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속 첫 통합방위회의 주재
“각 기관 지휘자들은 ‘작은 신’ 역할… 대비태세에 국민 생사 여부 달려”
주한미군 전력 차출로 방위력 강화… 전작권 조기 전환 측면지원 해석도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국방은 누구에게도 맡겨서는 안 될, 우리 스스로가 완벽하게 책임을 져야 할 핵심”이라며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장기화, 격화 우려 속에 취임 후 첫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자주국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 李 “국제 정세 매우 복잡하고 유동적”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은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자주국방이 가장 중요한 통합방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 회의를 주재한 것은 현 정부 출범 뒤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중앙통합방위회의 모두발언에서 “자주국방이 통합방위의 핵심”이라며 “우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자신감을 확고하게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모두가 느끼는 것처럼 지금 국제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유동적”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국가 단위 통합방위 체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공동체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국가 공동체 자체의 안전을 확보하는 ‘안보’”라며 “국민주권정부는 통합방위 역량과 태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미국의 주한미군 전력 차출 움직임을 사실상 확인하면서 “국가방위는 국가 단위로 스스로 책임져야 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자주국방을 재차 강조한 것은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 국제 정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 전력 차출 등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가 이번 전쟁을 계기로 본격화된 만큼 한국군 자체 방위력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주국방 강조는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오늘 회의는 전방위적 안보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구현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국가 방위 요소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총력 안보태세 확립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 李 “대비태세에 국민 생사 달려”
이날 회의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주요 국무위원,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육·해·공군 참모총장을 비롯해 군·경찰·해경·소방의 주요 직위자 등 170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함께한 기관의 지휘자들은 ‘작은 신’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라며 “대비태세에 따라 국민들의 생사가 달려 있다”고 당부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선 ‘대규모 가스·정유기지 폭발로 인적·물적 피해 시 대응 방안’에 대한 토의가 진행됐다. 또 합동참모본부와 행정안전부는 각각 통합방위 태세와 민방위 태세의 추진 방향을, 국가정보원은 올해 북한 정세 전망을 발표했다.
통합방위회의는 1968년 김신조 씨 등 북한 특수부대가 침투한 ‘1·21사태’를 계기로 시작됐다. 민주당 계열 대통령이 이 회의를 직접 주재한 건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22년 만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통합방위회의의 의미에 대해 “1968년 처음 개최된 이래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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