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공소청법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뉴스1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하고 기소 및 공소 유지만 맡도록 하는 공소청법이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주도로 통과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오는 10월 2일 시행되며 그와 동시에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공소청법은 재석 의원 165명 중 찬성 164명, 반대 1명으로 가결됐다. 여당의 강행 처리에 반발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한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공소청법은 검찰의 수사와 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검찰은 사라지고, 수사는 신설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모두 넘어가며, 공소청은 재판 업무만 맡는다. 공소청 ‘검사’는 중수청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지휘 또는 감독할 수 없다. 법이 시행되면 공소청은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 3단 체계로 운영된다.
이날 공소청법을 처리한 민주당은 21일 중수청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21일 중수청법까지 본회의를 통과하면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되고 같은 날 검찰청법은 폐지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공소청법안(대안)이 가결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민주당은 무리한 수사와 기소를 반복해 온 정치 검찰의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필리버스터 찬성 토론에서 “오늘은 정치 검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날”이라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에 철저히 부역하면서 정적 제거를 위해서는 증거 조작과 협박도 불사한 정치 검찰이 자초한 일”이라며 “그 정점이 윤석열 정치 검찰”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사법 파괴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반대 토론에서 “그들이 없애려고 하는 것은 자신들의 비리를 추적할 수 있는 검사의 수사지휘권”이라고 했다. 곽규택 의원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하고 검찰을 폐지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일부 권력자와 정치인들이 지금까지 있었던 자신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앙갚음하는 것”이라면서 “대부분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방향은 지금 있는 검찰의 문제를 개선해 제대로 검찰 제도가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공소청법 무제한토론 종결 동의의 건 투표를 마치고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공소청법안이 통과된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며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대원칙하에 이제 기소는 검사가, 수사는 경찰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절대 독점은 절대 부패한다”며 “독점적 검찰 권력을 분산하는 민주주의 원리가 작동되게 됐다”고 했다.
범여권 의원 모임인 국회 공정사회포럼(처럼회)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2020년 12월 29일 제21대 국회에서 처럼회 의원들이 헌정사 최초로 발의한 공소청법이 마침내 국회에서 통과됐다”며 “5년 3개월 만”이라고 했다.
처럼회는 “이번 개혁은 결코 검찰에 대한 보복이 아니다”라며 “검찰권의 권한 남용과 주어진 권한으로 오염된 조작 수사와 조작 기소의 오랜 악습을 청산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새로운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직 개혁의 일환”이라고 했다.
처럼회는 “이제 제도 개혁을 이루어 낸 만큼 과거사 정리 및 피해자 구제가 함께 병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현재 발의되어 있는 ‘검찰과거사위원회 기본법안’을 조속히 논의하고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검찰개혁의 70%를 완성했다”며 “남은 30% 또한 흔들림 없이 채워 나가겠다”고 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78년 만에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청 폐지 검사업무 대신하는 공소청 신설하는 법안이 통과됐다”고 했다. 민형배 의원은 “저희가 5년 넘게, 6년째 정치 검찰과 싸워왔는데 간난신고(몹시 힘들고 어렵고 고생스러운 상태) 끝에 드디어 검찰을 박물관으로 보내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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