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부터 대학생까지 통합 지원할 ‘교육 컨트롤타워’ 세워야[기고/이석환]

  • 동아일보

이석환 한국정책학회장(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이석환 한국정책학회장(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지금 우리 교육은 중대한 전환점에 있다.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전인적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영유아부터 대학생까지 정서, 돌봄, 건강을 아우르는 통합적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여전히 교육 현장은 정책과 사업이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등학생 김모 군의 사례는 현재의 구조적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주배경 학생인 김 군은 입학 이후 언어 적응과 또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어 교육과 학교 적응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해 정서적 불안이 심화됐다. 또래와의 갈등이 반복되면서 학교 폭력 피해도 겪었다. 이후 김 군은 신체적, 정서적 충격으로 장기간 결석했고 심각한 학습 공백과 심리적 위축을 보였다.

문제는 김 군에게 필요한 지원이 분절적으로 제공됐다는 점이다. 학교는 학교폭력 사안 처리와 학업 복귀를 중심으로 대응했고, 정신건강 지원은 학생 보호자가 별도의 외부 기관에 위탁했다. 이주배경 학생에 대한 지원도 초기 적응을 돕는 것 외엔 통합적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 과정 어디에서도 학생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지원하는 책임 있는 주체가 없었다. 결국 김 군은 학교 복귀 후에도 학업에 적응하지 못했고 또래 관계 회복에도 실패했다.

이 사례는 학생의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문제를 개별 정책 단위로 대응했을 때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 필요한 건 개별적인 정책과 사업이 아니라 학생의 상황에 맞춰 필요한 자원과 정책을 하나로 연결하고, 학생의 삶을 회복시키는 ‘통합적인 책임 구조 체계’다.

물론 교육부도 학생 통합 지원을 구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학생 맞춤 통합지원법’을 시행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고 학생 마음바우처 지원 확대와 학생 건강검진 제도 개편 등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다만 개별 부서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런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학생의 성장을 중심으로 분절된 정책과 기능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역할을 하는 ‘실장급’ 직위가 필요하다.

이 자리는 단순한 행정 관리자가 아니라 학생의 성장과 삶을 중심에 두고 상담, 보건, 복지, 지역사회 자원을 연결하는 총괄 책임자이자 컨트롤타워여야 한다. 이를 통해 단 한 명의 학생도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교육부가 중앙정부 차원에서 학생을 중심으로 전체 정책과 사업을 통합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학교 현장에도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을 지원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직위를 하나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중심을 ‘학생의 삶과 성장’으로 재정립하는 것이다.

학생 한 명의 삶을 온전히 책임지는 교육,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그 출발점은 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리더십을 세우는 데 있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조직 구조로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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