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리듬의 힘 ‘볼레로’ 돌아온다

  • 동아일보

현대 발레 거봉 ‘BBL’ 내한공연
파브로 감독 “무대위 마법 승화”
김기민 주인공 맡아 더 관심


“‘볼레로’는 리듬의 힘, 감정의 강렬함을 통해 세대와 문화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차원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 발레의 거봉으로 꼽히는 ‘베자르 발레 로잔’(BBL) 무용단이 15년 만에 내한해 4월 23∼26일 서울 GS아트센터 무대에 선다. 전설적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의 대표작 ‘볼레로’와 ‘불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BBL의 줄리앙 파브로 예술감독(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볼레로’를 두고 “단순한 개념을 무대 위의 마법으로 승화시켜 관객과 깊이 구현한다”며 “점차 고조되는 강렬함과 매혹적인 음악으로 관객의 마음을 깊이 사로잡는 작품”이라고 했다.

1961년에 초연한 모리스 베자르의 대표작 ‘볼레로’. 라벨의 음악을 바탕으로 반복과 누적의 구조가 만드는 압도적 에너지를 뿜어낸다. ⓒ BBL
1961년에 초연한 모리스 베자르의 대표작 ‘볼레로’. 라벨의 음악을 바탕으로 반복과 누적의 구조가 만드는 압도적 에너지를 뿜어낸다. ⓒ BBL
그는 “모든 감정을 반복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움직임에 응축, 무대가 하나의 흐름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공연은 세계적 발레단인 마린스키 발레의 김기민 수석 무용수가 주역을 맡아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기민은 이번 무대에서 ‘라 멜로디’ 역을 맡아 육체의 정점을 오가는 강렬한 솔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파브로 감독은 그를 주역으로 선택한 이유로 “뛰어난 체력, 끊임없는 정확성, 곡이 진행되는 내내 무대 전체의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꼽았다.

“테이블 위에 서서 춤을 추는 ‘라 멜로디’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역할입니다. 기민 씨는 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려 무서우리만치 몰입했고, 그 여정을 곁에서 도울 수 있어 매우 기뻤습니다. 스튜디오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디테일을 잡았고, 기민 씨는 자기만의 해석을 더했습니다.”

이번 공연에선 신작도 만날 수 있다. 슬로베니아 출신 안무가인 발렌티나 투르쿠가 재해석한 ‘햄릿’, 요스트 브라우엔라에츠의 서정적 창작물인 ‘바이 바이 베이비 블랙버드’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15년 전 내한 당시 파브로 감독은 BBL 소속 무용수였다. 7세에 춤을 배우기 시작한 그는 16세에 스위스 로잔의 베자르 발레 학교에 입학했고, 1년 만에 베자르에 발탁돼 단원이 됐다. 군무 맨 뒷줄에서 춤을 시작한 뒤 수석 무용수를 거쳐 예술감독의 자리까지 올랐다. 최근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기사(Ordre des Arts et des Lettres)를 수훈했다.

BBL은 전통 발레의 튀튀와 토슈즈 대신 청바지, 셔츠, 맨발로 춤을 추는 대중적이고 현대적인 접근법을 도입해 1980∼1990년대 ‘청바지 입은 무용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발레의 클래식한 틀을 깨고 몸의 보편적 언어로 확장해 현대 무용의 개념을 새로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브로 감독은 “한국은 예술적 감수성과 개방성을 지닌 나라로, 베자르의 유산과 현대 창작의 모든 면모를 함께 선보이기에 이상적인 곳”이라며 “이번 무대는 문화적 교류이자 감정의 언어를 나누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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