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국내 인터넷은행들이 대출 규제로 시장이 경직된 국내에서 눈을 돌려 해외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은 시중은행 중심으로 경쟁이 심해 이미 포화한 데다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사업 여건이 더욱 팍팍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1위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와 태국에 이어 몽골에도 진출한다. 8일 카카오뱅크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체 비금융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모델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몽골 금융기관에 수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중저신용대출에 주로 활용됐던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몽골에 이식하겠다는 것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몽골 진출은 카카오뱅크의 포용금융 역량을 세계로 수출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몽골 MCS그룹의 인터넷은행 ‘엠뱅크(M Bank)’와 손을 잡았다. 엠뱅크는 2022년 설립된 몽골 최초의 네오뱅크(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디지털은행)이며, MCS그룹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엠뱅크가 설립되기 전 2018년경 케이뱅크가 KT와 함께 인터넷은행 구축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했다.
몽골은 인도네시아, 태국에 이어 카카오뱅크가 해외에 진출하는 세 번째 국가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 9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 처음 지분투자를 했다. 이어 후속 투자를 통해 총 1140억 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12월 슈퍼뱅크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지분 가치가 2000억 원 넘게 올라,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1~3월) 약 993억 원의 평가 이익을 거둬들였다.
카카오뱅크가 태국 SCBX 그룹과 설립한 ‘뱅크X’는 내년 상반기(1~6월) 가상은행 영업 개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태국 정부로부터 가상은행 인가를 받았다. 한국계 은행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철수했는데 카카오뱅크가 거의 25년 만에 태국 시장 재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향후 설립될 가상은행의 2대 주주로 참여할 예정이다.
다른 인터넷은행들도 다양한 형태로 해외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2위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올해 2월 태국 최대 상업은행인 카시콘뱅크 등과 해외송금 및 결제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케이뱅크는 국경 간 결제 및 송금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카시콘뱅크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해외 결제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에 거주하는 태국인의 원활한 송금 업무를 지원할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아랍에미리트(UAE) 디지털자산 기업 ‘체인저’와도 스테이블코인 송금 인프라 구축을 위한 MOU를 맺었다.
국내 3위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도 동남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앞서 지난해 5월 “향후 3~5년 내 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을 이루겠다”고 선포한 바 있다.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하고,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인터넷은행에도 강도 높은 규제가 적용되면서 해외 진출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각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총량을 비율로 규제해 버리다 보니 우리보다 자산이 훨씬 많은 시중은행과 경쟁을 벌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