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철선 제조업 한우물… 전기차 시대 맞춰 독자 기술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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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선재㈜
“독자적 기술력으로 품질은 이미 최상”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新 로드맵 세워
알루미늄 등 신소재 제품 개발 구상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본사 전경.
충북 충주시에 위치한 본사 전경.
대우선재㈜는 1987년에 설립돼 철선 제조업계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이루며 국내 철선 소재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창립자인 신현구 회장은 작은 규모의 생산 시설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연간 6만 t의 철선을 생산하는 규모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성장은 피막 표면 처리법, 열처리 공정법과 같은 다수의 특허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사업화한 결과다.

대우선재㈜ 단체 사진
대우선재㈜ 단체 사진
회사는 최근 13년간 경영 수업을 받은 신설아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신 대표는 미래 사업 로드맵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대우선재 경영진은 승계 작업을 잘 마무리하고 기업 영속성과 함께 탄탄한 경영 구조를 확보해 장수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고 있다.

고부가가치 철선 소재 공급

열처리 재고 보관소.
열처리 재고 보관소.
대우선재는 1987년 7월 1일 창업해 37년 동안 철선 소재 한 우물을 파온 업체다. 수십 년 동안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개발을 통해 국내 철선 제조업계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대우선재는 자동차, 조선, 항공, 방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필수적인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 부품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열처리동.
열처리동.
대우선재는 독자적인 기술력 확보를 통해 국내 파스너(분리돼 있는 것을 잠그는 데 쓰는 기구) 업체들과 자동차 부품 업체 등에 고부가가치 철선 소재를 공급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2018년에 특허를 획득한 피막 표면 처리법과 2013년에 도입된 열처리 공정법은 대우선재의 기술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특히 피막 표면 처리법은 제품의 내식성을 높이고 외관의 품질을 개선해 자동차, 건축, 전자 등 공업용 부품으로서의 활용도를 끌어 올렸다.

열처리동 열처리로 설비.
열처리동 열처리로 설비.
이러한 공정 기술은 대규모 시설에서 연간 6만 t의 철선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대우선재의 철선 제품은 각종 용도에 맞게 정밀한 규격을 제공하며 균일한 인장 강도와 우수한 표면 처리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우선재는 고품질의 도금을 실현할 수 있는 인산염 및 석회 피막 시설로 제품의 표면처리를 진행해 생산성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포스코 우수기업 선정, 충주시 유망 중소기업, 기술 혁신형 중소기업, 뿌리기술 전문기업 인증 등 다양한 인증을 통해 그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

대우선재의 지속적인 기술 혁신은 미래 산업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 시장의 확장에 따른 새로운 도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대우선재가 단순한 철선 제조업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신 회장은 “자동차 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파스너 등 부품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선재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부품업계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선재가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개발과 시장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선재는 자동차 산업의 전환과 함께 부품 수요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타이타늄, 마그네슘, 알루미늄과 같은 신소재를 사용한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신 회장은 “전기차로의 전환과 같은 산업의 변화에 발맞춰 시장의 다양한 기술적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은 “볼트, 너트는 자동차, 조선, 항공, 방산, 건축, 가전, 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산업용 볼트, 너트의 경우 형태를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라며 “기초 제품일수록 기술개발이 중요하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우선재는 최근 코로나19의 악재 속에도 매출이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다. ‘제2의 도약’을 위해 설비 투자도 대폭 강화했다. 신 회장은 “표면처리 라인의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라인 쇼트기 시스템 설비를 추가로 설치했다”라며 “아낌없는 설비투자로 환경 개선과 생산 능력 확대뿐만 아니라 조선, 항공, 방산 등 다양한 시장에 우리 제품을 선보이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으로 귀감

질소 발생기.
질소 발생기.
신 회장은 알루미늄, 비철 등 전기차 부품 신규 사업을 위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4차 산업혁명형 스마트 공장 구축을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대우선재의 기술개발 노력은 국내 철선 제조업의 표준을 높이는 동시에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회사의 다양한 기술개발과 사회 공헌 활동은 다른 기업에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대우선재가 제조업체를 넘어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특히 대우선재는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며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있다. 신 회장은 충북 충주시 신니면 행정복지센터와 협력해 위기 청소년을 위한 정기적인 후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우선재는 또한 임직원의 복지와 근무 환경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회사 내에 다양한 직원 지원 프로그램과 교육 기회를 제공해 직원이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정책은 직원의 근무 만족도를 높여 결국 회사의 전반적인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직원 복지에 대해 신 회장은 “공급 과잉 및 외부적인 요인으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단합, 결속, 애사심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도 소통 방식이나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모든 직원이 즐겁게 일하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설아 대표는 신 회장의 뒤를 이어 회사 경영을 맡아 여성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신 대표는 특히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ESG 경영에 큰 관심을 기울이며 친환경적인 생산 공정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우선재는 안정적인 2세 경영 전환을 통해 미래 산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100년 기업’으로서의 발전을 향해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신현구 대우선재㈜ 회장 인터뷰


“안정적 성장 위해 2세 경영 속도낼 것”


신현구 회장(위쪽)과 신설아 대표.
신현구 회장(위쪽)과 신설아 대표.
업계에선 대우선재의 경쟁력으로 영업력, 품질 기술력, 공급 능력과 함께 고객 응대가 빠르다는 강점을 꼽는다. 이에 대해 신현구 회장은 “대우선재는 신의를 바탕으로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며 정직과 성실을 모토로 새로운 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라며 “외부 평판은 이 같은 회사 경영 방침이 대외적으로 널리 인정받은 것이어서 보람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그는 “품질 강화, 불량률 제로, 빠른 납기 등이 모두 중요하지만 특히 품질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자동차 수요 증가로 인한 시장 환경 변화에 발맞춰 신제품을 선보이는 가운데서도 기존 제품에 대한 니즈 또한 급격하게 줄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렇기에 회사 내부적으로는 안정적인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그는 이런 점에서 2세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에 발맞춰 조사와 준비도 착실히 해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은 지금도 저가의 중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업계 현실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저가의 부품을 쓰면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기관이 필요로 하는 물자나 기재를 사들이는 정부조달의 경우 단순히 저가형 제품이 아니라 각종 검증 및 인증을 취득한 업체의 제품을 우선시하는 조달 지침 마련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래야 국내 기업들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겠다는 동기와 유인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100년 기업을 향해#기업#대우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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