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품질 없어”…K-이불 쓸어 담는 외국 관광객들 [요즘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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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이불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황수영 기자
평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이불거리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황수영 기자
평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이불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골목 곳곳의 이불 가게에는 중국어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고, 일부 상인들은 중국어로 손님을 맞으며 호객에 나섰다. 현장에서는 중국어가 끊이지 않았고,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관광객 옆에서 제품 설명을 이어가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가게 앞에는 중국어로 ‘최저가’, ‘중국어 가능’, ‘한국 이불 사이즈’ 등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황수영 기자
가게 앞에는 중국어로 ‘최저가’, ‘중국어 가능’, ‘한국 이불 사이즈’ 등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황수영 기자


● “손님 99%가 대만인”…입소문 난 한국 이불


상인들은 이 일대의 주 고객층으로 대만 관광객을 꼽았다. 이들은 한국산 이불이 가격 대비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대만 현지에서 퍼지면서 광장시장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불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손님 99%가 대만 사람이다. 매출도 거의 대만 관광객들에게서 나온다”며 “한국 제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품질도 좋아 입소문을 타고 사러 온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에서는 자체 생산 기반이 크지 않고, 중국산 제품은 품질 문제로 선호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한국 제품을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따로 배치해두고 안내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대만 관광객들이 화장품이나 옷을 주로 샀다면, 요즘은 이불까지 찾는 경우가 많다. 한 번 사본 뒤 품질이 좋다는 후기가 퍼지면서 재방문하거나 지인을 통해 오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불을 만져보며 제품을 살펴보는 가운데,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옆에서 설명을 돕고 있다. 현장에서는 중국어가 오갔다. 황수영 기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불을 만져보며 제품을 살펴보는 가운데, 외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옆에서 설명을 돕고 있다. 현장에서는 중국어가 오갔다. 황수영 기자


● 대만인 취향 저격한 ‘K-모달 이불’

50년 넘게 이불 장사를 해왔다는 상인 B 씨는 “대만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은 모달 이불”이라며 “대만은 한국처럼 겨울이 아주 춥지 않아 두꺼운 이불보다는 부드럽고 가벼운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모달은 면보다 부드럽고 흡수성이 뛰어나며,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비교적 따뜻한 기후에 적합한 소재다.

그는 이어 “관광객들이 직접 들고 가기도 하지만, 부피를 줄이기 위해 진공 포장한 뒤 우체국 국제발송으로 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우편 발송을 위해 공기를 빼 납작하게 압축한 이불들이 송장 정보가 적힌 채 쌓여 있다. 황수영 기자
우편 발송을 위해 공기를 빼 납작하게 압축한 이불들이 송장 정보가 적힌 채 쌓여 있다. 황수영 기자


대부분의 가게 앞에는 공기를 빼 납작하게 압축한 이불들이 송장 번호와 항공편 정보가 적힌 채 쌓여 있었다.

다만 상인들은 최근 들어 현지 유통망이 점차 생기면서, 지난해만큼 시장을 직접 찾는 수요는 다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 “이런 품질 구하기 어려워요”…직접 찾는 외국인들

그럼에도 현장에서 만난 관광객들은 한국 이불에 대한 높은 선호를 드러냈다.

대만에서 온 20대 관광객 D 씨는 진공 포장된 이불을 손에 든 채 “요즘 대만에서 한국 이불이 꽤 유명하다”며 “품질이 좋아서 사러 왔다. 대만에서는 이런 품질의 이불을 구하기 쉽지 않아 한국에 온 김에 구매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20대 관광객 일행도 구매한 이불 꾸러미를 든 채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들은 “샤오홍슈(중국SNS)에서 유명하길래 들러봤다”며 “처음에는 그냥 구경하려고 왔는데, 직접 보니 좋아 보여서 여러 개 사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샤오홍슈에 이불시장 관련 게시물이 다수 게시돼 있다.

샤오홍슈(Xiaohongshu, 小红书)에 올라온 광장시장 이불 관련 게시글들. 사진=샤오홍슈 갈무리
샤오홍슈(Xiaohongshu, 小红书)에 올라온 광장시장 이불 관련 게시글들. 사진=샤오홍슈 갈무리


● 관광 소비도 ‘가성비 쇼핑’ 시대

결국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이불이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끌어들인 셈이다.

관광데이터랩 분석도 이런 변화를 뒷받침한다. 2018년부터 2025년 9월까지 외국인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보면 구매 1건당 평균 지출액은 2019년 15만 원에서 올해 12만 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1인당 총 소비금액은 83%, 구매 횟수는 124%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고가 상품 한두 개보다 중저가 상품을 여러 개 사들이는 이른바 ‘가성비 소비’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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