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 경고한 ‘북 오브 워터’, 통영국제음악제서 선보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9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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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판 데르 아의 신작
베니스 비엔날레와 공동위촉… 에스메 콰르텟 출연

‘가이저는 아내와 사별한 73세 남성으로, 기억 상실증을 앓고 있다. 집 밖에는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나고, 가이저는 집에 갇혀 외부와 단절되어 있다. 가이저는 개인과 문명의 가치를 느낄 마지막 기회를 두고 방대한 지식에 광적으로 매달린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겸 작곡가 미셸 판 데르 아의 신작 ‘북 오브 워터’(Book of Water)가 통영국제음악제에서 한국 초연된다. 스위스 작가 막스 프리쉬의 소설 ‘홀로세의 인간’을 원작으로 통영국제음악재단이 베니스 비엔날레 등과 공동 위촉해 지난해 완성된 작품이다. 4월 4, 5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 블랙박스에서 공연된다. 현악4중주단 에스메 콰르텟과 나레이터 아벌 더 프리스가 출연한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미셸 판 데르 아의 멀티미디어 아트 ‘북 오브 워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미셸 판 데르 아의 멀티미디어 아트 ‘북 오브 워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미셸 판 데르 아의 멀티미디어 아트 ‘북 오브 워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미셸 판 데르 아의 멀티미디어 아트 ‘북 오브 워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판 데르 아는 ‘작곡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로마이어 작곡상 수상자. 인간과 문명의 미래에 대한 묵시록적 통찰을 다룬 ‘북 오브 워터’에 대해 그는 “원작 소설의 문제의식을 더욱 확장된 세계관으로 담았다. 이 작품을 보는 관객들도 환경 변화에 대처해야 한다. 네덜란드에서도 최근 홍수로 비극적인 재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경계를 넘어’를 주제로 31일부터 4월 9일까지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과 블랙박스 등에서 열린다. 올해 두 번째로 이 음악제를 이끄는 진은숙 예술감독은 “장르, 시대, 서로 다른 음악세계의 경계를 넘고자 한다. 한계에 도전하는 대담한 아티스트들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현대 체코를 대표하는 작곡가 온드레이 아다멕이 레지던스 작곡가로,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와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레지던스 연주자로 참여한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미셸 판 데르 아의 멀티미디어 아트 ‘북 오브 워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미셸 판 데르 아의 멀티미디어 아트 ‘북 오브 워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미셸 판 데르 아의 멀티미디어 아트 ‘북 오브 워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미셸 판 데르 아의 멀티미디어 아트 ‘북 오브 워터’. 통영국제음악재단 제공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 연주자들로 조직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는 개막일인 3월 31일과 4월 1일, 폐막일인 4월 9일 출연한다. 줄리어드 음악원 지휘과 원장인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지휘봉을 든다. 4월 4일 단독 공연을 여는 영국 노던 신포니아 단원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끈다.

개막일 공연에서는 피에르 불레즈가 편곡한 라벨 ‘권두곡’을 시작으로 카바코스가 협연하는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4월 1일 공연에서는 올해 탄생 150주년을 맞은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1번을, 폐막 공연에서는 아시아 초연곡인 진은숙 바이올린 협주곡 2번과 말러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현대음악 연주단체 ‘앙상블 모데른’은 네 차례 무대를 갖는다. 4월 3일 첫 공연에서는 올해 이 음악제 레지던스 작곡가인 아다멕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를 세계 초연한다. 이탈리아의 유명 바로크 음악 연주단체인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공연 (4월 7, 8일)도 고(古)음악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영국 노던 신포니아는 4월 4일 디니스 소자 지휘로 공연한다. 비올론첼로 다 스팔라(기타처럼 옆으로 메고 켜는 첼로) 연주자 세르게이 말로프는 하이든의 첼로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국내에서 이 악기를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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