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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용품 전문점 AK골프(대표 노희창)가 2021년 골프시즌에 발맞춰 ‘슈퍼 세일’을 진행한다. 전국 오프라인 직영매장뿐 아니라 온라인 공식 쇼핑몰에서도 할인된 가격에 인기 골프 용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슈퍼 세일’ 행사는 이달 18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총 32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 동안 전국 각지의 소비자들은 전 세계 인기 골프브랜드 클럽과 용품들을 최대 77%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세일 상품은 △서울 △분당 △일산 △광명 △안양 △인천 △부천 △수원 △수지 △광교 △안성 △남양주 △양주 △부산 △대구 △진주 △광양 △남악 △포항 △청주 등 AK골프 전국 39개 직영매장과 공식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각각 판매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특가로 만나볼 수 있는 상품들이 있다. 미즈노 ‘MX-70’과 캘러웨이 ‘X 포지드 스타 단조 아이언’, 코브라 ‘KING SZ’ 시리즈, 테일러메이드 ‘올 뉴 M2 HL’ 시리즈 전 상품, 클리브랜드 ‘헌팅턴 비치 소프트’ 퍼터 등이 대표적이다. 핑 미즈노 테일러메이드 마제스티의 캐디백, 보스턴백, 파우치 등 인기 골프백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단독 행사도 있다. AK골프는 오프라인 매장에 매장별 한정수량으로 진행되는 선착순 이벤트인 ‘통근할인 패키지’를 준비했다. 입문부터 중급까지 사용이 가능한 인기 조합 풀세트와 품목별 인기 상품으로 구성된 퍼펙트 쇼트게임 패키지 등이 마련돼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매 금액대별 상품권이나 품목별 특별 사은품도 증정해준다. 구매 시 최대 12개월 무이자할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가격 할인에 초점을 맞췄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무제한 5% 할인쿠폰’과 ‘국민카드 7% 즉시할인 행사’로 최대 15만 원까지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평일에는 특정 상품에 대한 ‘게릴라성’ 깜짝 할인 행사도 진행된다. AK골프 쇼핑몰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면 행사 시작 알림을 받아볼 수 있다. AK골프는 이번 행사 기간 중 경기 고양시(롯데아울렛 고양점)와 충북 청주시(롯데아울렛 청주점), 인천 연수구(LF스퀘어 인천점)에 신규 매장을 연다. AK골프는 1월 포항점을 시작으로 지난달 대구 성서점, 용인 수지점 등 올해만 6개 직영매장을 신규 오픈했다. AK골프 영업본부장인 성재현 이사는 “이 밖에 8∼10개 매장을 더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AK골프의 차별화된 혜택과 상품을 더 많은 고객들이 더 가까운 곳에서 직접 체험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상대가 아무리 강타자라도 신경 쓰지 마. 너 자신과 네 공만 믿어.” 한화 투수 주현상(29·사진)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앞서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에게 이런 조언을 들었다. 이날 경기는 2015년 프로 입단 후 내야수로 뛴 그가 지난해 투수로 전향한 후 처음 가진 공식 1군 무대였다. 4-3으로 앞선 8회말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한 그의 첫 상대는 두산 홈런 타자 김재환. 그는 패스트볼로 김재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후속 강승호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박계범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허용했지만 허경민을 내야 뜬공으로 잡아내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투구 수는 14개였다. 그의 투수 전향은 막연함 속에서 이뤄졌다. 군 제대 후 2019년 팀에 복귀하자 하주석, 정은원 등이 내야 주전으로 자리 잡고 있어 출전 기회를 잡기 힘들었다. 제대 1개월도 지나지 않았던 시점에 구단에서 투수 전향 의사를 물어왔다. 그는 “타자로서 마지막이란 생각에 아쉬움이 있었다”면서도 “‘투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돌이켜 보면 주현상의 야구인생은 계획보다는 뭔가에 이끌리는 대로 흘러왔다. 초등학교 시절 친형을 따라 야구부에 빵을 얻어먹으러 갔다가 감독의 눈에 띄어 야구를 시작했다. 평소 축구나 달리기에서 뛰어난 운동신경을 보였지만 어느새 야구에 더 재미가 붙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연고지 한화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구단에서는 청주고 시절 투수로도 활동한 주현상의 강한 어깨를 오래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다. 2016년 당시 정민태 투수 코치는 “만약 한화 투수진이 무너져서 나설 선수가 없으면 네가 투수를 해 볼 생각도 있느냐”며 넌지시 의사를 물어보기도 했다. 서른 가까운 나이에 투수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주현상의 이번 시즌 목표는 ‘몇 승, 몇 홀드’가 아니다. 1군 경기에 최대한 많이 나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 드리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다. 주현상은 자신의 최대 장점인 제구력을 활용해 영리한 볼 카운트 싸움을 해 나갈 계획이다. 로사도 코치도 “직구 회전수와 무브먼트가 아주 좋다”며 “되도록 초구를 잡아낸 뒤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며 공격적으로 던질 것”을 주문했다. ‘타자’ 주현상의 통산 성적은 118경기 타율 0.212, 0홈런, 12타점에 불과했다. 이제 백지로 시작하는 ‘투수’ 주현상은 어떤 기록을 남기게 될까. 그는 환한 웃음으로 이렇게 말했다. “아직 투수로서 주현상은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계속 던지면서 매일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습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메이저리그(MLB) 두 마무리 투수의 부상이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에게 상반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루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사진)은 선발 투수로서 부담이 늘었고,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양현종(33·텍사스)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토론토는 주전 마무리 투수 커비 예이츠(34)가 오른팔 굴곡근-회내근 염좌(인대 손상)로 당분간 마운드에 설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3주 전 주력 투수 네이트 피어슨의 사타구니 부상에 이어 마무리 투수까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에이스 류현진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는 모양새다. 특히 예이츠는 이틀 전까지만 해도 필라델피아와의 시범경기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마무리 투수로 최종 확정을 받았던 투수다. 2019년 샌디에이고에서 41세이브로 내셔널리그 세이브왕에 올랐던 예이츠는 올 시즌 토론토와 1년 550만 달러(약 62억 원)에 계약했다. 지난해에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6경기 등판에 그친 전력이 있어 우려스러웠는데 걱정이 그대로 현실이 돼버렸다. 토론토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뒷문을 잠가보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한 텍사스 마무리 투수 호세 레클레르크(28)의 전력 이탈은 양현종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영 텍사스 단장은 ”레클레르크는 아마 오랫동안 공을 던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 2019년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린 레클레르크는 지난해에도 어깨 부상으로 2경기 출전에 그친 바 있다. 최근에는 또 다른 핵심 불펜 조너선 에르난데스도 팔꿈치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불펜에 비상이 걸림에 따라 양현종에게는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은 “우리는 곧 시즌 개막을 맞이하게 된다. 한 달 이내에 우리가 믿고 의지할 수 있을 만한 마무리 투수 후보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사이디드는 “컨디션이 좋은 맷 부시가 마무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양현종 역시 지켜봐야 할 선수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격언이 있다. 프로야구 두산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는 이 말이 찰떡처럼 어울리는 친구인 듯하다. 23일 두산은 휠라와 의류용품 후원 및 광고 계약을 체결해 2024년까지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두산과 휠라는 1995년 처음 인연을 맺은 이래 ‘30년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국내 스포츠 사상 프로구단 최장 기간 후원 기록이다. 휠라는 야구단뿐 아니라 두산 핸드볼팀에 대한 지원도 동시에 진행한다. 휠라에 처음 손을 건넬 때만 해도 두산은 매력적인 파트너로 보긴 어려웠다. 1994년 정규시즌 성적은 8개 구단 중 7위로 최하위. 하지만 휠라와 손잡은 이듬해 김인식 감독 지휘하에 정규시즌 1위에 이어 13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서병덕 휠라 스포츠마케팅실 실장은 “두산은 어려운 시기마다 서로를 지탱해 준 형제 같은 구단”이라며 “앞으로도 선수단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격언이 있다. 프로야구 두산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는 이 말이 찰떡처럼 어울리는 친구인 듯 하다. 23일 두산은 휠라와 의류용품 후원 및 광고 계약을 체결해 2024년까지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두산과 휠라는 1995년 처음 인연을 맺은 이래 ‘30년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국내 스포츠 사상 프로구단 최장기간 후원 기록이다. 휠라는 야구단뿐 아니라 두산 핸드볼팀에 대한 지원도 동시에 진행한다. 휠라에 처음 손을 건넬 때만 해도 두산은 매력적인 파트너로 보긴 어려웠다. 1994년 정규시즌 성적은 8개 구단 중 7위로 최하위. 하지만 휠라와 손잡은 이듬해 김인식 감독 지휘 하에 정규시즌 1위에 이어 13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서병덕 휠라 스포츠마케팅실 실장은 “두산은 어려운 시기마다 서로를 지탱해준 형제 같은 구단”이라며 “앞으로도 선수단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전략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결전을 앞둔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의 두 에이스가 나란히 쾌투를 선보였다.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 두 투수의 맞대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루 몬스터’ 류현진(34·사진)이 속한 토론토가 다음 달 2일 뉴욕 양키스와의 2021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택한 전략은 ‘발톱 감추기’다.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양키스-토론토의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류현진은 대신 스프링캠프 내 다른 장소에서 열린 시뮬레이션 경기(실전처럼 타자를 세워두고 피칭하는 것)에 등판해 5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으로 역투했다. 투구 수는 77개로 개막전에 맞춰 개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전형적인 ‘류현진 피칭’”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몬토요 감독은 여전히 개막전 선발로 누구를 내세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반면 양키스는 정면 돌파로 상대 전력 파악에 무게를 실었다. 개막전에서 류현진과 맞대결이 유력한 에이스 게릿 콜(31)을 이날 시범경기 선발로 내세웠다. 5이닝 4피안타 1실점의 준수한 기록을 보인 콜은 8-3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3전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역대 투수 최고액인 9년간 3억2400만 달러(약 3661억 원)에 양키스로 이적한 콜은 현역 최고의 투수다운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같은 지구에 속한 토론토와 양키스는 올 시즌 19차례나 맞붙게 돼 투수와 타자가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다. 토론토는 정규시즌 전에 류현진을 상대 타자와 적게 만나도록 하고 있다. 류현진의 공에 익숙해지지 못하도록 만들 의도다. 반대로 양키스는 정공법을 택했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MLB.com은 “류현진이 개막전에 맞춰 완벽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올해도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면 2019년 이후 3년 연속이 된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인 2019년 애리조나와의 개막전에 등판해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토론토 이적 첫해인 지난해엔 탬파베이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3실점하며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한편 올해 처음 MLB에 진출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스플릿 계약으로 마이너리그에 입성한 양현종(33·텍사스)은 시범경기 3경기에 나서 6이닝 6피안타 8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3.00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미국 프로스포츠 매체 ‘팬사이디드’는 “양현종이 이닝보다 많은 삼진을 잡으며 타자들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그는 조용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반면 김하성(26·샌디에이고)은 아직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는 22일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6번 타자 3루수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3경기 연속 안타가 없다. 시범경기 타율은 0.103(13경기 29타수 3안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SSG 추신수는 “(김하성은) 시간이 필요하다. 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격세지감이죠, 하하. 벌써 10년이 넘었으니까요.” 한화의 차영학 구장관리팀 서산구장 관리사무소장이 9, 10일 열린 KIA와의 연습경기 중계를 보고 꺼낸 말이다. 차 소장은 과거 홍보팀 직원으로 일하며 KBO 구단 중 최초로 자체 중계를 시작한 주인공이다. 2011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당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중계를 제공했다. 시청 인원은 고작 100명 안팎이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구단 자체 중계 서비스인 유튜브 채널 ‘이글스TV’의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2만 명에 달한다. 팬들의 기대에 발맞춰 구단별 연습경기 중계 방식도 변하고 있다. 한화는 2010년경부터 문자로만 경기 결과를 안내하다 2011년부터 스마트폰 영상 송출을 시작했다. 이듬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시범경기에 캠코더 1대가 동원됐고, 2018년에는 중계차가 들어섰다. 지난해부터는 정민철 단장이 직접 해설을 맡고 있다. 이처럼 KBO리그에는 연습경기 자체 중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2013년 카메라 1대로 연습경기 중계를 시작한 키움은 2016년부터 카메라를 4대로 늘렸다. 주요 장면 리플레이 등 실제 정규시즌 중계방송과 유사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는 홍원기 신임 감독이 직접 해설자로 나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NC는 키움보다 2년 늦은 2015년부터 연습경기 중계에 뛰어들었다. 당시 구단 아나운서 1명과 카메라 1대만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전문 캐스터와 스카우트팀장의 해설을 곁들이고 카메라도 8대까지 늘리면서 시청자 수가 2배가량 증가했다. 일부 구단에서는 모기업의 도움을 활용하기도 한다. 2016년 스마트폰 1대로 중계를 시작한 롯데는 올해 그룹 계열사인 롯데홈쇼핑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연습경기를 중계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정규시즌 경기 입장권과 신발, 의류 등 구단에서 특별히 제작한 상품까지 판매한다. KT는 통신회사인 모기업의 송출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KT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Seezn)’을 통해 영상을 송출하면서 팬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올해는 4개 종류의 HD급 고화질 장면으로 실제 중계방송과 동일한 투구 장면을 제공하고 있다. 내·외야, 더그아웃에 전문 중계장비를 설치해 화면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다. LG는 지난해 오키나와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LG유플러스 기술팀을 도입하는 방안을 계획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무산된 바 있다. 삼성은 2019년 오키나와에서 카메라 1대로 중계를 시작했다. 최근 카메라를 6대까지 늘린 삼성은 1, 3, 5, 7회가 끝날 때마다 무료로 19개 업체의 광고를 노출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14일에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TV’에 특별 해설자로 나섰다. 그는 “동시 접속자 수 2만 명, 구독자 수 10만 명을 넘으면 유니폼과 배트에 친필 사인을 해 내놓겠다”고 공약했다. 이날 동시 접속자 수는 1만5000여 명, 구독자 수는 9만300여 명이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아휴! 딸 같아서 그러지.” 2013년 서울 강남의 한 당구장. 당구를 치던 한 중년 남성이 음료를 서빙하던 1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의 등을 쓰다듬으며 건넨 말이다. 매일 5시간씩 시급 5500원을 받으며 닉네임 ‘뽀로로’라 불리던 이 여성은 8년 뒤 당구 퀸이 된다. 최근 끝난 여자프로당구(LPBA) 월드챔피언십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우승 상금 1억 원까지 거머쥔 김세연(26·TAS·사진)이다. 그는 “여성 당구인이 많지 않던 시절 당구를 배우면서 몸을 함부로 만지며 성추행을 하거나 반말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게 열심히 해서 유명해져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키 158cm의 가녀린 체구에 양쪽 귀가 모두 보일 정도로 짧게 친 쇼트커트가 인상적인 김세연은 동안이라 가끔 중학생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사각의 당구대를 호령하는 당구 퀸이다.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당구대 닦는 ‘걸레’ 대신 ‘큐’를 들다 8년 전 18세 김세연은 말 그대로 ‘당알못’(당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편의점, 피자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당구장 아르바이트가 편하다”라는 친구 소개로 당구와 인연을 맺었다. 매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30번 넘게 테이블을 닦고, 음료를 서빙하고, 계산을 도왔다. 약 2개월이 지난 어느 날 공을 쳐볼 기회가 생겼다. 그 모습이 기특했던지 당구장 사장이 100만 원 상당의 개인 큐를 빌려주기도 했다. 아르바이트 시작 한두 시간 전부터 당구장에 나와 동호회 사람들과 공을 쳤다. 밤새 치다가 이튿날 아침 해가 뜨는 모습을 볼 정도로 당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당구의 길은 무궁무진하다. 칠 때마다 항상 다른 위치에 있는 공을 칠 수 있어 늘 새롭다. 내가 의도한 대로 공이 맞아 들어갈 때면 온몸이 짜릿하다.” 2017년 다니던 대학을 중퇴한 뒤 선수 등록을 했다.○ 슬럼프 이겨낸 원동력은 ‘사랑’ 2019∼2020시즌 PBA-LPBA 출범 직후 처음 열린 파나소닉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연거푸 예선 탈락했다. 1년 가까이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실망감에 당구를 포기할까도 싶었다. 그래도 주위의 애정 어린 조언에 다시 큐를 잡았다. 김병호 프로는 수강료도 없이 지도를 해줬다. 김 프로는 LPBA 동료인 김보미의 부친이라 자신도 ‘아버지’라 부르며 따랐다. 김 프로는 그에게 “지금 급한 건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라며 “이미 지나간 실수를 더 이상 후회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진심이 담긴 이 한마디가 그의 마음을 후벼 팠다. 2020∼2021시즌 첫 대회인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그는 예선을 통과해 16강 본선 문턱을 넘어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두 달 뒤 TS샴푸 챔피언십에서는 개인 통산 첫 LPBA 우승을 차지했다.○ “내 인생, 당구와 평생을” 그는 좋은 성적을 내는 것뿐 아니라 당구에 대한 열정으로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저 선수는 정말 당구를 사랑하는 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그는 죽을 때까지 큐를 잡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당구를 향한 열정이 뜨겁다. 경쟁자이기도 한 동료 선수들까지 성원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의욕이 넘쳤다.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직전 동료 김민아가 보낸 ‘준비됐지? 믿는다’라는 짤막한 문자는 아직도 그의 마음속에서 잊히지 않고 있다. “동료들이 부러워하기만 하고 나를 응원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진심으로 내가 우승하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니 너무 고마웠다. 난 정말 축복받은 사람인 것 같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아휴! 딸 같아서 그러지.” 2013년 서울 서초구의 한 당구장. 당구 동호회인 중장년 남성이 음료를 서빙하던 1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의 등을 쓰다듬으며 건넨 말이다. 매일 5시간씩 시급 5500원을 받으며 닉네임 ‘뽀로로’라 불리던 이 여성은 8년 뒤 여자프로당구(LPBA) 정상에 오른 김세연(26·TAS)이다. 그는 “여성 당구인이 많지 않던 시절 당구를 배우면서 몸을 함부로 만지며 성추행을 하거나 반말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게 열심히 해서 유명해져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세연은 6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김가영을 물리치며 2020~2021시즌 LPBA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키 158cm에 가녀린 몸, 양쪽 귀가 모두 보일 정도로 짧게 친 숏컷이 인상적인 그는 동안인 얼굴 덕분에 가끔 중학생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이제 당구를 하는 그 어떤 선수나 동호인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LPBA 정상’의 위치에 올라섰다. 물론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당구대 닦는 ‘걸레’ 대신 ‘큐대’를 들다8년 전인 18세 김세연은 말 그대로 ‘당알못(당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활동적인 성격으로 중고등학교 시절 남자 학생들과 어울려 축구공을 차며 지냈다. 편의점, 피자집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2~3개월씩 하던 그는 “당구장 아르바이트가 편하다”라는 친구들 소개로 당구장을 찾았다. 매일 오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30번 넘게 테이블을 닦고, 음료를 서빙하고, 손님들 계산을 도왔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약 2개월이 지난 어느 날. 당구장을 찾은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공을 쳐볼 기회를 갖게 됐다. 관심을 갖고 배워보려는 모습이 기특했던 당구장 사장은 “부담없이 쳐보라”며 100만 원 상당의 개인 큐대를 빌려주기도 했다. 아르바이트 시작 한두시간 전부터 당구장에 나와 동호회 사람들과 공을 쳤다. 흠뻑 빠져 공을 치다가 이튿날 오전 5시에 아침 해가 뜨는 모습을 보는 일도 다반사였다. 당구는 그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몸을 많이 사용하는 활동적인 스포츠는 아니지만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그는 “당구의 길은 무궁무진하다. 칠 때마다 1mm라도 다른 배치가 나와 초구 빼고는 항상 다른 위치에 있는 공을 칠 수 있어 늘 새롭다”며 “내가 의도했던대로 공이 맞아들어갈 때면 온 몸이 짜릿하다”고 말했다. 2017년 당구를 업으로 삼기로 결심하고, 다니던 대학을 중퇴한 뒤 선수 등록을 했다.● 슬럼프 이겨낸 원동력은 ‘사랑’프로의 길로 들어선 그는 얼마가지 않아 슬럼프에 빠졌다. 2019~2020시즌 PBA-LPBA 출범 직후 처음 열린 파나소닉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대회에서 연거푸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년 가량 본선 진출이 가로막히자 자신의 능력은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어 당구를 포기하고 싶었다. 그를 붙잡아준 건 주위의 애정 어린 조언이었다. 수강료도 없이 그의 지도를 도맡아 온 사람은 김병호 프로. 같은 LPBA 동료인 김보미 선수의 부친이기도 해 줄곧 ‘아버지’라 부르며 따랐다. 한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여온 그에게 김병호 프로는 “지금 급한 건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라며 “이미 지나간 실수를 더 이상 후회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조금은 진부했지만 진심이 가득 담긴 이 한 마디는 그의 마음을 후벼팠다. 2020~2021시즌 첫 대회인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그는 훨훨 날기 시작했다. 예선을 통과해 16강 본선 문턱을 넘어섰다. 두 달 뒤 열린 TS샴푸 챔피언십에서는 개인 통산 첫 LPBA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아니나 다를까 득점을 못해서 또 자책하려는 순간들이 있었다. 조언을 기억하면서 부담을 내려놓고 하니까 신기하게 공이 잘 맞아들어갔다”고 말했다.● “내 인생, 당구와 평생을”그는 자신이 본받고 닮아야 할 선수로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상대였던 김가영(38·신한금융투자)을 꼽았다. 김가영은 상금 랭킹 3위(3100만 원)로 1위인 그(1억2075만 원)보다 뒤져 있지만 대회마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는 “기복 없이 항상 좋은 모습을 보이는 김가영의 면모를 닮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당구인으로서 그는 목표가 있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것뿐 아니라 당구에 대한 열정으로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는 “저보다 나이 많은 선수뿐 아니라 저보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당구에 대한 열정으로 존경을 받고 싶다. ‘저 선수는 정말 당구를 사랑하는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구와 한 평생을 함께 할 생각이다. 경쟁자인 동료 선수들이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확신은 더욱 굳어졌다. 월드챔피언십 결승전 직전 동료 김민아가 보낸 ‘준비됐지? 믿는다’라는 짤막한 문자는 아직도 그의 마음 속에서 잊히지 않고 있다. 절친 강지은과 ‘여제’ 이미래 등 동료도 ‘내 몫까지 해달라’며 힘을 보탰다. 그는 “동료들 입장에서 그저 부러워하기만 하고 나를 응원해주지 않을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진심으로 내 우승을 바라주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고마웠다”며 “난 정말 축복받은 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KB스타즈가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대들보 센터 박지수(23·196cm)가 그 중심에 있었다.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2위 KB스타즈가 11일 안방인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삼성생명(4위)을 82-75로 이겼다. 적지 용인에서 치른 1, 2차전에서 모두 패한 KB스타즈는 홈에서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청주는 여자농구 인기가 높기로 유명하다. 이날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경기장 전체 수용 인원 3825석 중 30%인 900명이 입장했다. 수도권인 용인에서는 10%인 160명까지만 입장이 가능했다. 1, 2차전에서 삼성생명 수비에 꽁꽁 묶였던 박지수의 발이 풀리면서 KB스타즈의 공격에도 활력이 붙었다. 이날 박지수는 자신의 챔피언결정전 최다인 30득점에 1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박지수는 “안방에서는 상대에게 절대 우승 축포를 내주기 싫었다. 정말 많이 힘든데, 오늘 지면 나중에 더 뛰고 싶어도 못 뛴다는 걸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박지수가 맹활약한 데에는 심성영의 영향도 컸다. 심성영은 3점슛 5개를 앞세워 25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심성영은 9일 2차전에서는 7득점에 그친 반면 실책은 8개나 범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심성영은 “오랜만에 팬들이 많이 와 응원해 주니까 정말 힘이 많이 됐다. 모두 지치고 부상도 있지만 다음 경기에서도 한 발 더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2차전이 끝나고 성영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줘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4차전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KB스타즈는 1, 2차전 때 패인으로 지적됐던 턴오버 개수를 크게 줄인 것도 승인이었다. 1차전 15개, 2차전 22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자멸했던 KB스타즈는 3차전에서는 9개로 실책을 크게 줄였다. 1차전에 7개 턴오버를 냈던 박지수는 이날 3개로 줄였고, 심성영의 턴오버는 ‘0’이었다. 우승 확정의 기회를 다음 경기로 넘긴 삼성생명도 소득은 있었다. 3쿼터 초반 김보미가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교체 투입돼 들어온 이명관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14분 15초만 뛰고도 3점슛 3개를 포함해 13득점을 기록하며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살려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명관이가 제 역할을 해주면서 (김보미의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4차전에서 상황에 따라 (이명관의) 기용 시간을 더 늘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청주=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올해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루키’ 김하성(26·샌디에이고·사진)과 양현종(33·텍사스)은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될 수 있을까. 김하성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10일 현지 매체 ‘이스트 빌리지 타임스’는 “김하성은 스피드와 파워를 조화롭게 지닌 선수”라면서 “도루 10∼15개와 외야수 사이를 가로지르는 장타로 상대 팀을 놀라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역시 김하성이 내야 백업으로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타격에 일부 수정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매체는 “메이저리그의 빠른 직구에 대처하기 위해 ‘레그킥’(타격할 때 발을 들었다 내리는 동작)과 타격 타이밍 잡는 방법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현종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9일 미국 스포츠 전문 언론 ‘디 애슬레틱’은 “처음 개막전 명단 예상 때는 메이저리그 등판을 100% 확신했지만, 지금은 불펜에 남을 가능성도 어려워 보인다”며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 임시 선발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반면 10일 MLB.com은 양현종이 왼손 불펜 투수로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빅리그에 잔류할 것으로 내다봤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삼성생명이 ‘승률 100%’의 기회를 잡았다. 삼성생명은 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2차전에서 KB스타즈를 연장 승부까지 가는 접전 끝에 84-83, 1점 차이로 꺾고 2승 고지를 밟았다. 삼성생명은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단 1경기만 남겨 놨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 연승을 거둔 팀이 우승할 확률은 100%다. 우리은행(5회), 신한은행(5회), KB스타즈(1회)를 비롯해 삼성생명도 2006년 1, 2차전을 연달아 이긴 뒤 3, 4차전을 내줬지만 5차전에서 이기며 챔피언에 올랐다. 이날 삼성생명은 윤예빈이 21득점 3리바운드 4스틸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여기에 김한별이 19득점 7리바운드, 김보미가 14득점 6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이날 최우수선수(MVP)로 18득점을 올린 배혜윤이 선정됐다. 반면 KB스타즈 박지수는 20득점 16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3쿼터에 14점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50-62로 크게 뒤진 채 시작한 4쿼터 초반 삼성생명은 KB스타즈를 약 6분간 무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그 사이 교체 투입된 신이슬이 대담하게 3점슛을 꽂아 넣으며 팀 공격에 신호탄을 쐈다. 이어 윤예빈의 추가 득점에 김한별이 박지수의 공을 뺏어 배혜윤의 득점까지 이어지면서 67-66 역전에 성공했다. KB스타즈도 4쿼터 후반 집중력을 끌어모으며 착실히 따라붙은 끝에 74-74로 4쿼터를 마쳤다. 연장 승부에서도 접전이 이어졌다. 78-81로 뒤진 삼성생명은 신이슬의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연장 종료 6초를 남기고 갈렸다. 82-83으로 1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공격권을 쥔 삼성생명은 김한별을 마지막 슈터로 택했다. 김한별은 0.8초를 앞두고 골밑 슛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경기 뒤 김한별의 결승 득점에 대해 “원래 스타일대로 갔다. 한별이가 운 좋게 잘 마무리해 줬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11일 3차전을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경기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배혜윤은 “김한별, 김보미 등 팀 내 언니들이 힘들어하니까 3차전에서 (승부를) 끝내고 싶다”며 “이번에 우승컵을 가져와 정규리그 4위 팀도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이닝을 거듭하면서 지난 시즌 좋았던 공을 찾아가는 것 같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사진)은 2021년 두 번째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등판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2경기 연속 최악의 투구 내용을 보였지만 ‘절망’보다는 ‘희망’을 언급했다. 그는 “저번(경기)보다는 좋은 밸런스를 찾아서 다음 경기에 대한 희망이 생겼다. 차근차근 더 많은 이닝을 던지면서 정규시즌에 맞춰 몸 컨디션을 100%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9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열린 마이애미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와 3분의 1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첫 시범경기였던 4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3분의 2이닝 4피안타 2볼넷 4실점)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부진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두 경기 연속 시속 140km대 초반에 머물렀고, 제구도 불안정했다. 그럼에도 ‘희망’을 말한 건 경기력이 나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도 김광현은 첫 등판 때처럼 메이저리그 특별 규정을 활용해 ‘한 경기 두 차례 등판’했다. 김광현은 1회초 연속 안타와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에 몰렸다. 4번 타자 개릿 쿠퍼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한 김광현은 후속 타자를 삼진, 뜬공으로 잡아낸 뒤 후니오르 페르난데스와 교체됐다. 페르난데스가 2타점 2루타를 허용해 김광현의 실점은 4점으로 올라갔다. 김광현은 2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초에는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뜬공, 삼진으로 처리한 뒤 로엘 라미레스로 교체됐다. 7-7로 비기면서 패전은 면했지만 김광현의 2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21.00, 피안타율은 0.566에 달한다. 그는 “첫 이닝 던질 때는 마음의 준비가 덜 됐던 것 같다. (강판 뒤) 더그아웃에서 지난해 어떻게 던졌는지 생각했고, 세 번째 이닝에 와서는 예전과 같은 슬라이더를 던져 마지막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을 3선발로 생각하고 있는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KK(김광현의 별명)가 1회 강판 이후로 흐름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야 자신의 본모습이 나온 것 같았다”고 여전한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앞으로는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세 번째 경기에서도 이번과 같은 경기력이 나온다면 (팀의)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선수 스스로 ‘올해 내가 왜 이럴까’ 하는 자괴감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나는 재능 없는 선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신이 내게 준 선물이었습니다.” 올해부터 프로야구 한화를 이끄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49·베네수엘라·사진)의 선수 시절 기록은 마이너리그 5시즌(1991∼1995년) 동안 타율 0.237, 104타점, 2홈런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그 시절은 보물과도 같은 경험이었다. 8일 대전에서 만난 그는 “나는 투수가 홈런을 맞았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타자는 타격 전에 배트를 어떻게 쥐는 버릇이 있는지 등 사소한 모습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무명 시절 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작은 실수 하나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던 습관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평범한 선수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육성 전문가’다. 2001년부터 약 20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배출한 메이저리거만 열 손가락을 넘는다. 그들은 모두 처음엔 주목받지 못했던 선수들이었다. 두산 에이스로 맹활약했던 조시 린드블럼(밀워키)이 대표적이다. 2008년 마이너리그에 데뷔해 3년간 눈에 띄는 활약이 없었지만 수베로 감독은 그의 성장 가능성을 포착했다. 이언 킨슬러(은퇴)도 마이너리그 시절 수베로 감독의 손을 거쳐 메이저리그(MLB) 대표 2루수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꼴찌 한화가 수베로 감독을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이미 빛나는 ‘스타급’ 선수나 팀에는 별 관심이 없다. KBO 1위 팀과 한화 두 구단에서 제안이 왔다 하더라도 망설임 없이 한화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했다. 수베로 감독의 ‘육성법’은 조금 독특하다. 통상 유망주를 키우기 위해서는 잘하는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준다. 하지만 그는 1군의 백업 선수뿐 아니라 2군으로 강등된 선수까지 동등한 출전 경기 수를 보장한다. 그는 “재능이 있건 없건 모든 선수에게 정성을 쏟아붓는 게 나만의 육성 기술이라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어쩌면 이 같은 수베로 감독의 철학이 벌써 한화에 스며들었는지도 모른다. 한화는 5, 6일 이틀간 열린 키움과의 연습경기에서 6-0, 8-0 연승을 거뒀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렇게 약속했다. “이번 시즌 가을야구에 갈 수 있다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걸 100% 다 쏟아붓겠습니다.”대전=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여자프로농구 김한별(35·삼성생명)이 이름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정규리그 4위 삼성생명이 7일 홈 코트인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KB스타즈(2위)를 76-71로 이겼다. 김한별이 3점슛 8개 중 5개를 성공시키는 등 30득점 6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운 그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배혜윤(18득점 10리바운드)과 김단비(11득점)도 10점 이상을 넣었다.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과의 4강전에서 1패 후 2연승으로 시리즈를 통과하는 이변을 일으킨 삼성생명은 이날 매 쿼터가 끝날 때마다 단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으며 예상 밖의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선수들에게 고맙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임 감독은 “김한별이 완벽하게 해줬다. 공격 주문에서 소화가 잘됐다”며 “배혜윤은 일찍 3파울에 걸렸지만 관리를 잘할 것으로 기대하고 빼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KB스타즈는 ‘국보급 센터’ 박지수가 23득점 9리바운드로 버텼지만 김한별 배혜윤 등을 내세운 삼성생명 수비의 강한 압박에 2쿼터부터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닥친 모습을 보여줬다. 2019∼2020시즌부터 35경기(이번 시즌 정규리그 30경기, 플레이오프 2경기) 연속으로 이어온 더블더블 행진도 이날 리바운드 개수가 1개 모자라면서 제동이 걸렸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첫 승을 거뒀던 팀이 우승한 확률은 67.8%다. 1, 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100% 우승했다. 2차전은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날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경기장 전체 수용 인원(1625명) 중 10% 이내인 160명이 관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첫 유관중 경기였다. 160석은 4일 온라인 예매가 시작된 직후 하루 만에 매진됐다. 많은 관중은 아니었지만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김한별은 “모처럼 팬들이 오셔서 더욱 힘이 났다. 정규리그에서 부상으로 쉰 경기가 많아 몸 상태가 이제 올라오는 것 같다”며 의욕을 보였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프로당구(PBA-LPBA) 사상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이 걸린 2020∼2021시즌 왕중왕전 챔피언이 탄생했다. 스페인의 다비드 사파타(29·블루원엔젤스)는 6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라이벌 강동궁(41·SK위너스)을 5-4(10-15, 15-6, 15-14, 8-15, 15-13, 8-15, 15-6, 10-15, 15-4)로 꺾고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019년 PBA 6차전 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강동궁을 만나 아쉽게 우승을 내줬던 데 대해 확실한 설욕을 했다. 사파타는 경기 후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렸다. 13세 때 집 앞 당구장에서 스리쿠션 당구를 처음 접하며 당구와 인연을 맺은 그는 16년간 공식 대회에서 단 한 번의 우승 경험도 없었다. 개인 통산 첫 우승이자 PBA 역사상 가장 큰 대회에서 가장 많은 우승 상금(3억 원)을 받으면서 그는 상금 랭킹 28위(650만 원)에서 순식간에 1위로 뛰어올랐다. 그동안 그는 같은 스페인 출신인 지난해 PBA 랭킹 1위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 지난해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우승자 하비에르 팔라존에 비해 그 존재가 가려 있었다. 소속 팀도 플레이오프(PO)에서 떨어지는 등 부진한 성적으로 그는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LPBA 김세연(26·TAS)은 김가영(38·신한금융투자)에게 4-2(11-7, 8-11, 3-11, 11-10, 11-4, 11-9)로 이기며 LPBA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1억 원으로 상금 랭킹 3위(2075만 원)에서 1위로 올라섰다. 2013년 당구장 아르바이트로 처음 큐대를 잡은 김세연은 2017년 첫 선수 등록을 마친 뒤 지난해 9월 TS샴푸 챔피언십 결승에서 처음 정상에 올랐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주니어 시절 ‘제2의 안현수’라고 평가받았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 임효준(25)이 안현수(36)의 길을 따라가게 됐다. 2014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 국적을 취득해 빅토르 안이 됐던 안현수처럼 임효준 역시 2022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중국 선수 린샤오쥔(林孝俊)이 됐기 때문이다. 임효준은 시니어 첫 시즌이던 2018 평창 대회 때 1500m 우승으로 한국 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500m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빙상계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6일 “임효준이 중국빙상경기연맹의 제안을 받아 지난해 연말 특별 귀화 절차를 마쳤다”며 “특별 귀화를 통해 중국 국적을 얻었기 때문에 중국 대표팀에 합류해 국제대회에 나서는 데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평창 대회 때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선태 감독(45)이 지휘하고 있다. 빅토르 안도 코치로 합류한 상태다. 임효준이 중국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강제추행 혐의로 태극마크를 달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임효준은 2019년 진천선수촌에서 대표팀 선수들과 암벽 등반 훈련을 하던 도중 앞서 가던 후배 선수 A의 반바지를 벗겨 둔부를 노출시켰다. 이 사건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임효준에게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고 A가 임효준을 형사 고발하면서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1심 재판부는 임효준에게 벌금 300만 원과 성폭력 치료 40시간을 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27일 2심 재판부에서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임효준은 소속 실업팀에서 나온 뒤 대회는 물론이고 연습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도 잃었다. 2019∼2020시즌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2020∼2021시즌 대표팀 선발전 출전 자격도 사라졌다. 두 시즌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 게다가 언제 나올지 모를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베이징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도 나설 수 없다. 임효준의 에이전트 업무를 맡고 있는 브리온컴퍼니는 “재판과 빙상연맹의 징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임효준은 한국 대표로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꿈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한국 어느 곳에서도 훈련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사정을 접한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지도자의 권유로 중국으로 건너가 훈련을 하기도 했다. 빙상선수로서 다시 스케이트를 신고 운동할 방법만 고민하다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임효준의 중국 귀화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중국인 누리꾼은 “중국은 이런 행실을 한 선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비판했다. 반면 “한국의 뛰어난 쇼트트랙 스킬은 본받을 만하다. 임효준을 영입해 중국 쇼트트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의 인물 백과사전 댓글에는 “임효준은 이제 중국 사람이다. ‘한국인’으로 나와 있는 인물 정보를 수정해 달라”는 의견이 달리기도 했다. 중국스케이트협회(CSA)는 7일 현재까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올림픽 개최국이 전력 강화를 위해 다른 나라 선수를 귀화시켜 자국 선수로 내보내는 건 낯선 일이 아니다. 겨울스포츠 강국 러시아도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표선수 213명 중 14명(6.6%)을 영입 선수로 꾸렸다. 평창올림픽 한국 대표 144명 중 19명(13.2%)도 귀화 선수였다. 특히 한국은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 24개, 은 13개, 동 11개 등을 따낸 최다 메달 국가라 한국 쇼트트랙 선수에 대한 수요가 높다. 러시아(빅토르 안), 카자흐스탄(김영아), 싱가포르(전이경 감독), 프랑스(조항민 전 감독), 미국(장권옥 전 감독) 등에서 한국 지도자 또는 선수를 영입했다.황규인 kini@donga.com·강동웅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양현종(33·텍사스)이 꿈에 그리던 빅 리그 첫 마운드에 오른다. 유력한 우승 후보 1순위 LA 다저스의 타선을 상대로 공을 던진다. 텍사스가 7일 공개한 투수진 운영 계획에 따르면 양현종은 8일 오전 5시 5분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LA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 구원 투수로 등판한다. 양현종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1이닝의 기회가 주어진다. 선발 등판이 예정된 마이크 폴티네비치와 한국계 투수 데닝 더닝, 카일 코디가 각각 연달아 2이닝을 소화한 뒤 양현종이 출전한다. 1이닝 투구 뒤에는 조던 라일스에게 1이닝을 넘겨준다. 이번 1이닝은 양현종이 가졌던 이전의 그 어떤 1이닝보다 무거운 의미를 갖는다. KBO리그의 수많은 손길을 뿌리치고 초청선수 자격으로 텍사스에 온 만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는 시범경기에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만약 첫 시범경기부터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앞으로 추가 기회가 몇 차례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양현종은 누구보다 빠르게 몸을 예열해왔다. 뒤늦은 스플릿 계약으로 지난달 24일 캠프에 합류했고, 26일과 이달 1일 두 차례 불펜에서 공을 던진 뒤 4일 처음 라이브피칭을 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퓨처스(2군)와의 연습경기에 한화 선발 투수로 닉 킹험(30·미국)이 나섰다. 1사 1, 2루 위기에서 유격수 앞 땅볼로 더블플레이를 이끌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그는 2회에도 실점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한화 유튜브 생중계 해설을 맡은 김희준 한화 외국인 스카우트 담당은 “긴장이 풀리면서 제구가 확실히 잘 형성되고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한화 유니폼을 새로 입은 킹험은 주목받는 외국인 선수 중 하나다. 그가 지난해 SK에서 쓴 불명예 때문이다. 2020시즌 SK에서 첫 한국프로야구(KBO) 무대를 밟은 그는 팔꿈치 부상으로 2경기 출전에 그치며 방출됐다. 이후 수술대에 올랐다. 일각에서는 그의 ‘직업정신’을 문제 삼기도 했다. 지난해 부상이 투구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되었음에도 계속 불편함을 호소했다는 것. 그런 그를 한화가 영입하자 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그는 2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32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를 기록했다. 압도적이진 않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49·베네수엘라)은 “뒤로 갈수록 경기 운영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주변의 우려를 그 자신은 잘 알고 있다. 1월 구단 등록명을 ‘킹엄’에서 ‘킹험’으로 바꾸는 일종의 개명(改名)까지 했다. 넥센의 에릭 해커 등 KBO에서 등록명을 바꾼 선수들이 개명 후 성적이 좋아진 사례를 참고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한국에서 야구가 끝났다’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두 번째 기회를 얻은 그는 팀에 빠르게 녹아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날 마운드에 등판하며 ‘한국식’으로 고개를 숙여 선수들에게 인사했다. 공수 교체 때는 동료의 등을 토닥이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여줬다.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는 “현재 킹험의 훈련 태도는 흠잡을 데 없고, 누구보다 열심히 시즌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킹험은 이날 경기력에 대해 “구속 150km는 정말 중요한 경기를 위해 아껴놨다”는 재치 있는 답을 내놓았다. 이제 그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생각이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에서 간절함이 느껴졌다. “모든 구종이 최고인 투수가 되겠다. 투 스트라이크에 몰린 타자가 내 다음 공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도록 말이다.”대전=강동웅 leper@donga.com / 강홍구 기자}

“박지수(23·KB스타즈)가 워낙 군계일학이라서요. 막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자프로농구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7일 2020∼2021시즌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을 앞두고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전날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을 꺾고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기쁨보다는 우려가 앞서는 듯 보였다. KB스타즈는 ‘박지수 활용법’을, 삼성생명은 ‘박지수 공략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번 시즌 챔피언 자리가 박지수에게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생명은 ‘두 마리 토끼’ 대신 ‘한 마리 토끼’만 잡겠다는 생각이다. 한 토끼가 박지수라면 다른 토끼는 박지수를 제외한 나머지 공격수다. 그만큼 박지수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임 감독은 “어차피 모든 선수를 다 막을 수는 없다. 박지수든 나머지 공격수들이든 한쪽의 득점을 허용한다면, 다른 한쪽의 득점은 철저히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스타즈도 박지수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박지수에 대한 더블팀 수비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박지수를 활용해 다른 공격을 활성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김한별의 집중적인 박지수 견제 우려도 있었다. 손대범 KBSN 해설위원은 “김한별은 워낙 힘이 좋고 노련하다. 박지수에 대한 견제뿐 아니라 단독 돌파로 파울도 잘 얻어내는 선수이기 때문에 KB스타즈 입장에서는 김한별 견제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보다 플레이오프(PO)를 하루 먼저 끝낸 KB스타즈는 체력 비축에 보다 유리하다. 3일과 4일 오전까지 온전히 휴식을 취한 KB스타즈는 4일 오후 간단한 몸 풀기로 시작해서 5, 6일 이틀간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삼성생명은 4일 하루만 쉰 뒤 5일부터 바로 훈련에 들어간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올해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경기 중 첫 유관중 경기로 진행된다. 삼성생명의 용인실내체육관은 수도권 지역에 해당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전체 수용 인원의 10%만 입장할 수 있다. 비수도권에 위치한 KB스타즈의 청주체육관은 입장 인원이 30%까지 허용된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티켓 구매는 온라인 예매로만 할 수 있다.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