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시작한 뒤 국제 금 가격이 13%가량 하락했다. 대표 안전자산 금이 정작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 우려 때문이다.
24일(현지 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금값은 올해 1월 29일 고점(5354.8달러) 대비 14.5% 하락했고,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기 전인 지난달 27일(5247.9달러)과 비교하면 12.7%나 내렸다. 다만 24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18% 상승한 온스당 4580.6달러로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멈췄다.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 금 가격이 오른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유가 상승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며 금값은 내려갔다. 금처럼 이자나 배당 등 현금 흐름이 없는 ‘비수익 자산’은 금리 상승기에는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은 미 달러 및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거시경제 여건이 금 가격의 조정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1년간 금값이 워낙 올라 조정 시기가 왔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월 2일 온스당 2669달러였던 금값은 지난해 말 4386.3달러로 63.6%나 뛰었고, 올해도 전쟁 전까지 20% 넘게 상승하다가 전쟁이 시작된 뒤 추세가 꺾였다. 최근 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폴란드, 튀르키예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금 매각을 시사한 점도 영향을 줬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금의 안전자산 지위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최근 금값의 내림세는 전쟁 전 금값 상승, 각국 중앙은행의 태도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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