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세 모녀, 상속세 납부 위해 4조 대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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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담보로 최근 2조 추가 대출
유족들 6조 납부… 아직 6조 남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상속세 납부를 위해 총 4조 원대 주식담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 전 관장과 이 사장, 이 이사장 등은 최근 2조 원이 넘는 주식담보 대출을 추가로 받았다. 대출 금액은 홍 전 관장이 1조4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 사장이 5170억 원, 이 이사장이 1900억 원을 각각 대출받았다. 기존 대출까지 더하면 5월 기준 세 사람의 주식담보 대출 규모는 총 4조781억 원이다.

삼성가(家)에서 최근 대출 규모를 늘린 것은 총 12조 원이 넘는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다. 이 선대회장의 유족들이 부담하고 있는 상속세는 세계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힘든 규모다.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6조 원 이상을 납부했지만 향후 3년간 추가로 납부해야 할 금액이 6조 원 이상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로 삼성가의 이자 부담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관장과 이 사장, 이 이사장이 받은 주식담보 대출의 금리는 현재 5%대로, 2년 전 2%대에서 크게 올랐다. 세 모녀가 부담해야 할 대출 이자는 연간 2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유족들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일부 계열사 주식 매각도 진행해 왔다. 홍 전 관장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지분 약 2000만 주를 시가 대비 2.4% 낮은 가격으로 매각했다.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은 삼성SDS 주식을 시가보다 1.8% 낮은 가격에 각각 150만 주, 300만 주 팔았다. 이 이사장은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도 추가로 매각해 상속세를 충당했다.

삼성가가 상속세를 납부하기 시작한 이래 국내 상속세수는 급증해 왔다. 국내 상속세수는 2019년 3조1000억 원, 2020년 3조9000억 원이었다. 이 선대회장 별세 후 2021년 6조9400억 원, 2022년 7조6000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예상 상속세수는 8조9000억 원에 이른다. 삼성가에서 매년 2조 원 이상 납부하며 국가 전체 상속세수의 25%를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삼성#상속세 납부#4조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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