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 불문율도 깼다… 신인 케이팝그룹, 日시장 공략 가속

임희윤 기자 입력 2021-01-25 03:00수정 2021-01-25 05:16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日人 4인’ 트레저-T1419 잇단 데뷔
웹 예능도 일본어 대화-자막 제작
“케이팝 문화적 개방성 확대 영향”
‘세계 최상위시장 싹쓸이’ 기대도
일본인 멤버 네 명이 포함된 케이팝 그룹 ‘트레저’. 16일과 22일 ‘라인뮤직’ ‘라쿠텐 뮤직’ 등 일본 차트에서 잇따라 1위를 차지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
“今週の運動です!(이번 주는 운동입니다).”

지난해 12월 신인 케이팝 그룹 ‘T1419’가 자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콘텐츠의 도입부다. 30분 내내 대화도, 자막도 일본어로만 돼 있어 마치 NHK TV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듯하다. 이 그룹은 지난해 11월부터 공개한 웹 예능 시리즈 ‘데일리 어스(Daily Us)’에서 여러 편을 일본어로 제작했다.

케이팝 그룹의 대일본 전략이 과감해지고 있다. 한한령 장기화로 중국 시장은 얼어붙은 반면, 일본 시장은 트와이스 아이즈원 니쥬가 잇따라 성공하며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멤버 구성부터 달라졌다. 당초 ‘일본인은 많아도 3명을 넘지 않는다’가 케이팝 그룹의 불문율에 가까웠다. 처음부터 일본인만 뽑은 니쥬를 제외하면, 종전에 일본 멤버가 돋보였던 트와이스나 아이즈원도 각각 9명과 12명 중 3명씩만이 일본인. 이는 지난해 데뷔한 YG엔터테인먼트의 트레저(12명 중 4명), 이달 데뷔한 MLD엔터테인먼트의 T1419(9명 중 4명)로 깨졌다. 일각의 반일 정서도 세계화된 케이팝 앞에서는 무색하다.

주요기사
MLD의 어시용 본부장은 “다국적 그룹, 다국적 팬덤이 늘면서 케이팝의 문화적 개방성이 그 어느 때보다 확대됐다”면서 “한편으론 일본인 연습생들이 특유의 성실성으로 단기간에 케이팝 스탠더드에 도달해 정규 멤버로 대거 올라온 면도 있다”고 말했다.

T1419의 일본인 멤버들은 2년 전부터 한국에서 한국인 멤버들과 합숙생활을 했다. 양국 멤버들이 함께 살며 자연스레 서로의 언어를 익혔다. 일본 멤버는 한국어 수업, 한국 멤버는 일본어 수업도 따로 매일 받았다. T1419는 소니뮤직 저팬, NHN과 합작해 일본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MLD에 따르면 이달 초 ‘라인 라이브’로 중계한 T1419 데뷔 쇼에 일본에서만 접속자가 25만 명을 넘었다.

트레저는 3월 31일 일본어로 된 일본판 정규 1집을 내고 현지에서 공식 데뷔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22일 일본 애니메이션 ‘블랙 클로버’의 삽입곡 ‘BEAUTIFUL’을 유튜브와 해외 음원 플랫폼에 공개했다.

일본시장은 2012년부터 한동안 얼어붙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다. 당시 NHK 등 공중파 방송에 한국 연예인의 출연 길이 막혔다. 그러나 10대의 음악 소비가 트위터 유튜브 틱톡 등 뉴미디어로 재편되며 케이팝은 외교 문제와 결별했다. 2017년 트와이스 방탄소년단의 현지 인기가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일본인 멤버를 둔 한 아이돌 그룹 관계자는 “케이팝의 세계화로 미국 영국 등의 시장은 이미 원격으로 열린 상황이다. 방탄소년단마저 일본어 곡을 따로 녹음할 정도로 폐쇄성·특수성도 상존하는 것이 일본 시장인데, 거기 제대로 녹아들 수 있다면 세계 최상위 시장을 다 거머쥐는 묘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일본 시장#케이팝그룹#트레저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