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 핏자국에 “하혈했다” 거짓말한 정유정…구급차도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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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8일 1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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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의 집에서 여성을 살인한 후 나온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의 집에서 여성을 살인한 후 나온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KBS뉴스 방송화면 캡처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인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23)이 검거 과정에서 여행용 가방(캐리어)과 손에 묻은 피해자의 혈흔을 ‘하혈’이라고 거짓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에 있는 20대 여성 피해자의 집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이튿날 0시 50분경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담아 경남 양산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했다. 당시 정유정이 낙동강변까지 이동하면서 탄 택시를 운전한 기사가 트렁크에서 캐리어를 꺼내주다 피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정유정의 손과 캐리어에 묻은 핏자국에 대해 묻자 정유정은 “하혈하고 있다”며 복부 고통을 호소했다고 7일 TV조선이 보도했다.

경찰은 구급차를 불러 정유정을 병원으로 이송한 뒤 산부인과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하혈 흔적은 없다는 진료 결과가 나와 정유정을 체포했다.

정유정은 첫 경찰 조사에서도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는 취지로 거짓말하며 상황을 모면하려 했다. 조사 당시 정유정은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모르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고, 내게 시신을 유기하라고 시켰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범행 당시 정유정 외에는 피해자의 집을 드나든 사람이 없어 거짓 진술로 확인됐다.

정유정의 얼굴. 부산경찰청 제공
정유정의 얼굴. 부산경찰청 제공
정유정을 최초로 신고한 택시기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일을 중단하고 주변 연락을 피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 택시기사는 동료 기사에게 “가방에서 물 같은 게 새어 나와 손이 젖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최근 진행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에서 28점가량을 받았다고 한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40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사이코패스에 가깝다. 국내에선 통상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높은 것으로 간주한다. 일반인의 경우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PCL-R 검사를 비롯해 정유정의 가족과 지인들의 면담 등을 토대로 성장 과정, 성격, 과거 행적, 정신 질환 여부 등을 종합 분석해 결과를 이번 주 중 검찰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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