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팬들에겐 “성지순례 장소”로 꼽혔던 경기 파주시 ‘명필름아트센터’가 내년 2월 1일 운영을 종료한다. 2015년 5월 1일 운영을 시작한 뒤 11년 만이다. 영화 제작사가 직접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극장이었던 만큼, 영화계 안팎에선 안타깝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명필름아트센터는 영화 ‘접속’(1997년)과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년),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년), ‘건축학개론’(2012년) 등을 제작한 명필름이 운영해 왔다. 2015년 명필름이 파주로 터전을 옮기며 새로 마련한 공간으로, 영화관·아카이브룸·공연장 등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했다.
하지만 2023년 리뉴얼까지 했음에도 결국 경영난을 이기지 못했다. 명필름아트센터와 명필름 사무실이 있는 2개 동 모두 현재 매각된 상태다. 명필름아트센터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영화의 완성도를 최대한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마련했던 공간이었으나 오래 지속되지 못하게 돼 아쉽다”며 “영화계 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이런 소식까지 전해 드리는 게 송구할 따름”이라고 했다.
관객들은 특히 명필름아트센터 지하의 영화관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해당 영화관은 4K 영사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장착해 ‘국내 최고 영화 시설 중 하나’라는 평을 받아 왔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의 기술 시사가 여기서 이뤄졌다. 오랫동안 이곳을 이용해 온 한 관객은 “펀딩이든 뭐든, 도와서 다시 운영될 수 있다면 좋겠는데 너무 속상하다”며 “그동안 자리를 지켜줘 고마웠다”고 했다.
명필름아트센터 측은 내년 1월 1일부터 한 달간 마지막 기획전을 연다. 미개봉작인 ‘길위의 뭉치’와 미처 상영하지 못했던 ‘3670’(2025년)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2’(2024년) ‘아침바다 갈매기는’(2024년) 등 3편, 프로그래머가 추천하는 영화 6편 등 총 10편을 선정해 상영할 예정이다. 추가로 폐관 당일(2월 1일)만 상영하는 명필름의 대표작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이달 24일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