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화재참사 ‘관리 부실’ 드러나
본관도 불법증축 과태료 물었지만
구청선 다른 건물 추가 점검 안해
화염에 엿가락처럼 휘고 주저앉은 건물
22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안전공업 공장 건물이 20일 발생한 대형 화재로 3층 구조가 종잇장처럼 구부러진 채 내려앉아 있다. 이 화재로 14명이 숨지고 소방대원을 포함해 60명이 다쳤다. 화재는 근로자들이 쉬던 점심 시간에 발생했다. 이 때문에 다수가 대피하지 못한 채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전=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공장이 2015년 불법 증축으로 문제의 ‘2.5층’을 조성했지만 이번 화재 전까지 관할 기관의 현장 점검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전공업은 이번 화재가 발생한 동관 옆 본관의 불법 증축이 22년 만에 적발돼 과태료 처분을 받았지만 동관은 추가 점검이 없었다.
23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숨진 14명 중 9명은 ‘2.5층’에 마련된 헬스장에서 발견됐다. 이 헬스장은 2015년 불법 증축을 통해 조성된 공간이다. 그러나 대덕구는 이번 화재가 나고 나서야 ‘2.5층’의 존재를 파악했다. 대덕구 관계자는 “그동안 (해당 공장에) 현장점검을 나간 적은 없고, 점검도 서면 중심으로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건축물 안전점검은 공인된 업체가 작성한 경우 서면으로 갈음할 수 있다. 다만 2003년 불법 증축한 본관은 지난해 현장점검을 통해 적발돼 과태료 처분이 이뤄졌지만 동관 건물은 점검을 받지 않았다.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는 불법 증축과 관련한 질문에 “불법 준공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책임을 져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불법 증축 과정을 조사하는 한편 불법 증축이 사고 당시 대피와 화재 진압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등을 압수수색했다. 노동 당국은 손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고,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공장 설계도 등을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전소방본부 등 9개 기관은 이날 62명을 투입해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 대한 첫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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