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이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를 반입할 때 건별로 허가를 받도록 규정을 바꿨다고 2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날 로이터와 미 연방 관보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 등이 중국 생산시설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장비를 들여올 때 일일이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도록 한 포괄적 허가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등은 미국산 장비를 중국 공장에 들여올 때마다 건별로 미 상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조치는 관보 게시 120일 이후부터 발효된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번 조치로 중국 공장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상위 5개 기업 중 미국 기업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MAT), 램리서치, KLA 등 3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낸드 공장과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다롄에 각각 D램, 낸드 공장을 두고 있고 충칭에서 패키징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말이 건별 허가지 앞으로 미중 관계에 따라 안보 등의 이유를 내세워 반입을 아예 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한국 기업을 추격하는 중국 기업들이 자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앉을 예정이라고 크렘린궁이 29일(현지 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시 주석과 회담할 계획이며, 김 위원장과의 회담도 추진하는 등 북·중·러 밀착이 극대화되는 분위기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진행되는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을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톈진에서 개최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이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 주석과 회담하고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한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은 행사의 주빈이기 때문에 시 주석의 오른쪽에 앉을 예정이며 시 주석의 왼쪽에는 김 위원장이 참석한다”고 설명했다. 북·중·러 정상이 한 자리에 나란히 앉는 장면이 연출된다는 의미다. 그는 중국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따로 회담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두 정상은 2023년 9월과 지난해 6월 만난 바 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방중 기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등 10여 명의 정상과 회담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국가들의 최고 지도자들이 모이면서 ‘반미 연대’ 성향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이터는 이들 국가를 서방 주도의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격변의 축’ 국가로 지칭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대미 관세 협상을 책임진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일본 경제재생상이 28일 급작스레 미국 방문을 취소한 건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로부터 자국산 쌀 수입 확대와 농산물 관세 인하를 행정명령에 담겠다는 의사를 전달받고 일본 정부가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는 것이다.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앞서 일본은 지난 달 22일 미국산 쌀 수입 확대 등에 합의했지만,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일본의 행정행위를 기재하는 건 내정 간섭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이 전날 오전 추가 협상을 위한 방미를 전격 취소했다.지난달 일본은 쌀과 자동차 추가 개방,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5500억 달러(약 758조 원) 투자 등을 조건으로 상호관세율과 자동차 관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공동문서를 남기지 않아 각각 자국에 유리한 내용을 앞세우는 등 견해 차를 보여 왔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번 방미에서 대미 투자 관련 세부사항을 담은 문서를 만들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공동문서에 법적 구속력이 없고 내용에도 양국 간 큰 이견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그는 이 문서에 서명하는 대신 미국의 일본 자동차 관세 인하 조기 시행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미국은 일본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지만 시행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무적으로 논의해야 할 점이 있다는 것이 판명됐다”며 “실무급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중국이 미국의 인공지능(AI) 전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년 AI 반도체의 생산량을 현재의 3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캠브리콘을 필두로 화웨이, SMIC, CXMT, 나우라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반도체 자강(自强)’을 위해 대대적인 생산 확충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 또한 최근 기업들에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를 위해 출시한 저사양 AI 칩 ‘H20’의 구매를 자제하라”고 권고하며 ‘자강’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초 ‘챗GPT’에 맞서 자체 AI 서비스 ‘딥시크’를 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중국이 생성형 AI 모델을 자체 구축하는 것을 넘어 이를 자체 하드웨어로 구동하려 하면서 엔비디아가 지배해 온 AI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화웨이-SMIC가 생산 확대 주도 FT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올해 말까지 AI 칩 생산 전용 공장에서 제조를 시작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내년엔 두 개의 AI 칩 생산 시설을 더 가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현재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SMIC의 생산량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SMIC 또한 내년 중국에서 가장 발전된 양산형 칩인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생산 용량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SMIC의 최대 고객사는 화웨이다. 메타엑스 등 소규모 중국 칩 설계업체도 SMIC에 칩 제조를 맡기고 있다. 한 중국 반도체 업계 임원은 FT에 “이런 생산 능력 확대가 현실화하면 중국 내 반도체 공급이 충분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중국 당국 역시 첨단 제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반도체 자립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19년 15%에 불과했지만 올해 2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중저사양 AI 칩 설계 및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의 제조공장 증설을 두고 ‘중국 자체 AI 칩 생산의 시발점’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세 전쟁 과정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레버리지 삼아 압박한 게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올 4월 H20의 중국 수출을 규제했다가 최근 해제했다.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칩 ‘블랙웰’ 또한 일부 성능을 낮춘다면 중국 수출 재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H20 수출 규제 해제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을 미국의 기술에 중독시키기 위해 우리는 중국에 최고, 차선, 3번째로 좋은 반도체 제품은 팔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H20은 이보다 훨씬 급이 낮은 저사양 반도체여서 수출을 재개해도 큰 타격이 없다는 의미다. 중국 지도부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을 ‘모욕’으로 여겨 분노했고, 이후 자국 반도체 업계에 자강을 더욱 강도 높게 주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中 엔비디아’ 캠브리콘 돌풍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캠브리콘 주가는 연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상하이 주식시장에서 캠브리콘의 주가는 한때 전일 대비 10% 넘게 오른 1464.98위안(약 28만4600원)까지 올랐다. 고급 술 바이주(白酒)를 생산하는 기업이며 기존 중국 증시 최고가 종목이었던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를 한때 넘어섰다. 다만 중국 반도체 기업이 기술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저사양 반도체의 대량 생산에만 주력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가장 앞선 수준의 중국 반도체조차 H20의 성능보다 뒤진다”고 논평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중국이 미국의 인공지능(AI) 전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년 AI 반도체의 생산량을 현재의 3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중국판 엔비디아’로 불리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캠브리콘을 필두로 화웨이, SMIC, CXMT, 나우라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반도체 자강(自强)’을 위해 대대적인 생산 확충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 또한 최근 기업들에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를 위해 출시한 저사양 AI 칩 ‘H20’의 구매를 자제하라”고 권고하며 ‘자강’을 강조하고 있다.중국은 올해 초 ‘챗GPT’로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에 맞서 자체 AI 서비스 ‘딥시크’를 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블룸버그통신은 27일 “중국이 생성형 AI 모델을 자체 구축하는 것을 넘어 이를 자체 하드웨어로 구동하려 하면서 엔비디아가 지배해온 AI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화웨이-SMIC가 생산 확대 주도FT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올해 말까지 AI 칩 생산 전용 공장에서 제조를 시작할 계획이다. 화웨이는 내년엔 두 개의 AI 칩 생산 시설을 더 가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현재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 SMIC의 생산량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SMIC 또한 내년 중국에서 가장 발전된 양산형 칩인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생산 용량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SMIC의 최대 고객사는 화웨이다. 메타엑스 등 소규모 중국 칩 설계업체도 SMIC에 칩 제조를 맡기고 있다. 한 중국 반도체 업계 임원은 FT에 “이런 생산 능력 확대가 현실화하면 중국 내 반도체 공급이 충분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국 당국 역시 첨단 제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반도체 자립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19년 15%에 불과했지만 올해 2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중저사양 AI 칩 설계 및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웨이의 제조공장 증설을 두고 ‘중국 자체 AI 칩 생산의 시발점’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세 전쟁 과정에서 엔비디아 제품을 레버리지 삼아 압박한 게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올 4월 H20의 중국 수출을 규제했다가 최근 해제했다. 엔비디아의 고사양 AI 칩 ‘블랙웰’ 또한 일부 성능을 낮춘다면 중국 수출 재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H20 수출 규제 해제 당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을 미국의 기술에 중독시키기 위해 우리는 중국에 최고, 차선, 3번째로 좋은 반도체 제품은 팔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H20은 이보다 훨씬 급이 낮은 저사양 반도체여서 수출을 재개해도 큰 타격이 없다는 의미다. 중국 지도부는 러트닉 장관의 발언을 ‘모욕’으로 여겨 분노했고, 이후 자국 반도체 업계에 자강을 더욱 강도 높게 주문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中 엔비디아’ 캠브리콘 돌풍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캠브리콘 주가는 연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상하이 주식시장에서 캠브리콘의 주가는 한때 전일 대비 10% 넘게 오른 1464.98위안(약 28만4600원)까지 올랐다. 유명 술 ‘바이주(白酒)’를 생산하는 기업이며 기존 중국 증시 최고가 종목이었던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주가를 능가한 것이다.다만 중국 반도체 기업이 기술력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저사양 반도체의 대량 생산에만 주력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미국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가장 앞선 수준의 중국 반도체조차 H20의 성능보다 뒤진다”고 논평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일본 주요 신문사들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퍼플렉시티가 자사 기사를 무단으로 이용했다며 잇달아 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국에선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힌 앤트로픽이 미국 작가들과 벌여온 저작권 침해 집단 소송에서 합의에 도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 전했다. AI를 활용한 콘텐츠 이용을 둘러싼 법과 제도가 아직 체계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가운데 관련 저작권 문제 및 법적 다툼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퍼플렉시티가 자사의 기사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며 저작권법이 규정한 복제권 등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두 신문사는 퍼플렉시티에 관련 서비스 중단을 요청했고, 각각 22억 엔(약 208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다른 일본 신문사인 요미우리신문은 앞서 이달 7일 퍼플렉시티가 온라인 기사를 무단 사용했다며 21억6800만 엔(약 205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퍼플렉시티는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 대항마로 부상한 미국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기업이다. 일본 신문사들은 단순 데이터를 수집하는 학습 단계에선 생성형 AI가 별도 허가 없이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결과물을 만드는 이용 단계에서 퍼플렉시티가 이를 위반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아사히신문은 퍼플렉시티에 대해 “기자가 방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취재, 집필한 기사에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꾸준히 대량으로 무단 이용했다”며 “사태를 방치하면 보도기관의 기반이 파괴되고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앤트로픽은 일부 미국 작가들과 벌여온 저작권 침해 소송과 관련해 합의했다는 내용의 서류를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지난해 앤트로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미국 작가들은 이 회사가 AI 챗봇 ‘클로드’를 훈련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책을 승인이나 보상 없이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해 왔다. 로이터는 “AI 챗봇 기업과 창작자·출판사 사이에 진행되는 비슷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나온 첫 합의”라고 전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왕이었던 쇼와(昭和·1926~1989년) 천황 히로히토(裕仁)를 조롱하는 인공지능(AI) 이미지 합성 영상이 확산되자 일본 정부가 26일 공식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양국은 다음 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본이 주변국에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행사에 불참을 요구한 것이 알려지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이 일왕 딥페이크 영상과 관련해 강한 이의를 제기한 것. 중국은 일본의 전승절 참석 자제 요청을 문제 삼으며 맞받는 등 양국 외교 갈등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히로히토 일왕을 희화화한 동영상이 유포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중국 SNS에 퍼지고 있는 동영상은 부적절하다”며 “신속하게 적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AI로 제작된 문제의 영상에는 히로히토 일왕이 개처럼 짖거나 기는 모습이 담겼다. 연합군 총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과 일왕이 회담하는 장면에는 ‘맥아더 장군이 개를 훈련시키는 영상’이라는 자막이 등장한다. ‘도쿄에서 재판받지 않은 중국 침략의 주범’ ‘쇼와를 핵 전쟁으로 만든 전범’ 같은 문구도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뒤 히로히토 일왕이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은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영상은 중국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중국에서 SNS가 당국의 검열과 통제를 받는 만큼 일본 정부는 중국 당국이 이를 묵인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궈자쿤(郭嘉昆)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관련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의 전승절 불참 요청으로 맞받았다. 궈 대변인은 “일본이 진정으로 역사 문제의 전환점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과거 침략 역사를 솔직하게 직시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중국과 피해국 국민의 감정을 진심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고도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각료 회의에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하자 국제 유가가 약 2.4% 하락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요 교역국인 인도에 50% ‘폭탄 관세’를 부과하고, 부동산 불법 대출 의혹에 휩싸인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를 전격 해임함에 따라 전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왜 유가 하락을 전망했는 지에 관한 구체적인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같은 날 뉴욕상업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1.55달러(2.39%) 하락한 배럴당 63.2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3.15달러까지 떨어졌다.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서방의 제재에도 우크라이나를 선제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있는 인도에 27일 50%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 및 일본(15%), 대만(20%)보다 훨씬 높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아시아 교역국에 부과한 세율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인도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6일 국민에게 “인도에서 생산하고 인도에서 지출하라”며 ‘자급자족 운동(스와데시)’을 당부했다. 내수 진작으로 관세 악영향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몇 주간 모디 총리에 4차례 이상 통화를 시도했지만 모디 총리가 거부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의 사퇴 거부를 개의치 않겠고 조만간 후임자를 뽑겠다며 “그 자리에 매우 좋은 사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자신을 수사한 잭 스미스 전 연방 특별검사를 언급하며 ‘정신이상자(deranged)’라고 했다. 스미스 전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의혹, 대통령이 첫 임기가 끝난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나며 각종 기밀 문서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리조트로 유출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형사 기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보기관으로부터 한국에서 교회와 미군부대에 대한 수색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이라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21일 특검이 경기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 내 일부 구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을 가리킨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미국 군대를 직접 조사하려는 게 아니라 계엄을 선포한 전직 대통령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국회가 임명한 특검이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그 정신이상자 잭 스미스를 말하는 것인가”라며 “내가 (스미스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보냈다. 정신 나간 잭은 미친, 병든 인간”이라고 했다. 그러자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미국 측 배석자들은 크게 웃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자신을 수사한 잭 스미스 전 연방 특별검사(사진)를 언급하며 ‘정신이상자(deranged)’라고 했다. 스미스 전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의혹, 대통령이 첫 임기가 끝난 2021년 1월 백악관을 떠나며 각종 기밀 문서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리조트로 유출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형사 기소했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관련 수사가 중단됐다. 스미스 전 특검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을 표적 수사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보기관으로부터 한국에서 교회와 미군부대에 대한 수색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이라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21일 특검이 오산 공군기지 내 일부 구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을 가리킨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미국 군대를 직접 조사하려는 게 아니라 계엄을 선포한 전직 대통령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는 차원에서 국회가 임명한 특검이 관련 조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그 정신이상자 잭 스미스를 말하는 것인가”라며 “내가 (스미스를) 미국에서 (한국으로) 보냈다. 정신 나간 잭은 미친, 병든 인간”이라고 했다. 그러자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미국 측 배석자들은 크게 웃었다.한편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26일 “당시 압수수색은 한국 정찰자산으로만 수립된 대한민국 군인이 관리하는 자료”라며 “압수수색과 관련해 미군 측에서 문제 삼거나 항의한 사실조차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25일(현지 시간) 미국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회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1시간 가량 이어진 회담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각각 영어와 한국어로 순차 통역됐는데, 미국 측 통역을 맡은 이연향 미 국무부 통역국장이 양국 정상 못지 않은 주목을 받았다. 이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정상들과 달리 꽤 길게 말했는데도 능숙한 솜씨로 명쾌하게 한국어로 전달해서다. 아이보리색 재킷을 입고 무테 안경을 쓴 이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바로 뒤편에 자리해 노트 패드에 트럼프의 발언을 적어가며 통역을 했다.국무부에서 ‘닥터 리(Dr. Lee)’로 불리는 이 국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국무부 한국어 담당 통역관으로 활동해왔다. 한미 정상회담은 물론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행사 때마다 등장해 익숙한 얼굴이다. 다음 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2019년 6월 판문점에서 열린 세 번째 정상회담까지 모두 통역을 맡는 등 트럼프의 입과 귀 역할을 했다. 이 국장은 지난해 한미경제연구소(KEI) 초청 대담에서 당시 경험을 “놀랍고 흥분되는 일이자 비현실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자라 북한말을 들은 적이 전혀 없었다. 처음 뉴욕에서 북한과 마주했을 때 북한말을 100% 알아들을 수 없어서 놀랐다”고도 했다. 이 국장은 보수·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두루 쓰임을 받았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방한과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에도 등장했다. 60여 명의 상근직, 1000명의 통·번역가를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통역국 책임자를 지냈다. 토니 블링컨 전 국무장관은 그에 대해 “외교통역팀 필수 멤버”라며 “단순히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어감과 강조점까지 전달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고 평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 국장을 ‘알려지지 않은 영웅(unsung hero)’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전업주부에서 세계 최고 지도자인 미국 대통령의 통역 담당이 된 이 국장의 인생 스토리도 유명하다. 이 국장은 부친을 따라 이란에서 국제중학교를 다녔고, 연세대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아이 둘을 키우다 33세에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해 전문 통역사로 변신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가 사인한 농구카드(사진)가 스포츠카드 역사상 최고가인 1290만 달러(약 179억 원)에 팔렸다. 25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헤리티지옥션이 진행한 경매에서 ‘2007∼2008 어퍼덱 익스퀴짓 시리즈 조던 & 브라이언트 듀얼 로고맨 사인 카드’가 1290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 카드는 조던과 브라이언트의 사인이 동시에 들어 있어 가격이 치솟았다. 스포츠카드는 보존 상태에 따라 1∼10등급으로 나뉘는데, 이 카드는 6등급인데도 최고가를 기록했다. 구매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전 스포츠카드 최고가 기록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동한 뉴욕 양키스 미키 맨틀의 1952년 카드(1260만 달러)였다. 스포츠 수집품 중 최고가는 지난해 2412만 달러(약 334억 원)에 낙찰된 MLB 베이브 루스의 1932년 월드시리즈 착용 유니폼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가 사인한 농구카드가 스포츠카드 역사상 최고가인 1290만 달러(약 179억 원)에 팔렸다.25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헤리티지 옥션이 진행한 경매에서 ‘2007~2008 어퍼덱 익스퀴짓 시리즈 조던 & 브라이언트 듀얼 로고맨 사인 카드’가 1290만 달러에 낙찰됐다. 이 카드는 조던과 브라이언트의 사인이 동시에 들어 있어 가격이 치솟았다. 스포츠카드는 보존상태에 따라 1~10등급으로 나뉘는데, 이 카드는 6등급인데도 최고가를 기록했다. 구매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이전 스포츠카드 최고가 기록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동한 뉴욕양키스 미키 맨틀의 1952년 카드(1260만 달러)였다. 스포츠 수집품 중 최고가는 지난해 2412만 달러(약 334억 원)에 낙찰된 MLB 베이비 루스의 1932년 월드시리즈 착용 유니폼이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이 인텔의 지분 10%를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하게 됐다. 엄청난 미래를 가진 위대한 미국 기업에 대한 위대한 거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근 경영난에 빠진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지분 10%를 미국 정부가 획득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 정부가 89억 달러(약 12조3300억 원)를 들여 인텔 주식 4억3330만 주를 주당 20.47달러에 매입하기로 한 것으로, 세계 최대 시장경제 국가인 미국에서 정부가 민간 기업의 최대 주주가 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인텔 외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주요 기업의 경영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최근 또 다른 자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저성능 반도체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는 대가로 중국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하도록 했다. 희토류 기업인 MP머티리얼스 지분의 15%도 확보해 최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23일 “미국이 중국, 러시아 같은 ‘국가 자본주의’를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의 자유시장 원칙보다 1960년대 유럽의 국가 자본주의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칩스법’ 보조금으로 인텔 주식 매입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인텔 주식 매입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이와 같은 거래를 많이 한다. 나는 (이 같은 거래를) 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많은 기업의 최대 주주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인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11일 백악관을 찾았던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자신이 당시 이 같은 지분 거래를 협상했다고도 공개했다. 탄 CEO는 말레이시아계 화교 출신으로 중국과의 연계 의혹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및 집권 공화당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다. 탄 CEO가 이 의혹을 해소하고 계속 CEO직을 유지하기 위해 지분을 정부에 매각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텔 측에 따르면 이번 매입 자금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반도체 지원법인 ‘칩스법’에 따라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충당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미국 내 공장을 짓는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었다. 89억 달러 중 57억 달러(약 7조9000억 원)는 칩스법에 따라 인텔에 지급하기로 했던 보조금에서 나온다. 나머지 32억 달러(약 4조4300억 원)는 인텔의 보안 칩 생산을 위한 별도의 연방정부 지원금에서 마련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현재 8.92%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제치고 최대 주주가 된다.● NYT “美기업, 기업 사냥꾼보다 트럼프 더 걱정해야”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지분 참여가 인텔의 회생에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인텔은 한때 부동의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였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시대 변화에 뒤처졌다. 주력 제품인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도 AMD에 밀렸고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서도 부진하다. 로이터통신은 “인텔에 필요한 건 (정부의 지분 참여가 아니라) 최첨단 14A(1.4나노급) 제조 공정을 활용해줄 외부 고객사”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 칩스법 보조금을 받는 외국 기업에도 지분 인수 시도를 포함해 각종 경영 정책에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올 6월 미 철강사 US스틸을 일본제철에 매각할 때 미국 정부가 핵심 경영 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NYT는 “미국 기업은 주가 상승을 압박하는 ‘기업 사냥꾼’들에 맞서 방어 체계를 구축해 왔는데 이제 걱정해야 할 새로운 투자자가 등장했다. 바로 미국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이 인텔의 지분 10%를 완전히 소유하고 통제하게 됐다. 엄청난 미래를 가진 위대한 미국 기업에 대한 위대한 거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근 경영난에 빠진 자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지분 10%를 미국 정부가 획득했다는 사실을 알리며 이 같이 밝혔다. 미국 정부가 89억 달러(약 12조3300억 원)를 들여 인텔 주식 4억3330만 주를 주당 20.47달러에 매입하기로 한 것으로, 세계 최대 시장경제 국가인 미국에서 정부가 민간 기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인텔 외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주요 기업의 경영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최근 또 다른 자국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저사양 반도체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주는 대가로 중국 매출의 15%를 정부에 납부하도록 했다. 희토류 기업인 MP머티리얼스 지분의 15%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23일 “미국이 중국, 러시아 같은 ‘국가 자본주의’를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의 자유시장 원칙보다 1960년대 유럽의 국가 자본주의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칩스법’ 보조금으로 인텔 주식 매입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텔 주식 매입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는 이와 같은 거래를 많이 한다. 나는 (이 같은 거래를) 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많은 기업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인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는 앞서 11일 백악관을 찾았던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자신이 당시 이 같은 지분 거래를 협상했다고도 공개했다. 탄 CEO는 말레시이아계 화교 출신으로 중국과의 연계 의혹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및 집권 공화당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다. 탄 CEO가 이 의혹을 해소하고 계속 CEO직을 유지하기 위해 지분을 정부에 매각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인텔 측에 따르면 이번 매입 자금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반도체 지원법인 ‘칩스법’에 따라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충당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미국 내 공장을 짓는 반도체 기업에게 대규모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었다. 89억 달러 중 57억 달러(약 7조9000억 원)는 칩스법에 따라 인텔에 지급하기로 했던 보조금에서 나온다. 나머지 32억 달러(약 4조4300억 원)는 인텔의 보안 칩 생산을 위한 별도의 연방정부 지원금에서 마련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현재 8.92%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된다.● NYT “美기업, 기업 사냥꾼보다 트럼프 더 걱정해야”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지분 참여가 인텔의 회생에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인텔은 한 때 부동의 세계 1위 반도체업체였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시대 변화에 뒤처졌다. 주력 제품인 컴퓨터중앙처리장치(CPU) 시장도 AMD에 밀렸고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서도 부진하다. 로이터통신은 “인텔에 필요한 건 (정부의 지분 참여가 아니라) 최첨단 14A(1.4 나노급) 제조공정을 활용해줄 외부 고객사”라고 꼬집었다.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 칩스법 보조금을 받는 외국 기업에도 지분 인수 시도를 포함해 각종 경영 정책에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올 6월 미 철강사 US스틸을 일본제철에 매각할 때 미국 정부가 핵심 경영 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NYT는 “미국 기업은 주가 상승을 압박하는 ‘기업 사냥꾼’들에 맞서 방어 체계를 구축해왔는데 이제 걱정해야 할 새로운 투자자가 등장했다. 바로 미국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뛴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전문가들은 관세의 영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불과 이틀 전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적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기업들에 관세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지표에서 확인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CPI 안정세로 수그러들었던 관세 인플레이션 논란도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시장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생산자 물가 상승은 주로 서비스 물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전월 대비 최종 서비스 물가는 1.1%나 상승하면서 최종 상품 물가 상승률(0.7%)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미국이 인플레이션으로 홍역을 치르던 2022년 3월(1.3%)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관세 인플레 논란 확산서비스 물가는 중간 유통단계에서 비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 재고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주문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항공료 등 운송·물류비 부담이 커졌다. 또 높은 관세가 부과된 중국 등을 우회한 원자재, 중간재 수입이 늘며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미 회계 기업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관세의 주요 표적이었던 산업재의 가격 압력이 서비스 부문으로 번지고 있다”며 서비스 가격 상승은 공급망 전체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앞서 12일 발표된 7월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7%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자 일각에선 트럼프 관세 정책의 물가 상승 압박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은 CPI 발표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증거는 여전히 전혀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재앙과 비관을 예상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지금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생산자 물가가 들썩이자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일제히 우려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인용해 “아직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제 누가 관세를 부담하는지 알게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CPI는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가계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크게 체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며 “하지만 PPI를 통해 기업들이 더 높은 가격을 감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아직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의 다수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초기 높은 이익률과 현금 보유 등으로 관세 부담을 흡수했지만, 영원히 이 같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힘을 잃은 ‘빅컷’ 가능성 생산자 물가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해 온 ‘빅컷(0.5%포인트를 한 번에 인하)’ 가능성은 힘을 잃었다. 기준금리 선물 거래로 연준의 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에 연준이 빅컷을 단행할 확률은 전날 5.7%에서 이날 0%로 떨어졌다. 그 대신 전날까지만 해도 가능성이 없다고 본 ‘동결’ 가능성이 7.4%로 높아졌다. 다만 여전히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90%를 넘는다. PPI가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달 말에 나올 개인소비지출(PCE)과 같은 물가지표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물가 상승으로 큰 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자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다.5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11만800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전날 최고치 12만4457달러 대비 4% 이상 하락했다. 이더리움, XRP, 솔라나 등 주요 가상자산도 같은 기간 2∼4%대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02%), 나스닥종합지수(―0.01%), S&P500지수(+0.03%) 등 보합권에 머무는 혼조세를 보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3년 만에 최대 폭으로 뛴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전문가들은 관세의 영향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불과 이틀 전 발표됐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안정적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기업들에 관세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지표에서 확인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CPI 안정세로 수그러들었던 관세 인플레이션 논란도 재점화되는 분위기다.14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시장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생산자 물가 상승은 주로 서비스 물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전월 대비 최종 서비스 물가는 1.1%나 상승하면서 최종 상품 물가 상승률(0.7%)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미국이 인플레이션으로 홍역을 치르던 2022년 3월(1.3%)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관세 인플레 논란 확산서비스 물가는 중간 유통단계에서 비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관세를 피하기 위해 재고를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주문이 몰렸고, 이 과정에서 항공료 등 운송·물류비 부담이 커졌다. 또 높은 관세가 부과된 중국 등을 우회한 원자재, 중간재 수입이 늘며 비용이 증가했다는 것이다.미 회계 기업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관세의 주요 표적이었던 산업재의 가격 압력이 서비스 부문으로 번지고 있다”며 서비스 가격 상승은 공급망 전체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앞서 12일 발표된 7월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7%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자 일각에선 트럼프 관세 정책의 물가 상승 압박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지명한 스티브 비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 CPI 발표 직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는 증거는 여전히 전혀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재앙과 비관을 예상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지금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도매 물가가 들썩이자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일제히 우려하고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인용해 “아직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관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제 누가 관세를 부담하는지 알게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CPI는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가계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을 크게 체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며 “하지만 PPI를 통해 기업들이 더 높은 가격을 감당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아직 소비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WSJ는 “미국의 다수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초기 높은 이익률과 현금 보유 등으로 관세 부담을 흡수했지만, 영원히 이 같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 힘을 잃은 ‘빅 컷’ 가능성생산자 물가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해 온 ‘빅 컷(0.5%포인트를 한 번에 인하) 가능성은 힘을 잃었다. 기준금리 선물 거래로 연준의 금리 경로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에 연준이 빅 컷을 단행할 확률은 전날 5.7%에서 이날 0%로 떨어졌다. 대신 전날까지만 해도 가능성이 없다고 본 ‘동결’ 가능성이 7.4%로 높아졌다. 다만 여전히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90%를 넘는다. PPI가 기본적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달 말에 나올 개인소비지출(PCE)과 같은 물가지표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물가 상승으로 큰 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자 가상자산 가격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15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11만8000달러대에서 거래되며 전날 최고치 12만4457달러 대비 4%가까이 하락했다. 이더리움, XRP, 솔라나 등 주요 가상자산도 같은 기간 2~4%대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02%), 나스닥종합지수(―0.01%), S&P500지수(+0.03%) 등 보합권에 머무는 혼조세를 보였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대중(對中) 수출 허가를 조건으로 중국 매출의 15%를 내도록 한 일종의 ‘수출세’ 제도를 다른 산업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필수 의약품의 핵심 원료에 대한 전략적 비축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앞두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의약품 부족 상황에 대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3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산업에서도 이 같은(수출세) 방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봐서는 이런 방식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 모델을 베타 테스트(시범 운영) 삼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세 도입이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른 산업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 행정부가 허가한 엔비디아의 저사양 반도체 H20의 대중 수출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H20은 첨단 반도체에 비해 4, 5, 6단계 아래 있다”며 “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수출세 확대가 결국 기업들을 옥죄게 될 것이란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게리 허프바워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수출세 부과는) 정말 이상하고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정의에 따르면 모든 것이 ‘국가 안보’로 분류돼 수출 허가 대상이 되며, 그 허가는 기업의 기여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여러 품목에 고율 관세를 물린 만큼, 향후 대부분의 기업이 중국 수출 시 세금을 내게 생겼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 “기업들은 이제 그 위험(수출세)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를 점검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의사 결정 방식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국가 보건 및 안보 이익에 중요한 의약품 26개 명단을 작성하고, 해당 원료의약품(API)의 6개월 치 분량을 비축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르면 비축 API는 가능한 한 미국 내 제조사에서 조달해야 한다. 백악관은 현재 API의 10% 수준만 미국에서 생산돼 공급망 문제에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상황 대응 등을 위한 필수 의약품이 부족해질 경우를 대비하겠다는 것. 백악관은 완제약보다 값싸고 보관 기간이 긴 API를 비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번 행정명령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에 최고 250%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한 것과 맞물려 관세 부과의 명분을 쌓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 수입 의약품에 대한 조사를 발표하면서 의약품 수입 급증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를 “3∼4명으로 좁혔다, 모두 훌륭한 후보들”이라고 13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망치에 부합하는 등 트럼프 관세발(發) 물가 압력이 우려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자 금리 인하에 신중한 제롬 파월 연중 의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 올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취재진에게 “새로운 의장을 (과거 관행에 비해) 조금 더 일찍 지명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5월까지인 파월 의장의 임기를 지켜주겠다고 했지만, 좀 더 일찍 차기 의장 후보를 지명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현재 후임 의장 물색 작업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이 최종 후보자를 추리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장은 내년 초 무렵 차기 연준 의장 후보가 윤곽이 드러낼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금리 인하 요구를 관철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금리 인하를 거세게 요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금리 1%포인트 당 연간 국채 이자로 3600억 달러(약 496조 원)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나는 (기준금리를) 3∼4%포인트 더 낮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을 압박했다. 파월 의장에 대해서도 “모든 걸 잘못했다. 너무 늦었다”며 “우리는 그를 제롬 ‘너무 늦는’ 파월이라 부른다”며 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압박 수위를 높인 데에는 ‘트럼프 관세’ 여파에 따른 물가 상승이 아직 우려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파월 의장은 이를 금리 동결 이유로 삼아왔는데, 실제로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은 만큼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12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압력이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4.25∼4.50%인 미국의 현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후임자를 일찍 지명하는 데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는 ‘그림자 연준’이 등장할 가능성을 높이며, 현재와 차기 의장의 입장을 모두 주시하는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13일 전했다. 파월 의장과 차기 의장 후보가 금리 향방 등에서 이견을 보이면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국인들 사이에선 ‘VIP 1은 김건희’, ‘VIP 2는 윤석열’이라는 농담이 돌았다.” 1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의 전 영부인, 부패 혐의로 구속’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뇌물수수, 주가조작, 정치적 영향력 행사 혐의 등으로 체포된 김건희 여사는 한국 역사상 수감된 ‘유일한 전직 영부인(only former first lady)’”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날 외신들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을 비중 있게 다뤘다. NYT는 한국의 다른 전직 대통령 네 명의 구속 때와는 달리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반 구속된 건 한국 역사에서 처음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법원은 김 여사가 증거 인멸의 위험이 있다고 봤다”며 “그는 지난주 법원 출석에서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묘사하며 혐의를 부인할 뜻을 내비쳤다”고 구속 배경을 설명했다.특히 외신들은 김 여사가 윤석열 정부에서 ‘그림자 권력’으로 통했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가 권력의 배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 영국 일간 가디언은 “남편의 대통령 재임 시절 막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로 여겨졌다”며 “‘디올백 논란’을 포함해 여러 사건에 휘말렸다”고 소개했다. 가디언은 논문 표절로 김 여사의 석박사 학위가 잇달아 취소됐다고도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김 여사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혐의에 주목했다. 김 여사 논란이 윤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도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김 여사의 디올백 논란이 확산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크게 패했다”며 “(김 여사 논란이) 임기가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크게 약화시켰고, 결국 윤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났다”고 진단했다. CNN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뜻밖이면서도 준비가 부족한 권력 장악 시도를 감행했다”며 “정치권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이 아내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면서 지지율이 하락하고 야당에 정치적 공격의 빌미를 준 상황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