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해진 갑상샘암 수술법, 장단점 살펴 선택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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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적이고 저렴한 목 절개법… 적용 병증 범위 넓지만 흉터 남겨
입술 안쪽에 내시경 투입하는 방식… 비용-흉터 부담 적지만 합병증 유의
최첨단 방식의 로봇수술법 다양화… 흉터 최소화했지만 급여 대상 아냐

이진욱 인하대병원 외과 교수가 갑상샘(갑상선)암의 다양한 수술법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이진욱 인하대병원 외과 교수가 갑상샘(갑상선)암의 다양한 수술법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병원에서 로봇수술을 권하는데 하는 게 좋을까요?”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갑상샘암은 여성이 유방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다. 가장 큰 고민은 수술 방법이다. 로봇수술을 받는 게 좋을지, 그냥 일반수술을 받는 게 좋을지, 로봇수술을 받는다면 어느 위치로 접근해야 할지 등을 선택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선 선택권은 넓어졌지만 어떤 수술이 최선인지 고민될 수 있다. 이에 다양한 갑상샘암 수술을 집도해 온 이진욱 인하대병원 외과 교수에게 각 수술의 장단점을 알아봤다.

● 갑상샘암 기본 치료, 목 절개 수술법
목 절개 수술법은 가장 많이 시행하는 갑상샘암의 기본 치료법이다. 모든 종류의 갑상샘암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환자가 내는 본인 부담금도 수술료 기준 100만 원 내외에 불과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목 앞에 눈에 잘 띄는 부분에 흉터가 남는다. 특히 갑상샘암이 진행되어 경동맥 바깥쪽 목 부위에 전이가 되면, 턱 아래부터 쇄골 상방까지의 림프샘을 제거하는 큰 수술을 해야 한다. 이때는 15∼20cm까지 절개해야 하므로 긴 흉터가 남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체질에 따라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흉터가 심하게 생기는 켈로이드 피부라면 상처가 지속해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 흉터 안 보이게 수술하는 내시경 수술의 발전
갑상샘암이 주로 젊은 여성에게 잘 생기므로 목 앞에 흉터를 남기지 않는 여러 수술 방법이 개발됐다. 초기엔 내시경·복강경 장비를 활용한 수술 방법이 시도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겨드랑이 접근법, 유방-겨드랑이 접근법, 귀 뒤 접근법 등 접근 위치를 달리한 수술 방법이 시행됐고, 2015년부터 아랫입술과 턱 사이의 점막을 통해 수술하는 ‘구강 경유 내시경’ 수술이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구강 경유 내시경 수술은 기존에 개발된 모든 다른 내시경 수술에 비해 흉터가 작고 비용 또한 기존 절개수술비에 조금 더 내는 수준이다.

다만 수술 후 안면 윤곽의 변화, 턱 신경 마비 가능성, 수술 부위 감염 가능성 등 일반 수술을 받는다면 생기지 않을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또한 수술 기구가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갑상샘만 수술이 가능하다. 따라서 갑상샘암의 전이가 심하거나 진행성 갑상샘암, 갑상샘에 염증이 심하거나 종양이 큰 경우엔 내시경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 다양해진 로봇수술, 비용이 많이 드는 게 흠
2000년대 중반부터 국내에 로봇수술이 도입됐다. 내시경을 로봇수술기로 대체해 집도하는 방식이다. 로봇수술기는 사람의 손목과 똑같은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고, 수술 기구가 정교해 절개 수술과 똑같은 움직임으로 내시경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절개나 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몸의 깊숙한 부위까지 쉽게 접근해 수술을 할 수 있다. 다만 로봇수술은 아직 비보험이기 때문에 환자가 1000만 원가량의 수술 비용을 내야 한다.

갑상샘암 로봇수술에서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겨드랑이 한쪽으로 들어가서 수술하는 겨드랑이 접근법과 양측 겨드랑이와 양측 유방을 통해 로봇을 결합하여 수술하는 BABA(Bilateral Axillary Breast Approach) 수술법이다. 특히 BABA 수술은 절개 수술처럼 모든 종류의 수술이 가능하며, 측경부 림프절 전이에도 수술이 가능하다. 다만 양측 겨드랑이부터 앞가슴까지,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는 넓은 피부 아래 공간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수술이 끝나고 나서 겨드랑이에서 앞가슴까지의 공간에 통증이나 출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 흉터 줄이는 수술법 개발 중
BABA 수술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수술법이 바로 단일공 로봇수술법이다. 한쪽 유륜을 통해 단일공 로봇수술기를 넣어 수술을 시행하는 방법이다. 양측 겨드랑이부터 앞가슴까지 공간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기존 BABA 수술에 비해 수술 기구가 들어가는 피부 아래 공간 면적이 50% 이상 준다. 이에 수술 시간이 빠르고 훨씬 덜 침습적이다. 하지만 아직은 초창기 시행 단계로, 조기 갑상샘암이나 크기가 작은 결절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구강 경유 내시경 수술처럼 입안으로 로봇팔을 집어넣어 수술하는 방법도 있다.구강 경유 내시경 수술과 마찬가지로 피부 흉터가 적고, 기존 겨드랑이 접근법이나 BABA 수술보다 피부 아래 공간 확보가 적어 흉터가 덜하다. 하지만 구강 경유 수술의 단점인 윤곽 변화, 턱신경 마비, 감염 등의 가능성도 있어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다양한 수술법의 발전과 비대칭적인 제한된 정보 때문에 수술 방법을 선택하는 데 고민하는 환자가 많다”며 “가장 최선의 방법은 수술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갑상샘암의 특징, 기저 질환, 환자의 선호도, 경제적 사정 등을 고려해 주치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외과 의사의 로봇 수술에 대한 경험과 숙련도 또한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갑상샘암#수술법#장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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