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취임 4돌 회견… 文대통령, 주말 ‘임-박-노’ 숙고의 시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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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보고서 채택 시한도 10일… 靑 “당 의견듣고 순리대로 판단”
일부선 “급히 결론낼 문제 아니다”… 정의당도 임혜숙-박준영 반대
부담겨우 설득한 여성장관 놓고 고심… 김오수 청문요청안 국회 송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 야당이 부적격 판단을 내린 3인방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등 인사청문회 정국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야당의 동의 없이 임명을 강행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 일부 후보자의 낙마가 불가피하다는 기류도 감지되는 가운데 인사청문회 채택시한인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이 예정돼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이들에 대한 거취를 결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거취 결단, 주말이 분수령
문 대통령은 7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후보자 세 명에 대한 여론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일단 더불어민주당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의원들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니 논의를 지켜보겠다”며 “당의 의견을 전달받은 뒤 순리대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내부적으로는 4·7 재·보궐선거에서 일방독주식 국정 운영에 비판적인 민심을 확인한 데다 송영길 대표 취임 후 첫 인사청문회였던 만큼 당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주말까지 의원들의 의견을 두루 듣고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로 송부했다. 총리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정국이 이어지는 만큼 3인방에 대한 거취도 조만간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10일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시한인 데다 문 대통령 취임 4주년 특별연설과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어 더 이상 시간을 끌기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과 조율할 시간이 필요하다. 급하게 서둘러서 결론을 내릴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관 후보자 3명에 대해 국회가 10일까지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할 경우 문 대통령이 10일 이내의 범위를 정해 청문보고서의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20일까지 결정을 미룰 수 있다는 의미다.

○ 文 대통령, 임·박 후보자 놓고 고심할 듯
일각에서는 정의당마저 지명 철회를 요구한 임혜숙, 박준영 후보자를 놓고 문 대통령이 고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임 후보자는 가족 동반 외유 출장과 논문 표절 의혹 등이 제기됐고 박 후보자는 부인이 도자기 찻잔 등을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관세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노 후보자의 경우 임명으로 결론이 날 것”이라며 “다만 임 후보자는 흠결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박 후보자는 국민 정서를 건드리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했다. 설훈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박 후보자의 도자기 밀반입 의혹과 관련해 “(도자기가) 1250점이라는데 너무 많다”며 “이걸 다시 되팔았다고 하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청와대도 곤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임 후보자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전자공학자인 데다 청와대가 임 후보자를 어렵게 설득했다는 점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박 후보자는 해수부 기조실장, 차관 등을 지내며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또다시 장관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인 10일 오전 11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별연설을 진행한다. 연설 뒤에는 출입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국정 전반에 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코로나19 대책,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따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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