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복 어선 11개월새 4차례 검사-정비… 경찰, 선체 결함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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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안된 배, 잦은 검사 이례적”
5명 숨진채 발견… 4명 수색 계속

뒤집힌 청보호 인양 해경과 해군이 6일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전복된 청보호를 인양하고 있다. 신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뒤집힌 청보호 인양 해경과 해군이 6일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전복된 청보호를 인양하고 있다. 신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전복된 청보호가 지난해 3월 진수 후 11개월 동안 총 4차례 검사 및 정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해경은 청보호가 검사와 정비를 반복한 이유가 선체 결함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이날까지 실종자 9명 중 5명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6일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청보호는 지난해 3월 진수 직후인 4월과 6월, 11월에 인천과 전남 목포 등에서 검사를 받았다. 올 1월 설 연휴 기간에는 선박을 육지로 끌어올려 정비하기도 했다. 청보호는 설 연휴 정비를 마친 후 출항했다가 4일 밤 전복 사고가 났다.

해수부는 3차례 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조상래 울산대 조선해양공학부 명예교수는 “선박이 정상적으로 건조됐다면 1년 동안 그렇게 많은 검사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했다. 어선은 현행법에 따라 2년 6개월마다 중간검사, 5년마다 정기검사를 받는다.

해경은 청보호가 선체 결함을 완벽하게 수리하지 않은 채 운항하다 사고가 났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사고 직후 어선의 위치를 알리고 긴급구조신호를 보내는 브이패스(V-pass) 경보가 울리지 않고, 비상시 자동으로 펴지도록 설계된 구명보트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또 “평소에도 물이 종종 샜다” “사고 당일 배가 기운 채로 운항했다”는 등 생존 선원들의 진술의 진위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 하지만 선박 제조사 측은 최근까지 선체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다만 해경은 통발 과적이 사고의 주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통상 꽃게잡이 어선 통발의 개당 무게가 1.5kg인데 청보호에는 수산자원관리법상 허용된 선적량(통발 3500개)보다 적은 2800여 개가 실려 있었던 것으로 파악돼 과적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6일 진행된 수색 작업에서 실종 선원 9명 중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이날 오전 3시 22분 청보호 선실 주변에서 기관사 김모 씨(65)의 시신을 발견했다. 오전 11시 54분과 낮 12시 3분 선원 주모 씨(56)와 이모 씨(58)의 시신을 각각 발견했다. 또 오후 늦게 여모 씨(54)와 이모 씨(46)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하지만 6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여전히 실종 선원 4명의 행방을 찾지 못한 상태다. 해경은 청보호 인양을 진행하는 한편 경비함정 등 선박 67척, 항공기 8대를 투입해 사고해역 수색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전복 어선#실종자 9명 중 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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