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임종언의 성장 스토리
“올림픽때 너무 긴장 내 경기 못해
영혼 갈아넣은 세계선수권 金 2개”
학업-훈련 모두 빈틈없는 레이스
임종언은 자신의 올림픽 데뷔 무대였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1개씩을 차지했다. 사진은 1000m 동메달을 딴 뒤 태극기를 두르고 관중에게 인사하는 임종언. 밀라노=뉴시스
지난해 이맘때 서울 노원고 3학년 임종언(19)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부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면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계 시니어 무대에 첫선을 보인 2025∼2026시즌이 끝난 뒤에는 임종언은 모르면 안 되는 이름이 됐다.
임종언은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1차 대회부터 2관왕(1500m, 5000m 계주)에 올랐다. 그리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 메달 두 개(1000m 동, 계주 5000m 은메달)를 목에 걸었다. 계속해 2026 세계선수권대회 2관왕(1000m, 1500m)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ISU에서 처음 만든 신인상도 임종언의 차지였다.
임종언이 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 딴 은, 동메달을 들어 보였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캐나다에서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17일 귀국한 임종언을 20일 만났다. 임종언은 “지난해 이맘때는 (국가대표) 선발전 뛰려고 한창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느낀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보다 더 열심히 준비할 것 같다”라고 했다.
임종언은 다음 달 열리는 2026∼2027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은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세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는 그다음 시즌 국가대표로 우선 선발되기 때문이다. 임종언은 자신의 시니어 데뷔 시즌에 ‘10점 만점에 7점’을 주면서 “(3점을 깎은 건)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라고 했다.
임종언은 올림픽 때 주 종목인 1500m 준준결선 마지막 코너에서 넘어지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임종언은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내 경기를 못 하고 앞 선수들 레이스를 쫓아다니면서 급하게 했던 게 가장 후회됐다”며 “아쉬움이 컸던 만큼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할 정도로 세계선수권을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임종언은 올해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에 입학했지만 연달아 이어진 국제대회 일정 때문에 아직 캠퍼스에는 가보지 못했다. 대학 새내기를 ‘멘붕’에 빠뜨리기 쉬운 수강 신청은 대표팀 동료이자 학교 선배인 신동민(21)의 도움을 받았다. 임종언은 “새벽에 같이 (수강 신청을) 했는데 손은 다른 학생들이 더 빠르더라. 인기 과목은 (신청에) 실패했고, 승마도 해야 한다고 하더라. 발로 했으면 더 잘했을 텐데…”라며 웃었다.
임종언은 다음 주부터 대학 생활을 하면서 고양시청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쇼트트랙 선수 임종언은 ‘페라림(페라리+임)’이라는 별명으로 통하지만 대학 새내기 임종언은 아직 운전면허가 없다. 이 때문에 학교가 있는 세종에서 경기 고양시까지 당분간 부모님 도움을 받아 이동해야 한다.
아직 ‘메달 감사 인사’를 전할 시간도 없었던 임종언은 “쇼트트랙을 처음 가르쳐주신 은사님이 돌아가셨는데 못 찾아뵈었다. 제일 먼저 (고 송승우) 선생님부터 찾아뵐 예정이다. 또 이번 시즌 힘들 때마다 도움 주신 백국군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