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때 손목 ‘찌릿’하다면… 혈액순환-신경 문제가 원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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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한의사의 ‘손저림증’ 해법
손목-팔꿈치 등 신경 눌리거나, 수족냉증 때문에 통증 생기기도
손목 힘줄 풀어주는 운동하고, 골격근 늘려 열 발생 시켜야

손발저림증 전문가 김동휘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왼쪽)와 채널A 건강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 의 고정 출연자였던 한진우 인산한의원 원장이 손저림증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최근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낮에는 영상 10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일교차가 부쩍 커졌다. 겨울철 추위가 남은 탓에 손저림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손저림증은 신경이 눌리거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의 원인으로 생기는 질환이다. 손이 저린 환자들은 재활의학과와 신경과 등을 찾거나 한의원을 방문한다. 의사와 한의사는 각각 손저림증의 원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처방을 내릴까. 손발저림증 전문가인 김동휘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와 채널A 건강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의 고정 출연자였던 한진우 인산한의원장을 만나 자세히 알아봤다.

―손저림증의 원인은 뭔가.

“손저림은 대부분 혈액순환의 문제다. 증상이 심하면 잠을 자다 깨서 손을 주무르기도 한다. 환자가 병원에 찾아올 정도라면 신경 눌림이나 자극으로 방문하는 사례가 70∼80%에 달한다. 중년 여성이나 손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특히 많이 발생한다. 손목 쪽 신경이 눌리거나 팔꿈치, 겨드랑이로 지나가는 신경이 눌릴 때가 많다. 뇌중풍(뇌졸중)으로 뇌가 손상됐을 때도 한쪽에 손저림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김 교수)

“손저림증 중 수족냉증의 경우 한의학에서는 사지 말단으로 혈액을 보내는 기(氣, 운동력)가 부족한 상태로 본다. 이를 의학에서는 레이노증후군이라고 하고 한의학에선 사지의 냉증, 궐증이라고 한다. 기에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기는 운동력을 만드는 기울기를 의미한다. 혈액은 기가 운송해야 사지 말단까지 이동할 수 있다. 신경해부학적 관점에서 손저림은 신경 주행을 물리적 인자가 방해하는 현상이다. 가령 손목터널증후군이나 목디스크, 근육 뭉침, 흉곽탈출증후군 등처럼 염증이 생겼거나 이물질이나 신생물로 인해 눌리는 경우다.”(한 원장)

―손저림증 원인이 신경 문제인지 혈액순환의 문제인지 알 수 있나.

“한쪽 혈관이 막혀서 발생한 혈액순환의 문제라면 손을 만질 때 온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또 손의 색깔이 좀 더 창백하게 보일 수 있다.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신경 문제에 해당된다. 진찰을 받으면 감각이 저하된 부위가 정확하게 어느 곳인지 찾고, 어느 신경에 문제가 있는지 추정할 수 있다. 새끼손가락이 많이 저리면 척골신경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할 수 있고, 엄지부터 세 번째 손가락까지가 저리면 정중신경 등의 문제일 수 있다. 물론 디스크로 인해서도 손이 저릴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야 한다.”(김 교수)

“기본적으로 냉감으로 인한 불편함이나 아픔은 혈관의 문제고 저리는 것은 신경의 문제라고 보면 된다. 수족냉증 환자들은 보통 통증을 호소한다. 혈관과 신경의 주행이 비슷하기 때문에 혈관과 신경에 동시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선 환자 자신이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렵기 때문에 병의원을 찾아 진찰을 받는 게 좋다.”(한 원장)

―손저림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손목터널증후군으로 한정해 설명하면 결국 손을 자주 사용해 발생한 만큼 우선 손을 덜 사용해야 한다. 또 부목을 사용해 손목을 고정하는 방법도 있다. 수면 중에 손목이 꺾일 수 있는데 손목에만 부목을 대줘도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환자 증세가 심하다면 진통소염제 계열의 약을 처방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단기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키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5% 포도당 주사를 주로 사용하는데 염증을 억제하고 신경에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해준다. 증상이 매우 심각하다면 수술을 통해 눌린 신경을 풀 수밖에 없다.”(김 교수)

“환자의 체온이 높을 때 열을 내려주는 약은 많다. 하지만 저체온이나 동상일 때 체온을 올려주는 약은 없다. 수족냉증은 체온을 올려주는 치료가 필요한데 한의학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리약(溫裏藥), 막힌 기를 뚫고 전신으로 온기를 전하는 이기약(理氣藥), 침치료 등이 가능하다. 물론 신경해부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손저림’이라면 주로 물리적 인자가 관여하므로 이물질을 외과적으로 제거하거나 염증을 줄이는 치료가 필요하다.”(한 원장)

―평소 손저림증을 예방하려면.

“손목에는 9개의 힘줄이 지나가는데 이 힘줄을 풀어야 한다. 손을 쫙 편 뒤 손을 손등 방향으로 약간 뒤로 굽힌다. 다음 손을 앞으로 돌린 뒤 엄지손가락을 반대쪽 손으로 잡고 당겨준 뒤 다시 주먹을 쥔다. 수시로 풀어주면 힘줄에 윤활 작용을 해 유착을 막을 수 있다. 가능하면 손목을 덜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컴퓨터 자판을 자주 사용하는 직장인은 수시로 손목을 풀어주는 운동을 하면 좋다.”(김 교수)

“신체에서 열을 만드는 기관은 크게 근육과 간, 심장 등이다. 특히 근육 중에서도 골격근은 인간이 마음을 먹고 늘릴 수 있다. 골격근을 늘려 골격근에서 열이 많이 발생하게 할 수 있다. 근육량을 늘리는 방법이 약물치료 전에 수족냉증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한 원장)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최원영·이의찬 인턴기자 고려대 의대 본과 4학년
#헬스동아#건강#의학#손저림증#혈액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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