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판 플로이드 사건’… 女이민자, 경찰에 목눌려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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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경관이 제압… 이유는 확인 안돼
대통령 “책임자 처벌” 여론 수습
美선 작년 플로이드 사건 첫 재판

27일 멕시코의 유명 휴양지 캉쿤 인근 툴룸에서 엘살바도르 여성 이민자 빅토리아 살라사르(36)가 여성 경찰에 의해 목이 짓눌려 숨졌다. 지난해 5월 세계 곳곳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기폭제가 됐던 미국의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례와 흡사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소셜미디어와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영상엔 살라사르가 제복 차림을 한 여성 경관의 무릎과 손에 의해 목이 짓눌린 채 발버둥치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남성 경관 3명은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다른 영상에서는 경찰들이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살라사르를 경찰차로 옮기는 장면이 나온다. 부검 결과 그는 목뼈가 부러져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관들이 왜 살라사르를 제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멕시코판 플로이드’ 사건으로 보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고통과 수치를 느끼게 하는 사건이다.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경관 4명을 구속하고 수사 중이다.

29일 미 북부 미네소타에서는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백인 경관 데릭 쇼빈(45)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CNN 등에 따르면 검찰 측은 쇼빈 경관이 플로이드의 목을 누른 시간이 그동안 알려진 8분 46초가 아니라 9분 29초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목격자는 “당시 플로이드가 비닐봉지 속 물고기처럼 숨을 헐떡이며 서서히 의식을 잃어갔다”고 증언했다. 반면 쇼빈의 변호인은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이 약물중독, 심장병, 고혈압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멕시코판 플로이드 사건#이민자#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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