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아트바젤 홍콩. 아트바젤 제공 이런 가운데 아트바젤 홍콩의 두 번째 10년(second decade)은 홍콩은 물론 아시아의 예술 커뮤니티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쓰양-러 디렉터는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제는 서구에 아시아 예술을 가르치는(educate) 것이 더 중요한 우리의 사명입니다. 그래서 아시아 아티스트에게 더 스포트라이트를 주고 강조하고 있죠.
이제 홍콩에는 글로벌 갤러리나 경매사의 헤드쿼터뿐 아니라 M+ 같은 미술 기관도 있고 로컬 큐레이터나 예술가들도 성장하면서 제법 예술 생태계를 갖추게 되어 그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지역 예술계가 튼튼해야만 아트페어도 꾸준히 지속될 수 있습니다. 로컬 아티스트, 큐레이터가 성장하도록 돕는 것은 주최 도시인 홍콩에 대한 책임이기도 하죠.
더 나아가서는 홍콩을 넘어 아시아 다른 예술 기관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싶습니다.“
쓰양-러의 설명은 제가 아트바젤 홍콩의 변화에 대해 흥미롭게 보고 있던 부분과도 일치합니다.
최근 홍콩의 아트페어뿐 아니라 갤러리나 미술 기관에서도 그 중심축이 ‘아시아’로 옮겨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는 2019년 대규모 반송환법 시위, 국가보안법 제정, 그리고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봉쇄까지 일련의 이벤트를 계기로 홍콩에 더욱 강해진 중국 중앙 정부의 영향력도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가 자국 중심주의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미술 장터’인 아트페어가 생존하려면 ‘로컬 마켓’에 집중할 필요도 있겠지요.
아트바젤이 한국에서 하려는 건?
이제 남은 궁금증은 ‘아트바젤이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였습니다. 쓰양-러 디렉터는 “한국에는 이미 키아프와 프리즈가 있기 때문에 아트페어를 계획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고객과 직접 접촉하고 어떤 협업을 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기자 간담회에서도 친근하게 한국말로 인사를 하고, ‘어릴 때부터 한국 사람이냐는 말을 들었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적극 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인터뷰 도중에는 한국의 젊은 컬렉터와 만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하고, “서울 말고 대구, 부산, 제주도 가보고 싶다”며 “그곳에도 예술 현장이 있지 않느냐”며 한국 미술계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트바젤이 아트페어 말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다시 물었습니다.
쓰양-러 디렉터는 싱가포르에서 열었던 동남아시아 현대미술가 그룹전 ‘SEA Focus’, 일본에서 연 현대미술 투어 프로그램 ‘아트 위크 도쿄’를 예시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이 무엇일지는 아직 모르겠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적극 제안해달라”고 밝혔습니다.
2025 아트바젤 홍콩에 신설된 ‘MGM 디스커버리 아트 프라이즈’ 후보로 오른 한국의 신민 작가 작품. 아트바젤 제공. 올해 아트바젤 홍콩은 홍콩컨벤션센터(HKCEC)에서 3월 26~27일 프리뷰를 거쳐 28일부터 30일까지, 42개국 240개 갤러리가 참여해 개최됩니다.
※ ‘영감 한 스푼’은 예술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 7시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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