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서울 아파트 매매 20개월만에 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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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에 매수심리 11주째 상승
거래량 회복, 3개월째 2000건 넘어
강남권서 호가-실거래가 오르기도
전문가들 “집값바닥론은 시기상조”

이달 18일 서울중앙지법 경매법정에서 열린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 3차 경매 현장. 45명이 몰린 이날 경매는 26억5288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이달 4일 실거래가(24억3000만 원)보다 2억 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올해 3월부터 강남권 응찰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규제 지역 내 초고가 아파트도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실수요자가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11주 연속 회복하며 매매 거래량도 1년 8개월 만에 3000건대로 늘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규제지역이 해제되고 특례보금자리론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침체 우려, 역전세난 심화 등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를 논하기 이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052건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3000건을 나타낸 건 2021년 8월(4065건) 이후 20개월 만에 처음이다. 극심한 거래절벽에 시달렸던 지난해 10월 559건으로 바닥을 친 이후 거래량을 회복해 올해 2월 2457건, 3월 2981건 등 3개월 연속 2000건을 넘어섰다.

매수심리도 회복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15일 기준) 서울 매매수급지수는 78.4로 전주(77.3)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2월 넷째 주 66.3으로 저점을 찍은 뒤 3월 첫째 주(67.4)부터 11주 연속 오름세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해 수요와 공급 비중(0∼200)을 지수화한 것이다. 기준선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아직은 매도세가 더 크지만, 조금씩 매수세를 회복하고 있는 셈이다.

자치구별로 특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동북권 지수는 82.6에서 83.9로 상승해 서울 5개 권역 중 가장 매매수급지수가 높았다. 4월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은 208건으로, 2021년 9월(212건) 이후 19개월 만에 200건을 넘어섰다.

강남권에서는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실거래가격과 호가가 오르는 단지가 나온다. 압구정현대13차 전용 105㎡는 이달 12일 직전 최고가인 37억 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4㎡는 이달 15일 24억8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23억4000만 원) 대비 6800만 원 상승했다.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노원은 지난달 24일 조사 기준 상승세(0.04%)로 돌아선 이래 4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18일 기준 0.1%대 상승률을 보였고, 동작구와 강동구, 용산구도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수세가 회복되고 있지만 집값 바닥론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많다. 집값이 본격적으로 반등하려면 거래량이 더 회복되는 가운데 금리가 하락하고 경기 침체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는 것.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주요 신축 대단지나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면 거래가 없는 단지도 아직 많다”며 “역전세, 부동산PF 부실, 경기 침체 등 변수도 녹록지 않아 상승 전환을 얘기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서울 아파트 매매#서울부동산정보광장#한국부동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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