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공공 자판기’ 시범사업 앞두고
지자체 지원 사업 경험한 여성들
“도움 되지만 한가지로 통일돼 불편”
“부가세 조정 등 값 자체 인하가 우선”
뉴스1
경기 수원시에 사는 박시은 양(15)은 학교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생리대 자판기가 있지만 이용하지 않는다. 박 양은 “생리대 크기와 종류가 한 가지라 선택의 폭이 좁다”며 “주변 친구들은 평소 사용하는 제품과 품질이 달라 이용을 꺼린다”고 말했다.
정부가 7월부터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여성에게 무료로 생리대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무상 생리대에 대한 이용자들의 선호가 높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정부는 7월부터 생리대가 필요한 모든 여성이 소득 확인 등의 절차 없이 무료로 생리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하는 형식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무상 생리대가 꼭 필요한 여성에게 우선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경기도와 서울 성동구 구로구, 인천 강화군 등이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생리용품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선착순으로 마감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정작 필요한 이들이 지원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기도에 사는 이모 씨(43)는 최근 생리용품 지원 운영 방침이 예산 소진 시 선착순 지원으로 변경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 씨는 “모두에게 일괄 지급하는 게 아니라면 조손 가정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정말 필요한 아이들에게 먼저 주는 게 맞다”고 했다.
생리대 비용을 지원받은 청소년들은 사용처가 제한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기 시흥시에 사는 손하온 양(16)은 매달 1만1800원을 지원받지만 “사용처가 편의점으로 제한돼 있어 상대적으로 비싼 생리대를 구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생리대 가격 자체를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누구든 안전한 생리대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부가가치세를 조정하는 등 제도적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 지원 사업의 중복 문제도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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