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기장 살해 前부기장, 메디컬 테스트 떨어져… 비행 못하자 퇴사”

  • 동아일보

업계 “정신적 문제 해결 못한듯”
본인은 “불만 누적돼 퇴사” 주장
경찰, 사이코패스 여부도 검사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 A 씨가 17일 오후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 씨는 전 직장 동료인 국내 항공사 기장 B 씨(50대·남)를 살해한 후 울산의 한 모텔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026.3.17 뉴스1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항공사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피의자 A 씨가 17일 오후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A 씨는 전 직장 동료인 국내 항공사 기장 B 씨(50대·남)를 살해한 후 울산의 한 모텔에 숨어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2026.3.17 뉴스1
항공사 동료 기장을 살해한 50대 전직 부기장 김모 씨가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비행 자격을 잃고 결국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은 피의자의 정신 병력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 씨는 2018년 지방의 한 항공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이후 정기적으로 비행 능력을 평가받는 과정에서 한 차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가를 내고 휴직에 들어갔고, 복귀 과정에서 조종 자격 유지에 필수적인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결국 비행 자격이 정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김 씨의 정신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의 정신질환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김 씨도 정신질환 등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상황이다. 김 씨는 2024년 4월 퇴사 당시 사유로는 ‘불만이 누적돼 퇴사한다’란 취지의 내용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도 진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경기 고양, 부산, 경남 창원을 이동하며 범행을 이어갔다. 김 씨는 범행 전 6개월 동안 택배 배송업체 직원으로 위장해 기장 4명을 뒤따르며 자택 위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가구 초인종을 눌러 실제 거주 여부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김 씨가 장기간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는 17일 부산에서 항공사 동료를 살해한 뒤 도주해 창원으로 이동해서 또 다른 기장을 찾아가는 등 추가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6일에는 고양시에서도 또 다른 기장을 상대로 목을 조르는 방식의 살해를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이들에게 범행을 저지른 구체적인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가 범행 대상으로 삼은 동료 조종사들은 김 씨의 정기 비행 평가와 공제 수혜 자격 평가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로 추정된다. 민간 항공사 조종사는 매년 세 차례 비행 평가를 받는다. 한 차례는 실제 항공기를 운항하는 비행 평가, 나머지 두 차례는 시뮬레이터 평가다. 평가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지만 모든 조종사를 직접 평가하기 어려워 항공사 교관급 기장을 ‘위촉 심사관’으로 지정해 진행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김 씨가 자신에게 낮은 점수를 준 교관급 기장에게 불만을 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20일 부산지법에서 열린다.

#항공사#메디컬 테스트#사이코패스#민간 항공사 조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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