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가진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 누를 수 있을까?…OTT 플랫폼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7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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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ver The Top)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화면 모습
디즈니의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ver The Top) 서비스 ‘디즈니플러스’ 화면 모습


올해 하반기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빅뱅이 시작된다. 지난달 21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에서 디즈니의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ver The Top)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의 방향이 베일을 벗었다. 마블스튜디오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차기 라인업으로 ‘팔콘과 윈터솔져’ ‘완다와 비전’ ‘로키’ 등을 공개했다. 새로운 히어로가 등장하고 기존 캐릭터의 서사가 확장된다는 것만큼이나 전 세계 마블 팬들의 이목을 끈 것은 이 모든 콘텐츠를 ‘도대체 어디에서 볼 수 있느냐’다.

마블스튜디오는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에서 신작 라인업을 발표했다.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와 연계한 차기 작품들은 넷플릭스나 애플TV플러스와의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마블스튜디오 홈페이지
마블스튜디오는 지난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코믹콘에서 신작 라인업을 발표했다.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와 연계한 차기 작품들은 넷플릭스나 애플TV플러스와의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마블스튜디오 홈페이지


디즈니는 올해 11월 시작할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하며 전 세계 마블 팬들을 디즈니 플러스 가입자로 자연스럽게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을 드러냈다. 구독료 월 6.99달러에 포함될 콘텐츠는 마블과 스타워즈, 디즈니, 픽사 등 디즈니 소속 콘텐츠 회사들의 모든 라인업이다. 넷플릭스 등 경쟁 플랫폼에게 넘겼던 디즈니 콘텐츠에 대해선 이미 계약전면 재조정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올해 3월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미국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열린 ‘애플 스페셜 이벤트’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토크쇼의 전설 오프라 윈프리와 한 무대에 섰다. 애플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플러스’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SF쇼 ‘어메이징 스토리’를 연출하고 드라마 ‘모닝쇼’에는 제니퍼 애니스톤과 리즈 위더스푼이, ‘아쿠아맨’의 제이슨 모모아는 ‘씨’에 출연한다. ‘미국과 소련의 달 탐사 경쟁이 계속됐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 드라마 ‘포 올 맨카인드’도 공개 예정이다.

애플TV ‘포 올 맨카인드’
애플TV ‘포 올 맨카인드’


전문가들은 올 가을 찾아올 스트리밍 플랫폼의 승부는 이용자들을 지속적으로 플랫폼 안에 가둬 둘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넷플릭스는 지난해 약 120억 달러를 콘텐츠 제작비로만 지출했다. 골드만삭스는 넷플릭스가 2022년까지 최대 225억 달러까지도 투자비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OTT 플랫폼의 경쟁은 국내 콘텐츠 제작 시장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OTT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면 수익을 높이는 한편 세계 시장에 한국산 콘텐츠의 노출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3년 전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아시아시장의 교두보로 한국의 콘텐츠에도 꾸준히 투자하며 ‘킹덤’등을 성공시켰고 국내 콘텐츠 제작업계의 ‘큰 손’으로 급성장했다. 박상주 성균관대 영상학과 겸임교수는 “지상파 3사가 드라마 편수를 줄이고 있지만 전체 시장으로 보면 드라마 편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등으로 장기적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긍정적 현상”이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김씨네 편의점’, 영화 ‘서치’ 사례처럼 북미 시장에서는 이미 아시아계의 혈육에 대한 사랑, 교육열 등 북미 사회가 잊고 있던 미덕에 주목하고 있다. 애플TV플러스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의 ‘파친코’를 드라마로 제작하고 최근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에서 제주 해녀 등 한국만이 가진 독특한 소재들을 파악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글로벌 플랫폼들과의 계약에서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2, 3차 저작권(IP)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대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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