스노든이 최종 정착할 국가와 미국 사이에 새로운 갈등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22일 미국 연방검찰은 스노든을 간첩, 절도, 정부재산 무단 개조 등의 혐의로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지방법원에 기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스노든에 대한 임시 체포영장도 발부됐다. 검찰은 60일 내에 스노든에 대해 기소장을 접수하고 범죄인 인도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홍콩 당국은 스노든에 대해 임시 체포영장을 발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미국 측이 제공한 서류가 불충분해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는 것을 막을 근거가 없었다고 밝혔다. 미 법무부는 23일 대변인을 통해 “스노든이 여행하려는 나라들과 사법 협조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안보국(NSA)이 중국의 휴대전화 메시지까지 광범위하게 수집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그는 “NSA가 당신들의 문자메시지를 훔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국 휴대전화 회사를 해킹했다”며 “이를 증명할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휴대전화 메시지는 한 해 9000억 건(2002년 기준)에 이른다. 신문은 외부의 해킹 공격 때문에 차이나유니콤이 지난해부터 미국산 라우터(네트워크 중계 장치)를 중국산으로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스노든은 또 NSA가 중국 칭화(淸華)대와 아시아 최대 광케이블 업체 중 한 곳인 팩넷(PACNET)의 홍콩 본사 컴퓨터도 해킹했다고 밝혔다. 칭화대에는 중국의 6대 기간 통신망 중 하나인 중국교육과학컴퓨터망(CERNET)이 있다. 스노든이 SCMP에 공개한 자료에는 올해 1월에도 칭화대 내 컴퓨터와 서버 63개에 대한 해킹 작전이 포함돼 있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3일 영문판 평론에서 이번 폭로와 관련해 “미국이야말로 정보통신 스파이 행위에서 ‘가장 큰 악당’”이라고 비난했다.베이징·워싱턴=고기정·정미경 특파원 koh@donga.com}

    • 2013-06-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힐러리 “내 생애에 美서 여성대통령 나오길 바란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내가 살아있는 동안 미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오기를 진정으로 바란다”고 밝히자 이를 두고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 여성 콘퍼런스에서 “미국이 여성을 백악관에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은 여성과 남성에게 모두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중이 환호하자 그는 “차기 또는 차차기 대선에서 여성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느냐는 정치과정에 여성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나는 분명히 대통령이 되기에 적합한 여성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의 강연은 비공개로 열렸으나 한 참석자가 21일 유튜브에 강연 동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캐나다 전쟁고아 구호단체 대표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여성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고 “여성들이 앞으로 나와 과감하게 경쟁하고 정치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으려는 모임까지 결성됐다. 공화당 지지 단체 아메리카라이징은 최근 클린턴 전 장관의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한 ‘저지 힐러리 2016(Stop Hillary 2016)’ 모임을 결성했다고 CNN이 22일 보도했다. 이 모임은 홈페이지에서 “‘오바마 정부’ 8년에 이어 또다시 ‘힐러리 정부’가 구성되도록 그냥 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메리카라이징은 지난해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의 선거 책임자였던 맷 로즈 씨가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관계자들과 함께 결성한 기구다. 클린턴 전 장관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단체 ‘레디 포 힐러리’는 올 1월 결성됐으며 최근 클레어 매캐스킬, 크리스틴 길리브랜드 상원의원 등 여성 정치인의 클린턴 전 장관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 2013-06-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