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늑구 어벤져스’ 이번엔 안마도 출동…“꽃사슴과 공존 모색”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10일 18시 01분


꽃사슴 개체수 폭발로 살처분·불법 포획
“정관수술-관광 콘텐츠 활용 등 검토”

지난달 31일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이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서 꽃사슴을 촬영하고 있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제공
지난달 31일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이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서 꽃사슴을 촬영하고 있다.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제공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서는 허가를 받은 사냥꾼뿐만 아니라 녹용을 노리는 민간 업자들이 꽃사슴을 포획하고 있었습니다. 뿔이 자라는 수컷을 주로 포획했는지 현장에서 보인 꽃사슴 30여 마리 가운데 수컷은 단 한 마리에 불과했어요.”

올해 4월 대전 동물원에서 탈출했던 늑대 ‘늑구’ 수색에 참여했던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수의사)은 지난달 31일 안마도를 다녀온 뒤 현지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을 개정해 꽃사슴을 유해동물로 지정한 뒤 꽃사슴 포획이 가능해졌고 안만도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151마리가 살처분됐다.

김 팀장과 정유철 서울동물원 진료수의사, 최현명 청주대 동물보건복지학과 겸임교수 등은 꽃사슴을 살처분하지 않는 방안을 찾기 위해 안마도를 방문했다. 늑구를 구했던 이른바 ‘늑구 어벤져스’가 이번에는 꽃사슴을 살리기 위해 다시 뭉친 것이다.

지난달 31일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서 촬영된 꽃사슴들의 모습.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제공
지난달 31일 전남 영광군 안마도에서 촬영된 꽃사슴들의 모습. 김정호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 제공

안마도에서는 1985년경 주민이 녹용 채취를 목적으로 꽃사슴 10여 마리를 들여온 뒤 개체수가 937마리까지 늘었다. 사슴들은 산과 농경지를 파헤치고 훼손해 주민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는 불법 포획 정황도 잇따랐다. 김 팀장은 “녹용 도소매업자 등이 사슴 200여 마리를 마취해 데려갔다고 한다”며 “뿔이 자라는 수컷을 주로 데려간 것 같다”고 했다.

‘늑구 어벤져스’는 현재 꽃사슴을 살처분하지 않고 인간과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 팀장은 “주민들 사이에선 여전히 개체수를 더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수컷을 대상으로 정관수술을 하고 경남 창원시 소쿠리섬처럼 사슴을 관광 콘텐츠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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