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부동산 PF 불안 관리가 금융안정 최우선 과제”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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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동아국제금융포럼]
이세훈 사무처장 “유동성 위기 진정”
맥킨지 박중호 “다른 산업과 협업
노후-주거 관련 혁신상품 찾아야”

“거시경제 안정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불안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31일 ‘2023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와 정부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이슈로 물가와 금리, 미중 무역분쟁을 꼽았다. 최근 10년간 저금리, 저물가에 익숙하던 경제가 급격한 물가 및 금리 상승으로 패닉에 빠졌다는 것이 이 처장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그는 “미중 경제 갈등으로 자유무역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것이 다시 물가, 금리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부동산 PF와 관련한 금리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처장은 “PF 사업장이 부도로 내몰리지 않도록 유동성을 공급한 결과 위기는 어느 정도 진정됐다”면서도 “그동안 규제가 느슨하던 증권, 상호금융에서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늘어났다. 이 부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리 급등과 연체율 상승에 따른 금융사 연쇄 부실화 우려에 대해서는 “그동안 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왔고 정상적인 금융회사에도 필요하면 유동성 지원이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 줄도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춰왔기 때문에 기업 부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 처장은 현재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은행 과점 체제 개혁에 대해 “은행들이 소비자 이익은 뒷전으로 하고 은행 이익만 우선시한다는 비난이 많다”면서 “다만 금융 안정성을 고려해 과도한 경쟁을 촉진하기보다는 기존 플레이어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을 통한 한국 금융의 경쟁우위 확보’를 주제로 발표를 맡은 박중호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는 금융산업 혁신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박 파트너는 “혁신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자 시장의 승자와 패자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며 “한국은 지난해 세계 132개국 중 혁신 역량 6위에 오른 만큼 우리가 보유한 혁신 DNA를 금융산업에 내재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 파트너는 “혁신의 중요성은 많이들 인정하지만, 실제 혁신에 성공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혁신을 하려는 이유부터 불명확하거나 좋은 혁신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충분한 자원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고 변화에 나서는 것을 장려하는 문화가 부족한 이유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파트너는 양질의 임대주택이 부족해진 점에 착안해 민간 임대주택 자회사를 차린 영국 로이즈 금융그룹, 난임 인구 증가로 야기되는 현상들을 예측해 맞춤 상품을 제공한 스위스 의료보험사 사니타스 등의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은퇴와 주거 문제 등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고객들의 문제 해결에 집중해 혁신 아이디어를 도출하라”면서 “이종 산업 간 협업과 해외 진출을 통한 혁신 아이디어 원천 소스 확대 등을 적용하면 금융산업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금융위#부동산 pf#불안 관리#금융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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