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칼럼]'암성통증' 관리 체계 정비로 암 환자 극심한 고통 덜어줘야

동아일보 입력 2021-05-06 03:00수정 2021-05-0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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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통증센터 교수
신장암이 척추 뼈, 췌장암이 배 속으로 전이되면 암 환자는 극도의 통증을 느낀다. 환자가 통증 때문에 밤을 새울 때 의사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암 환자에게 그렇게 심각한 통증이 있는지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암 통증 환자가 마음껏 치료를 받기에는 제한이 많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암 환자의 60% 이상이 ‘암성통증’을 겪는다. 이 중 50% 이상은 통증이 잘 조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예전엔 암 치료 과정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걸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통증 조절을 성공하는 게 생존율과 연관이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암성통증의 관리가 암 치료 자체만큼 중요하게 됐다.

하지만 국내 암성통증 관리의 현실은 어떤가. 주요 대형 병원은 5, 6년 전부터 앞다퉈 암성통증 관리를 포함해 암의 진단부터 완치 뒤 관리까지 하는 ‘원스톱 센터’를 개설하고 있다. 이 중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는 암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에 약물치료와 시술을 하는 의료진이다.

그러나 암환자 대부분은 이런 센터나 의료진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통증관리가 뒤로 밀리고, 심지어 암이니 아픈 것이 당연하다고 참는 경우도 있다. 또 병원 내에 협진 체계가 원활하지 않거나, 이러한 센터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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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암 병원 외래 진료와 입원환자 의뢰를 통해 매달 약 250명의 암성통증 환자를 돌보고 있다. 경증의 암성통증 환자부터 말기 암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까지 진료하면서 느끼는 점은 통증센터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통증을 안고 외래를 찾는 암 환자들은 저마다 절실한 마음으로 찾아온다. 암 자체의 치료뿐 아니라 이들에게는 ‘고통 없는 하루가 더 절실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암성통증 관리를 위한 좋은 약제와 시술, 약물펌프 등의 치료법이 있으면 뭘 하겠는가. 현장에서는 의료진이 부족해 이들 치료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암성통증 관리는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으므로 좀 더 전문적이고 위험성이 따른다. 하지만 국가에서 책정한 의료 수가는 이런 위험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병원이나 의료진이 암성통증 관리를 꺼리는 일이 적지 않은 이유다.

앞으로 각 병원의 암성통증 관리 현황을 파악하고, 통증 관리를 시행할 의료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료수가 보완도 필요하다. 2017년부터 대한통증학회 차원에서 전국 대학병원의 마취통증의학과 지도전문의들이 모여 암성통증 관리를 위한 통합진료 현실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암성통증 관리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를 활성화하고 제도화하기 위해선 국가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병원 내에 암성통증 관리를 위한 협진 체계를 마련하고, 암환자들에게 암성통증에 대해 교육하는 것도 절실한 실정이다.
#암성통증#암 환자#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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