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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동향이 유가 등 글로벌 투자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 직접 전문가를 잠입시켜 작성한 시트리니 리서치의 보고서가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뉴욕의 투자 리서치 업체인 시트리니 리서치는 현장 기반의 직관적 보고서로 자주 화제가 되는 업체로, 최근 인공지능(AI)이 촉발할 일자리 위기를 시나리오 형태로 제시해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6일(현지 시간) 시트리니 리서치는 ‘호르무즈 해협: 시트리니 현장 실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잠입기 및 그 과정에서 본 투자 시사점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은 혼란 그 자체지만 바로 이런 곳이 위대한 투자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곳”이라며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현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애널리스트 3호’라는 4개 국어에 능통한 현장 분석가를 호르무즈로 파견했다”고 밝혔다.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분석가는 호르무즈 해협에 도착한 뒤 현지 보트 선장에게 현금 다발을 건네주고 3시 간 뒤 스피드 보트를 탄 채 해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오만 국경을 넘을 때 촬영과 기록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했고, 해안경비대에 붙잡혀 구금돼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기도 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뉴욕에 돌아와 보고서를 발간한 것으로 전해졌다.보고서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을 “누가 통과할 수 있고 없는지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결정하는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개방 혹은 폐쇄’라는 이분법적 관점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그 과정에 투자 기회가 널려 있다”고 진단했다.지금까지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막혀 있거나, 간신히 뚫렸다는 식으로 이해했지만 실제로는 혁명수비대의 감독 아래 선박 통행이 질서정연하게 유지되고 있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보고서는 “혁명수비대의 허가를 받은 선박은 지금까지 단 한 척도 공격받지 않았다”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원치 않으며 자체 규정에 따라 일부 선박에 대한 통행을 허용함으로써 미국을 제외한 해협의 주권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또 그간 호르무즈 해협의 동향 파악 지표로 쓰이며 글로벌 투자 시장을 좌지우지해 온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데이터도 믿을 게 못 된다고 지적했다. 하루 4~5척의 유조선이 AIS를 완전히 끈 채 해협을 통과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선박 이동량은 데이터의 2배에 이르며 최근 며칠 새 더욱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보고서는 일명 ‘이란 톨게이트’로 불리는 케슘섬과 라락섬을 통과하는 ‘우회 항로’도 주목했다. 보고서는 “이곳을 통과하기 우해서는 중개인을 통해 선박의 자세한 정보를 제출해야 하고, 현금과 가상화폐 외에도 해외 은행 계좌에 있는 이란 자산을 동결 해제하는 것처럼 외교적인 방식으로 결제를 해야한다”고 전했다. 인도와 프랑스도 현금 결제 대신 외교적 합의로 통행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보고서는 “전 세계가 이란과 거래하는 외교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자국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면 거래 국가는 늘어날 것”이라며 글로벌 에너지 체제가 미국 중심이 아닌, 다극화 체제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했다.다만, 지금까지 초대형 유조선(VLCC)의 통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계속해서 LPG 운반선이나 소형 유조선 위주의 통행만 이뤄진다면 세계 에너지 수급과 글로벌 경제가 파국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CNBC는 이날 보고서에 대해 “시트리니의 보고서는 애널리스트 1명의 한 차례 현장 방문과 교차검증이 어려운 인터뷰 증언에 기반한 것임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God is good(하나님은 선하시다).” 3일(현지 시간) 이란군에 격추된 미 공군 F-15E 전투기의 무기체계 장교(WSO)는 고도 2100m 이란 산악지대의 바위틈에 숨어 미군 본부에 이 같은 무선 신호를 보냈다. 전투기 비상사출장치(ejection system)에 들어 있는 위치표시기(비컨)와 보안무전기를 사용한 것이다. 앞서 동승한 조종사는 곧바로 미군에 구조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에 관련 내용을 발표하기 직전이었다. 처음에 미군 지휘부는 이란군이 실종 장교를 생포한 뒤 미군 구조팀을 유인하기 위해 허위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닌지 의심했다. 마치 ‘알라는 위대하다’처럼 무슬림이 할 법한 말로 들렸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장교는 무전으로 ‘하나님께 권능이 있기를(Power be to God)’이란 짧고 특이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처음엔) 이란이 미군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허위 신호를 보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액시오스는 “미 국방부 확인 결과 실종 장교가 보낸 정확한 메시지는 ‘하나님은 선하시다’였다”고 정정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실종 장교의 동료 등을 수소문하는 등 추가 조사 끝에 그가 이란에 생포되지 않고 피신 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동료 장교들이 “실종자는 평소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그런 표현을 쓸 법하다”고 증언한 것. 이에 미군은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됐던 최정예 네이비실 6팀을 비롯한 특수부대원과 수송대 등 미군 200여 명을 급파했다. 수십 대의 군용기와 MQ-9 리퍼 드론, 우주·사이버 정보자산 등도 총동원됐다. 또 실종 장교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자 한 이란 당국도 수백 명의 혁명수비대원을 보내고, 인근 주민들에게 6만 달러의 현상금까지 내걸며 추적에 나섰다. 누가 먼저 실종자를 찾느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CIA의 기만 작전 등이 주효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CIA는 실종자가 이미 구조됐다는 허위 정보를 퍼뜨려 이란 당국의 수색에 혼선을 일으켰다. 미국 매체들은 “탈출 장교는 부상당한 몸으로 산골짜기 바위틈에 숨어 있었고, 정보당국은 독보적인 첨단 역량을 활용해 그를 찾아냈다”며 “실로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와 같은 작전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이번 구출 작전을 계기로 미 전투기 조종사들과 특수부대원들이 받는 극한 상황 훈련인 ‘시어(SERE)’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SERE는 생존(Survival), 회피(Evasion), 저항(Resistance), 탈출(Escape)의 약자다. 여기에는 부상 치료, 은신처 마련, 곤충으로 식사하기 등이 포함된다. 이번에 36시간 만에 구출된 무기체계 장교 역시 심한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적들을 피하고 최대한 발각되지 않게 무선 신호를 보내는 등 SERE 훈련 덕을 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God is good(하나님은 선하시다).”3일(현지 시간) 이란군에 격추된 미 공군 F-15E 전투기의 무기체계 장교(WSO)는 고도 2100m 이란 산악지대의 바위 틈에 숨어 미군 본부에 이 같은 무선 신호를 보냈다. 전투기 비상사출장치(ejection system)에 들어 있는 위치표시기(비컨)와 보안무전기를 사용한 것이다. 앞서 동승한 조종사는 곧바로 미군에 구조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에 관련 내용을 발표하기 직전이었다. 처음에 미군 지휘부는 이란군이 실종 장교를 생포한 뒤 미군 구조팀을 유인하기 위해 허위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닌지 의심했다. 마치 ‘알라는 위대하다’처럼 무슬림이 할 법한 말로 들렸다는 것.트럼프 대통령은 5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장교는 무전으로 ‘하나님께 권능이 있기를(Power be to God)’이란 짧고 특이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처음엔) 이란이 미군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허위 신호를 보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액시오스는 “미 국방부 확인 결과 실종 장교가 보낸 정확한 메시지는 ‘하나님은 선하시다’였다”고 정정했다.미 중앙정보국(CIA)은 실종 장교의 동료 등을 수소문하는 등 추가 조사 끝에 그가 이란에 생포되지 않고 피신 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동료 장교들이 “실종자는 평소 독실한 기독교인이라 그런 표현을 쓸 법하다”고 증언한 것.이에 미군은 ‘9·11테러’ 주범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됐던 최정예 네이비실 6팀을 비롯한 특수부대원과 수송대 등 미군 200여 명을 급파했다. 수십 대의 군용기와 MQ-9 리퍼 드론, 우주·사이버 정보자산 등도 총동원됐다. 또 실종 장교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자 한 이란 당국도 수백 명의 혁명수비대원을 보내고, 인근 주민들에게 6만 달러의 현상금까지 내걸며 추적에 나섰다. 누가 먼저 실종자를 찾느냐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CIA의 기만 작전 등이 주효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CIA는 실종자가 이미 구조됐다는 허위 정보를 퍼뜨려 이란 당국의 수색에 혼선을 일으켰다.미국 매체들은 “탈출 장교는 부상당한 몸으로 산골짜기 바위틈에 숨어 있었고, 정보당국은 독보적인 첨단 역량을 활용해 그를 찾아냈다”며 “실로 ‘건초 더미에서 바늘 찾기’와 같은 작전이었다”고 평가했다.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이번 구출 작전을 계기로 미 전투기 조종사들과 특수부대원들이 받는 극한 상황 훈련인 ‘시어(SERE)’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SERE는 생존(Survival), 회피(Evasion), 저항(Resistance), 탈출(Escape)의 약자다. 여기에는 부상 치료, 은신처 마련, 곤충으로 식사하기 등이 포함된다. 실제로 1995년 보스니아 전쟁 때 적진에서 F-16C 전투기가 추락해 6일간 고립됐던 스콧 오그레이디 대위는 개미와 풀을 먹으며 버텼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번에 36시간 만에 구출된 무기체계 장교 역시 심한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도 적들을 피하고 최대한 발각되지 않게 무선 신호를 보내는 등 SERE 훈련 덕을 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한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미 동부 시간 기준 6일 오후 8시·한국 시간 기준 7일 오전 9시)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산업 시설에 대한 고강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미 성향 걸프국들의 산업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펼치며 강하게 반격하고 있다. 4일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주요 석유화학단지와 원자력발전소(원전)를 공격했다.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 발리올라 하야티 부지사는 “미국과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전투기가 파지르1·2 석유화학단지와 라잘, 아미르 카비르, 아부 알리 석유화학 공장을 공격했다”며 “반다르 이맘 석유화학 공장도 공습을 받아 일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IRNA는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 단지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방호 직원 1명이 사망했다”며 “폭발과 파편으로 보조 건물 한 곳도 손상됐다”고 전했다. 다만 원전 주요 시설은 피해를 입지 않아 가동엔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X를 통해 “방사능 수치 증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핵 사고 방지를 위해 원전 부지와 주변 지역은 결코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대(對)이란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핵심 시설 공격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IRNA는 “첫 공습 이후 부셰르 원전이 공격받은 것은 이날로 4번째”라며 “원전이 심각한 피해를 입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이날 “부셰르 원전에서 근무하던 러시아 전문 인력 198명이 추가 철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또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승인이 이뤄지면 이란의 주요 에너지 관련 시설에 대한 공습도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도 이스라엘과 걸프국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5일 △이스라엘 하이파 정유소 △UAE 합샨 가스시설(엑손모빌과 셰브론이 운영)과 알 루와이스 석유화학 공장 △바레인 시트라 석유화학 공장 △쿠웨이트 슈아이바 석유화학 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쿠웨이트는 4일과 5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정부 부처 단지, 발전소, 해양 담수화 시설 등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자국 민간 시설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 이스라엘 에너지 인프라와 관련된 공격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4일 X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이 (러시아에) 공격받았을 때 서방의 격노를 기억하냐”며 “방사능 낙진은 테헤란이 아니라 걸프국들의 수도에서 생명을 앗아갈 것”이라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자국 원전 공격을 비난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란이 자체 기준을 바탕으로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갇힌 선박들을 선별적으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 선박들이 3, 4일(현지 시간) 연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뒤 튀르키예, 인도, 중국, 파키스탄 등 상대적으로 우호 관계인 나라의 선박 일부만 해협 통과를 허용했다. 하지만 2일 프랑스에 이어 3, 4일 일본 선박을 통과시키면서 호르무즈 선박 통항 방침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선박 26척(선원은 총 173명)이 갇혀 있다. 4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의 선박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상선미쓰이는 “해당 선박은 인도의 관계사가 보유한 유조선이었다”며 “선박과 승무원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3일에도 상선미쓰이의 파나마 선적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이 일본 선박 중 처음으로 호르무즈를 빠져나왔다. 이에 따라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후 해협 내 묶여 있는 일본 선박은 43척으로 줄었다. 이란은 2일엔 서유럽 선박 중 처음으로 프랑스 해운 대기업의 컨테이너선 ‘CMA CGM 크리비’호를 통과시켰다. 5일 한국 외교부는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들의 국적, 소유주, 운영사, 화물 성격, 목적지, 선원 국적 등이 다 다른 상황”이라며 “정부는 선박 및 선원의 안전을 우선시하며 선사의 입장도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를 통과한 상선미쓰이 선박 2척의 통과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부 간 협상이 아닌 선사의 자구책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 정부는 이번 선박 통과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며 “현재까지 서구권이나 친서방 국가들 중 명시적으로 정부가 나서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경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전략적 가치를 확실히 깨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 알리 바에즈는 로이터통신에 “이란은 이제 해협 장악을 통해 세계 에너지 시장을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이 핵무기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미국은 이란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막으려다 오히려 이란에 ‘대량교란무기’를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 정보 당국은 이란이 해협 조기 개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무력으로 해협을 개방하는 방안은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군이 이란 남부 해안을 점령해도 이란군이 내륙 깊숙한 곳에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할 수 있어서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화요일(7일)은 이란에서 ‘발전소의 날’이자 ‘다리의 날’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게 한꺼번에 벌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그 빌어먹을(FXXkin’)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 자식들아(crazy bastards),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다. 두고 봐라!”고 일갈했다. 또 “알라에게 찬양을”이라며 조롱하는 표현도 남겼다. 그는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이란과 협상 중이며 월요일(6일)까지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날려버리고, 원유를 차지하겠다”고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밝힌 발전소 등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미 동부시간 기준 6일 오후 8시, 한국시간 7일 오전 9시) 종료를 하루 앞두고, 격한 표현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등 종전 합의를 이란에 강하게 압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합의 가능성을 언급해 대화 의지를 보였단 해석도 제기된다.그는 전날에도 이란을 향해 “시간이 많지 않다. 그들에게 ‘지옥문’이 열릴 때까지 48시간 남았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알안비야 사령부의 알리 압둘라히 알리아바디 사령관은 “(이란의 기간시설이 공격받는다면) ‘지옥의 문’이 당신들에게 열릴 것”이라고 맞섰다.트럼프 대통령은 4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내가 이란에 (미국의 종전 요구안에) 합의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까지 열흘을 줬던 때를 기억하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 27일을 종전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가 6일까지 열흘간 연장했다. 그는 이란과의 합의가 불발되면 이란의 발전소와 유정 등을 초토화시키겠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압박에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한 채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4, 5일에도 이스라엘,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의 석유화학 시설 등을 공격했다. 또 이란은 미국의 이란 방공망 무력화 주장에도 3일 미군의 F-15 전투기와 A-10 공격기를 격추시켰다. 다만 미국은 특수부대를 투입해 조종사들을 모두 구출했다.한편 이란은 수에즈 운하의 관문 격인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3일 X를 통해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밀, 쌀, 비료 수송량 가운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물동량이 가장 많은 나라와 기업은 어디인가”라며 봉쇄를 검토 중임을 내비쳤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제시한 발전소 등에 대한 공격 유예 시한(미 동부 시간 기준 6일 오후 8시·한국 시간 기준 7일 오전 9시)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심 산업 시설에 대한 고강도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란 역시 이스라엘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미 성향 걸프국들의 산업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펼치며 강하게 반격하고 있다.4일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주요 석유화학단지와 원자력발전소(원전)를 공격했다.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 발리올라 하야티 부지사는 “미국과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전투기가 파지르1·2 석유화학단지와 라잘, 아미르 카비르, 아부 알리 석유화학 공장을 공격했다”며 “반다르 이맘 석유화학 공장도 공습을 받아 일부가 파괴됐다”고 밝혔다.IRNA는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 단지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방호 직원 1명이 사망했다”며 “폭발과 파편으로 보조 건물 한 곳도 손상됐다”고 전했다. 다만 원전 주요 시설은 피해를 입지 않아 가동엔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X를 통해 “방사능 수치 증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핵 사고 방지를 위해 원전 부지와 주변 지역은 결코 공격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대(對)이란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핵심 시설 공격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IRNA는 “첫 공습 이후 부셰르 원전이 공격받은 것은 이날로 4번째”라며 “원전이 심각한 피해를 입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이날 “부셰르 원전에서 근무하던 러시아 전문 인력 198명이 추가 철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또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승인이 이뤄지면 이란의 주요 에너지 관련 시설에 대한 공습도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이란도 이스라엘과 걸프국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5일 △이스라엘 하이파 정유소 △아랍에미리트(UAE) 합샨 가스시설(엑손모빌과 셰브런이 운영)과 알 루와이스 석유화학 공장 △바레인 시트라 석유화학 공장 △쿠웨이트 슈아이바 석유화학 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특히 쿠웨이트는 4일과 5일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정부 부처 단지, 발전소, 해양 담수화 시설 등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자국 민간 시설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 이스라엘 에너지 인프라와 관련된 공격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뒤, 미국과 우방인 걸프국의 유사 시설에 그대로 되갚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4일 X에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이 (러시아에) 공격받았을 때 서방의 격노를 기억하냐”며 “방사능 낙진은 테헤란이 아니라 걸프국들의 수도에서 생명을 앗아갈 것”이라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자국 원전 공격을 비난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모든 총알이 적에게 명중하게 하소서.”(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25일)“예수는 어떤 전쟁도 치르지 않았다. 전쟁을 벌이는 이들의 기도는 거부당할 것이다.”(레오 14세 교황·29일)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한 달을 넘긴 가운데 전쟁 장기화 여파가 종교계에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기독교 이념을 앞세워 이란 전쟁의 당위성을 강조하자 가톨릭의 수장인 레오 14세 교황은 “종교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의 옛 기독교 성지 ‘성묘 교회’에 출입하려던 가톨릭 성직자들의 출입을 한때 금지해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교황 “예수, 전쟁 치른 적 없다” 비판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29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 미사에서 예수를 앞세워 전쟁을 정당화하는 이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교황은 “예수는 무장하지 않았고 전쟁을 거부했다. 누구도 전쟁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황의 발언은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은 25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주재한 예배에서 “미군이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는 자들에게 압도적인 폭력을 행사하게 해달라”며 “위대하고 강력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담대한 확신을 가지고 간구한다”고 기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헤그세스 장관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님의 적으로 규정한다”며 “그의 포교 활동이 (종교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위배되고 군대 결속력을 약화시킨다는 경고가 잇따른다”고 지적했다. 미국 출신인 교황은 즉위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 등을 꾸준히 비판해 왔다. 그는 13일에도 “분쟁에서 중대한 책임을 지는 기독교인들에게 고해성사할 겸손과 용기가 있는가”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개신교의 한 분파인 장로교 신자라고 밝혔다. J D 밴스 미 부통령, 쿠바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가톨릭 신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교황의 발언이 알려진 후 몇 시간 뒤에 트루스소셜에 유명 복음주의 개신교 목회자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로부터 지난해 10월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당시 편지에서 그레이엄 목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을 이끌어 낸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성경에 나오는 “화평케 하는 자(peacemaker)”라고 치하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또한 그레이엄 목사를 통해 전쟁의 정당성을 내세우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스라엘과 가톨릭계도 갈등 한편 이스라엘은 29일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청을 관할하는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과 일부 사제들이 종려주일 미사 집전을 위해 성묘교회로 들어가려는 것을 막았다. 이곳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전해지는 장소 위에 4세기경 건립됐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당시 차기 교황으로도 거론됐던 고위 인사다.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의 주요 가톨릭 국가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바티칸이 있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모든 공동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이탈리아는 주이탈리아 이스라엘 대사도 초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성지의 지위를 침해하는 사례가 심히 증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며 침례교회 목사인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역시 “불행한 월권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이스라엘 곳곳을 공격했고, 예루살렘 구시가지 또한 여러 차례 표적이 돼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파문이 확산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사를 허용하라고 입장을 바꿨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모든 총알이 적에게 명중하게 하소서.”(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25일)“예수는 어떤 전쟁도 치르지 않았다. 전쟁을 벌이는 이들의 기도는 거부당할 것이다.”(레오 14세 교황·29일)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한 달을 넘긴 가운데 전쟁 장기화 여파가 종교계에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이 기독교 이념을 앞세워 이란 전쟁의 당위성을 강조하자 가톨릭의 수장인 레오 14세 교항은 “종교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이 와중에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의 옛 기독교 성지 ‘성묘 교회’에 출입하려던 가톨릭 성직자들의 출입을 한때 금지해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교황 “예수, 전쟁 치른 적 없다” 비판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29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 미사에서 예수를 앞세워 전쟁을 정당화하는 이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교황은 “예수는 무장하지 않았고 전쟁을 거부했다. 누구도 전쟁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이날 교황의 발언은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은 25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주재한 예배에서 “미군이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는 자들에게 압도적인 폭력을 행사하게 해달라”며 “위대하고 강력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담대한 확신을 가지고 간구한다”고 기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헤그세스 장관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하나님의 적으로 규정한다”며 “그의 포교 활동이 (종교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위배되고 군대 결속력을 약화시킨다는 경고가 잇따른다”고 지적했다.미국 출신인 교황은 즉위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 등을 꾸준히 비판해 왔다. 그는 13일에도 “분쟁에서 중대한 책임을 지는 기독교인들에게 고해성사할 겸손과 용기가 있는가”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개신교의 한 분파인 장로교 신자라고 밝혔다. J D 밴스 미 부통령, 쿠바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가톨릭 신자다.트럼프 대통령은 29일 교황의 발언이 알려진 후 몇 시간 뒤에 트루스소셜에 유명 복음주의 개신교 목회자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로부터 지난해 10월 받은 편지를 공개했다. 당시 편지에서 그레이엄 목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을 이끌어 낸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성경에 나오는 “화평케 하는 자(peacemaker)”라고 치하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 또한 그레이엄 목사를 통해 전쟁의 정당성을 내세우려 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스라엘과 가톨릭계도 갈등한편 이스라엘은 29일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청을 관할하는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과 일부 사제들이 종려 주일 미사 집전을 위해 성묘교회로 들어가려는 것을 막았다. 이 곳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전해지는 장소 위에 4세기경 건립됐다. 피차발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당시 차기 교황으로도 거론됐던 고위 인사다.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등 유럽의 주요 가톨릭 국가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바티칸이 있는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모든 공동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이탈리아는 주이탈리아 이스라엘 대사도 초치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성지의 지위를 침해하는 사례가 심히 증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며 침례교회 목사인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 역시 “불행한 월권 행위”라고 비판했다.이스라엘 측은 이란의 탄도미사일이 이스라엘 곳곳을 공격했고, 예루살렘 구시가지 또한 여러 차례 표적이 돼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파문이 확산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사를 허용하라고 입장을 바꿨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전쟁 반대! 왕은 없다!(No wars! No kings!)” 28일(현지 시간) 미 50개 주(州), 3300여 곳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일제히 벌어졌다. 미국 내 진보 성향 단체들이 주도해 날짜를 정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조직한 이날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뒤 열린 세번째 ‘노 킹스’ 시위였다. 앞서 지난해 6월과 10월에도 진보 단체들은 ‘노 킹스’ 시위를 열었다. 이번 ‘노 킹스’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총 800만 명이 참여했다. 주최 측은 미국 시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위였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시위대는 알래스카주에서 플로리다주에 이르기까지 진보 성향 대도시와 공화당 텃밭을 가리지 않고 조직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를 기록하는 등 국내 반발이 커지면서 ‘노 킹스’ 시위가 한층 확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로이터통신과 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6%로, 이란 전쟁 발발 뒤 4%포인트 하락했다. 집권 2기 들어 최저치다. 이란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도 35%에 그쳤다. 그러나 백악관은 이날 시위에 대해 좌파들의 조작극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은 “이번 시위가 11월 중간선거에서 정치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고 진단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미국 국민들을 파산시키고 수많은 생명을 죽이는 전쟁을 통해 자신의 배만 불리고 있다.”(시위 참가자 크리스 씨)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광장. 이곳에서 열린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에 참석한 브루클린 거주자 크리스 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친구 중에도 군인이 있다. 더 이상의 무고한 죽음은 정말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타임스스퀘어 광장에서부터 10여 블록 떨어진 센트럴파크까지 뉴욕 도심은 각종 피켓을 들고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마치 1년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신년 카운트다운 행사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시민들은 이날 저마다 자신이 손수 그리거나 쓴 반전(反戰) 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전쟁에서 손을 떼라”, “정권 교체는 이곳(미국)부터”를 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시위대 행렬의 길이가 1마일(1.6km)에 달했다”고 전했다. ● ‘전쟁 반대’ 메시지 부각된 ‘노 킹스’ 시위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세 번째 열린 ‘노 킹스’ 시위였다. 또 앞서 두 차례(지난해 6월과 10월) ‘노 킹스’ 시위 때보다 큰 규모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시위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휘발유값을 포함한 각종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미군들이 계속해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졌다. 이날 자신을 중동으로 파병되는 해병대원의 어머니라고 밝힌 발레리 티라도 씨는 ‘내 아들을 집으로 데려와 달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반트럼프 시위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군인들을 꼭두각시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시 외곽의 공화당 강세 지역 거주자인 아일린 맥휴 씨도 맨해튼에서 진행된 시위에 참가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을 비판했다. 그는 “공화당 전체가 손에 피를 묻혔다”며 “베네수엘라에서 배를 폭격하고 이란에서 학교를 폭격하는 것은 살인”이라고 말했다. WP는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전쟁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왔다”며 “한 전직 군인은 ‘우리 국민들이 일어나선 안 될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며 눈물지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과 연방정부 청사들이 집결해 있는 워싱턴 도심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WP는 “과거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연방 공무원들 가운데 계속되는 전쟁과 침략에 ‘공포’를 느껴 거리로 나왔다는 이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를 주도한 진보단체 중 하나인 인비저블 측은 “이번 시위에는 생전 처음 시위에 나온 이들을 포함해 새로 참여한 인원이 최소 10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며 “미국뿐 아니라 해외 15개국 40여 곳에서도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고 밝혔다.● 이민 단속 반발도 여전… 백악관 “조작극” 일축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한 비판도 시위 중 비중 있게 다뤄졌다. 특히 올해 초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두 명의 미국 시민이 사살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서는 도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위 인파가 몰렸다. NYT는 “세찬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만 명이 넘는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흔들며 질서정연하게 주 의사당을 향해 행진했다”며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자택 근처를 지나가며 그의 퇴진을 외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날 시위를 좌파들의 조작극이라고 평가했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시위대는 ‘좌파 자금 지원 네트워크’의 산물일 뿐 실질적인 대중의 지지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미국 국민들을 파산시키고 수많은 생명을 죽이는 전쟁을 통해 자신의 배만 불리고 있다.” (시위 참가자 크리스 씨)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광장. 이곳에서 열린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에 참석한 브루클린 거주자 크리스 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친구 중에도 군인이 있다. 더 이상의 무고한 죽음은 정말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미국 전역에서 ‘노 킹스’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타임스퀘어 광장에서부터 10여 블록 떨어진 센트럴파크까지 뉴욕 도심은 각종 피켓을 들고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마치 1년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신년 카운트다운 행사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시민들은 이날 저마다 자신이 손수 그리거나 쓴 반전(反戰) 메시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전쟁에서 손을 떼라”, “정권 교체는 이곳(미국)부터”를 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시위대 행렬의 길이가 1마일(1.6km)에 달했다”고 전했다. ● ‘전쟁 반대’ 메시지 부각된 ‘노 킹스’ 시위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3번째 열린 ‘노 킹스’ 시위였다. 또 앞서 2차례(지난해 6월과 10월) ‘노 킹스’ 시위 때보다 큰 규모로 진행됐다. 특히 이번 시위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휘발유 값을 포함한 각종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미군들이 계속해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졌다.이날 자신을 중동으로 파병되는 해병대원의 어머니라고 밝힌 발레리 티라도는 ‘내 아들을 집으로 데려와 달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반 트럼프 시위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군인들을 꼭두각시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뉴욕시 외곽의 공화당 강세 지역 거주자인 아일린 맥휴 씨도 맨해튼에서 진행된 시위에 참가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을 비판했다. 그는 NYT에 “공화당 전체가 피를 손에 묻혔다”며 “베네수엘라에서 배를 폭격하고 이란에서 학교를 폭격하는 것은 살인”이라고 말했다.WP는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전쟁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왔다”며 “한 전직 군인은 ‘우리 국민들이 일어나선 안 될 전쟁에 참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며 눈물지었다”고 보도했다.백악관과 연방정부 청사들이 집결해 있는 워싱턴 도심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WP는 “과거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연방 공무원들 가운데 계속되는 전쟁과 침략에 ‘공포’를 느껴 거리로 나왔다는 이도 있었다”고 전했다.이날 시위를 주도한 진보단체 중 하나인 인비저블 측은 “이번 시위에는 생전 처음 시위에 나온 이들을 포함해 새로 참여한 인원이 최소 100만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며 “미국 뿐 아니라 해외 15개국 40여 곳에서도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고 밝혔다.● 이민 단속 반발도 여전…백악관 “조작극” 일축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한 비판도 시위 중 비중있게 다뤄졌다.특히 올해 초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두 명의 미국 시민이었던 사살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서는 도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시위 인파가 몰렸다. NYT는 “세찬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0만 명이 넘는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흔들며 질서정연하게 주 의사당을 향해 행진했다”며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자택 근처를 지나가며 그의 퇴진을 외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날 시위를 좌파들의 조작극이라고 평가했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시위대는 ‘좌파 자금 지원 네트워크’의 산물일 뿐 실질적인 대중들의 지지는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6세 때부터 유튜브를, 9세 때부터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두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중독을 유발하도록 설계돼 멈추려 해도 도저히 사용을 멈출 수 없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법원. 분홍색 카디건과 꽃무늬 드레스를 입은 갈색 머리의 20세 백인 여성 케일리 G M(가명)이 이렇게 증언했다. 그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각각 운영하는 메타와 구글에 “플랫폼의 중독성으로 인해 내가 입은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는 화제의 소송을 낸 주인공이다.● 하루 16시간씩 소셜미디어 사용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케일리는 자신이 어린 시절 하루 종일 소셜미디어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두 플랫폼의 ‘좋아요’와 ‘알림’ 기능, 외모를 바꿔주는 ‘필터’ 기능이 중독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케일리는 “두 플랫폼에 여러 개의 계정을 만들어 나의 게시물에 ‘좋아요’와 댓글을 달았다”며 “다른 사람들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고, 더 많은 ‘좋아요’를 받는 것으로 나를 인기 있어 보이도록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두 플랫폼의 ‘알림’ 기능이 흥분감을 줬다”며 “학교에서도 화장실에 가 알림을 확인했고 지금도 그렇다”고 밝혔다. 외모를 더 예뻐 보이게 만드는 인스타그램의 ‘필터’ 기능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진에 필터를 사용했다”고 했다. 필터를 사용하기 전에는 내 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없었지만 이후에는 필터를 쓴 사진과 실제 모습의 괴리가 커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진짜 자신의 모습이 뚱뚱하고 못생겨 보인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케일리는 이로 인해 불안, 우울증, 신체이형증과 같은 정신건강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신체이형증은 실제로는 외모에 별 결점이 없지만 자신의 외모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믿으며 몸에 집착하는 정신 질환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케일리는 우울증으로 자해를 하기도 했다. 케일리의 변호인단 또한 “케일리는 10세가 되기 전에 200개가 넘는 유튜브 영상을 올렸고, 15세가 되기 전에 15개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다”며 “하루에 16시간 동안 인스타그램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는 콘텐츠 때문이 아니라 두 플랫폼이 ‘좋아요’ 기능을 통해 사회적 비교를 조장했기 때문”이라며 “‘무한 스크롤’ 및 ‘푸시 알림’, ‘동영상 자동재생’과 같은 중독적 기능을 넣어 플랫폼을 설계한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들 기능이 카지노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뇌에 도파민을 분비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의 수석 변호사 마크 러니어는 최종 변론에서 “플랫폼은 ‘앱’이 아닌 ‘덫’을 만들었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계획적인 중독’을 조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심원단 “메타와 구글이 손해 배상해야”메타와 구글 측은 케일리의 가정불화, 학교 부적응, 또래의 괴롭힘이 그의 정신건강 이상을 일으켰다고 반박했다. 또 케일리의 진료 기록을 확보해 “그가 소셜미디어에 중독됐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두 플랫폼은 그의 긍정적 도피처가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재판 과정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출석했다. 저커버그 CEO는 “사용자들이 플랫폼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내부 목표를 설정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나 2013년, 2022년에 메타가 ‘10대를 포함한 사용자들이 플랫폼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게 이정표’라고 쓴 내부 문서가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한 메타 직원이 “인스타그램은 마약 같다. 우리는 사실상 ‘마약 판매상’이나 다름없다”고 쓴 이메일도 공개됐다. 결국 12명의 배심원단은 9일간의 심의 끝에 메타와 구글이 7 대 3의 비율로 원고에게 총 600만 달러(약 90억 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이 중 300만 달러(약 45억 원)는 치료비 등 원고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 나머지 300만 달러는 향후 유사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징벌적 손해배상금이다. 케일리의 변호인단은 이날 M&M 초콜릿 415개가 든 병을 들고나와 “초콜릿 한 알은 10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이고, 이 병은 구글이 가진 4150억 달러(약 622조5000억 원)의 자본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초콜릿 몇 개를 꺼내도 별로 줄어들지 않는 듯한 이 병을 거론하며 구글 같은 공룡 기업엔 10억 달러의 손해배상금도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평결은 소셜미디어가 개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새로운 법적 이론을 입증한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 41개 주에서 10대 청소년들이 메타, 유튜브, 틱톡 등을 상대로 제기한 수천 건의 유사한 소송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각국 정부 또한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속속 규제하고 있다. 최근 호주와 스페인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접속을 금했다. 영국, 프랑스, 덴마크, 말레이시아 등도 유사 규정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중독 등 정신건강에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과 관련해 빅테크들의 책임이 있다는 미국 배심원단의 평결이 처음 나왔다. 이와 관련된 소송이 미국에서만 수천 건에 달하는 가운데,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빅테크들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을 연 ‘표본 재판(Bellwether Trial)’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5일(현지 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법원 배심원단은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와 유튜브 운영사 구글이 원고에게 총 600만 달러(약 90억 원·메타 420만 달러, 구글 180만 달러 부담)를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원고인 20세 여성 케일리 G M(가명)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청소년의 중독을 유발하도록 설계돼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불안, 우울증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빅테크들은 1996년 만들어진 통신품위법 제230조(플랫폼은 이용자들이 올린 콘텐츠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에 따라 사실상 모든 법적 책임을 면제받았다. 그러나 이번 소송에서 배심원단은 9일간의 심의 끝에 “콘텐츠 자체보다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플랫폼을 중독성 있게 설계한 게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들 플랫폼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유해하며 두 기업은 사용자들에게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평결은 빅테크들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법원이 실리콘밸리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소송은 1990년대 대형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한 소송에 비견된다”며 “당시 수세에 몰린 담배 회사들이 2000억 달러 이상의 합의금을 내면서 미성년자 대상 마케팅을 중단했고, 이후 엄격한 담배 규제로 흡연율이 감소했다”고 전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뉴멕시코주(州) 배심원단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와츠앱 등의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빅테크 메타에 대해 ‘아동의 정신건강을 고의로 해치고, 아동 성착취를 알고도 은폐했다’며 총 3억7500만 달러(약 5625억 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소셜미디어의 유해성 논란에 관한 소송이 미국에서만 수천 건이 제기된 가운데 소셜미디어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첫 평결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라울 토레스 뉴멕시코주 법무장관은 “이번 평결은 아동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한 메타로 인해 고통받아 온 모든 아이들과 그 가족에게 역사적인 승리”라고 반겼다. 메타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국내에서도 소셜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된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각계에서 논의되고 있다. 주무 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올 2월 국회 업무보고 등을 통해 “하반기(7∼12월) 안에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및 알고리즘과 관련한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메타, 이윤 위해 중독 유도-은폐” 이날 평결은 앞서 2023년 뉴멕시코주가 메타에 제기한 소송의 결과다. 당시 주 법무부는 메타가 아동 음란물 공유 등 아동 성학대, 온라인 성매매 알선, 인신매매로부터 아동을 보호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위해 검찰 수사관들은 14세 이하 아동으로 위장한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메타 플랫폼에서 잠복 수사를 벌였다. 또 메타의 내부 문건 및 내부 고발자 증언을 확보해 “메타가 위험을 알고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재판에서는 이 같은 피해가 제3자가 올린 콘텐츠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메타가 수익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플랫폼의 구조나 방식 때문인지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간 미국 빅테크들은 1996년 만들어진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통해 각종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30조의 골자는 ‘플랫폼은 이용자들이 올린 콘텐츠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뉴멕시코주 검찰은 “메타가 설계한 기능 때문에 소아성애자들이 아동들과 접촉할 수 있었고, 사이트 자체가 아동들이 플랫폼 사용에 중독되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평결은 1990년대 이후 광범위한 법적 면제를 받아 온 빅테크들이 플랫폼에서의 활동에 책임을 지게끔 하는 획기적 승리”라며 “제230조의 보호막이 뚫을 수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메타, 유튜브, 틱톡, 챗GPT, xAI 등 미국의 여러 소셜미디어 및 인공지능(AI) 플랫폼들은 미 전역에서 수천 건의 유사 소송에 직면해 있다. 개인 소송뿐 아니라 아동의 안전과 정신건강 위기를 우려해 지역별 교육청 및 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소송도 수십 건에 달한다. 이날 배심원단 평결에 대한 최종 판결은 5월 열리는 재판에서 판사가 내린다. 다만 3억7500만 달러는 당초 뉴멕시코주 검찰이 요구한 배상금 19억 달러(약 2조8500억 원)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24일 나스닥 시간 외 거래에서 메타 주가는 5%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메타 주주들이 평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韓도 대책 마련 활발 국내에서도 소셜미디어가 아동·청소년에게 주는 폐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아동 성착취 등과 관련해 “디지털 플랫폼이 서비스를 만들기 전부터 ‘이게 청소년에게 위험하진 않을까’ 평가하고 보호 조치를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달 5일에는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아동·청소년 SNS 사용 관련 열린 간담회’를 열고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당시 “청소년들의 경험에서 나온 의견을 출발점으로 삼되, 향후에는 공식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함께 반영해 문제를 진단하고 어느 수준까지의 대응이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지 (고민해) 공론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해 1월 재집권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미국 내 고유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 상황이 11월 중간선거까지 이어진다면 집권 공화당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6%로 한 주 전 40%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초 같은 조사에서 47%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최근까지 40%대 지지율을 이어왔다. 결국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고, 명확한 전쟁의 출구 전략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 지지율 하락을 야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20∼23일 미 성인 127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오차 범위는 ±3%포인트다. 특히 응답자의 34%는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대응을 잘 못하고 있다”고 답해 “잘하고 있다”(25%)보다 높았다.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에 반대한다”는 응답도 61%에 달했다. “지지한다”는 답은 35%에 그쳤다. 한편 24일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 제87 선거구의 주의회 보궐선거에서 패했다. 이날 민주당의 에밀리 그레고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존 메이플스 공화당 후보를 약 2.4%포인트 차로 눌렀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를 11%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번 선거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카루소 전 주의회 의원이 팜비치 카운티 순회법원의 서기로 발탁되면서 실시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미국 뉴멕시코주(州) 배심원단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와츠앱 등의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빅테크 메타에 대해 ‘아동의 정신 건강을 고의로 해치고, 아동 성착취를 알고도 은폐했다’며 총 3억7500만 달러(약 5625억 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소셜미디어의 유해성 논란에 관한 소송이 미국에서만 수천 건이 제기된 가운데 소셜미디어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어서 주목받고 있다.라울 토레스 뉴멕시코주 법무장관은 “이번 평결은 아동 안전보다 이윤을 우선시한 메타로 인해 고통받아 온 모든 아이들과 그 가족에게 역사적인 승리”라고 반겼다. 메타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국내에서도 소셜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된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각계에서 논의되고 있다. 주무 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올 2월 국회 업무보고 등을 통해 “하반기(7~12월) 안에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알고리즘과 관련한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메타, 이윤 위해 중독 유도-은폐”이날 평결은 앞서 2023년 뉴멕시코주가 메타에 제기한 소송의 결과다. 당시 주 법무부는 메타가 아동 음란물 공유 등 아동 성학대, 온라인 성매매 알선, 인신매매로부터 아동을 보호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위해 검찰 수사관들은 14세 이하 아동으로 위장한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메타 플랫폼에서 잠복 수사를 벌였다. 또 메타의 내부 문건 및 내부 고발자 증언을 확보해 “메타가 위험을 알고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특히 이번 재판에서는 이 같은 피해가 제3자가 올린 콘텐츠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메타가 수익 등을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플랫폼의 구조나 방식 때문인지를 두고 첨예한 논쟁이 벌어졌다.그간 미국 빅테크들은 1996년 만들어진 ‘통신품위법 제230조’를 통해 각종 법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30조의 골자는 ‘플랫폼은 이용자들이 올린 콘텐츠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뉴멕시코주 검찰은 “메타가 설계한 기능 때문에 소아성애자들이 아동들과 접촉할 수 있었고, 사이트 자체가 아동들이 플랫폼 사용에 중독되도록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평결은 1990년대 이후 광범위한 법적 면제를 받아 온 빅테크들이 플랫폼에서의 활동에 대해 책임을 지게끔 하는 획기적 승리”라며 “제230조의 보호막이 뚫을 수 없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메타, 유튜브, 틱톡, 챗GPT, xAI 등 미국의 여러 소셜미디어 및 인공지능(AI) 플랫폼들은 미 전역에서 수천 건의 유사 소송에 직면해 있다. 개인 소송뿐 아니라 아동의 안전과 정신건강 위기를 우려해 지역별 교육청 및 주 법무장관들이 제기한 소송도 수십 건에 달한다.이날 배심원단 평결에 대한 최종 판결은 5월 열리는 재판에서 판사가 결정한다. 다만 3억7500만 달러는 당초 뉴멕시코주 검찰이 요구한 19억 달러(약 2조8500억 원) 배상금의 20% 정도에 불과하다. 못 미친다. 이에 24일 나스닥 시간외거래에서 메타 주가는 5%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메타 주주들이 평결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韓도 대책 마련 활발국내에서도 소셜미디어가 아동, 청소년에 주는 폐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아동 성 착취 등과 관련해 “디지털 플랫폼이 서비스를 만들기 전부터 ‘이게 청소년에게 위험하진 않을까’ 평가하고 보호 조치를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지난달 5일에는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아동·청소년 SNS 사용 관련 열린 간담회’를 열고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당시 “청소년들의 경험에서 나온 의견을 출발점으로 삼되, 향후에는 공식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함께 반영해 문제를 진단하고 어느 수준까지 대응이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지 (고민해) 공론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지난해 1월 재집권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란과의 전쟁 여파로 미국 내 고유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 상황이 11월 중간선거까지 이어진다면 집권 공화당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36%로 한 주 전 40%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초 같은 조사에서 47%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최근까지 40%대 지지율을 이어왔다. 결국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고, 명확한 전쟁의 출구 전략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 지지율 하락을 야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20~23일 미 성인 127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오차 범위는 ±3%p다.특히 응답자의 34%는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대응을 잘 못하고 있다”고 답해 , “잘하고 있다(25%)”보다 높았다.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에 반대한다”는 응답도 61%에 달했다. “지지한다”는 답은 35%에 그쳤다.한편 24일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 제87 선거구의 주의회 보궐선거에서 패했다. 이날 민주당의 에밀리 그레고리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존 메이플스 공화당 후보를 약 2.4%포인트 차로 눌렀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곳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를 1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번 선거는 공화당 소속 마이크 카루소 전 주의회 의원이 팜비치 카운티 순회법원의 서기로 발탁되면서 실시됐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오늘 이 자리는 (컴백 후) 저희의 첫 미국 무대입니다. 4년 만에 저희는 다시 7명이 돼 이곳에 왔습니다. 저희와 다시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함께라면 우리는 세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BTS 리더 RM) 23일(현지 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의 ‘피어17(pier 17)’ 공연장. RM의 말이 끝나자 객석을 가득 채운 1000여 명의 BTS 팬들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환호했다. 21일 컴백 앨범 ‘아리랑’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군 BTS가 이틀 만에 미국으로 건너와 미국 팬들과 만났다.》서울 공연이 넷플릭스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세계 190개국 팬들과 만나는 자리였다면, 이날 공연은 미국의 ‘톱 1%’ 팬들이 불과 100m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다시 돌아온 BTS를 친밀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K팝의 상징과 같은 BTS의 글로벌 활동이 뉴욕에서 첫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美 전역의 ‘찐 팬’ 대거 초청‘BTS 스윔사이드(SWIMSIDE)’라는 이름의 이날 행사는 미국 앱스토어 음악 분야 1위 앱인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주최한 행사였다. 스포티파이는 BTS의 컴백 기념행사를 준비하며 미국 계정 이용자 가운데 BTS 음악을 가장 많이 들은 1000명을 선정했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이번 행사의 초청장을 발송했다. 이날 행사장 앞에는 영하의 기온과 종일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수백 m의 긴 줄이 늘어섰다. 공연을 보기 위해 전날 밤 비행기를 타고 남부 조지아주에서 왔다는 에밀리 씨는 “(뉴욕 근처) 뉴저지주에 사는 아미(ARMY·팬덤명)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며 “수년 만에 다시 만나는 BTS를 가까이에서 볼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대기 줄에서 만난 뉴욕에 사는 말리샤 씨는 ‘대체 얼마나 들어야 미국에서 BTS 노래를 많이 들은 1000명 안에 들 수 있냐’는 질문에 “나도 모른다”며 웃었다. 그는 “분명한 건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BTS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앨범이 나온 요즘 같은 때는 문자 그대로 24시간 음악을 스트리밍해 둔다”고 덧붙였다. 이어 “열한 살에 처음 음악을 듣고 BTS 팬이 됐는데 이제 곧 스무 살이 된다”며 “그 시간은 계산할 수 없는 시간”이라고 말했다.이날 행사장에서는 서부 끝에서 동부 끝으로, 미국 대륙을 가로질러 공연을 보러 온 팬도 만날 수 있었다. 시애틀에서 온 BTS 팬 토니 씨는 “어젯밤 비행기를 타고 6시간 만에 오늘 아침 뉴욕에 도착했고 공연을 본 뒤 내일 비행기로 집에 간다”며 “작년에는 BTS의 나라를 보기 위해 난생처음으로 혼자 한국으로 여행도 갔다”고 말했다. 그는 “BTS의 팬이 된 뒤로 인생에 엄청난 변화들이 일어났다”며 “한국뿐 아니라 일본, 대만, 홍콩, 벨기에 등 전 세계에 아미 친구가 생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팬들 위해 ‘고추장 쿠키’ 등 제공이날 BTS의 공연이 열린 피어17 공연장은 뉴욕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유명 야외 공연장 중 하나다. 맨해튼 동쪽으로 흐르는 이스트리버와 맞닿아 있는 건물 옥상에 마련된 공연장이란 게 특징이다. 덕분에 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강 건너 브루클린 브리지가 함께 보여 환상적인 야경을 자랑한다. 비틀스의 링고스타, 빌리 아이리시 등 수많은 글로벌 정상급 가수들이 이곳에서 공연을 가진 바 있다.특히 과거 세계적 무역항이었던 이곳에는 바로 옆에 멀리서도 보이는 커다란 돛을 자랑하는 범선이 세워져 있는데, 바로 1885년 만들어진 ‘웨이버트리(Wavertree)호’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 전 세계를 항해하며 물건을 실어 날랐던, 국가사적으로도 지정된 철제 범선이다. 그런데 이번 BTS의 메인 타이틀곡 ‘스윔’ 역시 바다를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보니 공연장과 범선의 조화가 절묘하다는 반응도 나왔다.이날 공연장에는 팬들을 위한 식음료도 마련됐는데 ‘고추장 쿠키’, ‘쌀로 만든 너깃’ 등 한국적 맛을 가미한 음식들이 세심하게 준비됐다. 공연장에서 만난 한 아미는 “BTS를 좋아한 뒤 한국 문화 박사가 됐다”며 “한국의 음악뿐 아니라 한국의 맛도 좋아한다”고 말했다.●팬덤 친밀감 극대화… 신규 K팝 발굴도이날 행사에서 BTS는 ‘스윔’ 등 3곡의 무대를 선보이기에 앞서 미국 팬들이 사전에 미리 보낸 질문들에 답을 하고 그간의 시간과 앨범에 대해 설명하는 ‘팬과의 대화’도 가졌다. BTS는 “타이틀곡 스윔은 마치 헤엄을 치듯이 힘든 시간과 감정의 파도를 마주할 때도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결국은 우리의 삶을 사랑하고 다가오는 것을 받아들이며 나아가자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미국 팬들이 보낸 질문 중에는 ‘누가 가장 수영을 잘하는지’, ‘샤워할 때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등 사소한 일상에 대한 것도 많았다.스포티파이에서 K팝팀을 담당하는 한나 피차이 씨는 “우리는 이번 행사가 오랜만에 BTS를 다시 만나는 미국 팬들에게 가장 친밀한 행사가 되길 바랐기 때문에 팬들의 질문을 마련했다”며 “BTS에게도 팬들과 가까이 교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밀도 있는 규모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레이디 가가와 그의 팬덤인 리틀 몬스터와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한국 지사(2021년 설립)가 생기기 전인 2017년부터 BTS를 지원해 왔다. 피차이 씨는 “당시엔 K팝 팀도 없어서 동남아팀이 K팝을 함께 담당했던 시절”이라며 “그러던 중 해당 팀에서 BTS란 가수를 끌어올리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흥미롭게도 미국팀뿐 아니라 남미팀에서도 ‘우리도 같은 가능성을 본다’는 반응이 나와 파트너십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번 컴백 행사가 스포티파이에도 아주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었다.비단 BTS뿐 아니라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K팝은 지난 수년간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에 스포티파이와 같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기업은 일명 ‘레이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등 지역에서 계속 생겨나는 신진 아티스트들을 탐색하고 그들의 좋은 음악을 골라 큐레이션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피차이 씨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하루 종일 새로운 음악을 듣고 좋은 음악이 스포티파이의 어디에 들어갈지를 결정한다”며 “많은 이들이 이런 업무를 모두 인공지능(AI)이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데이터가 함께 결합된 방식”이라고 전했다.●“테일러 스위프트 넘어설까” 주목K팝의 대표 간판인 이번 BTS의 컴백을 두고 외신들은 팬덤의 열기와 경제적 가치 창출 규모를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곧 시작될 BTS 월드 투어는 20억 달러(약 3조 원)의 기록적 성과를 낸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Eras Tour)’에 필적할 만한 투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NPR은 빌보드지 기자를 인용해 “많은 사람들이 ‘골든’과 ‘K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K팝에 입문했다고 하지만 BTS가 이미 이런 흐름을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골든’의 성공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AP통신은 이번 주 공개되는 BTS의 컴백기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리턴’을 소개하며 “이제 그들에게 남은 질문은 ‘앞으로 어떤 방향의 음악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오늘 이 자리는 (컴백 후) 저희의 첫 미국 무대입니다. 4년 만에 저희는 다시 7명이 돼 이곳에 왔습니다. 저희와 다시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와 여러분과 함께라면 우리는 세상을 가질 수 있습니다.” (BTS 리더 RM) 23일(현지 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의 ‘피어17(pier 17)’ 공연장. RM의 말이 끝나자 객석을 가득 채운 1000여명의 BTS 팬들이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환호했다. 21일 컴백 앨범 ‘아리랑’으로 서울 광화문 광장을 뜨겁게 달군 BTS가 이틀 만에 미국으로 건너와 미국 팬들과 만났다. 서울 공연이 넷플릭스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세계 190개국 팬들과 만나는 자리였다면, 이날 공연은 미국의 ‘탑 1%’ 팬들이 불과 100m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다시 돌아온 BTS를 친밀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K팝의 상징과 같은 BTS의 글로벌 활동이 뉴욕에서 첫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美 전역에서 ‘찐팬’ 1000여명 초청‘BTS 스윔사이드(SWIMSIDE)’라는 이름의 이날 행사는 미국 앱스토어 음악 분야 1위 앱인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가 주최한 행사였다. 스포티파이는 BTS의 컴백 기념 행사를 준비하며 미국 계정 이용자 가운데 BTS 음악을 가장 많이 들은 1000명을 선정했다. 그리고 이들을 대상으로 이번 행사의 초청장을 발송했다. 이날 행사장 앞에는 영하의 기온과 종일 부슬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수백 미터의 긴 줄이 늘어섰다. 공연을 보기 위해 전날 밤 비행기를 타고 남부 조지아주에서 왔다는 에밀리 씨는 “(뉴욕 근처) 뉴저지주에 사는 아미(ARMY·팬덤명)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며 “수년 만에 다시 만나는 BTS를 가까이에서 볼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대기 줄에서 만난 뉴욕에 거주하는 BTS팬 말리샤 씨는 ‘대체 얼마나 들어야 미국에서 BTS 노래를 많이 들은 1000명 안에 들 수 있냐’는 질문에 “나도 모른다”며 웃었다. 그는 “분명한 건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BTS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 앨범이 나온 요즘 같은 때는 문자 그대로 24시간 음악을 스트리밍해 둔다”고 덧붙였다. 이어 “11살에 처음 음악을 듣고 BTS 팬이 됐는데 이제 곧 스무 살이 된다”며 “그 시간은 계산할 수 없는 시간”이라고 말했다.이날 행사장에서는 서부 끝에서 동부 끝으로, 미국 대륙을 가로질러 공연을 보러 온 팬도 만날 수 있었다. 시애틀에서 온 BTS팬 토니 씨는 “어제 밤 비행기를 타고 6시간 만에 오늘 아침 뉴욕에 도착했고 공연을 본 뒤 내일 비행기로 집에 간다”며 “작년에는 BTS의 나라를 보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혼자 한국으로 여행도 갔다”고 말했다. 그는 “BTS의 팬이 된 뒤로 인생의 엄청난 변화들이 일어났다”며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대만, 홍콩, 벨기에 등 전 세계에 아미 친구가 생겼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고 전했다.● 팬들 위한 스낵으로 ‘고추장 쿠키’ 등 제공이날 BTS의 공연이 열린 피어17 공연장은 뉴욕에서도 가장 손꼽히는 유명 야외 공연장 중 하나다. 맨해튼 동쪽으로 흐르는 이스트 리버와 맞닿아있는 건물 옥상에 마련된 공연장이란 게 특징이다. 덕분에 맨해튼의 스카이라인과 강건너 브루클린 브릿지가 함께 보여 환상적인 야경을 자랑한다. 비틀즈의 링고스타, 빌리 아이리시 등 수많은 글로벌 정상급 가수들이 이 곳에서 공연을 가진 바 있다.특히 과거 세계적 무역항이었던 이곳에는 바로 옆에 멀리서도 보이는 커다란 돛을 자랑하는 범선이 세워져 있는데, 바로 1885년 만들어진 ‘웨이버트리(Wavertree) 호’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 전 세계를 항해하며 물건을 실어 날랐던 역사적 배로, 국가사적으로도 지정된 명소다. 그런데 이번 BTS의 메인 타이틀곡 ‘스윔’ 역시 바다를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보니 공연장과 범선의 조화가 절묘하다는 반응도 나왔다.이날 공연장에는 팬들을 위한 식음료도 마련됐는데 ‘고추장 쿠키’, ‘쌀로 만든 너겟’ 등 한국적 맛을 가미한 음식들이 세심하게 준비됐다. 공연장에서 만난 한 아미는 “BTS를 좋아한 뒤 한국 문화 박사가 됐다”며 “한국의 음악 뿐 아니라 한국의 맛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팬덤 친밀감 극대화…글로벌 플랫폼 신규 K팝 발굴도이날 행사에서 BTS는 ‘스윔’ 등 3곡의 무대를 선보이기에 앞서 미국 팬들이 사전에 미리 보낸 질문들에 답을 하고 그간의 시간과 앨범에 대해 설명하는 ‘팬과의 대화’도 가졌다. BTS는 “타이틀곡 스윔은 마치 헤엄을 치듯이 힘든 시간과 감정의 파도를 마주할 때도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결국은 우리의 삶을 사랑하고 다가오는 것을 받아들이며 나아가자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미국 팬들이 보낸 질문 중에는 ‘누가 가장 수영을 잘하는지’, ‘샤워할 때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등 사소한 일상에 대한 것들도 많았다. 스포티파이에서 K팝팀을 담당하는 한나 피차이 씨는 “우리는 이번 행사가 오랜만에 BTS를 다시 만나는 미국 팬들에게 가장 친밀한 행사가 되길 바랬기 때문에 팬들의 질문을 마련했다”며 “BTS에게도 팬들과 가까이 교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밀도 있는 규모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레이디 가가 및 레이디 가가의 팬덤인 리틀 몬스터와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했다.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한국 지사(2021년 설립)가 생기기 전인 2017년부터 BTS를 지원해 왔다. 피차이 씨는 “당시엔 K팝 팀도 없어서 동남아팀이 K팝을 함께 담당했던 시절”이라며 “그러던 중 해당 팀에서 BTS란 가수를 끌어 올리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는데 흥미롭게도 미국팀 뿐 아니라 남미팀에서도 ‘우리도 같은 가능성을 본다’는 반응이 나와 파트너십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런 배경 때문에 이번 컴백 행사가 스포티파이에게도 아주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었다.비단 BTS뿐 아니라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K팝은 지난 수년 간 폭발적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에 스포티파이와 같은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기업은 일명 ‘레이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등 지역에서 계속 생겨나는 신진 아티스트들을 탐색하고 그들의 좋은 음악을 골라 큐레이션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피차이 씨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하루 종일 새로운 음악을 듣고 좋은 음악이 스포티파이의 어디에 들어갈지를 결정한다”며 “많은 이들이 이런 업무를 모두 인공지능(AI)이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사람과 데이터가 함께 결합된 방식”이라고 전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넘어설까” 외신들 주목K팝의 대표 간판인 이번 BTS의 컴백을 두고 외신들은 팬덤의 열기와 경제적 가치 창출 규모를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곧 시작될 BTS 월드 투어는 20억 달러(약 3조 원)의 기록적 성과를 낸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Eras Tour)’에 필적할 만한 투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NPR은 빌보드지 기자를 인용해 “많은 사람들이 ‘골든’과 ‘K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K팝에 입문했다고 하지만 BTS가 이미 이런 흐름을 만들어 놓지 않았다면 ‘골든’의 성공 역시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AP통신은 이번 주 공개되는 BTS의 컴백기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리턴’을 소개하며 “이제 그들에게 남은 질문은 ‘앞으로 어떤 방향의 음악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