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 사형 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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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법원 “참회없고 재범위험 커” 유족들 “한치의 용서도 안돼”
안인득, 선고 직후 “조작 심각” 고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42·사진)에게 1심 법원이 사형을 선고했다. 1심 법원에서 사형이 선고된 것은 지난해 2월 일명 ‘어금니 아빠’로 불린 이영학이 마지막이었다.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영학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이 형량이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이헌)는 27일 배심원단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안인득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9명의 배심원은 2시간 넘게 진행한 평의 끝에 만장일치로 유죄를 평결했다. 양형에서는 배심원 8명이 사형을, 1명이 무기징역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배심원단 다수 의견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조현병을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범행 도구를 미리 준비한 점, 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던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2명의 사상자를 내 피해 정도가 심각한 점,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전무해 오판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안인득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변호인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조현병으로 인한 피해망상과 판단력 저하, 충동조절 장애가 있다는 것은 인정된다”면서도 “하지만 범행 수단과 범행 전후에 보인 행동을 종합하면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안인득은 사형이 선고되자 “하소연은 못하는 겁니까”라며 재판부를 향해 소리를 지르다 교도관에 의해 법정 밖으로 끌려 나갔다. 안인득은 법정 밖으로 나가면서도 “조작이 심각하다”며 계속 고함을 질렀다. 유족들은 사형 선고 직후 울먹였다. 유족 A 씨는 “안인득에게는 한 치의 용서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안인득이 변호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변호인이 ‘피고인은 (범행 당시) 판단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로 말하자 안인득은 “지금 누구를 위해 변호하는 것이냐. 변호인이 역할을 모른다”며 따졌다.

안인득은 올해 4월 자신이 살던 경남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던 주민 5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17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살인, 현주건조물방화 등)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안인득 사건은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에 배당됐으나 올해 7월 안인득이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가 있는 창원지법에서 심리해 왔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아파트 방화살인#안인득#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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