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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메르켈, 퇴임식 신청곡은 1970년대 동독 펑크록

입력 2021-12-03 03:00업데이트 2021-12-03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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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퇴임식… ‘넌 컬러 필름을…’ 택해, 동독의 향수 반영된 ‘파격 선곡’ 평가
찬송가-10대의 도전 담은 곡도 신청
16년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67)의 퇴임식이 2일 열렸다. 독일에서는 총리, 대통령, 국방장관이 퇴임식에서 군악대가 연주할 음악을 직접 고르는 전통이 있는데 메르켈 총리의 신청곡 가운데 동독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펑크록이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슈피겔 등 현지 언론들이 ‘파격 선곡’이라고 지목한 메르켈 총리의 신청곡은 독일 펑크록의 ‘대모’인 니나 하겐(66)의 ‘넌 컬러 필름을 잊었어’다. 메르켈 총리가 카를마르크스대(현 라이프치히대) 물리학도이던 1974년 동독에서 발표돼 큰 인기를 얻었던 이 곡은 여행을 갔는데 남자친구가 흑백 필름만 챙겨 온 것을 탓하는 내용이다. 노래에 나오는 ‘이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무도 안 믿을 거야’라는 가사는 당시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됐다. 가디언은 “메르켈이 동독 출신이긴 하지만 16년 재임 동안 동독에서 자란 이야기를 부각시키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매우 메르켈답지 않은 선택”이라고 평했다.

동독의 향수가 반영된 선곡일 수도 있지만 일부는 이 신청곡이 메르켈의 유머러스한 면모를 잘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도이체벨레는 “1992년 당시 여성청년부 장관이었던 메르켈은 하겐과 약물 중독에 대한 토론을 했었는데 그때 하겐이 ‘당신의 거짓말, 위선에 질린다’고 맹비난했다”며 “메르켈이 하겐을 용서한 듯 보인다”고 전했다. 일부 평론가는 “이 곡은 남자들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안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담고 있다”며 “자신의 후임인 남성 총리(올라프 숄츠)에게 자리를 넘기는 메르켈 총리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 곡 외에 찬송가 ‘주 천주의 권능과’와 10대의 도전과 야망의 감정을 담은 ‘날 위해 빨간 장미 비가 내려야 해’를 신청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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