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담배 니코틴 함량 대폭 감축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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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멘톨 담배 금지 함께 추진
니코틴 제거땐 금연확률 높아져
말버러 생산 알트리아 주가 급락

미국 정부가 시중에서 팔리는 모든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중독이 되지 않는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멘톨 담배를 금지해달라는 시민들의 청원에 이달 29일까지 관련 정책을 추진할지 여부를 답변해야 한다. FDA는 멘톨 담배를 금지하거나 모든 담배의 니코틴 함량을 줄이는 방안, 또는 둘 다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을 중독적이지 않게 하거나 최소 수준으로 낮춰서 흡연자들이 궁극적으로 담배를 끊거나 니코틴 껌, 사탕, 전자담배 등 덜 해로운 대체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니코틴은 그 자체로 암이나 심장병 등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담배의 중독성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FDA와 국립보건원(NIH)의 후원으로 진행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담배에서 니코틴을 거의 제거할 경우 흡연자가 담배를 끊을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멘톨 담배 금지 방안은 청소년 등 젊은 사람들이 멘톨 담배로 흡연을 시작하는 것을 겨냥한 조치다. 멘톨 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더 끊기가 어렵고 건강에도 유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48만 명에 이른다.

담배회사들은 FDA의 방안이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고 경제 전반에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말버러 담배를 생산하는 알트리아그룹은 “FDA의 조치는 과학이나 증거에 기초해야 하고, 암시장의 확대나 일자리 충격 등 정책이 초래하는 결과도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알트리아그룹의 주가는 이날 크게 하락했다.

뉴질랜드도 지난주 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을 크게 줄이고 법적인 흡연 가능 연령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미국#니코틴#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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