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자체 개발 인공지능(AI)칩 ‘AI5’의 설계를 마쳤다고 밝히며 삼성전자를 언급했다. AI5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나눠 생산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AI5의 차기작인 AI6도 독점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삼성이 새 추론용 칩 생산을 맡기로 했다며 “삼성에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AI 생태계에서 K-반도체 위상이 높아지자 빅테크 업체들이 잇따라 협력을 요청해 오는 것이다.
●“자체 AI칩 설계 끝내…삼성에 감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엑스(X·옛 트위터) 캡처이날 머스크 CEO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테슬라의 AI칩 디자인 팀의 AI5 ‘테이프아웃’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위탁 생산을 위해 파운드리 측에 설계도를 넘기는 단계다. 양산으로 가는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볼 수 있다. AI5 칩은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두뇌, xAI의 데이터센터 등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7~12월) AI5 양산이 시작되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추론용 반도체 ‘그록(Groq)3 언어처리장치(LPU)’ 생산도 따내며 오랜 적자 탈출의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AI6 생산을 전담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팹(공장)의 연말 가동을 목표로 인력 구성, 장비 반입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테슬라의 AI 칩 생산은 TSMC가 사실상 독점해 왔는데,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연이어 물량을 따내며 TSMC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
●잇따르는 빅테크 협력…몸값 키우는 韓 반도체
머스크가 TSMC와 함께 삼성에 대해 따로 언급한 것은 최근 AI 생태계에서 K-반도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메모리 품귀현상이 가중되는데다 빅테크마다 자체 맞춤형 칩 설계에 나서고 있어 파운드리와의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AI 확산은 한국 반도체 없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2월과 10월 두차례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초대형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논의했다. 한국 메모리칩이 프로젝트 성공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역시 이와 관련해 지난해 2월과 12월 각각 방한했다.
엔비디아의 황 CEO도 지난해 10월 이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치킨집 회동’에 나선데 이어 지난달에는 엔비디아 경쟁사 AMD의 리사 수 CEO도 방한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수급에 나섰다.
빅테크와의 협력 가속에 올해 한국 반도체 업계 실적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사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올 한 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300조 원,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200조 원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AI칩을 설계하는 기업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이를 만드는 기업은 추가로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며 “제조 역량을 갖춘 한국 반도체 기업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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