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모

김성모 기자

동아일보 경영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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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제부에서 글로벌 주요 이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2012년 사회부를 시작으로 소비자경제부와 경제부, 산업부 등을 거쳤습니다. 신문과 방송, 매거진(동아비즈니스리뷰)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mo@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국제경제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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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6%
  • “러 부끄럽다”…볼쇼이 간판 무용수, 조국 떠나 네덜란드 망명

    러시아 최고의 발레리나로 꼽히는 올가 스미르노바(31·사진) 볼쇼이 발레단 수석 무용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뒤 네덜란드로 망명했다고 영국 BBC 등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그는 2011년 바가노바 발레학교를 졸업한 뒤 볼쇼이 발레단에 입단해 주역으로 활약했다. 조부가 우크라이나인 스미르노바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전쟁에 반대한다. 다른 러시아 발레리나들도 같은 생각”이라며 자신 또한 4분의 1이 우크라이나인임을 잊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조국에 대한 실망감도 내비쳤다. 그는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 이 세계적인 재앙에 무관심할 수는 없다”며 “내가 러시아를 부끄럽게 여기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은 이날 “스미르노바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세계 최고수준의 발레리나이며 함께 해서 영광이라고 강조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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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1500억 달러 디폴트 임박”… 1억 달러 국채이자 지급이 첫 관문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서방의 전방위적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이 임박했다. 16일(현지 시간) 1억1700만 달러(약 1463억 원)의 달러 표시 국채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러시아는 극심한 외화 부족으로 이미 “루블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 채권자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아 부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날 지급에 실패하면 1917년 공산 혁명으로 황제를 퇴위시킨 볼셰비키 정부가 제정 러시아의 채무 변제를 거부한 후 105년 만에 국가 부도를 맞는다. 블룸버그는 현재 러시아 정부 및 기업의 외화 부채가 1500억 달러에 이른다며 “디폴트 악몽으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국채 값이 액면가의 10% 이하로 떨어져 ‘상습 부도국’ 아르헨티나 국채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고 했다. ○ 러 루블 상환 고집에 ‘벌처펀드’도 외면서방과 러시아는 서로 “상대방 때문에 부도가 났다”며 ‘고의 부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는 “달러 이자를 안 갚겠다는 것이 아니라 제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루블로 지급한다”고 주장한다. 6400억 달러(약 791조 원)의 외환보유액이 있지만 약 절반(3000억 달러)이 서방 금융권에 있고, 제재로 사용할 수도 없으니 루블 상환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서방은 애초 달러로 갚기로 한 이자를 루블로 지급하겠다는 억지 주장으로 ‘서방 금융계에 혼란을 일으키려 한다’고 보고 있다. 루블 가치는 침공 전에 비해 약 40% 급락했고,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서방 채권자는 더더욱 루블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국제 금융계의 예상이다. 다만 이자 지급에는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있어 공식 부도는 다음 달 15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이날 1억1700만 달러 외에도 21일(6600만 달러), 28일(1억200만 달러), 31일(4억4700만 달러), 다음 달 4일(21억2900만 달러)에 각각 지급해야 한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당시 러시아는 루블 채권에 대해서만 디폴트를 선언하고 달러 표시 채권은 ‘지급 유예’(모라토리엄)를 밝혔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지금은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현재 러시아 국채는 액면가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달러당 7.6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사실상 휴지조각이 된 이 채권을 ‘벌처펀드’ 또한 외면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썩은 고기를 먹는 독수리처럼 부실 자산을 싼값에 인수해 되파는 투자가 전문인 이 펀드조차 높은 부도 위험 때문에 러시아 투자를 기피한다는 뜻이다.○ “신흥국 위험“ vs “충격 제한적”러시아의 부도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러시아에 빌려준 돈이 많은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은행이 채무 회수에 어려움을 겪으면 각국 금융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터키 등 신흥국에 상당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1998년 러시아 루블 채권의 디폴트가 미국 유명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으로 이어져 미 월가 또한 타격을 입었다. 16일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과 러시아 부도 선언이 겹치면 인플레이션, 공급망 교란 등에 직면한 세계 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 반면 러시아의 채무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이고 러시아 경제가 세계 시장과 깊게 연계돼 있지 않아 부도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서방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합병한 후 러시아 투자를 줄여 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러시아 부도가 금융위기를 촉발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아니다”라고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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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사교계 발칵 뒤집은 ‘가짜 상속녀’ 獨 추방 위기

    수백억 원의 재산을 가진 상속녀 행세를 하며 미국 뉴욕 사교계를 감쪽같이 속인 러시아계 독일인 안나 소로킨(31·사진)이 미국에서 강제추방돼 독일로 송환될 위기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애나 만들기’의 실제 모델인 소로킨은 2013년 ‘애나 델비’라는 가명으로 뉴욕 사교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거침없는 언변과 명품 옷, 고급 식사와 호텔 숙박 등으로 패션, 예술, 부동산, 금융, 정보기술(IT) 업계의 주요 인사들과 인맥을 쌓았다. “6000만 달러(약 746억 원) 재산을 가진 독일계 부자의 상속인”이라는 소로킨의 거짓말은 그가 저명한 인물들과 쉽게 친분을 맺는 배경이 됐다. 당시 그는 지인한테 빌린 돈으로 명품을 사들이고 맨해튼의 특급호텔에서 지내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소로킨은 맨해튼에 비공개 예술 사교 모임인 ‘애나 델비 재단’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서류를 위조해 은행에서 2200만 달러(약 274억 원)를 대출받으려다 실패해 호화 생활을 이어가지 못했다. 뉴욕 검찰은 소로킨에 대해 2016년 11월∼2017년 8월 공짜로 타인 소유의 개인 전용기에 탑승하고, 고급 호텔에 돈을 안 내고 투숙하면서 무전취식을 하는 등 27만5000달러(약 3억4000만 원) 상당의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2019년 5월 다수의 절도와 사기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소로킨은 사기 전모가 드러나면서 한순간에 추락했다. 수사 과정에서 소로킨이 가짜 상속녀임은 물론이고 패션스쿨 중퇴자 출신에 패션잡지에서 인턴을 한 게 경력의 전부였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백만장자라던 그의 아버지는 독일로 이주한 러시아 출신의 트럭운전사였다. 그는 자신의 사기 행각을 드라마로 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조건으로 넷플릭스로부터 32만 달러(약 4억 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로킨은 지난해 2월 가석방된 후 다시 비자 문제로 붙잡혀 1년간 구금 생활을 하다 최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부터 송환 결정을 받았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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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도 코로나19 확진… “부스터샷 맞아 다행”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61·사진)이 1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트위터로 공개했다. 고향 하와이에서 겨울을 보낸 그는 최근 수도 워싱턴으로 돌아왔고 이후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인 미셸 여사(58)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며칠간 목이 따끔했지만 그 외에는 괜찮다”고 밝혔다. 자신이 코로나19 백신은 물론 부스터샷 접종까지 완료한 것에 감사하고 있다며 “아직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백신을 맞으라”고 권유했다. 최근 미국의 신규 감염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자신을 보호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대확산으로 한때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만 명에 육박했던 미국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감했다. 이날 기준 1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는 3만4841명으로 한 주 전보다 20.6% 줄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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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1세 307만명 31일부터 자율 접종

    31일부터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4일 어린이 백신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접종 대상이 되는 어린이를 약 307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 생일이 지난 2017년생부터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2010년생까지가 대상이다. 5∼11세 어린이 백신 접종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 악화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위주로 이뤄진다. 건강한 어린이는 백신 접종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방역당국이 접종을 ‘적극 권고’한 고위험군은 만성 폐, 심장, 간, 콩팥, 신경 근육질환 등을 앓거나 당뇨, 비만, 면역저하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다.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나은 어린이는 고위험군이 아닌 이상 백신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다. 접종 예약은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시스템(ncvr.kdca.go.kr)에서 24일부터 할 수 있다. 미국 화이자의 어린이용 백신을 1차 접종한 뒤 8주 후에 2차 접종을 받는다. 이 백신은 ‘mRNA’ 방식으로 성인용 백신과 성분이 같지만 용량이 3분의 1 수준이다. 기존 화이자 백신의 1, 2차 접종 간격은 3주였지만, 이번에 8주로 조정했다. 14일부터는 성인을 포함한 12세 이상 백신 접종에도 8주 간격이 적용된다. 방역당국은 “접종 간격을 8주로 늘렸을 때 안전성과 효과성이 높아진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연구 결과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접종이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으로 예측한 이달 중하순 이후 시작돼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주 접종 간격과 1, 2주의 항체 형성 기간을 고려하면 6월에야 백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1158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이날 오후 9시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도 30만 명을 넘겨 국내 누적 확진자는 700만 명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3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4명 중 1명이 한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35만176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고, 2위는 독일(21만3264명), 3위는 베트남(16만6968명)으로 나타났다.이지운 기자 easy@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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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코로나 양성…“목 따끔했지만 괜찮아, 백신 접종한 것에 감사”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61)이 13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트위터로 공개했다. 고향 하와이에서 겨울을 보낸 그는 최근 수도 워싱턴으로 돌아왔고 이후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인 미셸 여사(58)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며칠간 목이 따끔했지만 그 외에는 괜찮다”고 밝혔다. 자신이 코로나19 백신은 물론 부스터샷 접종까지 완료한 것에 감사하고 있다며 “아직 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백신을 맞으라”고 권유했다. 최근 미국의 신규 감염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자신을 보호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대확산으로 한때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만 명에 육박했던 미국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가 급감했다. 이날 기준 1주일 평균 신규 감염자수는 3만4841명으로 한 전보다 20.6% 줄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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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3년만에 금리 인상… 15, 16일 회의서 0.25%P 올릴듯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 16일 양일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미 CNBC 등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 3월 미 기준금리를 현 수준(0.00∼0.25%)으로 낮췄던 연준이 2년 만에 ‘제로(0)’ 금리 시대를 끝내는 것이다. 연준이 가장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시점은 2018년 12월이었다. 연준의 이런 행보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9% 상승했다. 1월 물가 역시 7.0% 올라 두 달 연속 1982년 이후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수차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월가 일각에서는 물가가 치솟고 있어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서방의 초강력 제재를 맞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가능성 등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면서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대세가 됐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75%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고유가 등으로 올해 미국인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0.7%포인트 감소할 것이며, 국제 지정학적 위기 또한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국이 내년 중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나는 ‘경기 침체(recession)’에 빠질 위험이 20∼35%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러시아의 침공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가 모두 수일 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부도를 선언하면 45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러시아 국채를 보유한 프랑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또한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이 더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CNBC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원자재 시장의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말에 대한 불확실성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연준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에 대한 16일 파월 의장의 발언이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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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연준, 금리 0.25%P 올릴 것”…‘제로 금리시대’ 끝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 16일 양일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미 CNBC 등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2020년 3월 미 기준 금리를 현 수준(0.00~0.25%)으로 낮췄던 연준이 2년 만에 ‘제로’(0) 금리 시대를 끝내는 것이다. 연준이 가장 마지막으로 금리를 올린 시점은 2018년 12월이었다. 연준의 이런 행보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7.9% 상승했다. 1월 물가 역시 7.0% 올라 두 달 연속 1982년 이후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수차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당초 월가 일각에서는 물가가 치솟고 있어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서방의 초강력 제재를 맞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가능성 등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면서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대세가 됐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75%로 하향한다고 10일 밝혔다. 고유가 등으로 올해 미국인의 실질 가처분소득이 0.7%포인트 감소할 것이며, 국제 지정학적 위기 또한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미국이 내년 중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나타나는 ‘경기 침체(recession)’에 빠질 위험이 20∼35%에 달한다고 예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서방의 경제 제재로 러시아, 러시아의 침공 조력자 노릇을 하고 있는 벨라루스가 모두 수일 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부도를 선언하면 45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러시아 국채를 보유한 프랑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또한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이 더는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CNBC는 서방의 러시아 제재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원자재 시장의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말에 대한 불확실성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며 “연준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에 대한 16일 파월 의장의 발언이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기자 mo@donga.com}

    • 202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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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도 ‘이곳’에선 구독료를 내렸다[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기업이 가격을 인상했는데, 대부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지난해 넷플릭스가 그랬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지난해 9월 17일 처음 공개되고, 전 세계를 휩쓸기 시작했을 때 넷플릭스는 구독료 인상을 발표했다. 11월 한국에서 2명이 이용할 수 있는 스탠더드는 월 1만20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4명이 쓰는 프리미엄은 1만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2016년 국내 진출 이후 첫 가격 인상이었다. 올해 1월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구독료를 월 1~2달러 정도 올렸다. 넷플릭스는 2020년 10월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일본, 영국에서 이미 가격을 올린 바 있는데, 일부 국가에서 가격을 재차 올린 것이다. CNN 등 외신들은 넷플릭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성숙하면서 떨어진 성장 속도를 구독료 인상으로 상쇄시켰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넷플릭스에 가입할만한 사람은 대부분 가입해서 가격을 올리는 전략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는 뜻이다. 오징어게임 같은 인기 콘텐츠는 기존 이용자의 이탈을 막았다. 미국 로이터통신은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율이 코로나19 확산이 꺾이면서 주춤했지만, ‘오징어게임’으로 반등하며 전세계 총 구독자가 2억1360만 명에 도달했다”고 했다. ● 인도에서 구독료 내린 ‘넷플릭스’이렇게 잘 나가는 넷플릭스가 인도에서는 유독 구독료를 내렸다. 지난해 말 넷플릭스는 인도에서 18%에서 최대 60%까지 요금을 인하했다. 모든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베이직 서비스(해상도 480p)는 499루피(약 8000원)에서 199루피(약 3200원)로, 모바일 전용 요금제는 149루피(약 2400원)로 크게 내렸다. 해상도(1080p)를 높인 스탠다드 요금제는 499루피(약 8000원), 고화질(4K) 해상도와 동시에 4개 기기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요금제는 649루피(약 1만400원)로 낮췄다. 넷플릭스가 구독료를 내린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미디어파트너아시아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인도 가입자는 약 500만 명이다. 아마존프라임(1900만 명), 디즈니플러스-핫스타(4600만 명)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디즈니는 2020년 인도 1위 0TT업체인 핫스타를 인수해 디즈니플러스-핫스타를 운영 중이다. 넷플릭스가 요금을 크게 내렸지만 아마존프라임(1.17달러)과 디즈니플러스(55센트)에 비해 여전히 비싼 편이다. 넷플릭스 측은 “인도에서 70편 이상의 영화 등을 공개했고, 더 많은 콘텐츠를 내놓겠다”며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 글로벌 기업들 “놓치지 않을 거예요”넷플릭스뿐만 아니라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투자를 늘리는 등 인도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다. 14억 명 인구의 인도 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월마트 등 ‘유통 공룡’들의 싸움도 볼만하다. 아마존은 인도를 핵심 해외 시장으로 꼽고 있다. 아마존이 현재까지 인도에 투자한 금액만 65억 달러(약 7조9700억 원)가 넘는다. 아마존은 “10년 간 30억 달러(약 3조6800억 원) 상당의 인도산 제품을 수출했고,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5만 개 이상의 인도 오프라인 소매업체가 플랫폼에 참여했다고도 했다. 2008년 인도에 진출한 월마트는 2018년 현지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플립카트의 지분 77%를 160억 달러(약 19조64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아마존은 플립카트에 인수안을 제시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월마트의 인수를 방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는 지난해 말 인도 신선 농산물 스타트업에 1억4500만 달러(약 1800억 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현재 인도 이커머스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구글 등 정보기술(IT) 업체들도 빠지지 않는다. 2020년 7월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향후 5년 간 인도 디지털 경제에 100억 달러(약 12조29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눈치 싸움이라도 하듯 같은 해 페이스북도 인도 최대 기업 중 한 곳인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에 57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시기에 ‘조 단위’ 투자 계획이 연이어 나온 것이다. 2020년 미국 IT 기업들이 인도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만 170억 달러(약 20조8800억 원)에 달한다. 그만큼 인도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최대 수출품은 ‘CEO’현재 인도 인구는 14억663만1781명으로 세계 2위다. 이 같은 추세면 향후 세계 인구 1위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1위 중국(14억4847만 명)을 바짝 쫓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인도의 ‘인구 구성’이다. 인구의 3분의 2가 35세 미만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평균연령이 29세다. 그만큼 역동적이고 성장 잠재력을 지녔다. 교육열도 뜨거운 편이다. 인도 정부는 2010년 6~13세를 대상으로 의무 교육 제도를 도입했다. 아직 중등 교육의 진학 비율이 선진국만큼 높지 않지만, 교육열만큼은 한국 못지않다. 인도 가계 소득에서 교육비 지출 비중은 11% 정도로, 한국(7%)보다 높다. 인도 정부가 1950년 신분 제도인 카스트를 법적으로 폐지했지만, 계층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인도 사회에 남아 있는 분위기다. 그렇다보니 교육을 통해 ‘계층 꼬리표’를 떼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내 자식만은 무시당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부모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인도계 활약도 눈부시다. 해외로 나선 인도계 젊은이들이 주요 기업의 CEO 자리까지 오른 것. 마이크로소프트(사티아 나델라), 어도비(샨타누 나라옌), 구글(순다르 피차이), IBM(아르빈드 크리슈나) 등이 대표적이다. 2018년까지 12년간 펩시코를 운영했던 인드라 누이와 마스터카드를 경영했던 아제이 방가도 인도계 CEO다. 지난해 11월에는 하루 2억 명 이상이 쓰는 소셜미디어 트위터의 CEO에 인도 출신의 파라그 아그라왈이 오르기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노동 인력의 6%에 불과한 인도계가 세계 주요 기업을 쥐락펴락 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최대 수출품은 CEO’라는 2011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보도가 전혀 과장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 쑥쑥 크는 ‘인도코끼리’인도 경제의 성장세도 무섭다.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9.5%로 예상했다. 중국(8.1%)보다 높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2030년 이후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가 많고 임금이 낮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특히 디지털 부문의 성장이 눈에 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06년 ‘디지털 인디아’를 핵심 정책으로 내놨다. 전자·통신 산업과 공공 서비스 분야를 아우르는 국가 정책이다. 이후 인도는 ‘종이 없는 의회’를 구성하고, 공공 서비스를 전산화했다. 디지털 플랫폼 도입도 추진했다. 2015년 7월에는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를 발표했는데 행정 서비스의 디지털화, 국민의 디지털 접근성 강화 등이 포함됐다. 디지털 인프라 확산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들의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최근 인도 시장에 저가 스마트폰 공급이 확대되고, 코로나19 시기에 사용이 늘면서 디지털화에도 속도가 붙었다. 비대면 활동 기간에 많은 사용자들이 2G, 3G에서 4G로 넘어갔다. 현재 인도에서 4G 사용자 수는 7억9000만여 명 수준. 젊은 층 대다수가 4G를 쓰고 있는 셈이다. 인도 정부는 올해 말 5G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뭄바이, 델리 등을 포함한 13개 도시를 5G 출시 도시로 선정했다. 인도 국민들의 모바일 사용도 늘어났는데, 특히 유튜브 등 데이터 소비가 큰 동영상을 많이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현지 통신사에 따르면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5GB가 넘는다. 한국인 이용자(LTE)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월 9.7GB) 보다 많다. 인도 이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경영 컨설팅 기관인 레드시어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온라인 상품 거래액은 550억 달러(약 67조6800억 원)로, 전년보다 45% 증가했다. 지난해 인도 온라인 플랫폼의 신규 가입자는 약 4000만 명이었다.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다. 현재 인도 이커머스 이용자 수는 대략 2억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인디아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이 2019년부터 연 평균 27%씩 성장해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990억 달러(약 121조 82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악마의 유혹’ 인도 시장엄청난 인구수와 뜨거운 교육열, 무서운 경제 성장 등을 보면 인도 시장 진출은 기업에게 달콤하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막상 진출하고 나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기업 관계자들이 인도 진출을 ‘악마의 유혹’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먼저 해외 기업 유치에 만전을 기울이던 인도 정부가 각종 규제를 꺼내들었다. 인도 정부는 해외에 본사를 둔 기업이 자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데이터센터를 지역 내에 필수로 두도록 했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을 겨냥한 정책도 내놓았다. 500만 명 이상 이용자를 보유한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전자상거래 업체 등이 인도 내 지역 사무소를 개설해야 한다는 지침을 세웠다. 2019년에는 소상공인 보호를 명분으로 특정 업체로부터 25% 이상 재고 보유 금지, 특가 판매 불가 등의 규제안을 내놓았다. 2020년에는 자국 알짜 기업이 외국에 흡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책도 꺼내들었다. 무분별한 인수합병을 막겠다는 목적이었지만, 내용이 모호해 기존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규제가 인도 경제의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분석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서방 경제는 절반 이상이 국내외 기관 투자자의 영향을 받는데, 인도는 이 비중이 20%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인도의 경제 시스템은 ‘패밀리 비즈니스’와 심술궂고, 바보 같고 때때로 편향된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꼬집었다. ● 하나가 아닌 하나의 국가인도 진출 시 지역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인도는 큰 시장이지만, 하나의 시장은 아니다. 29개 주(州)마다 토지 구매나 고용, 세금 등에 대한 자체 규정이 있다. 기업에 우호적인 주가 있고, 아닌 곳이 있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큰 도시인 델리나 뭄바이를 떠올리며 사업 구상을 짜지만, 막상 인구가 많은 곳은 다른데 있다.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는 2억 명이 사는 우타르프라데시주다. 인구수로 세계 5위인 파키스탄에 버금간다. 시골 지역인 비하르주도 인구가 1억2000만 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과거 세계은행이 조사한 사업하기 쉬운 국가 순위에서 인도는 189개국 중 142위를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문화적인 차이다. 인도에서 쓰는 공식 언어는 22개, 비공식 언어는 780여 개에 달한다. 인도는 문화적으로 북부와 남부의 차이가 크다. 북부지역 고객들은 힌디어를 많이 사용하며 대부분의 교육 기관에서 영어를 기본으로 가르쳐 영어가 유창하다. 반면 남부 사람들은 힌디어를 사용하지 않고 지역어를 더 자주 사용하는데 ‘우리가 진짜 인도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문화와 언어에 자부심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 한국 스타트업은 남부 지역 고객들에게 영어로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반감을 사는 일을 겪었다고 했다. 언어 외적인 소통 문제도 있다. 외국인에게는 인도인의 소소한 말버릇이나 제스쳐가 낯설 수 있다. 인도인들이 자주 언급하는 “No problem”은 ‘확답’의 의미가 아니라 ‘알았다’ 정도의 답변이다. 인도인들이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것’은 부정이 아니라 긍정의 의미다. 인도인 교유의 특성도 한몫한다. 인도에서는 직원이 기분에 따라 갑자기 출근을 안 하거나, 급작스럽게 일을 그만 두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회사보다 자신을 우선시하는 성향이 강한 것이다. 사적인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처음 인도에서 근무한 외국인 직원들은 사생활과 관련된 질문에 종종 놀란다고 했다. 가끔 사과를 잘 하지 않거나,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도 있다. 사소한 잘못이라도 계급이 낮은 사람이 저지르면 강한 처벌을 받는 카스트제도 문화가 아직 지방을 중심으로 남아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현지 사업가들은 직원 관리가 어려운 편이라고 설명한다. ● 사실상 인도 인구는 4억 명?물론 이 같은 특성은 맞춰나가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낮은 소득’이다. 인구가 많아도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인도의 1인당 평균소득은 2000달러(약 250만 원) 수준. 그런데 전체 부의 60% 정도를 상위 1%가 차지하고 있다. 하위 70% 인구가 전체 부의 5%를 나누는 빈부격차가 극심한 국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기업의 ‘타깃 고객’이 평균소득 7000달러(약 860만 원) 수준인 4억2000만 명(인도 인구의 30%)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소득 수준이 낮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금융소외층이다. 신용등급뿐만 아니라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사람들이 거의 현금을 쓴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 데이터 충전이나 이커머스 결제 때 중개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현지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한 스타트업 대표는 “사회 전반적으로 신뢰 구축이 덜 돼서 선불 결제가 많다”고 했다. 기업은 고객이 비용을 지불할지 못 믿고, 고객도 기업이 약속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지 믿지 못한다는 것이다. 선불로 결제하다보니 인도인들은 모바일 데이터 충전도 수시로 한다.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충전하는 데이터 상품의 가격은 ‘10루피(약 160원)’로 알려져 있다. 인도 직장인들은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도시 외곽이나 지방에 많이 거주한다. 인도 직장인 중 대다수가 출퇴근 시간이 2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온라인에서는 수백 명이 매달려 있는 열차 사진을 ‘밈(meme)’처럼 쓰고는 하는데, 이는 실제 인도의 통근 열차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출퇴근 모습이 줄어들어 인도 정부가 고민이 많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인도 젊은이들이 농사를 짓는 등 아예 지방에 눌러앉아버린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인도 경제는 고향으로 도망친 노동자들의 귀환에 달려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2020년 인도 총 고용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15년 만에 처음으로 3%포인트 증가한 45.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도 경제학자는 농촌 노동력의 성장을 두고 “개발도상국이 원하는 것과 반대”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스타트업 인디아’‘청년의 나라’ 인도는 만년 ‘경제 유망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다수의 전문가가 ‘스타트업’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인도는 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해당 도시에는 글로벌 기업 본사나 IT공과대학 등 명문대학이 집중돼 있다. 특히 벵갈루루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인적자원이나 인터넷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다. 2010~2019년까지 탄생한 스타트업은 벵갈루루가 4373개로, 델리(3495개)와 뭄바이(2707개)보다 많았다. 해외에서 주목하는 스타트업들도 생겨났다. ‘인도의 아마존’이라 불리며 월마트에 인수된 전자상거래 업체 플립카트가 대표적이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기업 페이티엠, 차량공유기업 올라,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업체 글랜스, 중고차 전문 플랫폼 카24 등도 있다. 이들의 IT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파괴적 혁신’도 기대를 모은다. 글로벌 경제 컨설팅 전문기업 ‘맥킨지’는 인도의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산업의 가치가 2030년 1조 달러(약 1235조5000억 원)에 달할 것이며, 5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맥킨지는 “인도에는 이 같은 스타트업이 1000여 개 있으며, 이중 10개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이라고 설명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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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성 대신 선율 울려퍼진 우크라 지하 방공호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곱게 땋은 여성이 등불 앞에서 바이올린을 켠다. 우크라이나 국민 애창곡 ‘달 밝은 밤에’. 일부 관객이 가사를 읊조린다. “찬 이슬에 발이 젖을까 두려워 마세요. 집에 데려다 줄 테니.”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8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전장의 ‘작은 음악회’ 영상이다. 이 영상은 총탄과 포격이 쏟아지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한 지하 방공호에서 촬영됐다. 고요한 방공호가 연주자 활 끝에서 피어오르는 선율로 가득 차자 대피한 사람들이 연주자 앞에 반원으로 둘러앉았다.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45초짜리 영상이 빠르게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페도로우 부총리는 영상을 “올해 유럽의 심장”이라고 소개하며 “시민들은 지하실에 숨어 밤낮을 보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인은 언제나 더 강하고 재능 넘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주일을 넘기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은 생사(生死)를 오가는 전쟁터 한가운데서도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고 투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앞서 4일에는 우크라이나 여자아이가 방공호에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제곡 ‘렛잇고(Let It Go)’를 부르는 영상이 SNS로 전해졌다. 이름이 어밀리아로 알려진 소녀가 “관객이 있는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꿈”이라고 말하자 주변에서 급히 간이 무대를 만들어준 것. 머뭇거리던 아이가 첫 소절을 시작하자 방공호에는 ‘완벽한 침묵’이 흘렀다. 눈물을 훌쩍이는 사람도 있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00만 회를 넘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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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려워 마세요, 집에 데려다 줄테니” 방공호서 울리는 희망의 노래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곱게 땋은 여성이 등불 앞에서 바이올린을 켠다. 우크라이나 국민 애창곡 ‘달 밝은 밤에’. 일부 관객이 가사를 읊조린다. “찬 이슬에 발이 젖을까 두려워 마세요. 집에 데려다 줄 테니.”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8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전장의 ‘작은 음악회’ 영상이다. 이 영상은 총탄과 포격이 쏟아지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한 지하 방공호에서 촬영됐다. 고요한 방공호가 연주자 활 끝에서 피어오르는 선율로 가득차자 대피한 사람들은 연주자 앞에 반원으로 둘러앉았다.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45초짜리 영상이 빠르게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영상을 “올해 유럽의 심장”이라고 소개하며 “시민들은 지하실에 숨어 밤낮을 보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인은 언제나 더 강하고 재능 넘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주일을 넘기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은 생사(生死)를 오가는 전쟁터 한 가운데서도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고 투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앞서 4일에는 우크라이나 여자 아이가 방공호에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제곡 ‘렛잇고(Let It Go)’를 부르는 영상이 SNS로 전해졌다. 이름이 어밀리아로 알려진 소녀가 “관객이 있는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꿈”이라고 말하자 주변에서 급히 간이 무대를 만들어준 것. 머뭇거리던 아이가 첫 소절을 시작하자 방공호에는 ‘완벽한 침묵’이 흘렀다. 눈물을 훌쩍이는 사람도 있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00만 회를 넘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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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 원유 수입금지 결정”… 러 “해보라, 유가 300달러 갈 것”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8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조치를 이르면 이날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전날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의 참여 없이 단독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이 일단 원유 수입 금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매일 약 700만 배럴의 원유를 전 세계에 공급하는 세계 2∼3위 수준의 원유 수출 국가다. 미 하원은 원유 등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의 무역을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르면 8일 처리한다. 법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 및 벨라루스 제품에 관세를 인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상무부에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참여를 막도록 하는 방안도 담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은 8일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천연가스 구매를 중단하고 러시아 내 주유소와 충전소도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 런던금속거래소에서는 장중 한때 111% 가격이 급등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니켈 거래를 중단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의 약 10%를 생산한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3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5%, 나스닥지수는 3.62% 급락했다.○ 美, 원유 금수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추진단독으로라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려는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제재를 완화할 뜻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가 5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책임자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대선 부정선거 등을 규탄하며 2019년부터 국교를 단절하고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중이 8%로 비교적 낮은 데다 베네수엘라 사우디 등을 활용하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로 인한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하루아침에 못 끊어” 난색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여전히 에너지 제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7일 “러시아 에너지는 우리 시민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이라며 하루아침에 러시아산 에너지를 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도 “세계는 러시아의 원유 공급을 대체할 만한 충분한 생산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할 테면 해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이날 “국제사회가 러시아 원유 수입을 중단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300달러 이상으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독일을 향해서도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유럽연합(EU)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올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80%까지 줄이고 2030년이 되기 전 러시아산 에너지에서 독립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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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産 원유 금수, 돈줄 틀어쥘 최대 제재무기… 美, 유가 급등-인플레 우려에도 강행 의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 시간)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금지 조치를 동맹국들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제재의 여파를 감안해 “(제재가 실행됐을 경우에도)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러시아의 돈줄을 확실하게 틀어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방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禁輸) 조치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는 세계 2위 산유국 러시아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최고의 제재 카드로 꼽힌다. 지난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은 1102억 달러(약 135조6000억 원)로 전체 수출액의 약 23%를 차지했다. 하지만 원유 금수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에 상당한 치명상을 입히는 동시에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악화라는 큰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원유 공급 비중 3위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6일 현재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09달러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를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미 정유업체들이 ‘셀프 제재’에 들어가 러시아산 제품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16일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달러가 바닥나 국채 상환일인 16일까지 7억 달러(약 8522억 원)의 부채를 갚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침공에 쏟아붓는 막대한 자금도 부담이다. 2일 영국 경제회복센터와 온라인 컨설팅 플랫폼 컨설턴시유럽 보고서는 러시아가 침공 직후 5일간 70억 달러를 투입했고 이후 하루 지출 규모가 200억 달러(약 24조5700억 원) 이상으로 급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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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 “의용군 참전, 우크라 도착”… 외교부 “여권 무효 검토”

    유튜브 예능 ‘가짜 사나이’ 등에 출연하며 유명해진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사진)가 7일 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위 외에도 7일까지 의용군 참전 의사를 밝힌 한국인은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여권 무효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돌발행동 자제를 당부했다. 이 전 대위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막사 사진을 올리고 “우크라이나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6·25전쟁 당시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이제는 우리가 도와드리겠다”면서 “최전방에서 전투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우크라이나를 여행경보 4단계 국가로 지정해 신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려면 취재·보도나 현지 체류 가족 사망 등 긴급한 인도적 사유가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여권 사용을 신청해야 한다. 의용군 참여는 해당되지 않는다. 외교부는 7일 “무단으로 우크라이나에 입국 시 여권법 위반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의용군에 참여한) 이분들 역시 우리 국민이기에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여권 반납 명령, 여권 무효화, 새 여권 발급 거부 및 제한 등의 행정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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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모건 “러시아, 16일 디폴트 선언 가능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쏟아진 세계 각국의 제재로 러시아가 다음주 국가부도 사태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 미래에 쏜 ‘핵폭탄’”이라며 향후 러시아 경제를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임박했으며, 16일 이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국채 상환일인 16일까지 7억 달러(약 8522억) 상당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달러가 바닥나 이를 상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다른 채권처럼 러시아 국채도 30일 간의 상환 유예 기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간이 지나 4월 15일까지 갚지 못하면 최종 디폴트에 이를 수 있다. 현재 러시아의 대외 부채는 400억 달러(약 49조800억 원)로 6400억 달러(약 785조3400억 원)의 외환보유액에 크게 못 미치지만, 서방의 제재로 대부분 자산이 동결돼 이를 활용하기 어려운 상태다. 최근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피치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까지 끌어 내렸다. 특히 무디스는 6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정크(B3)’에서 디폴트 직전 단계인 ‘Ca’ 등급으로 4단계 강등시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블화의 가치는 약 70% 폭락한 상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경제가 1998년보다 최소 10% 위축될 것이라는 엘리나 리바코바 국제금융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예측을 전했다. 각국 제재를 계기로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유럽이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면서 천연가스 판매를 중국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유럽의 경쟁자들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올해 1, 2월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규모는 2643억 달러(약 324조6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5%증가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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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꺼내나…“동맹국들과 적극 논의중”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 시간)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금지 조치를 동맹국들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물론 제재의 여파를 감안해 “(제재가 실행됐을 경우에도)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러시아의 돈줄을 확실하게 틀어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방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미국이 곧 취할 수 있는 조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거론했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禁輸) 조치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게는 세계 2위 산유국 러시아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최고의 제재 카드로 꼽힌다. 미 의회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양당의 중도파로 꼽히는 조 맨친(민주당), 리사 머카우스키(공화당) 상원의원은 3일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함께 발의했다. 로이터통신의 설문 결과 미국인의 80%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원유 금수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에 상당한 치명상을 입히는 동시에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악화라는 큰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과 전 세계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 가격은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6일 현재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09달러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아직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를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미 정유업체들이 ‘셀프 제재’에 들어가 러시아산 제품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임박했으며, 16일 이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국채 상환일인 16일까지 7억 달러(약 8522억) 상당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달러가 바닥나 이를 상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현재 러시아의 대외 부채는 400억 달러(약 49조800억 원)다. 6400억 달러(약 785조3400억 원)의 외환보유액에 크게 못 미치지만 서방의 제재로 대부분 자산이 동결돼 이를 활용하기 어려운 상태다. 루블화의 가치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70% 폭락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경제가 금융위기 때인 1998년보다 최소 10%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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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식량 가격 사상최고, 우크라發 인플레 본격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세계 식량 가격이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해 국제 원자재 값 급등이 이달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0.7로 1년 전에 비해 20.7% 급등했다. 1996년 관련 지수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식량가격지수는 2002∼2004년 식량 가격 평균을 100으로 삼아 현재 가격 수준을 보여준다. 밀, 옥수수, 해바라기씨유 등의 주요 생산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출에 차질이 우려되면서 곡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4.8%, 유지류는 36.7% 뛰었다. 국제유가 급등세도 이어졌다.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은 6.9% 오른 배럴당 118.11달러로 마감해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만 25%, 올 들어 52% 이상 폭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115.68달러로 마감해 지난 한 주 26% 급등했다.원자재값 한주새 20% 치솟고 곡물가도 급등…‘슬로플레이션’ 비상주요 곡물 수출국들 속속 수출 중단…1주새 명태 7%, 대게 23% 올라이달 물가 4%대 넘을 가능성정부, 벨라루스에도 수출통제 조치…유류세 인하율 확대 방안 검토무디스, 러 신용등급 4계단 더 강등 세계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주요국의 곡물 수출 중단 등이 예고되면서 우크라이나발(發)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러시아산 명태, 대게 등 수산물 가격이 급등해 밥상물가를 위협하는 데 이어 이달 소비자물가가 4%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고물가를 동시에 맞는 ‘슬로플레이션’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달 국내 물가 4%대 전망” 6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세계 원자재 시장의 가격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GSCI)는 지난주 20.3% 치솟아 역대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보였다. 오일쇼크가 한창이던 1970년대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세계 식량가격지수도 역대 최고치로 뛰면서 글로벌 식량 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월 식량가격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 상황이 반영돼 앞으로 더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자국 식량 안보를 위해 수출 중단에 나서면서 가격 급등세를 더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밀, 옥수수 등을 주로 수출하는 헝가리는 4일(현지 시간) 모든 곡물의 수출을 즉각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터키 등도 밀 같은 곡물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우크라이나발 인플레이션은 이미 국내 밥상물가를 덮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냉동 명태 한 마리의 소매가격은 4일 현재 2538원으로 1주일 전보다 7.0% 올랐다. 국내 명태 유통 물량의 60% 이상을 러시아산이 차지한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서 러시아산 대게의 평균 낙찰가는 kg당 1만9900원으로 5일 만에 22.8% 뛰었다. 3월을 기점으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고착화되고 다른 원자재 가격도 치솟으면 물가가 4%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 “한국 경제, 슬로플레이션 직면할 수도” 미국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일부 의원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줄어 원자재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일 보고서를 통해 “서방의 러시아 제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식료품과 연료비 지출 비중이 높은 빈곤층 가계가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넘어 세계 공급망 생태계에 최대 악재가 됐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또 6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3’에서 ‘Ca’로 네 계단 낮추며 “채무 이행 능력과 의지가 심하게 우려된다. 부도(디폴트) 위험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앞서 2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여섯 계단 강등한 바 있다. 불과 나흘 만에 러시아 신용등급이 10계단 떨어진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여파로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슬로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러시아에 이어 러시아를 지원하는 벨라루스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7일부터 전략물자 수출을 제한하고 벨라루스 국방부 등에 대한 거래를 제한한다. 또 유류세 인하 조치는 7월 말까지 연장하면서 현재 20%인 인하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업계는 30% 인하 폭을 건의한 바 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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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크라이나를 비추는 머스크의 ‘별’ [김성모 기자의 신비월드]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만약 어떤 일이 충분히 중요하다면, 예상되는 결과가 실패일지라도 시도해봐야죠.”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 국가가 망설일 때 나선 ‘일론 머스크’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직후 각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주요 국가가 아닌, 특정 인물에도 도움을 요청했는데, 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였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머스크에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제공을 부탁한다”며 “우크라이나가 미친 러시아인들에 대항할 수 있게 해 달라”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내 인터넷망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머스크는 10시간 만에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에 개통돼 있고 더 많은 터미널의 개통이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26일 미국과 등이 국제금융결제망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 등 제재 방안을 내놓은 것 못지않게 빠른 지원 의사를 밝힌 것. 당시만 해도 러시아 제재에 참여할지를 고민하는 국가가 여럿 있었다. 온라인에서는 머스크에 대한 응원이 이어졌다. 머스크의 과거 글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세를 버티기를 기원했다. ● ‘총’만큼 급했던 ‘스타링크’페도로프 부총리가 머스크한테 다급하게 ‘SOS’를 요청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인터넷이 끊기면 소통이 단절되고, 불안과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인터넷망 장애에 시달렸다. 글로벌 인터넷 감시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25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기업 ‘기가트랜스’의 인터넷 연결은 평소 대비 20%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는 침공 당시 키이우의 핵심 시설들에 탄도미사일을 날렸다. 동시에 사이버 공격 등으로 주요 기관들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마비시켰다. 우크라이나는 머스크의 ‘스타링크’를 해법으로 본 듯하다. 스타링크는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무게 227kg 소형 군집위성들을 수년에 걸쳐 지구 저궤도에 띄워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2000여 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으며, 2027년까지 총 1만1943개를 띄울 계획이다. 이후 스타링크가 사용되고 있다는 현지 소식도 전해졌다. 무선인터넷 단말기 개발기업 유비퀴티의 올렉 쿠트코프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스타링크를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에 따르면 28일 오후 8시 33분 기준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136.76메가비트(Mb), 업로드 속도는 초당 23.93Mb로 나타났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개발자 올레그 쿠트코브도 스타링크 위성 접시를 키이우의 집 창문 밖에 꽂아 10초 만에 인터넷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링크 안테나 접시를 이베이에서 구매해 몇 달간 가지고 있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며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 ‘빅테크’ 기업들의 참전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의 직원들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회사 내부에서 의견을 모았다. 이후 일부 러시아 국영 매체 계정의 광고 등 영리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1일에는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 관영 유튜브 채널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페이스북은 “러시아 국영 매체가 전 세계 어디서든 우리 플랫폼으로 돈 버는 것을 금지한다”며 “추가적인 러시아 국영 매체에 표식을 부착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플랫폼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가짜 뉴스’ 가능성이 높은 사례가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을 때, 러시아 정부의 ‘거짓 발표’가 러시아 관영 언론과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외신들은 이를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려는 러시아의 ‘가짜 깃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전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악마가 되지 말자’가 모토인 구글은 우크라이나의 실시간 교통 상황과 혼잡도 등을 알 수 있는 구글맵 기능을 일시 차단했다. 러시아군이 구글맵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군과 시민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구글은 임직원들과 1500만 달러(약 180억 원) 규모의 현금과 물품을 우크라이나 구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기부한다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 10만 명에게 무료로 임시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5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유엔 기구들은 추정하고 있다. 1일에는 애플과 월트디즈니가 러시아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워너브라더스도 개봉 예정작인 ‘더 배트맨’의 러시아 개봉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 정부의 압박과 빅테크의 고민사실 빅테크 기업들이 움직이기 이전에 우크라이나와 미 정부 관계자들은 플랫폼 기업들에게 러시아의 가짜 뉴스를 제재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빅테크 기업들이 제재에 동참했지만, 해외에선 일부 뒷말도 나오고 있다. 각국 정부의 플랫폼사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제재에 나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로도 볼 수 있지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압박은 점점 커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구글은 콘텐츠 삭제 관련 정부 요청이 2015년 이후 5배 증가해 연 5만여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에는 40% 증가한 약 9만 건의 정부 요청이 있었다. 이미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구독자가 50만 명 이상인 회사는 법률 책임을 위해 러시아에 사무실을 설치하라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미 스탠포드대 사이버정책센터 펠로우이자 구글 전 법률고문인 다프네 켈러는 “이상한 줄다리기”라며 “특정 국가에서 어떤 콘텐츠를 삭제하고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칫 광고 시장의 규모에 따라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가 결정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향후 플랫폼 업체들의 제재나 각종 규정에 정부의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적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국가 내 정부의 영향력이 커지면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개인정보 보호나 알권리 요구 등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탱크보다 강력한 ‘소셜미디어’ 정부의 압박은 플랫폼과 IT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소셜미디어는 그 어느 때보다 위력을 발휘했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전쟁을 ‘틱톡 전쟁’이라 부르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틱톡에는 러시아 군대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틱톡에 올라온 수백여 개의 영상들의 배경 풍경을 구글의 실제 데이터와 비교하는 방식 등으로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소셜미디어는 위기의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결속시키는 역할을 했다. 전쟁 직후 종적을 감췄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미국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해외도피를 권고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그는 트위터를 통해 건재를 알리면서 결사항전의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달 중순 우크라이나의 비정부 여론조사 기관 ‘레이팅스’가 성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1%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작년 12월보다 3배 증가한 수치다. ● ‘어나니머스’의 등장국제 해커단체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내부를 흔들었다. 이 단체는 25일 러시아 정부와 사어버 전쟁을 선포했다. 어나니머스는 28일 타스통신, 코메르산트 등 러시아 매체 웹사이트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웹사이트에 “광기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 당신의 아들과 남편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우리는(러시아는) 세계로부터 고립되고 있다. 그들은 원유와 가스 구입을 멈췄다. 몇 년 뒤 우리는 북한처럼 살게 될 것”이라고 화면에 띄웠다. 어나니머스는 이외에도 러시아 국방부와 크렘린궁 웹사이트 등을 해킹해 데이터베이스를 유출했고, 군 통신도 가로막았다고 했다. 크렘린궁 등 정부 웹사이트 6개는 일정 시간 먹통이 됐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해커들의 러시아 공격이 푸틴 대통령을 예상보다 더 자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러시아 해커는 외국 표적을 공격하는 데 능숙하지만 방어는 이보다 더 어렵다”며 “공격은 몇 번만 성공해도 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수비는 항상 승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방어는 방탄 수준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하나 된 마음, 각각의 전략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세계는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로 뭉쳤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경제 제재에 스위스, 싱가포르 등 중립 성향의 국가들까지 동참했다. 한편으로는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지 모른다. 전쟁이 미칠 영향이 그만큼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기업 등 경제 문제다.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해온 일부 유럽 국가들은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러시아의 스위프트 결제망 퇴출이 본격화되면 국내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세계 11위 경제 대국인 러시아의 고립으로 세계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더 낮은 성장률을 경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쟁을 계기로 세계의 경제 패턴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미국 등 주요 국가는 ‘공급망 재편’에 돌입한 상태다. 특정 국가에 대한 경제 의존도는 낮추고,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은 자국에서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시작됐다. 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고용대책의 일환으로 자국으로 유턴한 기업의 공장 이전 비용을 20% 보조해주는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했다. 전문가들은 이 때부터 산업 재편성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이후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에 속도가 붙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 병목 현상을 체감하면서 공급망 재편이 각국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전쟁은 이 같은 변화를 더욱 더 가속화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년 동안 심화된 지정학적 위험은 세계 정치의 특징이었지만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은 경제적 결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를 외면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 패턴을 깨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세계 경제를 지배해 온 세계화된 공급망과 통합 금융 시장의 시스템을 더욱 쇠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 2022-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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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나이키 “러엔 안팔아” 구글-페북 “러 국영매체 채널 차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세계 각국이 ‘러시아 보이콧’에 나선 가운데 애플 나이키 보잉 포드 엑손모빌 등 글로벌 기업도 속속 러시아에서 발을 빼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에서 쫓아내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교관이 공개적으로 러시아에 등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국정연설에서 “모든 러시아발 항공기에 미 영공을 닫는다. 러시아를 더 고립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유나이티드항공 또한 러시아 비행을 중단한다. 앞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역시 러시아발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서방 대부분이 러시아에 하늘길을 닫았다. 애플은 이날 러시아에서 아이폰 등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폭력의 결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제한하고 앱스토어에서 러시아투데이(RT), 스푸트니크뉴스 등 러시아 관영매체 앱도 내려받을 수 없도록 했다. 나이키 역시 러시아 내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러시아 국영매체의 채널을 차단했다. 구글은 이날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 매체에 연결된 유튜브 채널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가 유튜브 광고 등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용하는 메타플랫폼도 EU의 모든 국가에서 해당 매체에 접근할 수 없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 추정되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발견해 우크라이나에 알렸다. 메타플랫폼은 러시아 해커를 적발하고 계정을 차단했다. 세계 1, 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 또한 러시아로 입출항하는 화물 서비스를 모두 중단했다. 미 자동차 기업 포드는 러시아에서 합작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 스웨덴 자동차 업체 볼보 등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 석유업체 엑손모빌도 러시아 유전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의 유럽 지사 영업을 금지했다.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 또한 러시아 금융사와의 결제망을 차단하거나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기관 및 개인을 차단했다. 이날 프랑스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뮤지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인형의 목과 몸통을 분리한 뒤 전시실에서 빼 창고로 옮겼다고 밝혔다.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100여 명의 각국 외교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화상 연설이 시작되자 일제히 등을 돌리고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러시아를 규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의 이사국 자격 박탈을 제안했다. 미 의회 또한 러시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에서 쫓아내는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푸틴이 ‘유럽의 통일’을 만들었다”며 유럽의 고질병으로 꼽히던 내부 분열이 러시아 침공을 계기로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 10만 명에게 무료로 임시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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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나이키·할리데이비슨까지… ‘러시아 보이콧’ 확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세계 각국이 ‘러시아 보이콧’에 나선 가운데 애플 나이키 보잉 포드 엑손모빌 등 글로벌 기업도 속속 러시아에서 발을 빼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에서 ㅤ쫓아내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유엔 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교관이 공개적으로 러시아에 등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국정연설에서 “모든 러시아발 항공기에 미 영공을 닫는다. 러시아를 더 고립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유나이티드항공 또한 비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역시 러시아발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서방 대부분이 러시아에 하늘 길을 닫았다. 각국 대기업 탈(脫)러시아 본격화 애플은 이날 러시아에서 아이폰 등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폭력의 결과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제한하고 앱스토어에서 러시아투데이(RT), 스푸트니크뉴스 등 러시아 관영매체 앱도 내려받을 수 없도록 했다. 나이키 역시 러시아 내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세계 1, 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 또한 러시아로 입출항하는 화물 서비스를 모두 중단했다. 미 자동차기업 포드,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 등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 석유업체 엑손모빌 또한 러시아 유전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러시아 최대은행 스베르방크의 유럽 지사 영업을 금지했다.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 또한 러시아 금융사와의 결제망을 차단하거나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기관 및 개인을 차단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의 국부펀드, 미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연기금(캘퍼스) 등도 러시아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워너브라더스도 개봉 예정작인 ‘더 배트맨’의 러시아 개봉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우크라이나 지지와 지원 봇물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100여 명의 각국 외교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화상 연설이 시작되자 일제히 등을 돌리고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러시아를 규탄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특별회의에서도 의원들이 일제히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는 팻말을 들었다. 예브헤니이아 필리펜코 주제네바 우크라이나 대사는 “놀라운 지지”라며 감격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 10만 명에게 무료로 임시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의 통일’을 만들었다”며 그간 유럽의 고질병으로 꼽히던 내부 분열이 러시아의 침공을 계기로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이번 사태를 묵과하면 ‘우크라이나 다음 차례는 우리나라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각국의 단결을 불러왔다는 의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의 이사국 자격 박탈을 제안하며 “끔찍한 인권 유린과 인도주의적 고통을 저지르며 다른 유엔 회원국을 점령하려 하는 회원국(러시가)이 이사회에 남아야 하느냐”며 규탄했다. 미 의회 또한 러시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에서 ㅤ쫓아내는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 추정되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발견해 우크라이나에 알렸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또한 러시아 해커를 적발하고 계정을 차단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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