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출신 인사들, 새 정부 이어 지방선거도 ‘출마 러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9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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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6·1 지방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아 약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비서실장과 국무총리, 부총리, 경제수석에 모두 기재부 출신이 기용된 데다 정계에도 진출하면서 내부에서는 ‘오히려 기재부에 대한 반감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으로 꼽히며 당선가능성이 높은 호남 지역 지방자치단체장에 기재부 출신 인사들을 공천했다. 전남 나주시장 민주당 후보로는 윤병태 전 기재부 행정안전예산심의관이 나섰다. 윤 예비후보는 행시 36회로 기재부 예산기준과장과 교육과학예산과장 등을 지내면서 예산과 재정 부문에서 주로 일했다. 2018년부터는 전남 정무부지사를 지낸 뒤 이번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전북 전주시장 민주당 후보로는 우범기 전 기재부 장기전략국장이 결정됐다. 우 예비후보는 행시 35회로 노동환경예산과장과 재정관리총괄과장 등을 거쳤다. 2014년에는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으로, 2019년에는 전북 정무부지사로 일했다. 두 예비후보는 모두 기재부를 거쳐 호남지역 정무부지사를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정치적 근거지로 꼽히는 경기 성남시장의 후보로 민주당은 배국환 전 기재부 2차관을 공천했다. 배 예비후보는 기획예산처 예산총괄과장과 재정전략실장, 감사원 감사위원 등을 거쳤다. 의사 출신인 국민의힘 신상진 예비후보와 맞붙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서도 기재부 출신 인사가 공천을 신청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김태흠 전 국민의힘 의원의 충남도지사 출마로 공석이 된 충남 보령·서천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윤 전 청장은 기재부 세제실장 등 세제실에서 잔뼈가 굵은 관료다. 보궐선거는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지방선거에서도 기재부 출신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에서도 기재부 출신들이 중용됐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와 최상목 경제수석 내정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모두 기재부나 전신인 경제기획원이나 재정경제부를 거쳤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경제 원팀’이 모두 한 부처 출신인 셈이다.

관가에 이어 정계에서도 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약진하면서 기재부 내부에서는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모두 나온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외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기재부 인사가 많다’는 역풍이 불 수도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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