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황이 집전하는 전임 교황 장례 미사…어떻게 진행하나

  • 뉴스1
  • 입력 2023년 1월 5일 1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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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 미사를 5일(현지시간) 오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다.

베네딕토 16세는 생전 자신의 장례식을 간소하게 치뤄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바티칸은 현직 교황의 장례식과 유사한 절차에 따라 장례 미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95세를 일기로 선종한 베네딕토 16세의 유해는 2일부터 4일까지 일반 조문객들에게 공개됐다.

베네딕토 16세의 유해가 안치된 관은 5일 장례미사가 시작 되기 전인 8시45분에 성 베드로 광장으로 운구되며 신자들은 약 45분 동안 묵주기도를 바치게 된다.

미사는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5일 오후 5시30분) 시작된다. 교황은 군중을 마주한 베네딕토 16세의 관 앞에 착석하며, 시스티나 예배당 합창단은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은 무릎 부상으로 인해 제단 옆 의자에 착석해 대부분 장례 미사를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장례 미사에는 120명의 추기경과 주교 400명, 그리고 약 4000명 등을 포함, 6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미사가 끝날 무렵 프란치스코 교황은 관에 성수를 뿌리고 향을 피운다. 그리고 그는 라틴어로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 베드로의 후계자이자 교회의 목자가 되게 하신 자비로운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당신의 용감한 설교자이자, 하느님 신비의 충실한 봉사자로 삼아주소서”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이후 성가대는 라틴어로 “낙원으로 천사들이 너를 인도하며 네가 올 때 순교자들이 너를 영접하여 거룩한 도시 예루살렘으로 너를 인도할 것이다”를 부르게 된다.

이후 교황 수행원들이 관을 다시 성 베드로 성당으로 운구하고 붉은 끈으로 봉해질 것이다. 관은 아연 관에 넣어지고, 납땜으로 봉해진다. 그러고 나서 이보다 더 큰 나무 관에 넣는다(삼중관).

베네딕토 16세의 생전 유언에 따라서 관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에 안장한다. 다만 이 과정은 비공개로 진행한다.

266명의 교황 중 148명이 이곳에 안치됐지만 이후 일부는 이장됐다. 현재는 교황 91명의 유해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에 안치돼 있다.

교황청은 장례 미사에는 바티칸이 속한 이탈리아와 베네딕토 16세의 모국인 독일 대표단을 공식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출국한 염수정·유흥식 추기경,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와 사무국장인 신우식 신부 등 한국 천주교 대표단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다.

지난 2013년 자진 사임한 베네딕토 16세는 여생을 바티칸의 한 수도원에서 보냈으며, 지난달 31일 선종했다.

현직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를 집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꼽힌다. 통상 교황이 선종하면 수석 추기경이 장례 미사를 집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전임 교황의 장례미사를 현 교황이 집전하는 것이 이번은 처음은 아니다. 지난 1802년 비오 7세가 전임자인 비오 6세의 장례 미사를 집전한 적이 있다. 당시 비오 6세는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에 의해 납치됐으며 프랑스에서 선종했다. 이후 비오 7세의 요청에 따라 비오 6세의 유해가 이탈리아 로마로 송환돼 장례 미사를 거행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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