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눈꺼풀 사진으로 3초 만에 진단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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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브라운대 연구팀, 예측모델 개발
채혈 없이 정확도 72% 수준 가려내

사람의 눈꺼풀을 찍은 사진을 분석해 빈혈을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도 판별이 가능하며 검사 결과도 2, 3초 만에 나와 원격의료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등 활용 범위가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레고리 제이 미국 브라운대 응급의학공학과 교수팀은 눈꺼풀 사진으로 진단하는 예측 모델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15일 소개했다. 빈혈은 혈액 속에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가 부족해지면서 신체 각 조직에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어지럼이나 두통 같은 가벼운 증상에서 방치할 경우 부정맥 심부전 같은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25% 이상이 빈혈을 앓고 있다. 문제는 빈혈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어 채혈검사 없이는 알아채기 힘들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빈혈을 앓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눈꺼풀 결막이 창백해 보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눈꺼풀 결막은 눈꺼풀 안쪽에 있는 결막으로 눈꺼풀을 아래로 내렸을 때 보인다. 연구팀은 빈혈 환자 142명의 혈액 속 적혈구 수치 정보와 눈꺼풀 결막 사진을 수집했다. 그런 다음 눈꺼풀 결막 색상에 따른 적혈구 수치를 비교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별도로 빈혈 환자 202명의 눈꺼풀 결막 사진을 예측 모델에 넣어 분석한 결과 72%의 정확도로 환자를 가려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예측 모델의 정확도는 채혈검사보다는 떨어지지만 채혈이 어려운 상황이나 의료 상황이 열악한 곳에서 조기 진단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을 이용한 진단기술은 최근 국내에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김성환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팀은 사진만으로 피부암과 피부질환을 진단하는 기술을, 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팀은 고혈압 환자를 가려내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들 기술은 모두 조기 진단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
#동아 사이언스#빈혈#눈꺼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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