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응원 뚫고 절반 따내며 우승
역대 여자 최중량급서 첫 AG 金
女 윤현지-男 김민종 동메달 추가

유도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한국 유도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지 못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는 남녀 개인전 총 14체급 중 13체급 선수가 금메달 수확에 실패했다. 결국 한국 선수 가운데 마지막으로 결승에 진출한 김하윤 차례가 되어서야 첫 금메달이 나왔다.

그러나 김하윤은 이날 매트 위에서 다리 기술을 거침없이 사용했다. 결승전 때도 경기 시작 43초 만에 밭다리후리기로 절반을 따낸 뒤 남은 시간 동안 우위를 이어가며 결국 승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김하윤은 “사실 쉬스옌과 결승에서 맞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응원이 다 나를 향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쉬스옌을) 잡았는데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경기 패배를 분석하면서 준비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윤은 중학교 3학년 때 유도를 시작한 ‘늦깎이’였지만 유도 시작 후 1년 만에 전국구 스타가 됐다. 부산 삼정고 1학년 때인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김하윤은 전국체육대회 여고부에서 3년 동안 내리 우승하며 이름을 떨쳤다. 라이벌 한미진(28)에게 밀려 2021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올해 1월 포르투갈 그랑프리, 2월 파리 그랜드슬램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이번 대회 금메달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이날 윤현지(29)는 여자 78kg급, 김민종(23)은 남자 100kg 이상급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금 1개, 은 2개, 동메달 6개로 개인전을 마친 한국은 27일 혼성 단체전에서 메달 추가에 나선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부터 시작한 혼성 단체전은 남자 3체급(73kg, 90kg, 90kg 이상급), 여자 3체급(57kg, 70kg, 70kg 이상급)에서 맞대결을 벌여 먼저 4승을 거두면 승리하는 경기다. 한국은 지난 대회 때 이 종목 동메달을 차지했다.
항저우=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