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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통하는 엔지니어 키우려면 공학교육인증 도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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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통하는 엔지니어 키우려면 공학교육인증 도입 필수”

김수연 기자 입력 2020-03-05 03:00수정 2020-03-0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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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호 한국기술사회 신임 회장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주승호 한국기술사회 신임 회장이 기술사제도와 공학교육인증제 연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기술사제도도, 공학교육도 글로벌 표준에 맞아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기술 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죠.”

주승호 한국기술사회 회장은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집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소방 분야 전문기술사인 그는 3월 1일부터 3년간 한국기술사회의 회장을 맡는다. 주 신임회장은 임기 중 ‘제1의 미션’으로 공학교육인증제와 국제기술사 제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을 꼽았다. 한국 산업계에서 공학교육과 기술사제도의 연계가 필요한 이유와 향후 과제에 대해 물었다.

―‘공학교육인증제’와 ‘기술사제도’를 연계하는 게 왜 필요한가.


“미국, 영국, 일본 등 20개 국가들이 협약을 통해 회원국 간의 기술사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표준을 마련했습니다. 쉽게 말해 ‘국제기술사’의 자격요건을 구체화해서 어느 나라에서 기술사가 되건 그 역량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많은 기술 선진국들이 공학교육인증제와 이 기술사 자격을 연계해 전문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있어요. 하지만 한국은 아직 이런 체계가 잡히지 않은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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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제도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데,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자면….

“우선 ‘공학교육인증제’는 엔지니어로서 꼭 필요한 공학지식을 대학교육을 통해 배웠다는 것을 인증하는 제도입니다. 한국의 많은 대학들이 이 제도를 도입했죠. 이런 인증제가 없다면 똑같이 공대를 나왔어도 누군가는 듣기 쉬운 과목만 골라서 수강하고 졸업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기술사가 되기 위한 요건 중 하나로 ‘공학교육인증’을 요구한다면 산업계에서 꼭 필요한 자질을 갖춘 인재들을 육성할 수 있게 됩니다.”

―공학교육인증과 기술사제도를 어떻게 연계하는가.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은 4년의 실무경험을 쌓은 뒤 곧바로 기술사 자격시험을 치를 자격을 주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4년제 대학 졸업자의 경우 6년, 전문대 졸업자는 8년, 고교졸업자는 9년의 실무경험이 있는 사람만 기술사 자격시험을 볼 수 있었죠. 구체적인 방향은 공학교육인증원과 기술사협회 등 관계기관이 협의를 통해 마련해나가야 합니다.”

―해외에선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공학 분야의 전문인력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공과대학의 교육과 기술사 자격제도를 연계하면 어느 나라에서든 통용가능한 양질의 엔지니어가 배출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술 선진국에서는 기술사자격 취득의 전제조건으로 공학교육인증제 이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교육과 기술사 제도를 연계하고 있습니다.”

―전문기술사를 육성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전문기술사를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한국은 ‘기술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수한 인재가 없으면 기술이 발전할 수 없고, 결국 해외에 의존해야 합니다. 한국은 전문기술사 영역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분위기입니다. 미국에선 기술사 면허가 없으면 각종 설계도면 등에 서명 날인할 권한을 가지지 못합니다. 한국은 이 부분이 법령으로 규정돼 있지 않죠. 전문기술사가 아니라도 설계도면을 확정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기술에 대한 존중과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면 우수한 인재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기술 독립국’이 되기 위해선 전문기술사에게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야 합니다.”

―글로벌시대에 한국사회의 기술발전을 위해 필요한 과제는….

“초저출산, 4차산업혁명 등 시대적 도전을 극복하려면 젊고 우수한 엔지니어가 탄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이 세계 각국에 진출해 활동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죠. 정부에서도 기술사제도를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기술사들이 활발하게 해외에 진출하도록 적극 지원해 해외 엔지니어링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공학교육인증과 기술사제도의 연계가 중요하다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영국, 호주, 유럽 국가들은 공학교육에 기반해 엔지니어의 역량을 평가하고 기술사 자격을 부여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시험 위주로 기술사를 선발하고 있는데, 근본적으로는 공학교육 커리큘럼과 연계가 되어야 하죠. 이제는 글로벌 룰을 적용할 시점입니다. 고급 엔지니어 양성을 위해 기술사법을 개정하고, 기술사에 대한 인식개선을 통해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로 진입하고 엔지니어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주승호#한국기술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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