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이설]3월 신학기 공포… 우리 아이 사회성 키우기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16일 23시 09분


이설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이설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3월 학부모 단톡방은 유독 소란하다. 반 배정과 같은 반 친구 면면은 기본. 실내화 디자인이나 물통 크기 같은 깨알 정보까지 거듭 묻고 확인한다. 신나게 대화가 오가지만 행간에서는 어쩔 수 없는 긴장이 읽힌다. 낯선 환경에서 혹여 아이가 겉돌진 않을지, 막연한 불안을 이심전심 나누는 것이다 .

아이들 속도 어른만큼 복잡하다. 일부는 복통·두통·식욕 부진 등을 겪기도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신학기 증후군’ 증세다. 매해 반복되는 고비를 수월하게 넘길 순 없을까. 전문가들은 ‘사회성 강화’를 해법으로 꼽는다.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자신감으로 바꿀 유일한 열쇠라는 것이다.

어른들은 상대의 표정으로 기분을 짐작하고 잘못하면 사과한다. 이 당연한 일이 아이들에게는 쉽지 않다. 감정의 스펙트럼이 좁고 타인의 소통 신호를 읽는 데 미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국가에서는 학교에서 사회성을 가르친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사회정서학습’ 과목에서 감정 조절과 갈등 해결 방법 등을 교육한다. 덴마크 역시 주 1회 교사와 학생이 머리를 맞대고 소외와 따돌림 문제를 논의한다.

우리는 국어나 도덕 같은 과목에 녹아들어 있지만, 사회성을 다루는 단독 교과 과정은 없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회성은 반은 타고나고 반은 길러진다. 적절한 교육이 뒷받침되면, 또래 관계 속에서 겪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며 “초등학교 저학년 이전에 가정에서라도 체계적으로 가르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방법은 시기별로 다르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차근차근 기초를 알려줘야 한다. 사회성의 핵심 요소는 ‘공감’, ‘감정 조절’, ‘소통’, ‘갈등 해결’ 등이다. 공감 능력을 키우는 첫걸음은 감정 공부다. 누군가의 표정이나 상황이 담긴 사진을 보고 기분을 맞히는 ‘감정 퀴즈’가 유용하다.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지르는 아이는 금세 고립된다. ‘감정 조절 3단계(알아차리기-다스리기-표현하기)’를 익혀야 한다. 가슴이 뛰는 신체 변화를 감지하고, 심호흡이나 숫자 세기로 진정한 뒤, “나는 이런 일 때문에 속상했다”고 말로 내뱉는 식이다.

소통의 기본은 ‘경청’이다. 부모와 마주 앉아 상대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연습을 해본다.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는 태도도 익힌다. 갈등은 서툴러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속상한 마음에 부모가 나서면 아이들은 성장할 기회를 잃게 된다. 동화 속 갈등을 주제로 대화하거나 역할극을 통해 해법을 찾아본다. 규칙이 있는 보드게임도 도움이 된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후에는 어느 정도 사회성을 갖추게 되지만, 예상 밖 상황에서는 무력해진다. 적절히 행동했는데 괴롭힘의 표적이 되거나, 조별 과제를 도맡아 하고도 롯데월드는 함께 가주지 않는 일이 다반사다. 이럴 때 필요한 건 ‘내면의 단단함’이다. 그 단단함은 가족이 쏟는 시간, 사랑, 대화 속에서 자란다. 매일 밤 가족 각자의 희로애락을 공유해 보자. 아이는 삶의 굴곡이 누구나 겪는 필연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어떤 시련에도 다시 일어서는 마음의 근육을 키워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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