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만든 빅테크에 배상 책임]
플랫폼 위험성 평가-기능 제한
SNS 과의존 대응 법안 잇단 발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강화” 지적도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미 법원이 소셜미디어 알고리즘 설계에 대한 빅테크의 법적 책임을 사상 처음으로 인정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알고리즘 규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한 플랫폼 규제 장치를 올해 안에 구체화한다는 목표로 국회와 본격적인 대화에 나섰다.
26일 주무 부처인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과의존 대응을 위한 입법 준비가 한창이다. 현재 국회에는 청소년에게는 알고리즘 적용을 제한하는 법을 비롯해 플랫폼의 위험성 정기 평가 의무화, 법정 대리인 동의 강화 등 다양한 법안이 잇따라 발의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은 11일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맞춤형 자동 추천 알고리즘 적용을 금지하고 가입 시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는 일명 ‘청소년 알고리즘 제한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같은 당 조인철 의원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가 플랫폼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위험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1월 대표 발의했다. 조국혁신당 소속 황운하 의원과 정춘생 의원도 각각 청소년 소셜미디어 계정의 이용 유도 기능 제한 및 위험 경고 고지 의무화, 인공지능(AI) 서비스 제공 시 청소년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강제하는 법안을 잇달아 내놓으며 입법에 힘을 싣고 있다.
방미통위는 일방적 규제보다 국회 발의 법안 간 조율로 실효성 있는 입법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5일에는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청소년·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현장 목소리를 직접 청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위험군 비율은 22.7%로 전년보다 0.2%포인트 줄었지만 청소년 위험군은 43.0%로 오히려 0.4%포인트 늘었다. 숏폼 콘텐츠와 생성형 AI 확산 등으로 청소년 10명 중 4명이 과의존 상태에 놓인 셈이다. 국회 과방위 관계자는 “미국 법원이 빅테크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중독 배상 책임을 명확히 인정한 만큼 국내에서도 입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이른 시일 내에 실효성 있는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여야 협의를 속도감 있게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동이 소셜미디어에 중독될 경우 자아 형성과 사회성 발달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청소년기는 뇌가 발달하는 시기인데, 이때 소셜미디어에 중독되면 도파민과 같은 짧은 쾌락에만 몰입하게 된다”며 “사회성 발달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거나 정체성 혼란을 겪고 편향된 사고를 갖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우선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할 때 거짓 정보 등을 걸러낼 수 있도록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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