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産 원유 금수, 돈줄 틀어쥘 최대 제재무기… 美, 유가 급등-인플레 우려에도 강행 의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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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美국무 “동맹국들과 적극 논의중”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 시간)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금지 조치를 동맹국들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제재의 여파를 감안해 “(제재가 실행됐을 경우에도)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러시아의 돈줄을 확실하게 틀어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방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禁輸) 조치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는 세계 2위 산유국 러시아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최고의 제재 카드로 꼽힌다. 지난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은 1102억 달러(약 135조6000억 원)로 전체 수출액의 약 23%를 차지했다.

하지만 원유 금수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에 상당한 치명상을 입히는 동시에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악화라는 큰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원유 공급 비중 3위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6일 현재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09달러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를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미 정유업체들이 ‘셀프 제재’에 들어가 러시아산 제품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16일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달러가 바닥나 국채 상환일인 16일까지 7억 달러(약 8522억 원)의 부채를 갚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침공에 쏟아붓는 막대한 자금도 부담이다. 2일 영국 경제회복센터와 온라인 컨설팅 플랫폼 컨설턴시유럽 보고서는 러시아가 침공 직후 5일간 70억 달러를 투입했고 이후 하루 지출 규모가 200억 달러(약 24조5700억 원) 이상으로 급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
#러시아#원유#금수#제재무기#인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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