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준표 복당 딜레마…“문 열어야” vs “분열 정치 서막”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13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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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권성동·이준석 등 "더 큰 화합 이뤄가야"
2030 지지층 확장 과제…'강성보수' 이미지 한계
김재섭 "초선 향해 적장자 운운…시대착오적"
홍준표 "난 강성 아닌 원칙보수…반대 이유 있나"
주호영 "모두 함께해야"…논의 시기 언급은 없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내부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범야권 대통합 과정에서 홍 의원의 합류는 필수적이란 주장과 대선을 앞두고 확장성 측면에서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단 의견이 치열하게 맞물리고 있다.

앞서 친홍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앞으로 우리는 더 큰 화합을 이뤄나가야 한다. 홍준표 대표, 안철수 대표 등 우리의 식구들이 건전한 경쟁의 링으로 함께 오를 수 있도록 당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가 되어라, 분열하지 말라’. 야권 전체를 향한 경청과 설득의 노력으로 국민들께 진정으로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들께서 국민의힘에 지시하신 과제”라고 적었다.

이외에 권성동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이제 복당시켜야 한다”, “홍준표 의원은 당에서 2번 대표를 지내는 등 당의 가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분이 아니다” 등 힘을 실었다.

반면 복당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보궐선거에서 확보한 일부 2030 지지층을 확장시켜야할 과제가 남아있는 데다, 향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품을 당 재편에 있어 홍 의원이 자칫 ‘수구정당’ 이미지로의 회귀에 영향을 줄 수 있단 우려 때문이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12일 “홍 의원 복당의 명분으로 야권의 더 큰 화합을 내세우기에는 그 명분이 궁색하다”고 비판에 나섰다.

그는 “홍 의원에게 화합이란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홍 의원은) 대표로 있던 2018년 당시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화에 실패해 처참하게 패배했고, 대통령선거 정국에서도 안철수 대표와 단일화를 거부했다. 2017년 대선에서도 국민의 열망인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하며 분열 정치의 서막을 열었다”고 예를 들었다.

이어 “한참 후배인 저까지 (SNS를) 차단한 홍 의원이 다양한 목소리의 존중과 야권의 화합이라는 명분으로 복당하는 게 맞는지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당에 반대하는 초선 의원을 향해 적장자 운운하는 건 21세기 민주적 정당에서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5선 중진인 정진석 의원도 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그 얘기는 나중에 하자”며 난색을 표했다.

그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영남 지역당의 모습, 기득권 정당의 모습, 꼰대당의 모습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해서 환골탈태하는 모습들을 보여야 국민들이 계속 우리를 쳐다봐 주시기 않을까”라고 간접적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당내 반발 목소리가 커지자 홍 의원은 “대선 후보 경선 때 나를 반대하고 다른 후보 진영에서 일하면 되지 굳이 한국 보수의 적장자인 내가 들어오는 것조차 반대할 이유가 있나”라고 맞섰다.

그는 “나를 강성 보수로 모는 사람들은 눈치 보수냐. 굳이 따진다면 원칙 보수라고는 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자신을 “계파 없는 초선”이라고 강조한 한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은 중도층 확보 싸움이다. 현 정부 와서 (선거를) 4번 지고 이번에 한 번 이겼는데 전당대회를 거치고 좀 정리가 된 다음에 논의할 수 있지 않나”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보선 결과를 보더라도 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가진 인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안철수 대표, 윤석열 전 총장까지 대통합을 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 홍 의원이 오면 그런 (이미지가) 희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은 강조하는 반면, 홍 의원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선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지푸라기 하나라도 힘을 합쳐 대선을 치러야 한다. 모두 함께해야 한다”고 했지만, 구체적 논의 시점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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