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택시기사 폭행’ 다음날 경찰서에… 짐만 찾아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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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署 방문 행적 뒤늦게 밝혀져
담당형사 안만나… 경찰 “조사전”
기사는 사설업체서 블랙박스 확인
“경찰 초기대응 제대로 안해” 지적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해 11월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불거진 다음 날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서초경찰서를 다녀간 사실이 28일 밝혀졌다. 이 차관은 사건을 수사한 서초경찰서를 찾은 적이 없던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 있었지만 뒤늦게 경찰서 방문 행적이 드러난 것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7일 오전 11시 12분쯤 서초경찰서 형사당직팀 사무실을 찾았다. 전날인 6일 오후 11시 30분경 택시기사 S 씨에 대한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약 12시간 만이다. 이 차관이 서초경찰서를 찾은 이유는 택시 안에 놓고 온 유실물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서울경찰청 진상조사단은 당시 서초서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이 차관이 자신의 짐만 찾아간 채 경찰과 접촉한 사실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방문 시점이 피해자 조사 전이고 담당 형사도 퇴근 후였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간 택시기사 S 씨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블랙박스 업체를 찾아갔다. 사건 발생 직후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초파출소 경찰이 블랙박스 SD 카드를 꺼내 영상을 확인하려했지만 재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체 측은 전용 뷰어를 내려받아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틀어줬고 S 씨는 이를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사건 발생 이틀 후인 11월 8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이 차관은 S 씨에게 “사람에게 손을 댄 것은 처음이다. 얼마를 원하느냐”고 물었고 합의금을 제시하며 영상을 삭제해줄 것을 요구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블랙박스 전용 뷰어라는 게 누구나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것인데 경찰이 초기 대응을 제대로 했더라면 이 변호사가 차관이 되기 어려웠을 것 같다”고 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조응형 기자
#이용구#택시기사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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